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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시스템을 물려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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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핀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3.09.23 11:04
최근연재일 :
2023.10.28 21:20
연재수 :
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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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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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36
글자수 :
203,311

작성
23.10.28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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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38화 - 2019 아시안컵(5)

DUMMY

“이야, 강진우. 나 방금 준영이 형이 런던 올림픽 때 넣은 골 생각났어.”


강진우의 선제골.

구재철이 진우를 끌어안으며 말했다.


“야, 이거 박시탈에 이은 진우탈이냐?”

“지렸다. 10년이 지나도 영원히 회자될 드리블이다.”

“일본애들 나중에 축구로 도발할 때 지금 드리블 짤 보여주면 될 듯.”

“저런 게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유관 행동이지.”


[강진우, 환상적인 드리블에 이은 완벽한 골!]

[방금 일본 수비진들 정신을 못 차렸어요.]

[런던 올림픽 때가 생각나는 건 저뿐인가요?]

[저도 생각납니다.]


비단 준영의 골이 떠오른 건 재철만이 아니었다.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이나 해설진도 그때를 회상했다.


“나 오늘 경기 그때처럼 똑같이 흘러갔으면 좋겠어.”


런던 올림픽 때 준영에 이어 재철이 골을 넣으며 2대0으로 승리했었다.

그랬기에 너무나도 그때의 상황을 바랬다.


“똑같이 재현해야죠.”

“응.”


진우의 골로 경기장의 분위기가 더욱더 후끈후끈 달아올랐다.


다시 이어진 경기.


[일본, 패스플레이를 하며 조금씩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일본 축구가 피지컬에 약했는데 요즘은 그렇지가 않아요.]

.

.

.

[일본이 어느새 전방까지 치고 올라왔습니다.]

[선제골을 먼저 넣었다고 절대 방심하면 안 돼요.]

[맞습니다. 일본은 저력 있는 팀이니까요.]


아시안컵 역대 최다 우승국 일본.

그 명성에 걸맞게 그들의 플레이는 깔끔하면서 날카로웠다.


[패스 플레이로 한국을 압박합니다.]


스코어를 리드하고 있다고 해서 안심해선 안 됐다.


“다들 휘둘리지 말고 정신 차려. 묵직하게 자기 자리를 지키라고.”


주장 기성운이 선수들을 지휘했다.

오랫동안 대표팀의 일원으로 지내면서 일본과 많은 경기를 치른 그는 일본 축구의 무서움을 잘 알고 있었다.


타닥!


볼을 잡은 오사코가 드리블을 쳤다.

자칫 이 드리블을 막지 못하면 실점까지 내줄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는 괴물이 있었다.


퍽!


“저리 가.”


김재민이 어깨로 오사코를 종잇장처럼 날려버렸다.

그렇게 공을 뺏고 얼른 묵직한 패스의 달인 기성운에게 넘겨줬다.


[한국, 일본의 공격을 저지하고 바로 공격으로 이어갑니다.]

[한 골 더 넣어서 격차를 벌렸으면 좋겠습니다.]

[손형민! 손형민!]

[아··· 슛이 수비벽에 막히고 말았습니다.]

[아쉬워요. 형민존에서 기가 막힌 슛이 나왔는데요. 수비벽이 없었더라면 들어갔을지 모릅니다.]

[그래도 튕겨 나온 볼을 강진우가 잡았습니다.]

[일본 수비진, 강진우를 철저히 에워쌉니다. 두 번의 실수는 용납할 수 없다는 거에요.]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싸움.

그저 선수들끼리의 싸움만 치열한 게 아니었다.


“오~ 필승 코리아. 오~ 필승 코리아.”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일본 이겨라! 일본 이겨라! 일본 이겨라!

“닛뽄! 닛뽄! 닛뽄! 오~~ 닛뽄!”


응원 또한 서로에게 지지 않으려고 치열했다.


[미나미노에게 볼이 갑니다.]

