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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로 님의 서재입니다.

차원최강해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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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로
작품등록일 :
2019.10.21 19:05
최근연재일 :
2020.01.25 09:00
연재수 :
130 회
조회수 :
119,677
추천수 :
4,510
글자수 :
656,571

작성
20.01.23 09:00
조회
215
추천
10
글자
11쪽

DUMMY

“굳이 M컴퍼니에서 있었던 일까지 말할 필요는 없었어.”


“제가 잘못한 걸까요? 실장님?”


“훗.. 아니! 잘했어. 언제고 알려질 일이고 그때 알았다면 틀림없이 실망했을 거야.”


이상규가 건호에게 슬그머니 말을 놓았다. 나이 차이도 상당하거니와 이제 자신이 관리해야 할 회사 소속 연예인이니 관계가 더 편해져야 했다.


“형이라고 해도 돼.”


“네?”


“형이라고 부르라고!”


“나이 차이가...”


건호가 웃으며 이상규의 나이를 집어내자 이상규가 인상을 썼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도 못 들어봤냐? 형이야. 형님도 아니고 형! 상규형! 자, 따라 해봐! 상규형!!”


“네, 상규형!”


“좋았어. 앞으로 당분간 네 매니저는 내가 한다.”


“....네?”


호칭이야 어찌 되었든 상관 없었지만 JS엔터 총괄실장이 직접 매니저를 한다는 것은 매우 파격적이었다.


“당분간이야. 너 데리고 다니면서 인사시킬 곳이 많아서 어차피 내가 직접 움직여야해. 대본은 다 봤지?”


“네, 너무 재밌던데요?”


“그렇지? 내가 볼 때 이건 대박이야. 대본도 좋지만 스토리도 끝내주잖아. 잘해라. 틀림 없이 한방에 뜰 수 있다.”


“네, 형.”


“좋아.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술이다!”


이상규가 씨익 웃으며 건호를 끌고 JS엔터 사옥을 나섰다.


**


명동의 한 선술집.


“이거 이거, 내가 이럴 줄 알았지!”


술집 문을 열고 들어간 이상규가 아는 사람을 만났는지 큰소리를 쳤다.


“형이 여기 웬일이야?”


“오빠? 오랜만!”


안에서 남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늘은 왜 둘이야?”


“상욱 오빠는 촬영이 있다고 좀 있다 온대요.”


“오선민, 너는 시집가서 애까지 있는 애가 여기서 낮술을 퍼도 되냐?”


“어머? 이 오빠 봐! 지금 성차별하는 거예요?”


“성차별은 무슨! 네 남편이 불쌍해서 그러지.”


“호호호, 돈 벌어다 주잖아요.”


“아직도 회사 못 나가게 하냐?”


“애 봐야죠.”


“네가 돈 벌고 남편더러 애 키우게 할 거였으면 뭐하러 변호사하고 결혼을 한거야?”


“어머, 오빠는 딱 마음에 든 남자를 만났는데 직업이 하필 변호사였던거죠. 호호호”


“참, 너도 너다.”


이상규가 웃으며 오선민과 우찬혁 사이에 앉다 말고 뒤에서 쭈뼛거리고 서 있던 건호를 소개시켰다.


“얘는 강건호! 이번에 우리 회사랑 계약한 배우야.”


“어? 그 TV에 나온 영웅? 맞지?”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누님! 팬입니다.”


건호가 넙쭉 인사를 하자 오선민이 목젖이 보일 정도로 크게 웃더니 우찬혁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거봐, 오빠! 젊은 애들중에도 아직 날 좋아하는 팬이 있다니까?”


“어련하겠냐?”


우찬혁이 입을 내밀곤 소주 잔을 비웠다. 그러자 건호가 얼른 우찬혁 곁으로 다가가 술잔을 채워주었다.


“난 우찬혁! 반갑다. 후배.”


“사랑합니다. 선배님.”


“응?”


건호의 반응이 뭔가 이상했는지 오선미와 우찬혁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선배님께서 하신 연극 [노틀담의 곱추] 보고 한눈에 반해버렸습니다. 제 롤모델이십니다. 사랑합니다. 선배님.”


“얘를 사랑하고 나에겐 영광이어야 말이 맞지 않나?”


우찬혁이 농을 하자 건호가 뒷머리를 긁으며 어색하게 웃었다.


“재밌는 친구네. 여기 앉아.”


우찬혁이 자리를 내주자 건호가 자리에 앉았다.


“사장님, 여기 소주잔 2개요.”


