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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로 님의 서재입니다.

차원최강해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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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로
작품등록일 :
2019.10.21 19:05
최근연재일 :
2020.01.25 09:00
연재수 :
130 회
조회수 :
119,678
추천수 :
4,510
글자수 :
656,571

작성
20.01.11 06:00
조회
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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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글자
11쪽

회귀

DUMMY

“샤비트, 너는 그만 마계로 돌아가도록 해.”


“나는 아직 네 곁에서 해야 할 일이 있다.”


“너의 죄는 이미 다 탕감되었을 것이야. 만약에 그렇지 않다면 내가 란드브룬님과 담판을 짓겠어.”


“그것과는 무관하다. 그저 너의 곁에서 너의 일을 돕고 싶을 뿐이다.”


샤비트는 이번 일이 이렇게 틀어진 것이 자신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건호가 청보리밭에 고정되어 있던 시선을 돌려 샤비트를 바라보았다.


“고맙다. 하지만 이번 일은 네 책임이 아니야. 그저...”


이 실패는 누구의 책임일까? 차진훈이라는 존재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한 자신의 잘못일까? 건호를 위한답시고 차진훈을 자극한 샤비트의 잘못일까? 범을 무서워할 줄 모른 하룻강아지 세 노인들의 잘못일까?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다. 그들도, 샤비트도, 자신도 실패한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는 어찌할 수 없는 차원의 균형이라는 말도 안되는 벽에 가로막혔을 뿐이었다.


“과거로 갈 수 있다면 나는 그녀가 있는 과거로 갈 거야. 그리고 다시 그녀를 만나 그녀와 함께하지 못한 삶을 살고 싶어.”


“하선우는? 복수는?”


건호가 고개를 흔들었다.


“그것은 본래 나의 삶이 아니었어. 그는 마약 과복용으로 죽었어야 할 운명이었어. 그랬다면 지만이 허무하게 죽을 일은 없었겠지. 생각해보면 내가 차진훈, 차성훈의 삶에 끼어들며 운명이 바뀐 것인지도 몰라. 그러니.. 나는 그를 피할 거야.”


“어리석다. 건호! 그것이 너의 뜻대로 될 것 같으냐? 어찌 되었든 너와 그들은 이미 하나의 숙명으로 엮였다. 그 끈은 쉽게 끊어지지 않아.”


“아니, 내 삶에 차진훈은 없었어. 그러니 조용히 강건호로 살아간다면 그와 엮일 일은 없을 거야.”


건호의 단호한 대답에 샤비트가 안타까운 얼굴이 되었다. 건호는 단순한 영혼! 보이지 않은 인연의 끈을 볼 수 없는 자였다. 그러나 샤비트는 달랐다. 샤비트의 눈에는 건호와 차진훈간에 연결된 아주 굵고 흉측한 사슬의 끈이 보였다.


“강건호! 나는 너의 친구다. 내가 널 돕는다면...”


건호가 고개를 저었다.


“너도 나도 이미 실패한 거야. 그는 우리의 능력을 뛰어 넘는 힘을 가지고 있어. 그리고 차원의 균형이라는 강력한 보호막도 가지고 있지. 어느 모로 보나 우리는 그에게 필패할 운명이야. 그러니 너도 이쯤에서 포기해.”


건호의 말을 듣고 있는 샤비트는 속이 답답해 옴이 느껴졌다. 샤비트가 다시 입을 열고자 할 때 사라졌던 샬룬이 돌아왔다.


“허락이 떨어졌네. 란드브룸님께서 지구 차원신을 설득하여 자네의 회귀에 대해 승낙을 받으셨네. 그리고... 바이젠님께서 전에 하신 제안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전해달라 하더군.”


바이젠의 제안! 엘프로 살다가 자신의 하급신이 되어 달라는 그 제안이 여전히 유효하단다. 아마 살룬이 바이젠을 찾아가 건호의 어려운 상황을 설명한 모양이었다. 건호에게는 최상의 조건이었다. 그러나 건호의 고개는 가로저어졌다. 건호가 뭐라 말을 꺼내려고 할 때 살룬이 씨익 웃더니 손짓을 했다.


“아니.. 잠까안...”


건호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그러자 샤비트가 살룬의 멱살을 움켜쥐었다.


“뭐하는 짓이지?”


“무슨 말인가?”


“무슨 짓을 꾸미는 것이냐고!!”


“허허허.. 너의 눈은 속일 수 없는 모양이구나.”


살룬이 웃으며 샤비트를 바라보았다.


