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화 - 거침없는 활약
출렁~
[너무나도 빠른 슛! 골키퍼, 그저 허탈해하네요.]
진우가 바로 찬 슛은 키퍼 위쪽으로 빠르게 날아갔고, 위로 손을 뻗었을 때는 이미 공은 그물을 가르고 난 뒤였다.
“와아아아아!”
“캉!”
“캉!”
“캉!”
“이봐, 캉. 약속대로 진짜 네 유니폼을 살 거야!”
“사랑해. 캉! 시간 나면 우리 식당으로 와. 식사 한 번 공짜로 대접할게.”
“너무 잘해. 미쳤어.”
열광의 도가니.
이번 2라운드도 진우가 활약을 보이자 미트윌란 팬들은 열광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었다.
[캉, 멀티골을 기록합니다.]
[대단한 선수에요. 미트윌란팬들 정말 좋을 거 같아요! 저런 환상적인 선수가 입단했으니까요.]
[아직 시간 많이 남아있습니다. 과연 연속 해트트릭을 할 수 있을까요? 저 살짝 기대해 보겠습니다.]
경기는 계속되었고,
[메이런, 오늘 제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네요.]
[라네르스 수비 미칠 거에요. 저 두 공격수 때문에요.]
‘내가 득점 능력은 부족해도 네가 원활하게 공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게.”
메이런은 정말 주전이 되고 싶었다.
아니면 설사 주전이 못되더라도 필요할 때마다 나설 수 있는 슈퍼 조커라도 되고 싶었다.
[오늘 미트윌란의 전략은 정말 성공적이네요.]
[라네르스가 후방 빌드업을 할 때마다 메이런이 득달같이 달려들어서 공을 뺏으려고 해요.]
[저러면 상대 입장에서 조마조마하죠.]
‘메이런, 고마워.’
진우는 오늘 경기 열심히 뛰어다니는 메이런을 향해 엄지를 들었다.
마찬가지로 제임스도 그를 향해 엄지를 들었다.
그것 때문이었을까.
메이런은 더욱더 힘을 내 미친 듯이 압박하며 뛰어다녔다.
삐익삐익삐이~~
[경기 끝났습니다.]
[미트윌란이 2연승을 거두네요.]
심판의 휘슬과 함께 경기가 끝이 났다.
스코어 2대0.
무실점 승리.
진우는 아쉽게도 해트트릭은 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승점 3점을 가져오는 귀중한 활약을 했다.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미트윌란이 준비를 잘 해왔어.”
라네르스 감독 라소는 선수들을 뭐라 하고 싶지 않았다.
그들은 최선을 다했다.
“미트윌란이 부럽군.”
라소는 진우를 바라봤다.
그의 활약만으로 미트윌란이 이긴 건 아니었지만, 이번 승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건 맞았다.
“다음에 또 만나게 될 수 있으니 철저하게 분석해야겠어.”
비단 다음에 또 적으로 만날까 봐 분석하는 것도 있었지만, 진우의 오늘 플레이는 모든 선수들한테 귀감이 되기에 교보재로 활용할 의도도 있었다.
3라운드 오르후스 GF와의 경기.
[캉의 득점포가 터졌습니다. 이번 경기에서도 골을 기록하네요.]
[3경기 연속골이에요!]
[저 오늘부로 이 선수 찍었습니다. 과연 얼마나 활약할 지 쭉 지켜보겠어요.]
[캉도 캉인데 폴의 어시스트도 환상적이었습니다.]
‘아직 부족해. 더 활약해야 해.’
폴은 2라운드 때 벤치에서 메이런의 활약을 보면서 자극받았다.
그도 주전 자리를 뺏기고 싶지 않았다.
[폴이 다른 건 몰라도 헤딩만큼은 아주 일품이에요.]
[네. 헤딩 패스만큼은 바르셀로나에서 뛰던 전성기 사비가 패스하는 거 같아요.]
현재 미트윌란의 포메이션은 3-5-2.
진우와 폴이 투톱에 제임스가 이번 경기에서도 공미로 나섰는데, 제스가 투톱 체제와 몇몇 선수들은 주전으로 그대로 가더라도 전술은 상대 팀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를 줬다.
[폴, 또다시 머리로 캉에게 패스합니다.]
[저 두 조합은 감독 그 어느 누구라도 무한대로 활용할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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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끝났습니다. 이번에도 미트윌란이 승리를 거두면서 3연승을 챙겨갑니다.]
[캉이 3경기 연속 MOM에 선정됩니다. 제가 예측하는데 수페르리가 이달의 선수는 캉이 될 거 같아요.]
[활약이 정말 놀라워요. 놀랍고 이변이 없는 한 이 활약은 계속될 거 같아요.]
