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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로 님의 서재입니다.

차원최강해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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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로
작품등록일 :
2019.10.21 19:05
최근연재일 :
2020.01.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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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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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6,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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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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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기습

DUMMY

여진족 부락.


“호추(추장), 조선인들이 입도를 마쳤다고 합니다.”


“호위하는 병사들의 수는?”


“30명 남짓으로 수장 이몽서가 지휘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럴 줄 알았지. 조선의 북병사는 절대 권력을 나눠주는 이가 아니다. 결국 부족한 병력을 다시 나눈 셈이니 겨우 30명 밖에 차출할 수 없었던 게지.”


“어떻게 조치할까요?”


“슬슬 움직여야 할 때다, 용사들에게 전투를 준비하라 명하거라.”


부하 장수가 천막을 나가자 마니응개가 빙그레 웃었다.


“어리석은 조선놈들!”


**


삼일째, 추수 작업이 계속되었다. 인부들은 지친 기색이 되었지만 그만큼 녹둔도를 빠져나갈 시간도 가까워지고 있었다.


“장군!”


“무슨 일인가?”


오형이 막사를 찾아왔다.


“만호께서 보내신 서신입니다.”


건호가 오형이 내민 서신을 읽어보더니 아미를 찌푸렸다.


“병사들에게 불침번을 강화하라고 전하게.”


“무슨 소식입니까?”


“여진 부락에서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되었다고 하는군.”


오형이 긴장한 얼굴이 되자 건호가 빙그레 웃으며 오형을 다독였다.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되네. 자네들과 병사들이 익힌 무공은 결코 약하지 않으니 스스로를 믿어보게.”


“예, 장군!”


오형의 얼굴에서 불안감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자신감이 피어올랐다.


“자네와 임경번이 주야로 교대하며 병사들을 관리하도록! 지원군은 없네. 오직 우리의 힘으로 오랑캐들을 막아야 한다는 걸 명심하고 일이 생기면 즉시 나를 부르도록!”


“명심하겠습니다. 장군.”


오형이 막사 밖으로 나가자 건호가 아미를 좁히며 작은 숨을 내쉬었다.


“후우.. 병사들에게는 그리 다독였지만 여진의 수가 많으면 좀 불안할 수도 있겠어..”


**


늦은 밤.


“호추(추장), 물이 빠지는 대로 입도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가죽 갑옷을 차려입은 부하가 여진족의 추장 마니응개에게 상황을 보고하였다.


“입도 후에는 즉시 매복을 실시한다. 해가 뜨기 전 우리는 능선을 넘어 조선군이 마련한 참루에 숨어든다.”


“헌데, 호추! 조선군이 참루에 있으면 저희의 이동이 발각될 것입니다.”


“그럴리 없다. 조선군은 그 수가 많지 않으니 인부들을 지키기 위해 참루(참호) 밖에 진을 쳤을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이를 이용하여 잠입한다. 알겠느냐?”


“명심하겠습니다. 호추.”


“병사들에게 소란을 피워 매복이 들키지 않도록 주의하라 이르거라.”


“옙, 호추!”


부하가 천막을 나가자 마나응개가 비릿한 미소를 머금었다. 이 겨울을 나기 위해 여진족에게도 식량이 필요했다. 그러나 여진족의 영토는 식량 생산이 여의치 않은 땅! 게다가 여진은 기본적으로 목축을 주업으로 하는 민족이다 보니 조선인들처럼 농사를 잘 짓지도 못했다. 결국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약탈을 할 수 밖에 없는 처지!


“조선인들을 잡아 노예상에게 팔면 올 겨울을 보낼 식량 정도는 얻을 수 있겠지.”


마니응개의 꿈은 그저 한 마을을 다스리는데 국한되어 있지 않았다. 국경을 넘어 조선의 땅을 점령하고 좀 더 좋은 환경 속에서 부족민들이 살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러나 자신이 모셨던 니탕개의 난이 실패하는 과정에서 보았듯 조선의 군사들은 그리 만만하지 않았다.


동수의 병력이라면 필패! 2배수라면 많은 피해를 남기고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마니응개는 그런 승리를 바라지 않았다. 하여 적어도 세배 이상의 병력으로 공격을 해야 만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진에게는 아직 그러한 힘이 축적되지 않았으니 조선의 분열과 나태를 기다리며 기회만을 엿보고 있었다.


“병부사 이일은 움직이지 않을 것이야. 후후”


**


“적이다!!”


병사들이 크게 외쳤다. 잠시 잠이 들었던 건호가 몸을 벌떡 일으키며 검을 손에 쥐었다.


