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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안녕하세요?

적월미화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7.05 19:24
연재수 :
59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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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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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6
글자수 :
3,683,659

작성
23.12.12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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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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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387. 거짓으로 덮는 진실

DUMMY

“ 여.. 여긴.. “

“ 괜찮으세요? 아직 우주에요. 어디 아프신 데는.. 없겠고.. 불편하신 곳은 있나요? “

살짝 어지러운 감이 있었지만, 조심스레 눈을 뜬 렌제라는 여성은 눈앞에 다르시가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다.

“ 다.. 다르시님..?! “

그리고 눈치챘다.

자신은 분명 죽었었는데 이렇게 다르시의 앞에서 살아있는 것을 보면..

그 부활이라는 마법은 실존했으며, 정말 다르시의 옆에 있는 저 아름다운 붉은 머리의 여성이 쓴 마법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정보들은 전부 진실일 수도 있다는 것을.

“ 욱..! “

“ 정말 다행이에요... 그냥 지나쳐버렸다면 그대로 어떻게 됐을지... 아아.. 정말.. 정말 다행이에요.. “

물론 연약한 다르시가 꽉 끌어안은 것이기에 뭐 숨이 막혀온다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은하의 인도자가 이렇게까지 평범한 사람을 끌어안아도 되나 싶은 느낌이 든다.

“ 뭐. 밭일도 하시는 분인데 이상할 건 없죠. 그 렌제씨라고 하셨나요? 반갑습니다. 저는 아리나라고 합니다. 영상으로 보셨죠? “

“ 아.. 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 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

자신이 죽기 바로 직전까지의 일을 말하라는 것은 조금 가혹한 느낌이었지만

레이브의 만행에 대한 정확한 물증이 없는 지금 조금이라도 힌트가 있다면 무조건 알아봐야 했기에 아리나는 미안하지만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렌제는 잠시 아리나의 말을 듣고 생각하다.. 눈을 껌뻑인다.

“ ...모르겠어요. 저는 다르시님께서 말씀해주신 좌표로 가기 위해 우주선에 타고 있다가.. 갑자기 고래가 습격했고, 그대로.. 네.. 이곳이에요. “

...보이는 그대로라는 건가.

이래서는 레이브에 대한 그 어떤 것도 얻어갈 수 없다.

정말.. 레이브는 자신은 전혀 연관되지 않은 듯이 고래를 이용해 빈틈없이 치밀하게 납치하려고 했다.

“ 괜찮아 아리나.. 사람들은 살았잖아.. 그거면 된 거야.. “

뭐.. 다르시의 말이 맞다.

사람이 우선이지.

다만 문제는...

다른 곳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이미 수많은 사람이 납치당했다는 것인데..

“ 윌리. 빨리 조사해볼 수 있겠어? “

“ 빠르게는 불가능해. 행방불명됐다는 소식이 들리거나 고래를 사냥하고 구출했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는 이상은 단순히 고래 출현으로 이번 납치사건과 연관 지을 수 없어. 그래도 일단 정보망에 접속은 해놓을 테니 필요하면 내 방으로 찾아오도록 해. “

차라리 몇 명 모이지 않아도 되니 사람이 죽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이곳에서 구출한 사람은 총 367명.. 은하 전체에서 모인 것이기에 많은 수가 아니기는 하지만

개인이 왔다기보다 단체의 대표로 온 사람들이 많을 테니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숫자다.

그렇게 윌리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고 아리나는 갑자기 이 함선에 늘어난 모든 사람을 보았다.

모두 다른 곳에서 다르시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온 사람들인데..

평범한 사람들일 뿐인데..

“ 우선.. 여러분들에게 나쁜 경험을 겪게 한 것 같아 정말 죄송합니다. “

아리나는 아주 깊게 고개를 숙였다.

앞에서 공공연하게 말하고 있는 사이에

이 여론을 바꿀 생각보다 그 사람들을 납치해서 붉은 눈을 만들 생각을 하다니...

분하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방식이었다.

“ 우선.. 여러분들을 정해놓은 좌표로.. “

“ 잠깐 아리나. “

..?

아까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서 정보망에 접속해놓겠다던 윌리가 다시 돌아와 아리나를 부른다.

