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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겐어겐 님의 서재입니다.

한국사로 천재 작가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어겐어겐
작품등록일 :
2022.06.20 15:09
최근연재일 :
2022.07.22 17:00
연재수 :
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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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76
추천수 :
372
글자수 :
144,802

작성
22.07.1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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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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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내가 백작?

DUMMY

전쟁이 끝나고 한 달 후, 마리오 왕국으로 갔던 지원군이 복귀했다. 그리고 그 직후 왕궁에서 논공행상이 열렸다.


그리고 나 또한 공을 세웠기에 상을 받았다.


“루카스 카심에게 백작위를 내린다!”

“와아아아아!!!”


...백작? 대귀족이라 할 수 있는 백작? 내가?


내가 약속받았던 것도 가문의 작위 승급과 영지였다. 하지만 그건 아버지의 작위가 남작에서 자작으로 승급되는 것 아니었나?


날 이걸 아버지를 위한 선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동안 자식들을 위해 고생도 많이 하신 분이신데, 효도 좀 하려고 했었다.


깜짝 선물로 하려고 아버지께는 알려주지 않았고.


그런데 아버지가 아닌 내가 남작도 아니고 백작이 되다니. 아니 왜?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하고 있는데 내 가족들이 눈에 들어왔다.


다들 기뻐하면서 박수를 치는 모습을 보니 알고 있던 것 같은데. 도대체 무슨 일이야?


“자네 아버지가 본인의 작위를 자네에게 물려주었다네. 승계식만 하지 않았을 뿐이지, 자네는 얼마 전부터 이미 남작이었다네.”


당황하는 내게 펠리온 왕이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이번 전쟁에서 세운 공에 대한 대가로. 자네의 작위를 백작으로 승급시킨 거고.”

“허, 허허...”


아버지를 깜짝 놀래켜주려 했더니. 아버지가 날 더 놀래키네.


우리 아버지도 참 대단하시네. 어떻게 아직 한참 젊으신데 작위를 아들한테 그냥 줘버리지?


백작위뿐만 아니라 고향집 주변의 영지도 받으며 논공행상이 끝나고, 이제 가족들에게 가려는데 펠리온 왕이 날 불렀다.


“루카스 작가, 아니 이제 카심 백작이라 불러야겠군.”

“하하. 아직 백작보다는 작가가 저도 편합니다.”

“그럼 익숙해질 때까지는 작가로 부르지. 흠... 혹시 마음에 두고 있는 여인이 있나?”

“......”


딜런 왕의 경험이 있어서일까. 저 말을 듣는 순간 좋기보다 경계심이 들었다.


혹시 이번에도 무슨 어린애를 소개시켜주는 건 아냐?

결혼은 한 10년 있다 하라면서?


내가 눈을 가늘게 뜨고 보자 펠리온 왕이 어색하게 헛기침을 했다.


“크, 크흠! 걱정말게나. 자네보다 연상이니.”

“......”


그 말에 난 더 의심스러워졌다.

나보다 연상인데 아직 결혼을 안 한 왕족이 있다고?


...혹시 나이가 지긋하신 돌싱은 아니겠지?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 것일까. 펠리온 왕이 깜짝 놀라 격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 아니 연상일 뿐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는 않네! 자네보다 5살 밖에 안 많아!”


연상이란 말에 내가 더 의심스러워하자 펠리온 왕이 재빨리 변명하듯 말했다.


나도 그 말을 듣고 나서야 의심을 풀었다. 연상이라 해서 이모님이 나오는 건 아닌가 했다.


쩝. 근데 별로 좋지가 않네.

마리오 왕국에서의 경험이 너무 충격적이라서일까. 여자 소개를 해준다고 해도 좋지가 않았다.


결혼이란 단어만 들으면 자꾸 철컹철컹이 떠오른단 말이야.


아쉽네. 나 연상도 좋아하는데.


“음... 당분간은 집필에만 집중할 생각입니다. 죄송하지만 이 영광은 다른 분께 양보하겠습니다.”

“쩝. 아쉽지만 어쩔 수 없군.”


펠리온 왕은 아쉽다며 혀를 찼다.


하지만 여기서 더 밀어붙이지는 않았다. 자신도 혹시나 해서 한 번 찔러봤을 뿐인 것 같았다.


“마음이 바뀌면 바로 연락하게나. 바로 왕실의 부마로 만들어 줄 테니.”

“하하. 말씀만으로도 감사합니다.”


그렇게 논공행상이 끝나고. 가족들과 수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동안 동생들이 수도에 와보고 싶어 했었는데. 내 논공행상을 보러 온 김에 구경시켜주면 좋겠지.


