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아..안녕하세요?

적월미화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7.05 19:24
연재수 :
595 회
조회수 :
122,214
추천수 :
296
글자수 :
3,683,659

작성
23.12.11 19:26
조회
241
추천
0
글자
12쪽

385. 공론화

DUMMY

“ 우선 이 은하의 모든 사람이 레이브의 만행을 알 수 있도록 공론화해야 합니다. “

아리나의 말을 듣자마자 든 생각은

너무나도 당연하면서도 함께해주는 것에 대한 감사와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 라는 생각이 먼저 들어버렸다.

“ 윌리. “

“ 아 그래. 솔직히 지금부터 준비하려면 빠듯해. 다른 정보상 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칼릭 인도자님. 아는 정보망은 없겠죠? “

“ 예. 저희는 평화의 인도자인 만큼 정보상 분들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도움이 안 돼서 죄송하군요. “

아무래도 ‘ 진화 ‘ 녀석들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다 보니 윌리가 가장 신났는지 앞장서서 이리저리 지시하기 시작한다.

“ 우선 소문 식으로 퍼트릴까 했는데 이미 앨리스의 힘이 공개된 만큼 차라리 대놓고 공개해보는 건 어떨까 싶은데. “

물론 전체 계획은 무조건 네이렌의 허락을 맡아야 하지만 말이다.

“ 응. 애초에 그럴 생각이었어. 물론 우리가 지닌 능력은 최대한 공개하지 않는 방향으로. 마나도 공개하지 마. 오직 앨리스의 부활 능력만 가지고 가자. “

“ 알았어. 다른 능력은 일부러 숨기는 것으로 갈게. 비밀은 가지고 있을수록 부풀어 오르니까. 카린. 날 도와줘. 함선에 조금 더 많은 설비를 만들어야겠어. “

“ 아 으으응.! 갈게! “

보통 정보를 퍼트리기 위해 처음부터 만든다고 한다면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미 윌리가 가진 정보망에 카린의 창조. 그리고 다르시의 지위와 앨리스에 대한 소문만 있다면 준비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 그럼.. 하나만 준비가 되면 되는데.. “

윌리도, 카린도 준비가 되었으니.

마지막은..

“ 다르시는.. 다르시 인도자님은 좀 괜찮나요? “

“ 부르시던 대로 편하게 부르시죠. 여러분들은 다른 은하에서 오시기도 했고 저희의 은인이기도 하시니까요. “

처음 만났을 때는 굉장히 차갑고 냉철하고 까칠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저렇게 부드럽게 미소지을 줄 아는 것을 보면 단지 다르시와 꽤 오랫동안 함께 일해왔기에 그렇게 까칠하게 대했던 듯하다.

“ 아마.. 다르시 인도자님께서는 평소처럼 가볍게 털어 넘기고 일어나실 겁니다. 다만.. 내면에 조금씩 쌓이시겠죠. 보통 그런 부분들을 주위에 있는 평화의 인도자들 모두가 나서서 돕기는 합니다만... 여기서는 여러분께 맡기고 싶군요. “

하긴..

함께 일하는 사이인 칼릭과 친한 동료 사이인 네이렌.

둘 중 누가 옆에 있는 것이 편한가 묻는다면 답은 뻔하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함께 말을 놓고 편하게 대하는 사이인 카린이나 아리나가 적합할 것이다.

“ 으음.. 내가 가볼게. 피렌. 아디나. 둘에게 지휘를 맡겨도 될까? “

“ 알았어. 혹시라도 숨어있는 녀석들이 암살을 노릴 수도 있으니 앨리스도 데려가. “

그것도 그런가..

아리나가 앨리스를 바라보자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하긴.. 앨리스의 힘도 공개한 마당에 다르시와 함께 있는 시간을 늘리는 것도 괜찮은 듯하다.

“ 지금부터는 정말 안전이 최우선이야. 적들을 직접 건드리는 거니까 분명 상대도 반응이 올 거야. 모두 조심해. “







-끼익.. 투둑.. 툭.

“ 앗.. “

칼릭이 문을 닫았을 땐 괜찮았는데 그것이 마지막이었나..

아리나가 문을 열자마자 문은 힘없이 뜯어져 버렸다.

그런 부서진 문을 앨리스가 받아들고 허공에 마나로 글씨를 그려 넣으며 부서지지 않도록 새롭게 창조해냈다.