**


2시간이 지났을 때, 다소 지친 얼굴의 박상욱이 선술집 안으로 들어왔다. 그러자 술자리가 다시 시작되었다. 그렇게 자정을 넘긴 후에야 모두 만취가 되어 술집을 나섰다. 출신이 연극쟁이였는지라 처음부터 끝까지 연극과 연기 이야기였다.


그저 연예기획사 중역이라고 생각했던 이상규도 대배우들 사이에서 자신만의 연기론에 대해 설파를 하였다. 그런데 세 배우들이 이상규의 연기론에 대해 반박하지 않고 그저 고개만 끄덕이지 않는가?


“왜 이상해?”


“예?”


“우리가 상규 형 이야기만 듣고 있으니까 이상한 표정을 짓고 있던데?”


“아.. 그게..”


건호가 대답을 하지 못하고 웃기만 하자 박상욱이 우찬혁 대신 설명을 했다.


“저 형이 지금은 팬대나 굴리는 양복쟁이가 됐지만 한때는 혜화동 연극판에서 주름을 잡던 연극쟁이였어. 연기의 연자도 모르는 주동일 사장에게 낚여서 지금은 저 꼴이 됐지만 우리에게는 전설과 같은 양반이야.”


“아...”


비로소 이상규의 얼굴이 익숙한 이유를 알게 되었다. 건호도 틀림없이 이상규의 연기를 본적이 있었다. 비록 공연을 녹화한 화질도 좋지 않은 비디오였지만 무대 위의 이상규는 빛나고 있었다.


건호의 탄성에 세 배우들이 웃었다. 이상규도 멋쩍은지 웃기만 했다.


“제가 처음 극단에 들어갔을 때, 세 배우님들의 공연 테입을 보고 연기를 배웠습니다. 제게는 모두 스승님 같은 분들이었는데 한자리에서 모두 뵙게 될 줄은 몰랐네요.”


“어머어머? 나는?”


“누님은 제 첫사랑이시구요.”


건호의 능청에 네 사람이 모두 크게 웃었다. 술자리를 옮긴 다섯 사람이 다시 술잔을 들었다. 새벽이 되었지만 이들은 아주 진지하게 연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물론 자고 일어났을 때 지금의 이 대화를 기억할지 장담할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건호에게는 꿈같은 시간이었다.


“야, 너 영화 안할래?”


술에 취한 박상욱이 캐스팅을 제안했다. 건호가 눈빛을 반짝이며 넙쭉 고개를 숙였다.


“시켜주시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단역이야. 내 운전기사! 가만있어보자. 너 22살이라고 했지? 너무 어려서 안되려나?”


“양복 입으면 그럭저럭 노안입니다.”


“그래? 저녁에 전화해. 저녁에 감독님이랑 해장술 한잔 하면서 즉석 오디션 보자. 오늘 그 역할이 빵꾸났거든. 하하”


“죽을 힘을 다해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래, 열심히 해.”


박상욱이 내일 촬영 때문에 먼저 가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른 이들도 흥이 깨졌는지 모두 찢어지기로 했다. 배우들을 택시에 태워 보낸 후 이상규와 함께 새벽 거리를 걸었다. 그렇게 술을 마셨는대도 이상규는 정신이 남아 있었다.


“어떠냐?”


“아주 좋습니다.”


“잘나가는 배우들 보니까 막 흥분돼?”


“아뇨. 상규 형이 저의 첫 번째 연기 스승님이었다는 걸 알게 되어 너무 행복합니다.”


“자식, 아부는...”


건호가 잠시 비틀거리더니 이내 중심을 잡곤 고개를 흔들었다.


“제 방에요.. 형 공연 테이프가 있어요. 너무 많이 봐서 이젠 잘 나오지도 않는데.. 그냥 틀어 놓기만 해도 형의 연기가 머릿속에 떠올라요. 제 연기의 반은 형의 연기에요.”


“그래? 자식! 그럼 연기를 아주 잘해야겠네? 내 얼굴에 먹칠하지 않으려면?”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아니아니, 잘하겠습니다. 이상규 대배우님!”


건호가 길을 걷다말고 그 자리에 우뚝 서더니 이상규를 향해 허리 숙여 정중히 인사를 했다.


**


결국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 허름한 모텔에서 아픈 머리를 부여잡고 일어난 건호가 휴대폰을 바라보곤 기겁한 얼굴로 전화를 걸었다.


“예진이니? 죽고 싶냐고? 아니.. 그게 아니라.. 미안해.. 잘못했어. 다시는 외박 안할게. 응.. 응.. 응.. 그래.. 그래.. 알았어. 나중에 다시 전화할게.”