그렇게 하루종일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 후, 내가 향한 곳은 아카데미의 기숙사였다.


이제 정말 다 끝났다는 생각 때문일까. 그동안 쌓여있던 피로감이 한 번에 몰려왔다.

침대에 누워 한숨 푹 자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으어어어. 죽겠다...”


그리고 기숙사에 도착했을 땐 이미 늦은 밤이었다.


거기다 비공식적으로 돌아온 거라 이전처럼 날 기다리는 사람도 없어 조용히 들어올 수 있었다.


기숙사 방으로 들어가자마자 침대 위로 몸을 날렸다.


거의 세 달 만에 재회한 내 침대. 역시 익숙한 침대가 짱이다.

눕자마자 잠이 솔솔 오네.


그리고 눈이 스멀스멀 감기며 잠이 들려는 순간. 문이 벌컥 열렸다.


“이 몸 등장! 선물! 선물을 가져와라!”

“...왜 안 오나 했다.”


내가 돌아온 건 어떻게 알았는지 아벨이 기숙사 방 안으로 들어왔다.


이 새끼는 밤도 늦었는데 내가 온 걸 어떻게 알았지? 내 몸에 무슨 위치 추적기라도 달아놨나?


난 한숨을 쉬며 구석에서 상자 하나를 꺼내서 아벨에게 건냈다.


“마리오 왕국에서 가져온 술이다.”

“오! 이게 바로 그 유명한 마리오 왕국의 독주인가! 잊을 거라 생각했는데 챙겨왔네?”

“내가 없을 동안 내 편의를 봐줬는데. 그 정도야.”


내가 마리오 왕국에 가 있는 동안 아벨은 내 비서 역할을 해주었다.


꽤 중요한 일들부터 사소한 일들까지. 멀리서 처리하기 힘든 일들은 모두 아벨이 처리해 주었지.

저 술은 그런 수고들에 대한 대가이고.


“꿀꺽. 꿀꺽. 캬하~! 죽이네”

“됐지? 이제 난 쉴 테니까 나가-”

“이제 썰 좀 풀어봐라! 술이 있으면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어야지!”

“......”


...이 새끼 내가 다 이야기하기 전까지는 안 나가겠네.


난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마리오 왕국에 있었던 일들은 처음부터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마리오 왕국으로 떠나게 된 일부터, 시찰을 나갔다가 전쟁이 발발한 일들까지.


처음에는 그저 재미있어하던 아벨의 표정은 이야기가 이어질수록 점점 심각해져 갔다.


그리고 내가 쏜 화살로 워로드를 죽였다는 이야기를 할 때쯤에는 경악했다.


“...워로드를 죽인 게 사실이었다고? 그것도 사거리 밖에 있는 놈을 화살 한 발만으로?”

“응.”

“미친! 소문이 사실이었던 거냐?”


서머스 왕국에도 전쟁 동안 있었던 일들은 대부분 알려졌다.


하지만 내가 워로드를 죽였단 이야기는 다들 잘 믿지 않았다. 그저 과장된 소문으로 생각했다고.


‘하긴. 나 같아도 그렇게 생각하겠다.’


기사도, 병사도 아닌 내가 워로드를 활을 쏴서 죽였다? 당연히 믿기 힘들겠지.

나 같아도 과장된 소문이라 생각했을 게 분명했다.


그리고 아벨 또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고. 하지만 내가 사실이라고 인정해주니 경악할 수밖에.


“미친... 이 좀비 새끼가 워로드를...”

“어허! 좀비 새끼라니! 카심 백작님이라 부르도록!”

“...그건 또 무슨 소리냐?”

“울 아버지가 나 모르는 사이에 나한테 작위 물려줘서 남작 됐는데 워로드 죽인 걸로 백작으로 승급됨.”

“...네가 백작?”


아벨은 이젠 놀랍다 못해 황당하단 반응이었다.


“부모님이 멀쩡히 살아계신 스무 살밖에 안 된 놈이 백작? 세운 공을 생각하면 말이 안 되는 건 아니지만...”

“흐흐. 왜? 부럽냐? 너는 그냥 귀족 영식인데 난 백작이라서?”


아무리 공작가가 끝발이 더 좋다고는 하나, 법적으로 따지면 작위를 가진 백작이 공작가 영식보다 급이 높다.


작위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크니까.


“그러니 나중은 몰라도 지금은 내가 너보다 더 윗사람이란 말씀! 꿇어라!”

“크흑! 이 나라가 어찌 되려고!”


그렇게 오랜만에 아벨과 노가리를 까며 시간을 보냈다.