윌리는 말을 하려다 사람들의 얼굴을 보고서는 아리나의 손을 잡고 간이 단상에서 끌어 내리고 귓속말을 한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살짝 당황한 아리나는 자기도 모르게 뒤로 물러날 뻔했지만

이어지는 윌리의 말이 더욱 당황스러웠다.

“ 레이브가 직접 연락해왔어. 내용이 심각해. 잠깐 와서 봐줘. 다르시 인도자님도 같이. “







모두가 모이기에는 좁은 방이기도 했고 실시간 대화 같은 그런 기능도 아니고

단순히 레이브의 메시지를 받는 것이기에 아리나와 다르시, 그리고 춘향만 윌리의 방에 들어가기로 했다.

피렌도 함께 들어오면 좋았겠지만... 우선 춘향을 위에 풀어두었다가는 사람들에게 어떤 짓을 할지도 모르니까.

갑판 위의 제어를 피렌에게 맡겨두고 나중에 상황을 알려주면 될 것이다.

“ 그래서?? 무슨 일인데?? 걔네가 뭐 화나서 부수러 오겠대? “

아무렇지도 않게 살벌한 말을 내뱉으며 뒷머리를 긁적이는 춘향을 보고 한소리 하고 싶었지만

윌리의 표정이 상당히 심각했기에 아리나는 애써 무시하고 윌리의 말을 듣기로 한다.

“ 어쩌면.. 그거보다 더 심각할지도 몰라. “

“ 엥? 우리를 공격하는 거 말고 더? “

“ 레이브가 우리와 만나기를 원하고 있어. 싸우는 목적이 아니라 마치 재판을 하자는 것 같더군. “

“ 재판??? “

레이브가 네이렌에게 연락을 하는 순간부터 싸우려고 하는 것은 아니리라 생각하긴 했었다.

싸울 것이었으면 괜히 통보할 필요도 없이 힘으로 밀고 나왔을 테니까.

재판이라...

어쨌든 다른 사람들에게 있어서 ‘ 진화 ‘ 와 ‘ 평화 ‘ 는 은하의 인도자라는 하나의 집단이고, 지금 벌어지는 일은 내부에서 벌어지는 세력 다툼 식으로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 싸움에서 이기는 사람은..

칼을 빼 들고 상대를 죽이는 쪽이 아니다.

은하 전체에 있는 많은 사람의 지지를 받는 쪽이 이기는 것이다.

당연히 모든 사람을 속이고 사람들을 납치해 신인류랍시고 붉은 눈으로 만들어버리는 레이브가 잘못한 것이지만

레이브는...

“ 모두의 앞에서 우리의 죄를 낱낱이 파헤치겠다는군. “

“ 죄? 참나. 만나자마자 목 따버리고 싶네. “

오히려 잘못은 네이렌 쪽. 아니. 다르시 쪽에 있다고 한다.

“ 춘향.. 진지하게 생각해봐. 이게 지금 저 녀석들이 뭐 하자는 것 같아? “

아리나가 춘향의 의견을 묻자 춘향은 반대로 아리나를 째려본다.

“ 야! 넌 귀족이었었으면서 그런 걸 모르면 어떻게 하냐! “

“ ..응? 귀족이 왜? “

“ 귀족사회랑 똑같잖아! 음모와 계략, 거짓투성이로 가짜 증거를 만들어서 모함하고! 는.. 맞네. 내가 귀족의 의미를 바꿔버렸지 참.. 으으.. “

물론 춘향이 알고 있는 귀족이란 그런 것이기는 하지만 다시 만들어진 지구에서 춘향은 귀족을 오로지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는 자들에게 수여하는 지위로 만들어버렸었다.

그래서 아리나는 지금의 춘향이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 그래서.. 뭘 하겠단 건데? “

“ 둘 중 하나지 뭐..! 정치판에서 잘하는 거 있잖아? 나보다 쟤네가 더 나쁜 애들이에요~ 그러니 너희가 더 잘못했어요~ 거나. 저건 거짓말이에요~ 이거 보세요 증거도 있잖아요~ 뭐 가짜지만! 이런 거!! 저 자식들 우리가 떠들고 있는 사이에 조용히 물밑작업 하면서 정보를 캐내고 증거를 조작했을 가능성이 커! 그리고 그 조작된 증거가 어떤 건지는 지금 단계에서 절대 알 수 없다는 거야...! “

춘향이 흥분했는지 이런 말 저런 말을 섞어가며 휘둘러까는 모습에 약간 당황하기는 했지만

아무튼, 대충 종합해보면 준비한 거짓말로 다르시를 궁지로 몰아넣고 모두의 민심을 휘어잡겠다는 건가 싶다.

