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싶지않아...

157화 이이제이 2

아혜는 해울천을 강제로 자리에 앉힌 후 대화를 속행하였다.

"그리 시간이 많다 생각되지는 않으니,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습니다. 우리에게 당신의 지혜를 빌려주시지요."

해울천은 몹시 황당해 하였다.

"지혜를 빌려달라? 하! 어이가없군. 지금 이게 부탁을 하는 자의 모습이란 말인가?"

아혜는 병사들을 물렸다.

"너희들을 나가있거라."

"예!"

병사들은 아혜의 명에 따라 밖으로 나가 경계를 섰다.

해울천은 얘기나 들어보기 위해 그에게 물어보았다.

"그럼 한가지만 물어보지. 그대는 나에게 지혜를 빌려달라고 하였는데, 나의 지혜를 구월국을 위해 쓰고 싶은것인가? 아니면, 화천을 위해 쓰고 싶은것인가?"

정휴는 그의 날카로운지적에 속으로 몹시 놀랐다.

'역시 듣던대로구나. 그사이에 벌써 구월국과 화천의 관계에 대해 파악하다니...'

아혜는 질문을 받자마자 즉답하였다.

"화천을 위해서입니다."

해울천은 의문을 품었다.

"자네의 남편인 금선장군이 화천의 왕족이긴 하지만, 자네는 구월국 공주이다. 그런데 구월국이 아닌 화천을 먼저 생각한다? 구월국은 버린것인가?"

아혜는 흔들림없이 말하였다.

"제가 어디 출신이건 지아비를 따르는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또한 저는 이미 마음을 정했습니다."

해울천이 물었다.

"만약 그렇다면, 구월국과 구월국 왕은 어찌되는것인가?"

"아버지 또한 결정을 내리신 일입니다."

"대단하군... 박수라도 쳐주고 싶을 정도야..."

"저희 일족이 구월국을 떠난다면, 구월국만큼은 보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해울천은 그들을 비웃었다.

"푸하하하하핫 자네들은 아직도 그 유설을 모르는군. 정말 진정으로 그리 생각하는것인가?"

아혜가 아무말도 하지않자 그가 말을 마저 하였다.

"그자는 감정이 없는 괴물과도 같은자이다. 그런데 그런자가 그런 구월국을 그냥 내버려둔다고? 그럴리가 없지. 자네들이 떠나는 그 순간 구월국을 바로 불바다로 만들어 살아있는것이라곤 모두 불태워 죽이고도 남을것이다. 그런데도 화천을 선택하겠는가?"

"만약 그리된다 하더라도... 저희의 선택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갸륵하군. 자네를 도와주고 싶어지기 시작했어. 그러나! 그것은 화천이 아니라 다른 선택지 였을때의 이야기이다. 나는 내 일족이 모두 처형당한 사실을 알게된 후부터 절대로 화천의 사람이 되지 않겠다고 맹세하였다. 그러니 당신들에게 도움을 줄 수 없단 말이지."

정휴는 그의 완고한 결심에 국상의 자리를 맡아달라는 말은 입밖으로 꺼낼 수 없었다.

'해울천을 천거하는것은 포기해야겠군. 화천 왕실에 대한 원한이 저토록 깊을 줄이야...'

그러자 정산이 끼어들어 말하였다.

"아까의 무례는 죄송했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결정 또한 존중합니다. 하지만, 유선형님께서 돌아오실때까지만 이라도 이곳에 머물러 주시지 않겠습니까?"

해울천은 유선이 누구냐 물었다,

"유선이 누구길래?"

정휴가 유선이 금선이라는것을 알려주었다.

"유선은 기억을 잃은 금선의 다른 이름입니다."

해울천은 속으로 생각하였다.

'금선... 화천을 대표하는자이며, 화천을 수호하는검이라 불리는 존재... 한번 만나보는것도 나쁘지 않으려나...'

"알겠소. 이참에 화천의검을 만나보는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그자가 돌아올때까지는 이곳에 머물겠소. 하지만, 내가 이곳에 머무는 동안은 나에게 행한 무례를 생각해서 나를 국빈으로 모셔야 할 것이오!"

"그리하겠습니다."

해울천은 그들이 화천을 택했을때 그들을 도울 생각이 없어졌지만, 금선이라는 이름을 듣고는 그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 그를 만나보기 위해 구로성에 남기로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