[플레이메이킹이 좋은 선수죠. 조심해야 합니다.]


미나미노가 볼을 몰았다.

그는 투톱 체제 중 한 명이었고 최전방보다는 처진 공격수였다.


‘절대 한국한테 지지 않는다.’


한국 선수들이 특히나 일본한테 지기 싫어하는 것만큼, 미나미노도 특히나 한국한테만큼은 절대 지고 싶지 않았다.


‘반드시 넣는다. 오직 그것뿐.’


한국 선수들의 실력은 라이벌이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을 만큼 대단했다.

만약 본인 혼자였다면 절대 골을 넣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자신에게는 자신을 믿고 도와주는 팀원들이 있었다.


‘우릴 지켜보고 있는 일본 국민들을 실망시킬 순 없으니까.’


베테랑 풀백 나가토모에서 시작된 패스는 왼쪽 윙어 도안 리츠에게 전달되었다.

패스를 받은 도안 리츠는 중앙에 있던 시바사키에게 패스했고 시바사키는 미나미노에게 패스하였다.

물 흐르듯 이어진 패스.


‘됐다. 지금이다.’


패스를 이어받은 미나미노는 느낌이 왔는지,


퍽!


벼락같은 슛을 했다.

그리고 그 슛은 골이 되었다.


[미나미노··· 동점골을 넣었습니다.]


마치 카타르 때처럼, 벼락같은 일격에 또 당하고 말았다.


[이런 일격을 조심해야 해요. 아무리 경기 지표가 좋든 많이 뛴다 한들 결국 축구는 골이니까요.]

[한국 선수들 괜찮아요. 저희도 똑같이 이런 일격을 날리면 됩니다,]


스코어 1대1.

결국 다시 동점이 되었다.


****


깡!


[아, 강진우. 골대···]

[들어갔으면 쐐기골이었는데···]

[일본한테 행운이 따랐네요.]

.

.

[양 팀 일대일 전, 후반을 마쳤습니다. 이제 승부는 연장전으로 돌입합니다.]


전후반 모두 끝나고도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결국 경기는 연장전까지 흘렀다.


‘절대 안 돼.’


[강진우, 정말 많이 뛰었는데요. 지금도 펄펄 날고 있습니다.]

[지치지 않는 게 한국의 레전드이자 두 개의 심장이었던 박지석을 보는 거 같습니다.]


진우는 지는 것도 싫었지만 승부차기까지 가는 것도 싫었다.

이때까지 한국의 준우승은 4번.

오래전 우승 이후 결승에 갈 때마다 마치 징크스처럼 우승 트로피를 눈앞에서 놓쳐야 했고, 승부차기까지 가면 그때의 악몽이 되풀이될 거 같았다.


‘강진우, 손형민··· 한국은 참 좋은 선수를 지녔어.’


일본 감독 모리야스 하지메가 진우를 바라봤다.

그가 생각했을 때 전술은 일본이 한 수 위였다. 하지만 한국에 진우나 형민 같은 좋은 선수들이 있기에 이렇게 승부가 팽팽했다.


‘한국한테 부러운 게 있을 줄 몰랐는데...’


모리야스는 계속해서 진우를 바라봤다.

이제 막 대표팀에 합류한 첫 신인.

그런 신인이 이 정도인데, 나중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상상이 안 갔다.


****


“후··· 후···”


[한국, 힘들겠지만 정신 번쩍 차려야 합니다.]

[지금이 제일 힘든 시간이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시간입니다. 조심해야 해요.]


일본의 공격 차례.


툭!

툭!


선수들은 패스를 하며 전개를 이어갔다.

많이 지쳐서 집중력이 흐트러질 법도 한데 패스에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었다.

그만큼 피나는 연습을 했다는 것이다.


‘위험하다.’


타다닥!


손형민이 몸속의 모든 에너지와 체력을 짜내 티키타카하는 일본 선수들을 방해했다.


