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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로 님의 서재입니다.

차원최강해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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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로
작품등록일 :
2019.10.21 19:05
최근연재일 :
2020.01.25 09:00
연재수 :
130 회
조회수 :
119,660
추천수 :
4,510
글자수 :
656,571

작성
20.01.20 09:00
조회
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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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글자
11쪽

토성

DUMMY

녹둔도 토성.


“여진놈들이 작심을 하고 달려든 모양입니다.”


오형이 벌떼처럼 밀려오는 여진의 병사들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일꾼들의 상태는 어떠한가?”


“워낙 많은 적들이 몰려오니 불안해하다가 장군님의 귀신같은 판단에 피해 없이 도망을 치게 되자 다소 안심을 하고 있습니다.”


초반에 토성으로 오르라는 건호의 명을 이해한 병사가 일꾼을 잘 다독인 모양이었다.


“참루 밖의 상황은?”


“오랑캐들이 20보쯤 떨어진 곳에서 이곳을 지켜보고 있습니다요.”


임경번이 아래쪽 상황을 보고하였다. 건호가 고개를 살짝 끄덕이더니 두 부장들에게 주의를 주었다.


“먼저 활을 날려서 아니되네. 저쪽에서 화살 공격이 시작되면 숨을 고르고 있다가 화살공격이 뜸해지면 그때 일제히 화살 공격을 해야 하네. 알겠는가?”


“그렇게 되면 그 사이에 저 놈들이 이곳으로 기어오르려 할 텐데요?”


“이 토성은 오르는 길이 좁고 가파르네. 적들이 화살공격을 하는 시간 동안 올라올 수 있는 인원은 한계가 있지. 게다가 저들의 화살도 무한한 것이 아니니 이곳에 도달할 수 있는 여진 병사의 수는 기껏해야 일백을 넘지 않을 것이네.”


“그럼 오랑캐들의 돌격을 방수할 병사들을 추려놓겠습니다요.”


임경번의 제안에 건호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병사들에게는 활과 화살을 쥐어 줘야하네. 그들을 막는 것은 오직 우리들의 몫이야.”


“저희가 1백을 상대하는 겁니까요?”


“내가 50, 자네 둘이 각 25명씩! 그 수에 이르지 못하면 오늘 저녁은 굶는 것으로 하지. 어떤가?”


“하하하 저희에게 훨씬 유리한 제안이니 받아들이지 않으면 남아가 아니겠죠? 하하하”


오형이 호탕하게 웃자 참루 속에 몸을 숨기고 있던 병사들의 시선이 오형에게로 쏠렸다.


“이 오형 장군이 오늘 큰 공을 세울 것이니 너희들은 나의 활약을 잘 지켜봐야 한다. 하하하”


오형의 너스레에 경직된 얼굴이었던 병사들의 얼굴이 조금 펴졌다.


“잘 들어라. 오늘 우리는 아무도 죽지 않는다. 오히려 오랑캐를 수백 명 사살한 공으로 거하게 고기를 먹을 것이다. 그러니 기죽지 말고 적들을 노려봐라. 그들은 우리를 위협하는 적이 아니다. 적어도 오늘만큼은 우리의 사냥감에 불과하다. 알겠나?”


“와~~~~”


“이몽서 장군 만세!!”


“더 크게 소리를 질러라!!”


병사들은 물론, 일꾼들까지도 함성을 질러냈다. 230명이 함께 지르는 함성이 토성 아래로 울려 퍼졌다.


“전투는 기세가 반이지! 우리는 이미 반은 이기고 시작하는 것이야.”


건호가 허리춤에 채어진 검을 뽑아들었다.


**


병사 200명을 태운 배 14척이 도강을 시작했다. 선두에서 지휘를 하던 이순신의 시선이 하구에 있는 녹둔도로 향해 있었다.


“만호 나리, 출발을 할깝쇼?”


이순신이 배를 출발시키려고 할 때 멀리서 헐레벌떡 달려오며 자신을 부르는 이가 있었다.


“잠시 기다리게.”


경흥 부사 이경록이 수하의 병사 몇을 데리고 배 위에 올랐다.


“부사께서 이곳엔 어인일로..”


“무슨 말을 하는 겐가. 조산보나 녹둔도 역시 내가 관리하는 지역임을 잊은겐가?”


“그걸 어찌 잊겠습니까? 제 말씀은 그것이 아니오라..”


“시간이 없다 하지 않았나? 이야기는 가면서 하지. 어서 출발을 하게!”


이순신은 물론, 경흥부사 이경록까지 태운 배가 도강을 시작했다.


**


치열한 전투가 2시간째 계속되었다. 여진은 준비해 온 화살이 떨어진 모양인지 이제는 화살 공격의 지원도 없이 가파른 산길을 오르고 있었다. 처음 셋으로 시작되었던 척살 작업에 무예에 자신이 있는 병사들이 끼어들면서 전투에 여유가 생기고 있었다.


