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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로 님의 서재입니다.

차원최강해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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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로
작품등록일 :
2019.10.21 19:05
최근연재일 :
2020.01.25 09:00
연재수 :
130 회
조회수 :
119,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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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10
글자수 :
656,571

작성
20.01.03 09:00
조회
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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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낮추다.

DUMMY

그날 오후, 김지현은 현금 5천만원이 든 가방을 든 채로 파인로즈 숙소로 돌아올 수 있었다. 상기된 얼굴이었지만 특별한 부상은 없는 듯 했다. 김지현은 그대로 매니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입원하게 되었다. 소속사의 공식적인 발표로는 [과로]였다.


“김지현씨?”


“네, 선생님.”


“아주 잘하셨습니다.”


“네?”


중년의 의사가 김지현을 격려하자 김지현이 어리둥절한 눈이 되어 몸을 일으켰다.


“며칠간 병원에서 푸욱 쉬시면서 몸과 마음을 다잡으세요.”


중년의 의사가 김지현의 손에 작은 메모를 들려주었다. 김지현이 빠르게 메모를 읽은 후 중년의 의사를 바라보자 의사가 김지현으로부터 메모를 돌려받았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김지현이 이제야 안도하는 얼굴이 되자 의사가 빙그레 웃어주었다.


“모든 병은 마음에서 오는 법이랍니다. 그러니 마음을 편안히 하시고 진료 잘 받으세요.”


“네”


김지현이 편안한 얼굴로 침대에 몸을 뉘였다.


중년의 의사가 나간 병실.


김지현이 잠든 침대 아래에 아주 작은 도청기가 붙어있었다.


**


선진그룹 부회장실.


“나다, 심부름센터를 하는 김춘만에 대해서 알아봐. 다른 건 모르고 대포폰 번호를 알고 있다. 그래.. 김지현이라는 여자도 잘 감시하고.. 알았다.”


전화를 끊은 차진훈이 비릿한 미소를 머금었다.


“하선우가 소개를 시켰단 말이지? 후후, 재미있게 되었군.”


차진훈이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더니 이내 통화버튼을 눌렀다.


“선우니? 형이다. 그래, 잘 지냈고? 오늘 저녁에 집으로 초대하고 싶은데 시간이 어떠니? 알았다. 그럼 7시에 형 집에서 보자꾸나.”


통화를 하는 내내 차진훈의 목소리는 밝고 상냥했지만 그 눈에는 한기가 가득하였다. 전화를 끊은 차진훈이 입꼬리를 슬쩍 올리며 눈매를 좁혔다. 먹이를 앞에 둔 독사의 눈이 그러할까? 차진훈의 잔인하고 낮은 웃음소리가 부회장실 안에 작게 울려 퍼졌다.


**


중식당 황화루.


“어서 오시게.”


세 노인이 샤비트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샤비트가 말없이 세 노인의 맞은편에 앉아 세 노인을 쓸어 보았다.


“우리를 보자고 했다고?”


“한수 장학회를 내놔라.”


“....방금 뭐라고 했는가?”


그나마 성질이 부드러운 성진만이 재차 물음을 던졌다.


“늙은이들은 이 판에서 빠지라고.”


“뭐라? 이런 고얀!!”


최민식이 버럭 호통을 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돈도 좀 내놓고! 주식도 좀 사 모으고!”


“이보게. 한성은 윗사람에게 그런 식으로 말을 하라고 가르치던가?”


“한성? 사람 취급을 해줘야 배우든 말든 할 건데 말이야. 혼자 커서 그런 건 모르니까 나한테 존대 받을 생각은 하지 말라고.”


“허허.. 허허허..”


김환웅이 어이가 없었는지 그저 웃기만 했다. 그러나 샤비트의 뒤를 따라 들어온 제갈민은 좌불안석이 되어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자신에게 그러는 것은 그런가 보다 했지만 설마 80이 넘은 노인들에게도 그런 짓거리를 할 줄은 몰랐다. 차라리 자신 혼자 올 걸 하는 뒤늦은 후회도 해보았다.


“어르신들 그런 게 아니라..”


제갈민이 진화를 해보려고 하였지만 샤비트가 말을 자르고 들어왔다.


“늙은이들! 너희들은 비겁해. 이리 재고, 저리 재고, 앞뒤 다 재보고 손끝이라도 다칠까 싶어 지금까지 하선우를 방치해 두었다가 이제야 생색을 내? 하선우를 앞세워서 선진을 집어 먹게?”


“이런 고얀!!”


성진만도 그 말은 참아줄 수 없었는지 노성을 터트렸다.


“아닌가? 아니면 변명이라도 해보지.”


“네가 도련님과 각별한 친분이 있다는 건 잘 알고 있다. 하여 너의 무례는 용서하겠다. 하지만 우리들의 도련님에 대한 마음을 폄훼하는 것은 참아 줄 수가 없구나. 그만 일어나지.”


성진만이 몸을 일으키며 두 노인에게 돌아갈 것을 재촉하였다. 성진만의 말에 최민식이 몸을 일으켰으나 김환웅은 요지부동! 그 자리를 지켰다.