“젠장, 이틀만 더 버티면 무사히 돌아갈 수 있었을 텐데..”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이 살아 있었다면 이순신은 그 지위고하와 무관하게 역사에 등장할 만큼 역할을 하였을 것이다. 역사 속에 이순신이 기록되지 않았다면 이는 틀림없이 임진년 이전에 이순신이 죽었다는 의미였다.


건호가 이몽서의 몸에 들어온 이후, 이순신이 목숨을 위협받을 만한 원인들을 살펴보았다. 여진이 불안했지만 만호인 이순신이 전투 중에 죽을 확률은 거의 없다. 그럼 위험은 오히려 니탕개의 난 때 더 높았다. 그러나 이순은 불멸의 화신처럼 불구덩에서도 살아난 맹장이었다.


그렇다면 이순신을 죽일 수 있는 변수는 무엇일까?


문득, 임진왜란 당시 바다에서 이순신을 제거하기 위해 일본군이 한 짓이 생각났다.


모함! 그리고.. 참수!


임진년에는 전쟁 중이었으므로 이순신의 가치를 잘 알고 있는 조정 신료들로서는 어쩔 수 없이 이순신을 살려두어야 했지만 지금은 그때와 사정이 다르다. 그의 강직한 성품 때문에 북병사 이일을 비롯한 군부 인사들에게 찍혀 있는 이순신은 살얼음판을 걷는 신세였다. 타이밍도 좋게 건호가 이몽서에 몸에 들어온 그 때, 이순신이 둔전관을 겸직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그 시점에 이순신을 위태롭게 할 많은 변수중 하나가 고정불변의 상수가 되어버린 것이다. 바로..


여진, 녹둔도.. 그리고 200명에 이르는 백성!


세 키워드를 조합하면 녹둔도에 입도한 백성들이 여진에게 기습을 당해 노예로 끌려가고 둔전관 이순신은 그 책임을 지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다는 시나리오가 성립되었다. 하여 건호가 직접 이 녹둔도에 들어왔다. 그리고 입도를 하기 전, 이순신에게 한가지 계책을 마련해 주었다.


“나만 잘하면 돼! 그러면 역사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게 될 거야. 나는 예진이와 ‘오갱끼 데스까’를 하고 싶지 않아!”


**


이른 새벽, 500의 여진이 기세 좋게 기습을 감행하였다. 번을 서고 있던 병사들에 의해 기습이 발각되면서 오형과 임경번이 여진의 장수들과 대치를 하고 있었다. 일정 거리를 두고 서로 뭐라 떠들고 있었고 일꾼들은 병사 몇의 인솔을 받으면 후방으로 도망쳤다.


“어디로 가느냐?”


“오형 나리가 출도를 명했습니다요. 장군.”


“출도라...”


건호가 오형 등과 대치하고 있는 여진족들과 강가로 향하는 길을 번갈아 바라보다가 명을 바꾸었다.


“토성으로 올라가라. 너희들은 내려오지 말고 참루에 자리를 잡고 백성들을 지켜야 한다.”


“장군, 하지만.. 지금이라도 출도를 한다면..”


“적들의 모습을 잘 살펴보거라.”


건호가 손가락으로 여진족을 가리켰다. 병사들과 앞선 백성들 몇몇이 뒤를 돌아 손에 창, 칼을 들고 있는 여진족의 무리들을 바라보았다.


“기습을 하였음에도 너희가 도망을 치는 모습을 그냥 지켜보고 있다.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겠느냐?”


병사들중 나이가 좀 있어 보이는 병사가 건호의 말뜻을 이해하였는지 감탄성을 내질렀다.


“진짜 매복은 강가에 있는 것입니까요?”


“맞다. 이대로 강가로 간다면 적의 뜻대로 해 주는 꼴이 된다.”


“다들, 토성으로 올라가자고!”


“형님, 그게 무슨 말이요?”


“설명은 올라 감서 할 것이니 어서.. 어서 가자니까?”


병사 하나가 나머지 일행들을 이끌고 능선 위로 오르자 이를 바라보고 있던 여진족들이 다급히 칼과 창을 겨누기 시작했다.


“내 예측이 아주 정확했던 모양이군.”


건호가 칼을 뽑아 들었다.


**


“전군! 천천히 뒤로 무르며 토성으로 오른다.”


건호와 군사들이 여진의 공격을 막아가며 천천히 뒤로 물러났다. 불과 30여 명도 되지 않는 이들을 상대로 번번이 공격이 실패하자 여진의 장수들의 얼굴에 애가 끓고 있었다.


“최대한 체력을 보존하라. 부상에 대비하라.”