“ 아~~ 증말... 스트레스받네..! 너무 상대를 얕봤어..! 아니.. 이런 식으로 나올 줄 상상도 못 했어!! 우리한테 시간이 더 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

“ 그 알겠어. 알겠는데..! 왜 이렇게까지 화난 거야? 좀만 진정해봐. 어쨌든 진실은 레이브가 인류를 배신하고 인간을 바꿔버리는 계획을 짜고 있다는 거잖아. 증거가 없는 건 치명적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렇게까지 화낼 일이야? “

춘향은 다시 한번 욱해서 화내려다가 참는다.

아직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아리나도 조금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한 춘향이 차례차례 알려준다.

“ 자. 잘 들어 봐! 레이브 이 자식이 한 말에 가장 큰 문제점이 뭔지 알아? 바로 우리와 만나자고 하는걸 ‘ 공개적으로 ‘ 했다는 거야! “

“ ...그게 어쨌다는 건데? “

마치 먼 과거로 돌아간 것처럼 춘향의 말뜻을 하나도 이해하지 못하고 질문만 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 살짝 짜증이 난 아리나가 팔짱을 끼고 물어본다.

“ 우리는 저 레이브의 대답에 거절할 수도, 무시할 수도 없이 지금 당장 따라야 한다는 거지! 그렇지않으면 우리의 영상들이 죄다 거짓이 되어버리고 우린 뒤가 구린 집단이 되어버리는 거잖아! “

“ 그게 뭐가 문제... 야. 어차피.. 잘못은 저쪽이 했는데.. “

..이렇게까지 말하니 알 것 같다.

상대는 온갖 거짓 증거들을 철저히 준비해서 네이렌을, 다르시를 불렀다.

하지만 이쪽은 오직 사람들에게 진실만을 알리겠답시고 영상만 정보망에 띄웠을 뿐 그런 준비는 하지 않았다.

아무리 레이브가 잘못했다는 것이 진실이라고 하더라도

현실적인 증거가 없으면 결국 상대의 수에 놀아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 상대가 아무리 가짜 증거를 만들었다고 해도 쉽게 통하지는 않을 거야. 아니 애초에 마땅한 거짓 증거조차도 만들지 못할걸? 다만 우리도 그런 게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지! “

서로가 증거 없이 주장만 한다.

거짓 주장이라도 결국 서로 주장하다 보면

사람들은 결국 양측 다 미심쩍은 부분이 생겨 아무것도 믿지 않게 될 것이다.

“ 레이브는.. 그걸 노리고 있는 걸지도 몰라...! 진실을 거짓으로 덮어서 어느 것이 진실인지 알지 못하게끔! 그렇게 조용히 묻어버리려는 거야! “

“ ...그렇게 두어서는 안 돼요. 이렇게 대놓고 납치할 정도로 레이브 인도자님은 과감해졌어요. 붉은 눈도 점점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고요. 게다가.. 여러분들께서 계신 은하와의 충돌도 머지않았습니다. 어떻게든 레이브 인도자님을 막아야 해요. “

다르시의 말대로다.

레이브는 절대적으로 막아야 한다.

“ 하아 증말.. 반응이 없는 것도 문제였는데 있는 것도 문제네..! 역시 난 정면에서 들이박는 거보다 뒤에서 암살하는 편이 편하고 깔끔하고 잘해..! “

분명 늦든 빠르든 반응이 있을 거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해명이라든지 변명이라든지 사과라든지 공격이라든지

자신을 변호하거나 보호하는 방식으로 할 줄 알았다.

이렇게 정면에서 인류를 배신한 녀석이 자기는 잘못이 없다. 잘못은 오히려 너희가 하고 있다. 라고 주장할 줄 그 누가 알았겠는가.