진땀을 흘리며 겨우 통화를 마친 건호에게 수건으로 머리를 털며 웃고 있는 이상규가 물통을 던져주었다. 이상규는 벌써 샤워까지 마쳤는지 나갈 채비를 거의 끝낸 상태였다.


“깨우지 그러셨어요.”


“무슨 꿈을 꾸는지 너무 애절해서 차마 깨울 수가 있어야지.”


“얼른 씻고 나올게요.”


“그래.”


이상규가 웃으며 침대 모서리에 걸터앉으며 샤워실로 들어가는 건호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방금 통화한 애도 예진인데.. 왜 예진이가 죽었다고 밤새 운거지?”


이상규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


간단히 해장국으로 아점을 때운 건호와 이상규가 광고 촬영을 위한 사전 미팅을 가졌다. 간단히 촬영 컨셉을 확인하고 스케줄을 조정하는 회의였는데 아직 스케줄이 없는 건호로서는 광고 대행사의 요구를 가급적 수용해 주었다.


“오케이, 그럼 이렇게 하는 걸로 하고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건호가 감독에게 인사를 하고 회의실을 나섰다.


“잘하네? 내가 배우고 네가 매니저인줄 알겠어?”


일정을 조율하고 세무 내용을 협의하는 모습이 능숙한 매니저 같았다. 굳이 자신이 끼어들지 않아도 건호는 자신이 무얼 잘하고 무얼 잘못하는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하면서도 광고의 취지를 해치지 않는 선을 잘 지킬 줄 알았다.


“형이라면 그래도 상관 없을 것 같은데...”


“자식, 아부는..”


그래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는지 차에 시동을 거는 이상규의 손놀림이 가벼워 보였다.


띠리리링..


“어, 상욱이냐? 어디? 그래 알았다.”


이상규가 전화를 끊더니 건호에게 물었다.


“건호야. 상욱인데 어제 말한 그 단역 말이다. 진짜 할 거냐고 묻는데?”


“해야죠. 열심히 해야죠.”


“굳이 그럴 필요 있을까? 당장 다음 주부터 드라마며, 광고며 할 일이 태산인데 굳이 영화 단역까지..”


“그냥.. 열심히 해보고 싶습니다. 신인이고 아직 젊은데 배역을 따져가며 연기를 하고 싶지 않아요. 그것보다 박상욱 선배님하고 같이 연기를 하면 뭐라도 하나 배우지 않을까요?”


이상규가 피식 웃었다. 신인이니 당연히 그런 마음가짐을 가져야 했지만 그래도 대형 기획사와 계약을 한 입장에서 단역은 거절할 만도 했거늘 이 젊은 배우는 아직 초심을 잃지 않은 듯 했다.


“저 그래서요.. 다른 배역도 기회가 된다면 출연해보고 싶습니다. 형.”


“단역도?”


“네, 촬영장에서 경험을 쌓는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


“그래?”


이상규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씨익 웃었다.


**


“인사해. 여긴 우리 신입 매니저 신태식! 여기는 이제부터 네가 잘 모셔야 할 강건호 배우.”


“반갑습니다. 형님. 신태식입니다.”


“아, 네. 강건홉니다.”


“말씀 편하게 하세요. 이제 겨우 20살이에요.”


“아.. 나는 22살.”


“신 매니저, 오늘 일정이다.”


이상규가 씨익 웃으며 태식에게 A4 종이 한장을 건넸다. 종이를 넘겨 받은 태식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걸 다 합니까?”


“어.. 아주 재미있을 것 같지?”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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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99 물물방울
    작성일
    20.01.23 18:10
    No. 1

    배우는 쟁이라고 안했는데? 쟁이는 공돌이를 부르는 만이지요. 미쟁이, 땜쟁이 등으로~. 정주행하고 갑니다. 행운이 깃들길 기원합니다. 건필하시어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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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실패 +1 20.01.10 309 10 12쪽
114 결전전야 +2 20.01.09 319 13 10쪽
113 기습 +2 20.01.08 359 13 10쪽
112 다크웹 +1 20.01.07 337 15 10쪽
111 결의 +4 20.01.06 368 14 10쪽
110 결혼상대 +1 20.01.05 356 13 11쪽
109 도미노 +1 20.01.04 339 17 12쪽
108 낮추다. +1 20.01.03 349 15 11쪽
107 탐정 김춘만 +3 20.01.02 363 19 11쪽
106 진상 +3 20.01.01 359 17 12쪽
105 변종 신물 +3 19.12.31 384 17 11쪽
104 오철운 +1 19.12.30 445 1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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