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닥터로 님의 서재입니다.

차원최강해결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라이트노벨

닥터로
작품등록일 :
2019.10.21 19:05
최근연재일 :
2020.01.25 09:00
연재수 :
130 회
조회수 :
119,668
추천수 :
4,510
글자수 :
656,571

작성
20.01.25 09:00
조회
289
추천
9
글자
12쪽

DUMMY

푸른 바다가 넘실거리는 청보리밭.


오늘도 한 남자가 연못가에 앉아 그 속에 비치는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 여인을 사랑하느냐?”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노인에게 인사를 한 후 다시 시선을 연못에 두었다.


“그녀의 무엇을 사랑하느냐?”


“... 잘 모르겠습니다.”


“모습이 바뀌었구나. 윤회를 한 것이더냐?”


“네.. 제게 모습을 보인 후로 네 번째 환생입니다.”


“너에게는 저 아이의 껍데기가 아닌 영혼이 보이는 모양이구나.”


“아버지께서 제게 그리하라 명하셨으니 저는 명하신 방법대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래.. 착한 아이로군.”


노인이 남자의 머리를 쓸어주며 다시 물었다.


“세상에 나아가고 싶더냐?”


“아닙니다. 아버지. 그저 구경을 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


푸른 바다가 넘실거리는 청보리밭.


“살룬!!!!”


살룬을 발견한 샤비트가 맹수처럼 달려와 그의 멱살을 움켜쥐려 하였다. 그러나 그런 그녀를 안아주는 이가 있었으니... 건호였다.


“뭐...뭐야?”


샤비트가 당황한 얼굴로 건호의 품에 안겼다. 너무 놀랐는지 밀어낼 생각도 못하고 얼굴만 붉혔다.


“뭐냐고!”


“오랜만이구나. 나의 여인이여.”


“...뭐?”


건호의 말투가 변했다. 샤비트도 느끼고 있었지만 변한 건호의 말투가 오히려 더 친숙했다. 아주 오래전 어디에선가.. 아니, 아주 오랫동안 들었던 친숙한 말투.


“왜..왜 이러는데?”


“널 곁에 두고도 알아보지 못한 내 죄다. 나의 여인이여.”


“얘가 뭐라는 거야!!”


“로키의 말처럼 결국 열쇠는 너의 죽음이었던 모양이구나.”


살룬이 인자한 미소를 지었다.


“예, 아버지. 세상에 나아가 많은 어둠을 본 저는 강박적으로 절대 선을 추구했으니까요.”


건호가 샤비트를 풀어주고 살룬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나의 아버지시여.”


**


멈춰버린 세상에 홀로 남은 세인트 프라하가 멍한 얼굴로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다.


“빌어먹을! 빌어먹을!! 아아아악!”


곁에 두고도 모르고 있었다. 살룬이 절대자 그였다는 사실을...


“내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지금껏 그의 눈을 피해 잘 숨어다녔다고 여겼거늘 결국 그의 손바닥에서 놀아나고 있었다. 울분을 이겨내지 못해 머리를 쥐어뜯던 세인트 프라하가 석상처럼 굳어있는 예진을 바라보더니 살기를 가득 담은 웃음을 터트렸다.


“모든 게 다 네 탓이야. 네가 그의 앞에 나타나면서부터 모든 게 다 틀어졌어. 네년부터 가루로 만들어 주마!!”


세인트 프라하의 손에 예진의 몸뚱이가 처참하게 찢어져 사방에 흩어졌다.


“숨어 있지 말고 기어 나오란 말이다. 세인트 프라하!!!”


세인트 프라하가 분을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무너트리며 노성을 터트렸다.


**


“돌아가 남은 생을 마치겠습니다.”


“그럴 필요가 있더냐?”


“저의 시련을 견뎌보겠습니다.”


“내가 나의 첫 아인인 너를 신으로 만들지 않은 이유를 알고 있느냐?”