앨리스가 없었다면 조금 난감했을지도..?

“ 아.. 고마워. “

“ ....아리나..? “

자는 줄 알았는데 문이 뜯어지는 바람에 깬 걸까.

아니면 원래 깨어있던 걸까.

어느 쪽이 정답인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아리나는 달려가 자세를 낮춰 다르시에게 다가갔다.

“ 응 다르시. 나 왔어. 몸은 좀 괜찮아? “

다르시는 조심스레 몸을 일으키고 앨리스도 함께 온 것을 보고 씁쓸하게 미소지었다.

“ 앨리스님의 치유니까.. 몸은 괜찮아. 감사합니다 앨리스님. “

앨리스는 그런 다르시에게 예쁘게 미소지으며 아름다운 꽃 한 송이를 창조해 다르시의 손에 건네주었다.

“ 편하게 말해도 돼. “

“ .... “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자신 때문에 앨리스가 힘을 사용했으며, 앨리스가 모두에게 드러나 버리는 일을 당했는데..

어떻게 평화의 주시자라는 사람이 가까운 사람에게 이런 일을 겪게 해놓고 편하게 말할 수 있을까.

“ 네이렌 여러분들께는.. 정말.. 진심으로.. “

“ 다르시. 괜찮아. 정말로! 게다가 사실... 절반 이상은 앨리스가 멋대로 움직인 거고 말이지? “

“ 미안.. 욱해서.. “

물론 모두를 죽여버릴까 라고 했던 말들은 연기이기는 하지만 앨리스가 먼저 나서려고 한 것은 진짜였다.

움직이기 바로 직전에 춘향이 붙잡고 강하게 나가라고 말을 안 했더라면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겠지만 뭐 결과적으로는 잘된 것 같으니 그걸로 된 게 아닐까.

“ 어차피 이대로 레이브한테 계속 휘둘리고 싶지도 않았고..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 시기가 좋았지. “

“ 이제.. 진짜 한배를 탄 거야. “

아리나와 앨리스는 밝게 웃어 보였지만

다르시는 미소짓는 대신 고개를 떨어뜨리며 손에 들린 하얀 꽃을 바라보았다.

앨리스의 마나로 만들어진 생명력이 넘치는 하얀 꽃..

이 생명력이 넘치는 마나라는 힘으로 죽었던 모든 사람이 살아나는 기적을 보았다.

“ 나는.. 틀린 걸까..? “

“ 다르시. “

점점 더 내려가려는 머리를

점점 더 어둡게 물들어버리는 마음을

아리나는 양손으로 꽉 붙잡고 들어 올려 강제로 눈을 맞춘다.

“ 내가 저번에 뭐라고 했었는지 기억해? “

둘이서 따로 이야기한 적도 많고 함께 이야기한 적도 많아서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자세히 모르겠지만

왠지 문득 다르시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말이 있었다.

“ ..모든 사람을 위한 행동이라면.. 그 행동은 틀리지 않았다고.. 흔들리지 말라고.. “

“ 그래. 흔들리지 마. 너는 제대로 된 사람이야. 잘못은.. 레이브가 했을 뿐이지. “

“ ... “

그래..

레이브가 붉은 눈과 손잡지 않았더라면.

붉은 눈을 만들지 않았더라면..

다르시를 노리라고 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 가자 다르시. 네 힘이 필요해. “






“ 오른쪽 오른쪽~! 거기 거기!! 딱 거기!! 아니 표시해놨잖아 멍청아! “

“ 어.. 어어.. 여.. 여기? “

다르시와 아리나, 앨리스가 함선으로 돌아왔을 때는 너무나도 충격적인 조타실의 상황에 그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 ..이게.. 뭐야..? “

뭔가.. 이상한 판떼기가 달린 기둥을 이리저리 옮기는 라티안과

그 앞에 거대한 테이블 앞에 의자를 가져다 놓는 춘향.

그리고 그런 의자와 테이블을 향해 케트라시움이 담긴 무언가가 회전하면서 빛나고 있었다.

“ 모든 사람에게 공개할 거잖아? 그럼 제대로 ‘ 방송 ‘ 할 준비를 해야지! 키킥! 재밌겠다! “

재미라는 단어가 이곳에서 쓰일 만한 단어인지는 모르겠지만..