**


과거로 회귀를 한다는 것은 로또 따위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엄청난 기회다. 미래의 기억을 가지고 과거로 돌아가 살 수 있다면 금방 부자가 될 것이고, 무엇이든 뜻하는 바를 이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온전히 미래의 기억을 가지고 돌아간다면 말이다.


**


해리성 기억상실이라는 말을 들어봤나?


학습에 의해 얻어진 기억은 유지되면서도 자신과 관련된 일상의 기억은 모두 소실되어 버리는 아주 빌어먹을 기억상실 증후군이다.


“아놔! 빌어먹을!”


드라마 감독의 전화를 받고 방송국으로 향하고 있는 건호가 뒷머리를 긁적였다. 분명 자신이 회귀했다는 사실까지는 기억할 수 있었다. 그런데 바로 지금 이 순간부터 자신이 하선우의 몸으로 기어들어 갔었던 때까지 12년간의 기억이 통째로 날아가 버렸다. 그 이후의 기억도 온전한 것은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면 란드브룸이라는 전직 차원신의 뒤치다꺼리를 했던 기억은 선명한데 왜 그런 일을 자신이 하게 되었는지, 자신이 왜 하선우라는 배우의 몸에 들어간 것인지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었다.


오직 머릿속에 각인된 사실 하나.


[차진훈은 절대악으로서 절대선이 각성할 때까지 보호되는 존재]라는 것뿐!


마치.. 꿈을 꾼 것 같았다. 잠시 꿈을 꾼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지금껏 자신에게 없었던 지식들이 튀어나오면서 그 가설을 부인해주었다. 복잡한 생각에 머리를 움켜쥐고 있을 때, 익숙한 벨소리가 들려왔다.


띠리리링 띠리리링


“여보세요?”


[건호야? 나..]


“어.. 예진아.”


[바빠?]


“피디님께서 보자고 해서 방송국 가고 있는데.. 왜?”


[나랑 잠깐.. 아니.. 아니야. 일 잘 보고 저녁에 봐.]


“어, 그래. 일 끝나고...”


전화를 끊으려고 했던 건호의 가슴이 울렁거렸다. 가슴속 어딘가에 숨어 있는 누군가가 지금 이 전화를 끊으면 안된다고 외치는 것 같았다. 잠시 말을 끝내지 못하던 건호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버스 차창에 비춰지는 풍경이 익숙했다.


“아냐. 그렇게 중요한 일은 아니니까 지금 보자. 할 얘기도 있고..”


건호가 버스 하차 벨을 누르곤 뒷문 앞에 섰다. 버스에서 내리자 갑자기 마음이 급해졌다. 왠지 1초라도 빨리 그녀에게 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가슴이 그렇게 시키고 있었다. 몸이 이끄는 대로 달리기 시작했다. 예진이가 일하고 있는 카페까지 두 정거장 남짓. 달린다면 이십 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주변 풍경이 빠르게 바뀌었다. 몸이 가벼웠다. 하늘을 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지만 그것은 건호가 느끼는 기분일 뿐이었다. 7월의 햇볕이 건호의 등을 땀으로 축축이 적셔주었다.


띠리링.. 띠리리링.


“헉헉.. 여보세요?”


[나 끝났는데 집으로 갈...]


“아니, 거기 있어. 헉헉.. 어디 가지 말고 거기에 있어. 금방 가. 헉헉.. 금방이니까 어디 가지 말고.. 헉헉.. 알았지?”


[어, 응. 그런데 괜찮아? 목소리가 이상해.]


“괜찮아. 헉헉.. 그냥 달리고 싶어서.. 뛰어가고 있어 그러니까.. 그냥 딱 거기에.. 헉헉.. 알았지?”


[알았어. 더우니까 뛰지 말고 천천히 와.]


“알았어.”


전화를 끊은 건호의 발길이 더 빨라졌다. 이 횡단 보도를 건너 건물 세 개를 지나면 예진이 일을 하고 있는 카페다. 신호가 바뀌었다. 파란 신호등이 어서 예진에게 달려가라고 응원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카페가 보인다. 한 남자가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건호가 다리에 힘을 주어 더욱 속력을 냈다.


건호가 카페 문을 열었을 때..


“까악..”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칼을 든 남자가 한 여자의 목에 칼을 겨누고 있었다. 건호가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그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피식..


남자가 웃었다. 카페 안에 있던 모든 이들이 기겁한 얼굴되어 주춤주춤 그 남자에게서 멀어졌다. 오직 한 여자만이 그의 손에 잡혀 있었다.