토성 아래로 피가 낭자하게 흘러내고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모두 여진족들의 피였다. 정신없이 적을 죽이고, 또 죽이던 건호가 문득 자신을 흠뻑 적시고 있는 피를 바라보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족히 200명은 죽은 듯 했다. 그러나 여진은 이 공격을 멈출 생각이 없는 듯 했다. 여진의 추장은 아마도 조선의 병사들이 지치기만을 기다리며 인해전술을 펴고 있는 듯 했다.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압도적인 힘이 필요할 때였다.


건호가 검을 고쳐 쥐며 힘차게 발을 굴렸다. 그 탄력으로 쏜살같이 튀어 나간 건호가 적들 사에서 살 춤을 추었다. 오형과 임경번이 건호와 합을 맞추려 하였지만 건호의 움직임이 워낙 빨라 뒤처지고 말았다.


자연스럽게 삼각 편대가 형성되어 아래로, 아래로 쭉쭉 진격하기 시작했다. 여진이 날린 화살을 주워든 병사들이 참루에서 상반신을 들어낸 채 건호가 갈 길을 뚫어주었다.


“젠장!”


전투상황을 지켜보던 마니응개가 눈살을 찌푸렸다.


“호추! 이 상태라면 우리의 피해가 너무 큽니다. 일단 퇴각을...”


“빌어먹을! 빌어먹을!”


마니응개가 분함에 이를 갈고 있을 때 경계를 서고 있던 수하가 달려왔다.


“호추! 강변으로 배 5척이 접근해 오고 있습니다.”


마니응개의 눈이 반짝 떠졌다. 이대로 물러나야 할지 궁리를 하고 있던 터에 활로가 되어줄 응원군이 오고 있었다. 물론 조선 병사들의 응원군이었지만 지금으로서는 마나응개를 위한 응원군이었다.


“미르개!”


“예, 호추!”


“병사 300을 추려 강변으로 가 잠복을 하도록!”


“잠복 후에 급습니까?”


“아니다. 그들이 이곳으로 달려오도록 길을 열어주어라. 그 후에 그들의 뒤를 점하도록!”


마나응개가 잘 쓰는 포위 섬멸전법이었다. 수하가 마나응개의 뜻을 알아듣고 막사를 빠져나갔다.


**


“장군!!”


“무슨 일인가?”


“강변 쪽에서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수상한 움직임?”


“강 너머에서 배 5척이 들어오고 있는데 그 길목에 여진 병사들이 매복을 시작했습니다.”


“매복 인원은?”


“300명 남짓 되는 듯 합니다.”


“인솔자가 누구인지 파악이 되는가?”


“아직 그것까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인솔자가 확인되는 대로 즉시 보고를 하도록.”


건호의 머릿속에서 쌔 한 느낌이 몰려왔다. 이성적 사고라기보다는 본능적이고 원초적인 감각에 가까웠다.


“잠시 기다려라!”


건호가 오형에게 다시금 명령을 내리자 오형이 빠르게 대형에서 이탈하여 토성을 뛰어 올랐다.


“젠장, 설마 아니겠지. 그렇게 신신당부를 했는데!!”


**


“주위에 매복이 있는지 살피며 천천히 하선하라.”


이순신이 신중한 태도로 하선을 지시했다.


“만호 나리, 토성에서 봉화가 올랐습니다.”


“봉화?”


이순신이 멀리 보이는 야산을 바라보았다. 토성에서 인위적으로 연기를 피우고 있었다.


“퇴각하라는 뜻인가?”


“그렇습니다. 나리.”


“전황이 그리 좋지 않은 것인가?”


“그것까지는 알 수 없습니다. 나리.”


이순신이 한동안 봉화를 바라보더니 병사들에게 다시금 명을 내렸다.


**


“장군, 어찌 이곳에 계시는 것입니까?”


건호가 당황한 얼굴로 이순신에게 물었다.


“자네를 어찌 사지에 밀어 넣을 수 있나? 함께 죽을 각오로 자네와 백성들을 구하기 위해서 왔네.”


건호가 한숨을 내쉬었다. 이순신의 성품을 간과한 채 이순신에게 너무 많은 비밀을 만든 것이 패착이었다. 건호와 이순신 사이에서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마나응개가 빙그레 웃었다.


“덕분에 내게 기회가 생긴 모양이군.”


“마나응개! 헛된 꿈일랑 꾸지 마라. 그대에게는 그럴 기회가 없을 것이다.”


이순신이 엄중하게 마나응개를 꾸짖었다.


“후후, 내가 보기엔 나에게 기회가 생긴 것 같은데? 안 그런가? 젊은 장군?”