“환웅이, 뭘 하고 있어? 그만 가자고!”


최민식이 김환웅의 옷을 잡아끌었지만 김환웅은 그저 샤비트만을 바라보고 있을 뿐 꼼짝도 하지 않으려 하였다.


“훗.. 그나마 양심이 있는 늙은이가 하나는 있군.”


“흐음.. 자네가 원하는 게 뭔가?”


두 노인이 당장이라도 룸을 나갈 기세였지만 김환웅은 고저 없는 목소리로 샤비트의 용건을 물었다.


“마음을 다해...”


말을 잠시 끊었던 샤비트가 눈으로는 김환웅을 노려보고 입으로 방긋 웃으며 말을 이었다.


“작업을 하도록 해.”


**


“허어, 고얀지고..”


샤비트는 떠났다. 중간에 식사가 나오자 정신없이 음식을 흡입하더니 밥값을 내고 가라며 먼저 가버렸다. 살면서 저런 개망나니를 만나본 적이 없었던지라 [오래 살고 볼 일]이라는 교훈을 가슴에 새길 수 있게 되었다.


“말버릇이 좋지 않은 아해지만 그 아이의 말은 한치도 틀린 게 없었네.”


“이봐, 환웅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우리가.. 진심을 다해 우리의 일처럼 아기씨의 복수를 생각해보았나?”


“그럼? 우리가 방치를 했단 말인가?”


“민식이, 자네가 그 개잡종놈을 아기씨께 소개 시키지만 않았어도 이런 비극은 일어나지도 않았네.”


“지금... 내 잘못이라고 말을 하는 거야? 내가 알고 그랬어? 알고 그랬냐고?”


“몰랐지. 그게 죄라는 것일세. 아기씨에게 소개 시킬 놈이 어떤 놈인지도 알아보지 않은 민식이 자네의 죄! 아기씨가 홀로 힘들어하고 있었음에도 그걸 모르고 방치한 내 죄! 아기씨의 사고를 막지 못한 진만이 자네의 죄! 사실 우리는 모두 죄인들일세.


오랫동안 힘들었네. 그래서 애써 생각하지 않으려 했어. 그런데 그 아이가 가슴 깊숙이 감춰두었던 나의 죄책감을 까발겨 놓았네. 허어.. 죽어서 대형을 어찌 뵐지...”


김환웅의 긴 탄식에 최민식도, 성진만도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 버릇 없는 아이를 도와야 할 것 같네.”


“... 그 아이는 한성을 집어먹겠다고 하고 있어. 우리가 잘못 나서면..”


“허허허, 이보게 진만이. 그것 보게. 그 아이는 도련님의 복수를 위해 자신의 집안을 거덜낼 생각을 하고 있는데 정작 우리는 우리 손, 발에 튈 불똥을 걱정하고 있어. 이거, 이거 부끄러워서 얼굴을 들지 못하겠구먼.”


김환웅이 자리를 털고 일어나자 최민식이 김환웅을 잡아 세웠다.


“기다려. 날 이렇게 쪽팔린 상태로 두고 혼자 갈 생각인가?”


“그럼 어찌하나? 다들 몸을 사리니..”


“내가 하지. 막말로 자네들은 그럴듯한 껍데기만 있을 뿐 가진 것이라고는 손에 쥘 수도 없는 주식 나부랭이뿐 아닌가? 그러니 현찰을 쥐고 있는 내가 하겠다는 말일세.”


“나도.. 일조를 하지.”


지금껏 침묵하고 있던 성진만도 입을 열었다. 그러자 김환웅이 다시 자리에 앉으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럼.. 그 아이.. 아니, 그 아이와 같이 온 점잖은 아이를 불러보도록 하지.”


아무리 옳은 소리를 한다 한들 반말 짓거리를 찍찍해대는 샤비트보다는 점잖은 제갈민이 대화상대로 훨씬 나은 모양이었다.


**


차진훈의 집.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형수님.”


정장을 멋지게 차려입은 건호가 한 손에 꽃다발을, 다른 한 손에 선물 꾸러미를 들고 집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어머, 오랜만이에요. 선우씨.”


차진훈의 아내 김선미가 건호를 반겨주었다. 그러나 그녀의 선우에 대한 호칭은 도련님 또는 삼촌이 아닌 선우씨였다. 시동생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처럼 들렸다. 그럼에도 건호는 속없는 놈처럼 활짝 웃으며 김선미에게 꽃다발을 내밀었다.


“블루 로즈를 좋아하신다고 하여...”


완전한 블루가 아니었지만 김선미는 푸른 장미 한 다발을 받아 들며 환하게 웃었다.


“선우씨도 참! 그냥 오셔도 되는데.. 우리 예린이가 선우씨 광팬이잖아요. 오시는 것만으로도 좋아할 거예요.”


김선미의 오늘 포지션은 연예인 하선우를 집으로 초대한 부자집 사모님인 것이 명백해졌다.


