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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겐어겐 님의 서재입니다.

한국사로 천재 작가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어겐어겐
작품등록일 :
2022.06.20 15:09
최근연재일 :
2022.07.22 17:00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15,063
추천수 :
372
글자수 :
144,802

작성
22.06.2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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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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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비류수 전투(1)

DUMMY

이 세상은 두 개의 거대한 대륙들로 이루어져 있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인간과 여러 이종족들이 살고 있는 남대륙과, 야만인들과 몬스터들의 땅인 북대륙으로.


그리고 그 거대한 북대륙을 지배하는 하나의 나라가 있었으니. 남대륙에서는 그들을 찬 제국이라 불렀다.


그들은 이 세상에서 마왕군 포지션으로 툭하면 평화로운 남대륙을 침공했다. 심할 때는 매년 침략했고.


하지만 그들은 웹소설에서 자주 나오는 찌질한 마왕군 따위는 절대 아니다.


그들이 한 번 움직일 때마다 남대륙은 두려움에 떨어야 했고, 멸망을 걱정해야 했으니까.


진짜 세상이 멸망할 뻔 한 게 딱 10년 전이었지.

3백만이란 어머어마한 대군을 남대륙의 연합이 막지 않았다면. 정말 기적적으로 승리를 거두지 않았다면 남대륙은 멸망했을 거다.


그때의 대승 이후 찬 제국은 조용했다.

그들도 입은 피해가 컸는지 지난 10년 동안은 평화로웠었다.


하지만 그 평화가, 방금 전 끝이 났다.


“마리오 왕국 국경 지도입니다!”

“적군의 위치는!”

“확인 중입니다!”


파티를 즐기던 귀족들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뛰어다녔다.


천운이라 해야 할까?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 때 모여야 할 왕국의 대신들이 모두 이곳에 모여 있었다.


덕분에 다들 모이느라 시간을 지체할 일도 없었다. 바로 파티장에서 비상 회의를 열 수가 있었으니까.


키드미어 공작가가 가지고 있던 자료들을 서재에서 꺼내고, 마법사들이 수정구를 꺼내 다른 연합국들과 통신을 연결했다.


“연합 회의에 우리 집 연회장에서 열릴 줄은 몰랐는데 말이야.”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아벨이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


“난 연합 회의를 내 눈으로 보게 될 줄도 몰랐다.”


같은 상태였던 나도 파티장 구석에 앉아있는 채로 말했다.


연합. 찬 제국과 국경을 맞닿았거나, 그 주변에 있는 나라들이 찬 제국에게 맞서기 위해 연합한 하나의 연합체를 부르는 말이다.

그리고 그런 연합국들이 수정구를 통해 하는 일종의 음성 회의를 연합 회의라 불렀다.


남대륙의 패자인 아나이스 제국을 맹주로 14개의 나라들이 소속되어 있었고, 서머스 왕국 또한 소속돼 있었다.


서머스 왕국이 연합에 소속된 건 당연한 일이었다.


찬 제국과 남대륙은 강철 산맥을 사이에 두고 있는데. 그런 강철 산맥의 바로 밑에 있는 나라들 중 하나가 마리오 왕국이고, 그 바로 밑에 있는 게 서머스 왕국이었다.


마리오 왕국이 공격을 받으면 그 다음은 서머스 왕국이다. 그러니 연합이 만들어질 초기에 바로 합류했지.


그런데 그런 마리오 왕국이 찬 제국에게 공격을 받았다. 당연히 서머스 왕국으로서도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밖에.


“근데 우리는 왜 안 쫓아내지?”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


내 질문에 아벨이 답했다.


“전쟁이 벌어지면 아카데미생들은 하급 장교로 동원되잖아.”

“아 맞다.”


지구의 ROTC와 비슷하달까.

큰 전쟁이 발발하면 전쟁 중에는 하급 장교들이 부족한데, 이를 평소에 기초 훈련을 받은 아카데미생들로 채워 넣었다.


그렇기에 지금 우리는 지금 임시 하급 장교나 다름없었다.

그러니 우리를 굳이 회의장에서 내쫓지 않은 것이겠지.

간단한 잡일 시키기는 딱 좋으니까.


“연결됐습니다.”


파티장 한 가운데에 있는 테이블 위에 있는 수정구가 빛을 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중후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폐하. 아나이스 제국의 파르티안 후작입니다.]

“헉!”