건호가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살룬이 웃으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편견 없이 세상을 보길 바랬다. 너는 불완전했기에 실수도 하지만 결국 그것을 이겨내고 너만의 성공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너는 항상 나의 그런 믿음에 보답했지. 저 아이를 만나기 전까지 말이다.”


건호가 말없이 살룬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살룬이 잠시 저 멀리서 이쪽을 바라보며 인상을 쓰고 있는 샤비트를 바라보더니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네가 저 아이를 눈에 담았을 때, 너는 완전해지려 노력했다. 너는 너를 잃고 스스로 신의 모습을 모방하려 하였다. 결국 그것이 널 실패하게 만들었고, 너 스스로 그것을 감당하지 못하고 붕괴되었다.


솔직히 실망했단다. 너를 창조하고 처음 있었던 일인지라 나도 널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 하여 세상에서 시간 조율자로서의 널 지웠다. 그리고 지켜보았지. 네가 세상을 지켜보던 이곳에서 네가 너만의 것을 만들어 완전해질 그 날이 오길 바라며...”


“세인트 프라하라는 녀석은 누굽니까?”


“너의 추종자다. 너의 실패의 파편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 네가 완전해지길 기다리는 또 다른 존재이니라.”


“그가 왜 저의 이름을 쓰는 것인가요?”


“나는 그 아이를 창조하고 신의 권능을 내렸다. 태어나면서부터 완전한 존재였다고 할 수 있지. 어느 날, 그 아이의 눈에 네가 들었다. 신들은 네가 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널 경계하고 무시하였지만 그 아이만큼은 유독 너를 좋아했단다. 너를 따랐고 끝내 너를 경외하였다. 완전하다고 믿는 신이 불완전한 너를 경외하고 따랐다. 동화되어 스스로 불완전해질 것임을 알면서도 말이다. 그 아이가 내게 말하길 불완전 속에서 진실된 완전함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네가 자취를 감춰버리니 모든 것을 내려놓고 널 찾더구나.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끝내 널 찾아내었고 네가 돌아오길 기다렸단다. 그런데 그 기다림이 하염없이 길어지자 너를 기다리는 아주 긴 시간을 이겨낼 인내심이 한계에 이르게 되었다. 결국 네가 붕괴되면서 그 아이의 완전함도 붕괴되어 버리고 말았다.


그 아이의 말처럼 내가 창조한 신이라는 존재는 완전함 속에서도 늘 불완전한 요소를 품고 있었던 것이야. 그래도 그 아이는 영리했단다. 어떻게 하면 널 다시금 돌려 놓을 수 있을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지. 애석하게도 그것이 너에게는 시련이 되었지만 말이다.


시련이 거듭될수록 너는 더 깊이 숨어들었다. 저 아이와 함께한 수많은 윤회 속에서 너의 흔적이 희미해졌을 때 그 아이는 스스로를 [세인트 프라하]라 칭했다. 이제는 스스로 세인트 프라하가 되기로 결심한 것이지.”


“그렇군요.”


“네가 날 기억했다면 기억의 파편 중 하나를 찾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네가 원한다면 너의 기억을 찾아 줄 수도 있다. 그러길 원하느냐?”


“제 기억은 제가 찾아내겠습니다. 제가 스스로 붕괴된 것이니 그 파편들을 모으는 것도 제가 할 일인 것 같습니다. 허니 아버지께서는 절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허허허.. 나는 늘 너를 기다려왔다. 허니 아무런 염려하지 말고 너는 너의 일을 하면 된단다.”


살룬이 허허롭게 웃자 공경을 담은 자세를 취하고 있던 건호가 어깨를 쭈욱 펴며 띠꺼운 얼굴이 되었다.


“그렇다면 말이죠. 일단 떼어먹고 도망치신 저번 의뢰비부터 정산하시죠.”


**


멈춰진 세상. 그 중심에서 한 꼬마가 난동을 부리고 있었다.


“로키! 이 건방진 꼬마녀석!”


건호의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세상에 울려 퍼졌다. 세상을 때려부시고 있던 세인트 프라하, 아니 로키라는 꼬마 신이 건호에게 날아들었다.


“당신! 당신! 기억을 찾은 거야?”