라티안이 설치한 무언가에 미야가 에너지를 연결하자 네모난 판에서 엄청난 빛이 쏟아져 나오며 주위를 환하게 밝힌다.

“ 오오~ 조명 깔끔해! 음.. 역광도 하나 더 필요하려나? 야! 꽃밭 천사! 하나 더! “

“ 그렇게 안 부르는 조건으로 만들어준 거잖아!! “

춘향은 왠지 신난 얼굴로 대충 케트라시움과 마나를 활용해 영상으로 저장할 수 있는 카메라와 조명, 그리고 장소와 함께 윌리가 뻗어놓은 정보망에 이 데이터를 송신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변환기까지 구상해가며 이리저리 만들어놓고 다르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조금 노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떻게 보면 정말 효과적인 방법이 아닐까?

적어도 문장으로 떠도는 정보의 바다보다 영상으로 확실하게 다르시가 나와서 말하는 것이 훨씬 와닿을 것이다.

“ ..춘향치고는 괜찮은 생각일지도..? “

물론 어떻게 하는 것인지는 아직 춘향에게 설명을 들어봐야 하겠지만..

우선 춘향은 멀뚱멀뚱 쳐다보고만 있는 다르시를, 그리고 앨리스와 아리나를 끌고 와 의자에 앉혔다.

“ 어떻게? 녹화 시작해? 이거 버튼 누르는 거랬나? “

아디나가 카메라에서 케트라시움을 조작하며 준비하고 있자 춘향은 고민하더니 손을 내젓는다.

“ 아냐 아냐! 리허설 먼저 하자! 어~ 그러니까~ 연습! 연습 먼저! “

“ 뭐.. 뭘.. 어떻게 하면 되는 거에요? “

어느새 다르시도 이 정신없는 분위기.. 음.. 네이렌다운 분위기에 물들어버리며 아까까지 조금 우울했던 감정을 조금은 잊어버린 채 분위기에 휩쓸려 버렸다.

아마 지금 계획의 중심 인물은 자기 자신이라 생각했는지 뭐라도 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보려 하자 뒤에서 누군가가 어깨를 꾹 눌러 다시 앉힌다.

“ 꽃밭 공주님. 앉아계시죠. “

“ 에..?! 카.. 칼릭 인도자님..?! 지.. 지금 뭐라고.. “

칼릭은 가볍게 다르시의 말을 무시하고 책상 위에 종이 한 장을 올려둔다.

“ 자. 이거 받으시고. 가능하면 외우세요. “

“ 이 이게 무슨... “

다르시는 어리둥절하게 종이를 받아들고..

그 옆에서 아리나도,

앨리스도 내용이 궁금했던지라 가까이 다가가 읽어본다.










-지금까지 저는 목숨을 위협받고 있었습니다.

여러분들께는 심려를 끼칠까 걱정돼 비밀로 해왔으며, 혼자서 우주를 떠돌기도, 다른 인도자분들께 도움을 받아가며 다른 행성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저를 노리던 사람들은..

은하의 인도자 중에서도 ‘ 진화 ‘ 라고 불리는 진화의 인도자들.

그리고..

붉은 눈이었습니다.

지금도 은하의 중심부에서 자리 잡은 붉은 눈은 이제 언제든 우리 인류를 위협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저희 은하의 인도자들은 그런 붉은 눈을 상대로 여러분들을 안전하게 지키고자 지금껏 힘써왔는데요.

그렇게 떠돌다 우연히 이분들을 만나게 되었죠.

저는 이분들과 함께 A882 진화의 중추에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는 분명 붉은 눈과 전쟁을 펼치기 위한 은하의 인도자들이 주둔하고 있어야 했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습니다.

레이브 인도자.

그는 A882 진화의 중추에서 붉은 눈을 만들고 있었으며, 자신을 따르는 다른 인도자. 케이지 인도자와 디엔 인도자에게도 신의 언어를 집어넣어 붉은 눈으로 만들었습니다.

저희는 그들과.

두 명의 레이브 인도자와 전투를 치렀으며, 살아남았고, 벗어났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우리 평화의 인도자들은 항상 패배만 했습니다.

힘이 없으니까요.

‘ 진화 ‘ 에 소속한 인도자들보다 약하니까요.

하지만.

이제는 다릅니다.