“파르티안 후작?”


그 이름에 아벨과 나는 동시에 숨을 삼켰다.


파르티안 후작. 10년 전 대전쟁의 전쟁 영웅이자 아나이스 제국 최강의 소드 마스터.


연합 회의인 만큼 마리오 왕국 방면 주둔군 지휘관인 그가 참가하는 게 당연했지만. 이 세상에서는 이순신 장군급인 인물이라 우리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수정구 앞에 앉아있는 펠리온 왕이 입을 열었다.


“적군의 숫자는 파악 되었소?”

[마리오 왕국에 따르면 2만 정도라고 합니다.]

“2만?”


예상보다 훨씬 적은 숫자에 펠리온 왕이 미간을 좁혔다. 10년 전 대전쟁 때의 찬 제국은 3백만이란 아찔할 정도의 대군을 자랑했으니까.


하지만 이내 무슨 일인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워로드 중 하나가 보낸 군대인가 보군.”


찬 제국은 일반적인 나라와는 달랐다.

그들은 수많은 군단들이 뭉쳐서 만들어진 나라였다.


군단들은 적게는 수천 명에서, 많게는 수십만이 넘는 숫자로 이루어진 군대였고.


그리고 군단을 다스리는 워로드란 존재가 있었고, 그런 워로드들 위에 황제가 있는 구조였다.


이런 워로드들에겐 황제가 내려주는 특권이 있었는데, 바로 전쟁의 자유였다.

남대륙, 아니면 다른 군단을 마음대로 공격할 수 있는 게 바로 전쟁의 자유였다.


그래서 찬 제국이 전쟁을 선포한 게 아니더라도 워로드들은 알아서 남대륙을 침략하곤 했었다.


찬 제국의 군대가 거의 매년 침공했다면 워로드의 군대는 달마다 침공하는 셈이었지.


하지만 10년 전 찬 제국이 크게 패한 후 워로드 또한 함부로 침공한 적이 없었는데.

아무래도 지난 10년 동안 어느 정도 피해를 복구한 군단인가 보았다.


“전황은?”

[마리오 왕국의 국왕이 직접 군대를 이끌고 두 번 싸워 두 번 이겼습니다. 두 번의 전투로 찬 제국 측에서는 수천 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고요.]

“다행이군. 마리오 왕국의 딜런 왕이 빠르게 대응했어.”


펠리온 왕은 그 정도라 다행이라며 안도했다.


[우리 제국에서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여 지원군을 준비시키는 중입니다. 현재 3군단 기병대가 출동 준비를 마쳤습니다.]

“후우...”


제국군이란 말에 모두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안도했다.


남대륙에서도 최강이라는 제국군. 그리고 거기서도 가장 강력한 소드 마스터인 파르티온 후작이 이끈다는 제3군단이라니.


그들이라면 찬 제국도 어찌할 수 없겠지. 소드 마스터가 이끄는 정예병이라면 충분히 버틸 수 있을 테니까.


상황 또한 순조로웠다.

적의 규모는 적고, 이미 마리오 왕국 쪽에서 두 번의 승리를 거두었다. 거기다 마리오 왕국과 맞닿은 제국에서 지원군을 보낼 테니 금방 끝날 게 뻔했다.


하지만 상황이 조금씩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마리오 왕국 측에서 저희 지원을 거부했습니다.]

“뭐요?”

[마리오 왕국의 국왕께서 두 번의 승리 후 자신감이 붙으셨나 봅니다. 지원군은 필요 없이 자신의 군대만으로 적을 무찌르겠다 하셨습니다. 방금 5천의 중갑기병대를 이끌고 남은 적들을 치러가셨습니다.]

“쯧. 그 양반은 너무 자신감이 넘쳐서 탈이야.”


마리오 왕국의 국왕인 딜런 왕을 잘 아는지 펠리온 왕이 혀를 찼다.


기사왕이란 별명대로 왕보다는 기사에 더 가깝다면서.


“뭐, 마리오 왕국의 중갑기병대라면 괜찮겠지. 마리오 왕국이 소국(小國)이지만 중갑기병대는 남대륙에서도 가장 뛰어나니.”


하지만 다행히 손쉽게 끝날 것 같다며 어깨를 으쓱했다.


그의 말대로 이 정도면 본격적인 전면전도 아니었기에 다들 비슷하게 생각했고.


“음... 난 질 것 같은데.”