“훗! 이 형님이 못된 장난을 치는 꼬맹이의 엉덩이를 두드려 주지 않으면 누가 있어 그 못된 버릇을 고치겠느냐?”


“뭐야? 그 재수 없는 사극톤은?”


“하하하.. 이런, 이런! 입에 걸레를 문 아해로군!”


건호가 로키의 멱살을 움켜쥐더니 무릎 위에 뒤집어 놓곤 손바닥으로 엉덩이를 때리기 시작했다. 힘이 얼마나 좋은지 손바닥이 엉덩이에 스칠 때마다 폭탄이 터지는 소리가 났다.


펑! 펑! 펑!


“이씨! 내가 누군 줄 알고!! 나는 시간의 조율자 세인트... 아악! 아악.. 아악!”


로키가 건호로부터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쳤지만 건호의 아귀힘을 이기지 못한 채 꼼짝없이 볼기를 맞아야 했다.


“어떠냐! 이놈.”


“왜? 어째서 네가 이런 힘을!!”


“하하하.. 네가 이 가짜 세상을 만들 때 내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도록 만들었으니 이 세상의 신과 다를게 무에냐.”


“아이씨! 그걸 어떻게!! 살룬! 그가 알려준 거지. 의리없는 마계 똘마니, 아니 의리없는 창조신 같으니라구!!”


“시끄럽다. 그게 어른한테 할 말이더냐!!”


그 후로도 한참 동안 볼기를 맞고 있던 로키가 끝내 울음을 터트렸다.


“으으아아앙.. 잘못했어요. 혀엉!”


“녀석! 이제야 반성의 기미가 보이는군.”


건호가 로키를 풀어주자 로키가 건호 옆에 앉았다.


“기억을 찾은 건가요?”


“아니!”


로키가 인상을 찌푸리자 건호가 로키의 머리를 쓸어주었다.


“하지만 이제부터 기억의 파편을 하나씩 찾을 생각이다.”


“진짜요?”


“그래.. 도와주겠느냐?”


로키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청보리밭으로 놀러 온 게 언제였지?”


“그게 기억이 나요?”


“너에 대한 기억을 찾기 위해 아버지 찬스를 좀 썼다. 하하하”


건호가 하늘을 올려다보더니 밝게 웃었다.


**


“주인을 문 개새끼에게는 몽둥이가 약이지.”


차진훈이 몽둥이로 건호의 등을 후려치려 하였다. 건호가 몽둥이를 슬쩍 피했지만 몽둥이는 여지없이 건호의 등에 적중하였다.


퍼억!


“아프네.”


건호가 방금전 자신의 등을 후려쳤던 몽둥이를 움켜쥐며 이를 차진훈에게서 빼앗아 들었다.


“몽둥이질은 말이야.. 그렇게 하는게 아니라고.”


건호의 힘이 담긴 몽둥이질이 시작되었다.


퍽!퍽!퍽!퍽!


“로키! 치료 부탁한다!”


“예이, 갑니다. 형님. 엡솔루트 힐!”


피떡이 되었던 차진훈이 금세 멀쩡한 상태로 돌아왔다.


“몽둥이질은 강약이 핵심인데 말이지.”


퍽! 퍼억! 퍽퍽퍽! 퍼버버버벅!


“역시 형님은 대단하십니다요. 몽둥이질을 하면서도 리듬과 박자를 지켜내시다니!!”


로키가 아부를 떨자 건호가 하얀 이를 드러내 웃었다.


“너 자진모리 장단이라고 아냐? 이 형님이 오늘 특별히 자진모리 장단에 맞춰 매질을 하는 망난이의 모습을 구현해 보이마.”


“그러기 전에 힐이 들어가야 제 맛이겠쥬?”


“역시, 내 동생!”


**


대검찰청 특별수사본부.


“부장님, 어떻게 된 거에요?”


“난들 아니? 본인이 증거까지 다 들고 와서 줄줄줄 자백을 하는데?”