건호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마나응개가 이순신의 목에 검을 겨눈 것이었다.


상황이 어찌 된 것일까?


2시간 전,


“나만 하선하겠다.”


“나리, 그것은 개죽음일 뿐입니다.”


부하 장수가 이순신을 말렸다. 그러나 이순신은 이몽서과 백성들을 저리 죽게 둘 수가 없었다. 어쩌면 경흥 부사 이경록의 활약 여부에 따라 모든 이들이 살아 남을 수 있는 기회가 있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몽서의 성품상 그는 끝까지 항전을 하다 죽을 터 미래가 밝은 이몽서를 그리 죽게 할 수는 없었다.


“내가 가면 저들 모두를 살릴 수도 있다. 허나 여기서 내가 꽁무니를 빼면 나는 큰 죄를 짓고 마는 것이다.”


이순신이 단독으로 하선하였다.


**


“내가 아무런 대책이 없이 그대에게 순순히 잡힌 것이라 생각하는가? 그대가 나를 죽인다면 그대의 부락민들은 내일의 해를 보지 못할 것이다.”


이순신의 목소리에는 일체의 망설임도 없었다. 그는 늘 당당했고 숨김이 없는 담백한 사람이었다. 마나응개도 이순신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순간의 어려움을 거짓말이나 하찮은 꾀로 넘길 그런 인물이 아니었다. 마나응개의 얼굴이 굳어졌다.


“무슨 짓을 한 것이지?”


“부사 나리께서 지금쯤 너희 부락을 기습하였을 것이다.”


“우리 부족이 너희의 적은 군사조차 이겨내지 못할 성 싶으냐?”


“조산보의 전 병력이어도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저..전 병력? 설마.. 조산보를 비웠다는 말이냐?”


“생각지 못했던 모양이지?”


“보신에 열을 내는 너희 조선의 장군들이 그런 미친 짓을 했다고? 나는 믿을 수 없다.”


“믿든 그렇지 않든, 그것은 너희 판단이다. 허나 내가 한가지는 분명히 약속할 수 있다. 이곳에 있는 조선의 병사들과 백성들이 하나라도 죽는다면 너희 부락은 씨도 남지 않을 것이다.”


조선말을 할 줄 아는 여진의 병사들이 이순신의 말에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마나응개가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부하 장수들을 꾸짖었다. 그러나 가족들의 안위를 걱정하는 병사들의 동요는 가라앉을 줄 몰랐다.


“우리 부족민들이 모두 죽는다면 너희들도, 너희 조산보의 백성들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이순신이 두려움 없는 얼굴로 건호를 바라보았다.


“이 장군!”


“예, 장군.”


“그대는 나의 부탁을 들어줄 수 있나?”


“말씀하십시오. 장군.”


“이대로 토성으로 올라가 농성을 해주게. 오늘이 지나지 않아 부사 나리께서 반드시 자네들을 구원하러 올 것이네. 만약 여진족이 이곳을 떠나려 한다면 목숨을 걸고 그걸 저지해 줄 수 있겠나? 반나절이면 충분할 것일세.”


“명대로 따르겠나이다. 장군.”


건호의 굳은 대답에 이순신이 옅은 미소를 짓더니 마나응개를 돌아보았다.


“이제 날 죽여도 된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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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79 시즈(靜)
    작성일
    20.01.20 11:38
    No. 1

    중간 조금 윗부분, 건호가 적들 사에서 -> 적들 사이에서
    그런데 바로 뒤에 오는 살 춤은 어떤 뜻인지 이해가 안가네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물물방울
    작성일
    20.01.23 17:26
    No. 2

    어떻게하던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러려니하고 읽어야지요.

    찬성: 0 | 반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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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녹둔도 +1 20.01.18 243 8 12쪽
122 둔전관 +1 20.01.17 276 7 11쪽
121 이몽서 +1 20.01.16 283 9 11쪽
120 이순신 +2 20.01.15 271 9 12쪽
119 불량검사 +2 20.01.14 286 13 12쪽
118 사촌언니? +2 20.01.13 295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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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실패 +1 20.01.10 308 10 12쪽
114 결전전야 +2 20.01.09 318 13 10쪽
113 기습 +2 20.01.08 358 13 10쪽
112 다크웹 +1 20.01.07 337 15 10쪽
111 결의 +4 20.01.06 368 14 10쪽
110 결혼상대 +1 20.01.05 355 13 11쪽
109 도미노 +1 20.01.04 339 17 12쪽
108 낮추다. +1 20.01.03 348 15 11쪽
107 탐정 김춘만 +3 20.01.02 362 19 11쪽
106 진상 +3 20.01.01 358 17 12쪽
105 변종 신물 +3 19.12.31 384 17 11쪽
104 오철운 +1 19.12.30 445 1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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