“ ..윌리. 일단 참가한다고 의사를 밝히고 레이브에게 받은 좌표를 알비스에게 건네줘. 춘향. 애들 좀 불러와 줄래? 우주에서 이동하는 동안에라도 빠르게 대책을 세워보자. “








레이브는 매우 많은 사람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인종도, 사는 행성도 전부 다르다.

아니 이렇게나 많으니 우연히 겹치는 사람이 하나둘 정도는 있겠지만

그만큼 다양한 은하에서 수없이 많은 사람이 모여있다.

바로 레이브와 다르시의.

은하의 인도자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의 경위를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누가 악이고

누가 선인지

구분 짓기 위해서 모여있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저 사람들은 곧

다르시에게 환멸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토록 열심히 쌓아 올린 신뢰를 단번에 박살 낼 것이다.

그렇게 다르시를 무너뜨릴 것이다.

“ 순순히 은하의 중심부로 향했으면 좋았을 것을.. “

만약 그랬다면

적어도 다르시의 정신만큼은

지위만큼은

신뢰만큼은 지킬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 레이브 인도자님? 말씀하셨습니까? “

레이브는 수많은 사람에게서 시선을 떼고 옆에서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있는 마하트를 바라본다.

“ 혼잣말일세. 신경 쓰지 않아도 되네. “

“ 예. 레이브 인도자님. “

“ 몸은 좀 괜찮나? “

“ 덕분에 다 나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평범한 상처도 아니었는데 그새 말끔히 치유하고 이렇게 옆에 있는 모습을 보니 레이브는 절로 미소가 떠올랐다.

“ 그래.. 이 은하에 큰 상처가 나더라도 자네처럼 금방 나아서 평범하게 나아갈 것이네. “

레이브는 그대로 하늘을 바라본다.

정확하게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거대한 함선을 바라본다.


작가의말

아 나 이런거 정말 싫다.

거짓으로 논점 흐려서 아무도 모르게 화살을 돌려버리는거

으으..

더러운 짓을 하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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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97 388. 제3자의 시선 23.12.13 240 0 12쪽
» 387. 거짓으로 덮는 진실 23.12.12 242 0 12쪽
395 386. 물밑에서 움직이는 잔잔한 폭풍 23.12.11 241 0 13쪽
394 385. 공론화 23.12.11 241 0 12쪽
393 384. 부활할 수 있었던 이유 23.12.10 243 0 15쪽
392 383. 그 누구도 죽지 않기를 23.12.09 243 0 13쪽
391 382. 과부하 23.12.09 243 0 15쪽
390 381. 절대 풀리지 않을 오해 23.12.08 242 0 12쪽
389 380. 푸른 밤 23.12.08 241 0 13쪽
388 379. 허물없는 사람 23.12.07 242 0 13쪽
387 378. 증거 있습니까 23.12.06 244 0 13쪽
386 377. 왜 살아있지 23.12.06 243 0 13쪽
385 376. 가벼운 토론 23.12.05 241 0 17쪽
384 375. 끝이 아닌 끝 23.12.04 242 0 12쪽
383 374. 감정을 지배하라 23.12.04 242 0 15쪽
382 373. 에너지원 23.12.03 246 0 14쪽
381 372. 한번만 기회를 23.12.02 241 0 14쪽
380 371. 뚫리지 않는 보호막 23.12.01 246 0 14쪽
379 370. 극한의 연계 23.11.30 241 0 15쪽
378 369. 무모한 도전 23.11.29 244 0 13쪽
377 368. 실패와 성공 그 결과는 23.11.28 245 0 14쪽
376 367. 초록 나무 황금 나무 검은 나무 23.11.27 243 0 12쪽
375 366. 학습 23.11.26 242 0 13쪽
374 365. 새로운 연계 23.11.25 243 0 13쪽
373 364. 전투의 흥분 23.11.24 243 0 12쪽
372 363. 계산하지 못한 수 23.11.23 241 0 13쪽
371 362. 살려줄 사람을 찾습니다 23.11.22 243 0 13쪽
370 361. 모든 것에 옳고 그름은 없다 23.11.21 243 0 14쪽
369 360. 다른 은하의 괴물 23.11.20 243 0 13쪽
368 359. 인류와 문명의 속도 23.11.19 24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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