세시간 전 차진훈이 대검에 직접 찾아와 자수를 하였다. 때리지만 말아달라고 사정을 하는 차진훈은 이미 제정신이 아닌 듯 했다.


냄새를 맡았는지 기자들이 떼로 달려와 소스를 달라고 아우성을 쳤지만 피의사실을 공표할 수는 없다며 문을 걸어 잠가놓고 있었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일 뿐 결국 누군가는 입을 열 것이기에 차진훈의 악행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기사 뜨기 전에 얼른 수사 마무리하고 기소하자고.”


“네, 부장님.”


최영철과 한선영이 오랜만에 야근을 하게 생겼다며 싱글벙글거리는 얼굴로 조사실로 들어갔다.


**


3개월 후,


선진그룹 주주총회.


“김정환 신임 대표이사 선임 건은 찬성 61.23%로 통과되었습니다.”


박수 소리가 주총장을 가득 메웠다. 건호가 연단에서 취임 인사를 마치고 내려오는 김 실장에게 꽃다발을 내밀었다.


“저는 약속을 지켰습니다. 김 실장님.”


“어릴 때는 제게 형이라고 했습니다.”


“그랬습니까? 형님?”


김 실장이 환하게 웃으며 건호를 안아주었다.


“선진에서 차씨 성을 가진 인사를 뿌리째 뽑아내 주지.”


“역시, 약속 잘 지키는 형님이라니까?”


건호가 웃으며 김 실장의 등을 두드려 주곤 주총장을 나섰다. 주변에서 눈치를 보고 있던 하이에나들이 금세 김 실장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저들은 자신들의 목숨이 파리 목숨이라는 걸 알고 있을까?


피식 웃어버린 건호가 주총장 밖으로 나오니 예쁘게 옷을 차려입은 여인이 건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래 기다렸어?”


여인이 고개를 흔들었다.


“그럼 저녁이나 먹으러 갈까?”


“돼지갈비?”


“아버지께서는 초밥을 좋아하시던데?”


“야, 누가 네 애인인데? 나야? 그 양반이야?”


“물론 너지! 좋아, 오늘은 1차로 돼지갈비, 2차로 초밥! 콜?”


“콜!!”


건호의 팔에 팔짱을 낀 샤비트가 환하게 웃었다.


**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7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차원최강해결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후원금 감사 19.12.06 102 0 -
공지 제목변경공지 19.12.06 138 0 -
공지 1일 1연재입니다. 19.10.21 2,015 0 -
» +7 20.01.25 290 9 12쪽
129 심장 +1 20.01.24 221 9 11쪽
128 +1 20.01.23 215 10 11쪽
127 주동일 +3 20.01.22 272 10 12쪽
126 기억 +3 20.01.21 219 9 10쪽
125 토성 +2 20.01.20 236 10 11쪽
124 기습 +2 20.01.19 238 7 11쪽
123 녹둔도 +1 20.01.18 244 8 12쪽
122 둔전관 +1 20.01.17 276 7 11쪽
121 이몽서 +1 20.01.16 284 9 11쪽
120 이순신 +2 20.01.15 271 9 12쪽
119 불량검사 +2 20.01.14 286 13 12쪽
118 사촌언니? +2 20.01.13 295 8 12쪽
117 위기탈출 +1 20.01.12 303 14 9쪽
116 회귀 +1 20.01.11 307 12 11쪽
115 실패 +1 20.01.10 308 10 12쪽
114 결전전야 +2 20.01.09 318 13 10쪽
113 기습 +2 20.01.08 358 13 10쪽
112 다크웹 +1 20.01.07 337 15 10쪽
111 결의 +4 20.01.06 368 14 10쪽
110 결혼상대 +1 20.01.05 356 13 11쪽
109 도미노 +1 20.01.04 339 17 12쪽
108 낮추다. +1 20.01.03 348 15 11쪽
107 탐정 김춘만 +3 20.01.02 363 19 11쪽
106 진상 +3 20.01.01 359 17 12쪽
105 변종 신물 +3 19.12.31 384 17 11쪽
104 오철운 +1 19.12.30 445 15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