건호가 전수한 수호공은 수비적인 측면에서 최고의 효율을 자랑했다. 2인1조로 적들을 맞아하다보니 체력소비도 그리 많지 않았다. 반면 적들은 무려 500명이나 되는 수로 공격을 해왔지만 조선군이 폭이 좁은 퇴로를 이용하며 진을 구성하자 효율적으로 공격을 하지 못하고 손을 놓고 있는 이들이 대다수였다.


“적의 목을 베란 말이다. 적들의 수는 겨우 30명 남짓이다. 힘으로 찍어 눌러라!”


능선을 오르게 되면서 길이 더 좁아졌다. 여진족들이 조선군을 애워쌓기 위해 길이 없는 비탈길로 오르려고 하였지만 경사가 심한 비탈길 아래에서 조선군 군사를 공격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퇴각 속도가 더 빨라졌다. 그 사이 소식이 전해졌는지 강가에서 매복을 하고 있던 나머지 여진족 500이 공격에 합류하였다. 그러나 그들 역시 후방에서 전투를 지켜보는 구경꾼들로 전락하고 말았다.


“장군, 정말 대단합니다.”


오형이 신이 났는지 얼굴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화살 공격에 대비하라.”


“여진 병사들이 저희와 밀착해 있어 화살 공격을 하진 않을 것입니다요.”


임경번이 당연하다는 듯 말을 하였지만 이렇게 공격이 막히는 상황이 계속되면 어떤 미친 짓을 할지 알 수가 없으니 미연에 대비를 하는 것이 옳았다.


“전군, 적들의 기습적인 화살 공격에 대비하라.”


건호가 다시 소리를 치자 병사들이 조악하게 만든 나무 방패를 가슴 켠까지 끌어 올랐다.


“적의 장수중 어떤 미친놈이 있을지 모르니 미리 준비를 해두는 것이 좋네.”


“알겠습니다요. 장군.”


임경번이 자신과 의견이 다른 건호의 명령에 토를 달지 않고 다시금 큰소리로 병사들에게 명령하였다.


“전군, 방패를 끌어 올려 적의 화살 공격에 대비하라.”


토성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토성 안으로만 들어갈 수 있다면 1천명이 아니라 2천명이 공격을 해와도 막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때, 노을이 진 하늘을 수 놓은 화살들이 쏟아져 내렸다.


“화살이다. 전군 방패를 머리 위로!!”


화살이 방패를 고슴도치로 만들었다. 일부는 조선군의 갑옷에 꽂히기도 하였다. 그러나 건호가 만든 배갑을 입고 있던 조선군에게 아무런 피해를 주지 못했다. 반면 조선군과 대치하고 잇던 전방의 여진 병사들을 아군이 쏘아댄 화실에 대항하지 못하고 고슴도치가 되었다.


“빠르게 퇴각한다.”


뒤에서 화살을 날린 여진족들 덕분에 전방에서 달려들던 여진족 병사들이 쓰러지자 여유가 생긴 조선 병사들이 빠르게 퇴각을 시작했다.


**


“만호 나리, 여진의 병사들이 녹둔도를 기습하였다는 전갈입니다.”


업무를 보고 있던 이순신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검을 쥐어 들었다.


“방수에 필요한 최소 인원을 제외한 모든 병사들을 집결시켜라.”


“녹둔도로 가시는 것입니까요?”


“강을 넘어 여진의 부락을 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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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습 +2 20.01.19 239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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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둔전관 +1 20.01.17 276 7 11쪽
121 이몽서 +1 20.01.16 284 9 11쪽
120 이순신 +2 20.01.15 271 9 12쪽
119 불량검사 +2 20.01.14 286 13 12쪽
118 사촌언니? +2 20.01.13 295 8 12쪽
117 위기탈출 +1 20.01.12 304 14 9쪽
116 회귀 +1 20.01.11 307 12 11쪽
115 실패 +1 20.01.10 309 10 12쪽
114 결전전야 +2 20.01.09 319 13 10쪽
113 기습 +2 20.01.08 359 13 10쪽
112 다크웹 +1 20.01.07 337 15 10쪽
111 결의 +4 20.01.06 368 14 10쪽
110 결혼상대 +1 20.01.05 356 13 11쪽
109 도미노 +1 20.01.04 339 17 12쪽
108 낮추다. +1 20.01.03 348 15 11쪽
107 탐정 김춘만 +3 20.01.02 363 19 11쪽
106 진상 +3 20.01.01 359 17 12쪽
105 변종 신물 +3 19.12.31 384 17 11쪽
104 오철운 +1 19.12.30 445 1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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