‘이런.’


형민이 공을 뺏진 못했다. 하지만 원활하게 패스하는 것을 방해하면서 실수를 유도했고


타아악!


진우가 슬라이딩 태클로 패스 줄기를 잘라버렸다. 그리고 얼른 일어나서 공을 몰고 달리려 했지만, 상대 선수가 달려오는 바람에 공을 라인 밖으로 걷어냈다.


[강진우가 공격을 저지합니다!]


그는 최전방 공격수이자 수비수였다.


[아, 다행이에요.]


이후로도 경기는 계속되었고,


[이제 연장전도 끝나가네요.]


연장 후반 15분이 끝나고 추가시간 2분이 주어졌다.

두 팀은 계속해서 치열하게 싸웠지만, 스코어는 아직도 1대1이었다.


[한국, 이번이 아마 마지막 공격일 겁니다.]


연장 후반 16분 02초.


“후···”


진우는 거친 숨을 내쉬며 뛰었다.

조별리그 1차전부터 지금 결승까지 전력을 다해 풀타임을 뛰었다.

거기다 심적 부담까지.

너무 힘들어 쓰러질 거 같았다.

아무리 체력 스텟이 자신을 지탱하고 있어도 이젠 진짜 한계였다.


‘안 되려나···’


진우의 시선 정면엔 일본 수비들이 철통같이 페널티 박스를 지키고 있었다.

그는 정말로 승부차기까지 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억지로 안 되는 공격을 이어가 슛을 할 생각은 없었다.

혹여나 턴오버를 당해 대표팀을 위기에 빠뜨릴 수 있기에.


타닥!

타닥!


진우는 조심스럽게 볼을 몰았다.


“애들아, 이제 마지막이야.”

“저 자식 저거 더 이상 앞으로 오면 안 돼.”


일본 선수 5명이 최후의 수비를 하러 진우에게 몰려왔다.


‘어쩔 수 없는 건가.’


자신에게 몰려오는 5명을 보였다.

그는 더 이상 전진하지 않고 백패스 하여 안전하게 볼을 지키려고 하였다.

순간,


‘뭐지?’


요시다 마야와 토미야스 사이에 딱 공 하나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보였다.


‘해보자.’


퍼어어어억!


진우는 그 공간 쪽으로 있는 힘껏 강하게 때렸다. 온 힘을 다해서인지 슛을 한 이후 비틀거리며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아··· 이제는 너무 힘들다.’


그라운드에 쓰러진 채 자신의 슛이 요시다 마야와 토미야스 사이를 빠르게 뚫고 골문까지 향하는 건 봤다.


‘이러면 안 되는데.’


그리고 골키퍼가 손을 뻗어 공을 막으려고 할 때쯤 눈이 감겼다.

끝까지 보고 싶었는데 더 이상 몸이 버티지 못하고 쓰러져 버린 것이다.


잠시 뒤,


“강진우!”

“강진우!”

“강진우!”


‘뭐지.’


얼마나 쓰러져 있었을까.

자신의 이름이 경기장에 울리고 있었다.


‘아, 나 경기 중이었지.’


놀란 진우는 눈을 번쩍 떴다.


‘골키퍼의 손에 맞고 튕겨 나갔으면 지금쯤 코너킥이려나? 아니면 승부차기?’


자신을 깨우는 소리가 들렸기에 얼른 정신을 차리고 다시 일어나려 했지만, 자신의 몸은 공중에 떴다가 내려앉았다가 다시 뜨고 있었다.

즉, 선수들이 헹가래를 해주고 있었다.


‘어, 뭐야.’


진우는 이게 지금 뭔 상황인가 싶었다.

순간 전광판을 바라봤다.


한국 vs 일본

스코어 2대1.


“강진우!”

“강진우!”

“강진우!”


‘내가··· 내가 골을 넣었구나!’