한참 이야기를 하다 깜빡하고 이야기 하지 않은 게 생각났다.


“아, 맞다. 딜런 왕이 날 자기 여동생이랑 결혼시키려고 했음.”

“......뭐?”


그 말에 아벨의 표정이 순간 굳었다. 하지만 그걸 알아차리지 못한 난 킬킬거리며 말을 이었다.


“근데 웃긴 게 뭔지 암? 그 여동생이 여섯 살짜리였음.”

“그, 그랬냐?”

“어떻게든 날 잡아보겠다고 여섯 살짜리 여동생을 들이민 거야. 그리고 결혼은 한 십 년만 기다리라고 하더라. 흐흐.”

“음...”

“그리고 펠리온 국왕 폐하도 나한테 왕실이랑 혼인할 생각 없냐고 물으시더라. 그래도 이번에는 나이가 비슷한데 좀 더 연상이라고.”

“......”

“근데 좀 그래서 일단 거절했지. 너무 다들 그러니까 부담돼서-근데 왜 이렇게 조용해?”


아벨은 내가 이야기를 하는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입을 꾹 다물고 몸을 부들부들 떠는 것이. 뭔가 이상했다.


그리고 그 모습에 갑자기 공기가 차가워지며 소름이 돋았다.


뭐야... 설마 내가 결혼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에 화를 내는 거야? 설마. 설마 와타시의 순결을 노리고 있던 것이었냐!


몸을 부들부들 떨던 아벨이 괴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으아악! 나보다 못생긴 새끼가 나보다 먼저 결혼한다니! 이건 말도 안 돼!”


아. 아니었구나.

그저 자기보다 못생긴 친구가 잘생긴 자기보다도 먼저 결혼한다는 사실에 화가 났을 뿐이로군.


...근데 이 새끼가? 지금 내가 자기보다 못생겼다고 까는 건가?

새꺄. 나도 중간은 되거든?


“이건 인정 못 해! 내가 결혼하고 나서 너도 결혼해라!”

“이보쇼. 댁은 인정을 할 만한 위치가 아니거든요?”

“상관없다!”


그 후 잡담이 끝나고. 아벨 돌아가기 전 물었다.


“이제 뭘 할 거냐?”

“흠... 본업으로 돌아가야겠지.”


그 말을 하고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 본업은 공부였다.

아카데미의 학생이니 당연히 공부가 본업이었다.


하지만 이젠 아니었다. 글을 쓰는 게 어느새 내 본업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휴학할 거다.”

“뭐! 갑자기 왜!”

“지금 내 상황을 봐라. 정상적인 아카데미 생활을 할 수 있겠냐? 오늘도 짐 챙기려고 온 거야.”

“으음... 하긴.”


화를 내려던 아벨도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수업을 들으러 다니기도 힘들겠지. 그럴 바에야 사람들의 흥분이 가라앉을 때까지 휴학을 하는 게 나았다.


게다가 2학기 동안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도 못했다.

이제 곧 기말고사인데, 마리오 왕국에 출장(?)을 간 바람에 중간고사도 치지 못했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휴학을 하고 2학기는 나중에 처음부터 다시 들어야 했다.


“나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는데. 결국 휴학을 하게 되네.”


원래는 힘들어도 휴학은 안 하려고 했었는데. 그동안 너무 많은 일들이 생겨버려 이젠 휴학을 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아벨은 아쉽다며 어깨를 으쓱였다.


“쩝. 어쩔 수 없지. 그럼 이제 어디로 갈 거냐?”

“일단 수도에 집 좀 구해보려고. 이번 일로 돈도 많이 벌고 영지도 생겼겠다, 수도에 저택 한 채 사서 거기서 생활하려고.”

“하긴. 돈만 많으면 수도에서 살아야지. 내 할아버지한테 말해 놓을게. 그럼 집은 빨리 구할 수 있을 거다.”

“오! 그러면 나야 고맙지.”


왕국 유일의 공작이자 재상이 나서면 집을 구하며 생길 귀찮은 일들도 막을 수 있을 거다.

이래서 사람들이 지연, 학연을 좋아하는구나?


“그런데 괜히 공작님 귀찮게 하는 거 아냐?”

“아닐걸? 네 일이면 발 벗고 나서서 도와주실걸?”

“음? 공작님 내 팬이셨냐?”

“...뭐. 그런 셈이지.”


아벨의 알 수 없는 말에 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몇 년 후. 난 이때 받은 도움을 후회하게 되었다.


수도에 잡아놓고 날 도비로 쓸 생각인 줄 알았으면 고향집으로 돌아갔지.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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