[요즘 캉의 플레이를 보는 게 너무 즐겁습니다. 다음 경기도 또 보고 싶어요.]
****
[수페르리가 순위 – 모든 팀 7라운드까지 결과.
1위 FC 미트윌란 6승 1무 19점
2위 FC 코펜하겐 5승 2무 17점
3위 브뢴뷔 IF 5승 1무 1패 16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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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위 호브로 IK 0승 1무 6패 1점]
[현재 득점 순위
1위 강진우 12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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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라운드마다 진우의 활약은 나날이 미트윌란 일간지에 실렸고 연고지인 헤닝 주민들한테 널리 퍼졌다. 또한 한국에도 퍼지기 시작했다.
일단 헤닝 주민들의 반응을 보자면,
“캉의 활약을 보고 아시아인은 축구를 못 한다는 내 역겨운 편견이 산산조각 나버렸어.”
“동양에서 우리 미트윌란을 구원하려고 왔어.”
“저번 시즌 캉 같은 선수가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성적이 나락으로 가진 않았을 거야.”
“만약에 누군가 캉을 인종차별 한다면 그 자식을 때려눕히고 다시는 인종차별 못하게 하도록 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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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더 바라지 않을 테니까 이번 시즌 내내 이 정도 활약만 해줘.”
이와 같은 반응으로 상당히 긍정적이었고,
한국의 반응을 보자면,
[강진우, 매 경기당 1.7골을 넣으며 덴마크 수페르리가에서 맹활약 中]
[현재 덴마크 수페르리가 득점 순위 1위 강진우. 그는 누구인가?]
[덴마크 명문 미트윌란의 역대 최초 동양인 강진우, 현재 맹활약을 하며 팀의 에이스로 우뚝 서다.]
[비운의 천재 강진우, 덴마크에서 날아오르다.]
ㄴ[강진우가 누군데?]
ㄴ[어? 나 얘랑 중, 고등학교 동창이었는데. 얘 축구 존나 잘했었음. 그런데 부상 때문에 축구 접었었는데 덴마크 프로리그에서 뛰고 있네? 존나 신기하다.]
ㄴ[덴마크에 한국 선수가 있는 줄 꿈에도 몰랐네.]
ㄴ[와, 나 얘 방금 너튜브에서 영상 보고 왔는데··· 얘 왤캐 잘함? 혼자서 공격 씹어 먹는데?]
ㄴ[너튜브 어디서 봤음?]
ㄴ[그 너튜브에 축알남(축구 알려주는 남자) 창식TV라는 채널 있거든. 여기에 쟤 풀영상 있는데 한번 봐봐. 구라 아니고 존나 잘함. 움직임이 좀 친다는 공격수들 뺨 갈길 정도임.]
ㄴ[무슨 국뽕이냐? ㅋ]
ㄴ[니가 함 쳐가서 봐봐. 내 말이 진짜인지 구라인지 보고 오셈.]
ㄴ[그래봤자 변방 리그 ㅋ. 4대 리그 가면 개털리죠.]
ㄴ[영상 보고 왔는데 얘한테 옛날 손형민 어린 시절 냄새가 나는데?]
아직은 덴마크 현지 반응처럼 뜨겁진 못했고 열이 조금씩 달아오르려고 했다.
다음 8라운드 상대는 덴마크 명문 FC 코펜하겐.
그리고 그 이전에는 덴마크 컵 경기인 렌드스포칼 컵 64강전 브라브란드 IF 팀과의 대결이 있었다.
“캉, 다음 컵 경기는 쉬어라.”
제스는 64강전 경기에서 몇몇 주전 선수와 진우를 명단에서 빼 쉬게 할 생각이었다.
“잘 쉬고 코펜하겐전에 집중하는 거로 하자.”
그는 컵을 버리지 않았다.
당연히 컵 트로피도 들어 올리고 싶었다.
하지만 상대는 3부리그 팀.
괜히 코펜하겐을 상대해야 할 주전 선수들의 체력을 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비주전 선수들 위주로 명단을 꾸릴 생각이었다.
“감독님.”
진우는 전혀 지치지 않았다.
그래서 어느 팀을 만나더라도 뛰고 싶었다.
특히나 컵 경기도 시즌 업적에 포함되기에 정말 뛰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이기적이지 않았다.
그래서 자신의 욕심을 위해 제스한테 뛰게 해달라며 억지 부릴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기에.
“벤치에만 앉아 있을 순 없을까요?”
‘혹시 모르잖아요.’
다만 혹시 모를 미래를 위해 벤치에만 앉아있고 싶었다.
“음··· 벤치라···”
제스는 진우를 명단 제외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진우의 말을 듣고서는,
“그래, 아주 확실한 놈 한 두 명은 보험으로 들어놔야지.”