“이건 최근에 이탈리아에서 직수입한 것이라는데.. 취향에 맞으실지 잘 모르겠습니다.”


작은 핸드백이 600만원이나 했다. 손이 벌벌 떨렸지만 오늘 차진훈과의 대면을 무사히 넘기기 위한 소품으로 제격인 놈이었기에 12개월 할부로 구입한 신상 명품이었다. 건호는 속으로 김지현에게 수고비를 톡톡히 받아내고야 말겠다는 다짐을 하며 김선미에게 선물을 건넸다.


“어머, 그렇지 않아도 하나 살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어머 좋아라.”


김선미가 건호를 식당으로 안내하였다. 차진훈이 먼저 자리를 잡고 있다가 건호가 인사를 하자 자리를 권했다.


“거기 앉아라.”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부회장님.”


“녀석, 사석인데 형이라고 해.”


“네, 형님.”


건호가 허리를 펴고 앉자 가사 도우미들이 음식을 내왔다.


“예린이는 어디 갔습니까?”


“학원요. 아직 끝날 시간이 안되서..”


“아, 그렇군요. 예린이를 위해서 사인 몇 개 받아왔는데 나중에 전해주시겠습니까?”


“어머, 친절도 하셔라. 나중에 전해줄게요.”


“감사합니다. 형수님.”


건호가 깍듯하게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자 김선미도 그런 건호의 태도가 마음에 들었는지 밝게 웃었다.


“어서 먹자. 술은 좀 하니?”


“몇 잔 못 마십니다. 부회.. 아니, 형님.”


“허허, 녀석!”


차진훈이 웃으며 건호에게 술을 따라 주었다. 건호가 두 손을 공손히 모아 술을 받더니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술병을 받아들고 차진훈에게도 술을 따라 주었다.


“마시자.”


가볍게 잔이 부딪쳤고 건호가 몸을 틀어 술을 마셨다. 차진훈이 그런 건호의 모습을 바라보며 비릿하게 웃었다.


‘그럼 그렇지. 저런 놈이...’


식사가 시작되었다. 음식은 참 맛있었으나 건호는 조심을 하느라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했다.


“입맛에 맞지 않는 모양이구나.”


“아닙니다, 단지 조심스러워서...”


“허허, 편하게 하래도..”


“네, 부회.. 아니 형님.”


“아버지는 자주 뵙니?”


“아뇨. 부르시지 않으면 찾아뵙지 않습니다.”


“자주 찾아뵙거라.”


“아무래도 사람들 이목도 있고, 제가 찾아뵈면 누가 될가봐...”


“흐음.. 뭐, 그럴 수도 있겠군. 하는 일은 어떠니?”


“예능 하고 드라마를 끝내고 쉬고 있습니다.”


“예능? 아.. 그거.. 나도 잠깐 봤는데 대단하더구나. 너는 배우가 아니라 검사를 했어야 했던 모양이야.”


“하하.. 아닙니다. 제가 그런 재주가 있겠습니까? 그저 우연히 알게 된 탐정 한 명이 있어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탐정?”


“네.. 김춘만씨라고.. 유명하지는 않는데 일을 잘한다고 하더라구요.”


“오호.. 그래? 이 형한테도 소개 좀 시켜줘.”


“부회장님께서야 워낙 반듯하셔서 그런 사람.... 아, 죄송합니다.”


“녀석.. 이 형도 가끔 어려운 일이 있어.”


“필요하시면 연락처를 남기고 가겠습니다.”


차진훈이 빤히 건호를 바라보았다. 건호가 차진훈의 시선을 받자 슬며시 시선을 피하며 안절부절못하자 옅은 미소를 지었다.


‘저놈은 아니야. 그럼 그놈을 잡아봐야겠군.’


“그래, 이 형한테도 그 사람 좀 소개 시켜 주렴.”


“네, 부회장님.”


건호가 허리를 살짝 숙이며 대답을 하였다.


‘대충 의심은 풀린 듯 싶으니 이제 김춘만으로만 잘하면 되겠군.’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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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99 물물방울
    작성일
    20.01.21 10:02
    No. 1

    재미있게 읽었어요. 건필하시어요. 연기력이 대단합니다. 일인 3역인가요? 하선우, 박건호, 김춘만?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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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회귀 +1 20.01.11 307 12 11쪽
115 실패 +1 20.01.10 309 10 12쪽
114 결전전야 +2 20.01.09 319 13 10쪽
113 기습 +2 20.01.08 359 13 10쪽
112 다크웹 +1 20.01.07 337 15 10쪽
111 결의 +4 20.01.06 368 14 10쪽
110 결혼상대 +1 20.01.05 356 13 11쪽
109 도미노 +1 20.01.04 339 17 12쪽
» 낮추다. +1 20.01.03 349 15 11쪽
107 탐정 김춘만 +3 20.01.02 363 19 11쪽
106 진상 +3 20.01.01 359 17 12쪽
105 변종 신물 +3 19.12.31 384 17 11쪽
104 오철운 +1 19.12.30 445 1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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