하지만 파티장 구석에서 있던 난 모두와 다른 의견을 냈다.


내 말에 옆에 있던 아벨이 물었다.


“왜?”

“왜냐하면-”


고구려의 대표적인 패배인 비류수 전투랑 비슷해서?


삼국지로 유명한 위나라의 관구검이 고구려로 쳐들어왔을 때, 지금의 마리오 왕국처럼 고구려의 동천왕이 직접 군대를 이끌고 이를 막으러 갔었다.


그리고 두 번의 전투로 몇천의 적군을 죽였지. 이에 자신감이 붙은 동천왕이 친히 군대를 이끌고 잔존한 적군에게 돌격하였으나...


결과는 고구려군의 대패. 일부만이 살아서 도망치고 위급한 상황에 수도로 사용하는 환도성을 빼앗겨버리기까지 했다.


진짜 똑같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전개 과정이 그 전투와 비슷해서 난 마리오 왕국이 질 것 같았다. 하지만-


“그냥?”

“...미친놈. 취했냐?”


그걸 말할 수는 없었기에 대충 대답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때 난 몰랐다.


내 목소리가 생각보다 커서 펠리온 왕이 내 말을 들은 것도,


[...마리오 왕국군 패배. 일부만이 살아남아 후퇴하는 중입니다.]


정말로 마리오 왕국군이 질 것이라는 것도.


* * *


마리오 왕국의 국왕. 딜런 왕은 자신의 명령만 기다리고 있는 5천의 중갑기병들을 보았다.


“제군들! 드디어 때가 왔도다! 우리의 땅을 침범한 저 간악한 찬 제국 놈들의 목을 벨 때가!”

“와아아아아!!!”


왕의 외침에 5천의 중갑기병들이 우렁찬 함성으로 대답했다.


그 모습에 딜런 왕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검을 뽑았다.


“다른 명령은 하지 않겠다! 돌격하라! 그리고 모두 죽여라!”

“예! 폐하!”


이윽고 5천에 달하는 기병들이 대지를 달리기 시작했다.


그들이 달리자 대지가 진동했고 말발굽이 바닥을 때리는 소리가 멀리까지 울려 퍼졌다.


그리고 잠시 후. 모여 있는 잔존한 1만 명의 찬 제국군이 딜런 왕의 눈에 들어왔다.


“킥! 숫자만 많은 오합지졸답군.”


멀리서 보이는 찬 제국군의 모습에 딜런 왕은 비웃었다.


제대로 된 갑옷도 없고, 무기 또한 투박하다.


찬 제국군은 제대로 된 갑옷은커녕 무기조차 부족했다. 병사들의 숫자도 너무 많고 병종도 아무렇게나 편제된 탓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눈앞의 적들도 견갑이나 간단한 가죽 갑옷이 전부다.

기병들의 돌격 한 번이면 모두 으깨질 정도로 약한. 무기 또한 투박한 검이 전부였다.


개개인의 힘이 남대륙의 인간보다 훨씬 강하다고는 하나, 저런 무장이라면 보잘것없는 수준이다.


그에 비해 자신들은 속도가 붙은 기병대들.

저런 보병들의 천적이자 재앙이었다.


딜런 왕이 검을 높이 치켜들며 외쳤다.


“돌격!!!”

“와아아아아!!!”


기사들의 우렁찬 함성과 함께 적을 향해 랜스를 겨누었다.


기사들이 채찍질하며 말들이 거친 숨을 내쉬며 더욱더 빠르게 달렸다.


그리고 모든 걸 휩쓸어 버릴 듯이 달려오는 기시들과, 뭉쳐있는 찬 제국군의 거리가 겨우 30m 정도 남은 순간.


철컥.


멀리서는 보지 못했던, 땅에 내려놓고 흙을 덮어 숨겼던 장창들을 꺼내 들었다.


그걸 본 딜런 왕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기병은 보병의 천적이다. 하지만 장창을 든 보병은 기병의 천적이지.

거기다 밀집대형을 이룬 채 장창을 든 보병은 기병에게는 재앙에 가까웠고.


‘함정이다!’


그제야 찬 제국군이 일부러 저렇게 모여있던 것을 알게 된 딜런 왕은 기병들을 멈추려 했다.


하지만 한 번 가속도가 붙은 기병은 멈추지 못했다.

그리고 이내 양쪽 군대가 충돌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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