벤치 명단에 준주전 선수들과 진우와 제임스를 올리기로 했다.
****
렌드스포칼 컵 64강전.
미트윌란 FC VS 브라브란드 IF.
“아, 뭐야. 우리 왜 이렇게 불안해?”
“시발, 지금까지 스코어 0대0인게 기적이다.”
“3부리그한테 밀리는 거 실화냐?”
“아, 감독이 존나 대책 없이 비주전들로만 꾸렸어.”
“제스가 컵 버린 거 아니지?”
“벤치에 캉하고 제임스가 있는 거 보면···”
축구공은 둥글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가끔 예상치 못한 말도 안 되는 일이 생길 때가 있다.
[골포스트 강타! 골대가 미트윌란을 살렸습니다.]
[미트윌란이 이렇게 밀릴 거라고 팬분들 예상이라도 했을까요.]
[브라브란드, 3부리그 팀이라는 게 믿기지가 않는 공격력이네요.]
“하··· 이러면 안 돼.”
제스는 비주전 선수들로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밀리고 있었다.
“계속 이렇게 갈 순 없어.”
아직까지는 스코어 0대0.
상황은 비등비등했지만, 만일 한 골이라도 먹히면 대참사가 날 수 있었다.
[전반전 끝났습니다.]
전반전이 0대0으로 끝나고,
“다들 지금 뭣들 하는 거야!”
미트윌란 라커룸에서는 한바탕 소란이 일어났다.
“지금 3부리그 팀이라고 쉽게 보는 거야? 엉!”
“···”
“네들 왜 이렇게 안 뛰어. 같이 협력 수비하고 공을 뺏겼으면 다시 되찾아올 생각을 해야지. 멍하니 뒤에 선수가 해주기나 바라고 있고. 이게 팀이야? 이게 팀이냐고!”
퍽!
마침내 화를 참지 못한 제스가 죄 없는 의자를 걷어차 버렸다.
그가 저렇게 화내는 것을 진우는 난생처음으로 봤다.
“내 말 잘 들어.”
꿀꺽!
모두가 긴장한 채 제스의 말을 들었다.
“내가 이번 경기는 평소 기회가 없는 너희들로 명단을 꾸렸어. 하지만 난 이 컵 포기하려고 너희들 출전시킨 거 아니야. 난 우승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다시 후반전이 되었다.
[혹시 이번 경기 대이변이 일어나는 것일까요.]
[축구판에 기적은 언제나 존재하죠.]
라커룸에서 한동안 난리가 있었고 선수들은 각성해서 열심히 뛰었지만, 그래도 브라브란드의 기세를 막을 순 없었다.
“캉, 곧 우리 차례가 올 거 같은데?”
진우와 제임스는 경기를 바라보며 열심히 몸을 풀고 있었다.
“그러게. 야, 그런데 너 너무 나 따라서 몸 푸는 거 아니야?”
“헤헤. 나도 너처럼 돼야지.”
후반 10분이 지나고,
‘도저히 안 되겠군.’
참다 참다 제스는 선수교체를 지시했다.
그는 지금에서야 교체 지시 내린 것을 후회했다.
[미트윌란, 선수 교체 해주네요.]
[캉하고 제임스가 들어옵니다.]
[감독의 이기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네요.]
“캉!”
“캉!”
“캉!”
진우가 필드 안으로 들어가자, 오늘 경기력에 답답했던 팬들이 열렬히 그의 이름을 외쳤다.
“캉! 해줘!”
“제임스! 해줘!”
[남은 시간 대략 35분. 과연 저 둘이 경기 양상을 바꾸고 골까지 넣을 수 있을까요.]
타닥!
교체 투입된 진우는 곧바로 공을 향해 달려들었다.
‘빠르다.’
상대 수비는 재빨리 공을 아군한테 백패스 했다.
그러자 진우도 빠르게 따라갔다.
[캉, 초반부터 거침없이 달리네요. 많이 답답했던 걸까요.]
“제길!”
순식간에 달려오는 진우한테 놀래 얼른 자기 팀 선수한테 롱패스를 보냈다.
하지만,
[아, 끊겼어요.]
[여기서 끊기면 조금 위험한데요.]
워낙 급하게 패스했던지라 살짝 부정확했고 이 부정확한 공을 미트윌란 선수가 낚아챘다.
“헤이!”
제임스가 공을 낚아챈 선수한테 손을 들었다.
그러자,
펑!
그 선수는 얼른 제임스에게 패스하였고,
‘캉, 알지?’
자신의 속마음이라도 아는 듯 진우는 자기가 원하는 위치로 움직여 줬고,
펑!
그를 향해 스루패스를 찔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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