“자..잠깐만..”


“오랜만이지?”


그의 말 한마디! 그 말 한마디에 건호의 머리가 크게 울렸다. 익숙한.. 너무나 익숙한.. 절대 잊을 수 없는 목소리!


그의 칼이 그녀의 목을 찔러 들어가려 할 때 건호의 팔이 먼저 움직여졌다.


푸욱..


그의 무지막지한 칼이 그녀의 목을 찌르려고 할 때 그 사이로 팔 하나가 쑤욱 들어왔다.


“으윽...”


건호가 낮은 비명성을 터트리면서도 예진을 감싸며 그를 떨쳐내는 것을 잊지 않았다. 건호에게 떠밀린 남자가 바닥을 뒹굴었다. 남자가 급히 도망을 치려 했다.


“기다려!!”


그러나 건호가 그것을 그냥 두지 않았다. 오른팔에서 피가 흘러넘쳤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유는 알 수 없다. 오직 지금 그를 잡지 못하면 두고두고 후회할 일이 생긴다는 느낌을 받고 있을 뿐이었다.


건호가 달려들어 그 남자의 다리를 잡고 뒹굴었다. 그때 출입문 가까이에 있던 남자 하나가 합세하여 건호와 함께 나뒹군 남자를 제압했다.


“당신을 살인미수 혐의로 긴급체포합니다.”


남자의 입에서 들려오는 말에 건호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


**


눈이 따끔거렸다. 이대로 좀더 잠을 자고 싶었지만 그래선 안될 것 같아 눈을 깜빡여 보았다. 눈을 뜨는게 쉽지 않았지만 억지로 눈을 떴다. 뿌연 안개가 걷히고 익숙한 얼굴이 모습을 보였다.


“건호야! 괜찮아?”


“...예진아..”


눈이 왈칵 쏟아졌다. 이유는 모르겠다. 어제도 보았고, 그제도 보았고 오늘 낮에도 잠시 보았던.. 매일 보는 얼굴이었는데 오늘따라 더 그리운 얼굴이었다.


건호가 예진을 힘주어 안았다. 예진도 건호를 거부하지 않고 건호의 등을 쓰다듬어 주었다. 두 사람이 한동안 그렇게 서로의 체온을 느끼고 있을 때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한 남자의 헛기침 소리가 들려왔다.


“커음..”


예진이 얼굴을 붉히며 건호에게서 떨어지려고 하였지만 건호가 팔에 힘을 주어 예진을 더욱 세게 끌어안으려 하였다. 그러나..


“아아...”


붕대가 감긴 건호의 오른팔이 건호의 뜻을 거부했다. 예진이 웃으며 건호의 품에서 빠져나왔다.


“괜찮아?”


“아니.. 내 오른팔 녀석이 반란을 일으켰어. 그래서 널 더 힘주어 안을 수가 없네?”


건호의 크림파스타 같은 느끼한 말에 예진이 눈을 흘기면서도 그 고소함에 만족하였는지 입가의 미소를 지우지 않았다.


“크음...”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가 재차 헛기침을 하자 예진이 건호에게 그 남자를 소개시켰다.


“최영철 검사님이셔. 카페에서 우릴 구해주신..”


“안녕하세요.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예진을 구한 것은 건호였다. 그러나 예진은 에둘러 최영철이 자신들을 구해준 것으로 포장하였다. 낯익은 얼굴이라는 느낌이 들었지만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최영철입니다.”


“강건호입니다.”


“카페에서는 아주 훌륭했습니다. 덕분에 연쇄살인마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아아... 그 사람이?”


“네, 부녀자 셋을 죽인 연쇄살인마인데 건호씨 덕분에 잡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랬군요. 다행입니다.”


건호가 무덤덤하게 대답을 하자 최영철이 익살스러운 얼굴이 되었다.


“좋은 소식과 그렇지 않은 소식을 전해야 할 것 같은데 어떤 소식부터 듣겠습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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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99 물물방울
    작성일
    20.01.23 07:04
    No. 1

    그렇게 뜬금없이 회귀를 하네요. 그렇게해서 회귀를 해도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러려니하고 읽어야지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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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도미노 +1 20.01.04 339 17 12쪽
108 낮추다. +1 20.01.03 349 15 11쪽
107 탐정 김춘만 +3 20.01.02 363 19 11쪽
106 진상 +3 20.01.01 359 17 12쪽
105 변종 신물 +3 19.12.31 384 17 11쪽
104 오철운 +1 19.12.30 445 1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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