전광판을 보자 단번에 상황이 이해되었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


상황을 파악한 진우는 그제야 뜨거운 함성을 내질렀다.

자신이 기어코 해낸 것이다.


[아, 한국이 3번째 아시안컵 우승을 달성합니다.]

[감격의 순간이에요. 이게 몇 십년만의 우승입니까!]

[강진우 선수의 마지막 슛이···]


전광판에 진우의 마지막 슛이 하이라이트로 생생하게 나왔다.


“저게 들어갔구나.”


그의 슛은 두 수비 사이를 돌파해 골키퍼의 손에 닿을 듯 말 듯 아슬아슬하게 비껴가며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진우야, 잘했다. 그리고 고맙다. 네가 아니었으면 우리 한국은 우승하지 못했을 거야.”


형민이 진우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형님,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형민은 드디어 무관의 설움을 벗을 수 있었다.


“진우야, 덕분에 우리가 마음 편하게 은퇴할 수 있을 거 같아.”


성운과 재철도 진우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오늘 경기 최고는 너야.”


기성운은 이번 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손형민에게 주장 완장을 넘겨주게 된다.

대표팀을 은퇴해도 계속 생각나고 걱정할 거 같았는데, 진우를 보니 그런 생각은 하나도 안 들 거 같았다. 오히려 더 잘될 거 같은 기대감이 들었다.


[자, 이제 우승 트로피 세레머니 시간입니다.]

[대한민국 선수들,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지금쯤 보고 있는 팬들이나 선배들이 정말 자랑스러워할 거예요.]


우승 트로피가 그라운드 중앙, 한국 선수들이 있는 곳 앞쪽에 영롱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강진우.”

“강진우.”

“강진우.”


한국팬들이 진우의 이름을 계속 연호했다.


“진우야.”


기성운이 진우를 불렀다.


“네가 제일 먼저 트로피 들어 올려라.”

“네?”


진우가 화들짝 놀랬다.

보통 트로피를 가장 먼저 드는 건 팀의 주장이었기에, 기성운이 제일 먼저 들어야 했다.


“제가 어떻게 먼저 들 수가 있나요. 주장이신 성운이 형이 먼저 드셔야 합니다.”


진우는 한사코 만류하려고 하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제까지 헌신해 온 형들이 먼저 들어야지 자신이 먼저 들 순 없었다.

하지만,


“네가 먼저 들어야 우리 모두의 마음이 편할 거 같아.”


대표팀 선수 모두가 진우보고 먼저 들라고 하였다.

결국,


“강진우!”

“강진우!”

“강진우!”


진우는 양손으로 트로피를 잡았다.


‘이건 끝이 아니야. 단지 시작일뿐이야.’


그리고 번쩍 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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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9화 - 평가전(1) +4 23.10.19 4,288 110 12쪽
29 28화 - 대표팀 합류 +10 23.10.18 4,666 110 12쪽
28 27화 - 조르제 멘데스 +5 23.10.17 4,637 113 11쪽
27 26화 - 누가 더 최고인지 +4 23.10.16 4,826 112 11쪽
26 25화 - 진우를 찾는 손님들 +4 23.10.15 5,105 114 11쪽
25 24화 - 거침없는 활약 +6 23.10.14 4,969 109 12쪽
24 23화 - vs 라네르스 FC +5 23.10.13 4,990 109 12쪽
23 22화 - 2라운드는 조금 다른 전술로 +6 23.10.12 5,228 114 12쪽
22 21화 - 리그 개막전 +4 23.10.11 5,291 122 12쪽
21 20화 - 리그 개막을 앞두고 +3 23.10.11 5,397 118 12쪽
20 19화 - 함부르크와의 프리시즌 경기 +5 23.10.10 5,485 117 11쪽
19 18화 - 독일에서 만난 친구, 송창식 +6 23.10.09 5,608 118 12쪽
18 17화 - 새로운 전술 +2 23.10.08 5,885 11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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