이제는 저희도 반격할 겁니다.

제 옆에 계신 귀인분들과 함께.

이 은하를 바로잡고 앞으로 나아갈 겁니다.

여러분. 도와주세요.

힘을 주세요.

그리고 진화의 인도자 여러분.

속지 마세요.

레이브 인도자는... 당신들이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평화의 인도자는 지금부터 모든 병력을 집중시키고 모두와 함께 ··· ··· ··· ···





“ 분명 경고했을 텐데 말이지. “

레이브는 자신의 우주선에서 불만족스러운 듯이 손을 휘둘러 우주에 떠도는 영상. 다르시의 영상을 지워버리고 장갑을 벗어 던진다.

“ 레이브 인도자님.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

잠깐의 침묵.

그동안에는 레이브가 책상을 손가락으로 톡톡 치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을 기다린 끝에 손가락은 멈춘다.

“ 테리스 인도자. “

“ 네. “

“ 자네는 저 영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가볍게 물어본 질문에 테리스는 자기도 모르게 헛웃음을 터뜨려버렸다.

“ ..죄송합니다. 어이없는 날조에 그만 웃어버렸습니다. “

“ 허허허 그렇지. 자기 스스로 바닥을 기어들어 가는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구나. “

레이브는 천천히 일어나 우주를 바라본다.

여전히 아름답고도 공허한 우주.

이 우주에 연결된 보이지 않는 가느다란 실을 타고 영상이 퍼져나간다.

“ 재밌군... 한번 놀아주는 것도 충분한 좌절을 맛보게 할 수 있겠지. “

레이브는 은하의 중심부로 향하지 않는 네이렌에게 자신의 말을 듣지 않은 대가를 치르게 해줄 계획을 세운다.

그것도 그들의 계획을 이용해서 말이다.


작가의말

개인방송 쉬운거 아닌데..

인기있는 애가 하니까 바로 그냥 쫙 퍼지네..

부럽다.


하지만 그 인기를 얻기 위해서 했던 수많은 노력을 무시해서는 안되겠죠?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적월미화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97 388. 제3자의 시선 23.12.13 240 0 12쪽
396 387. 거짓으로 덮는 진실 23.12.12 242 0 12쪽
395 386. 물밑에서 움직이는 잔잔한 폭풍 23.12.11 242 0 13쪽
» 385. 공론화 23.12.11 242 0 12쪽
393 384. 부활할 수 있었던 이유 23.12.10 243 0 15쪽
392 383. 그 누구도 죽지 않기를 23.12.09 243 0 13쪽
391 382. 과부하 23.12.09 243 0 15쪽
390 381. 절대 풀리지 않을 오해 23.12.08 242 0 12쪽
389 380. 푸른 밤 23.12.08 241 0 13쪽
388 379. 허물없는 사람 23.12.07 242 0 13쪽
387 378. 증거 있습니까 23.12.06 244 0 13쪽
386 377. 왜 살아있지 23.12.06 243 0 13쪽
385 376. 가벼운 토론 23.12.05 241 0 17쪽
384 375. 끝이 아닌 끝 23.12.04 242 0 12쪽
383 374. 감정을 지배하라 23.12.04 242 0 15쪽
382 373. 에너지원 23.12.03 246 0 14쪽
381 372. 한번만 기회를 23.12.02 241 0 14쪽
380 371. 뚫리지 않는 보호막 23.12.01 246 0 14쪽
379 370. 극한의 연계 23.11.30 241 0 15쪽
378 369. 무모한 도전 23.11.29 244 0 13쪽
377 368. 실패와 성공 그 결과는 23.11.28 245 0 14쪽
376 367. 초록 나무 황금 나무 검은 나무 23.11.27 243 0 12쪽
375 366. 학습 23.11.26 242 0 13쪽
374 365. 새로운 연계 23.11.25 243 0 13쪽
373 364. 전투의 흥분 23.11.24 243 0 12쪽
372 363. 계산하지 못한 수 23.11.23 241 0 13쪽
371 362. 살려줄 사람을 찾습니다 23.11.22 243 0 13쪽
370 361. 모든 것에 옳고 그름은 없다 23.11.21 243 0 14쪽
369 360. 다른 은하의 괴물 23.11.20 243 0 13쪽
368 359. 인류와 문명의 속도 23.11.19 243 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