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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최강해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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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로
작품등록일 :
2019.10.21 19:05
최근연재일 :
2020.01.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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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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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전관

DUMMY

만호 관사.


이순신의 관사에는 이미 부사 이경록이 도착해 있었다. 건호가 인사를 하고 들어가자 이경록이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건호를 반겨주었다.


“어서 오게, 수장! 날이 더워 고생이 많지?”


“누구에게나 다 더운 날이 아니겠습니까? 딱히 수고랄 것도 없습니다.”


“허허허, 그래. 그래. 그래서 난 이 수장이 참 마음에 들어.”


이경록이 건호에게 자리를 권했다. 차를 들고 있던 터라 이순신이 건호에게도 찻잔을 내밀었다.


“감사하옵니다. 만호 나리.”


“이 사람! 뜬금없이 무슨 내외인가. 편히 하게.”


“예, 장군.”


이경록이 건호와 이순신을 번갈아 바라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자신은 이미 40을 넘긴 중년의 몸이었지만 이몽서는 이제 갓 무과에 합격한 30대 초반의 젊은 무장이었다. 지장인 이순신을 잘 보좌해 준다면 자신이 부사로 있는 경흥 땅도 여진으로부터 안전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장군, 오는 길에 듣자 하니 조정에서 어명이 내려왔다고 하던데...”


“부사께서 어명을 가지고 오셨네.”


“아.. 그래서!”


“미안허이. 좋지 않은 소식을 전하게 되어.”


“전하께서 내리신 명을 어찌 소홀히 하겠습니까? 그렇지 않아도 녹둔도 둔전관 자리가 여러 해 공석이라는 말을 듣고 마음이 쓰이던 차였습니다.”


“그런가? 하하. 자네가 그리 말을 해주니 내 마음이 조금 가벼워지는군.”


“헌데, 나리. 나리께서도 익히 알고 계시지만 조산보의 병력 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현재 병력으로는 조산보를 수비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실정인데 녹둔도의 둔전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추가 병력이 필요할 듯 싶습니다.”


“흐음.. 그렇겠지. 그렇지 않아도 전하의 교지를 받기 위해 북병사 나리를 만났을 때 사정을 설명하였네. 병사 오백을 충원해 달라 청을 올렸는데...”


이경록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아무래도 북병사 이일에게 거절을 당한 모양이었다. 건호가 나서보았다.


“부사 나리. 허면 조산보에서 자체적으로 병력을 증강하면 아니 되겠습니까?”


“자체적으로? 흐음..”


이경록이 잠시 고민을 하는 듯 하였으나 고개를 저었다.


“자체적으로 병력을 증강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네. 허나 병정 500명을 먹이고 재우는 것도 문제지만 그의 식솔들의 생계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데 현재 조산보의 사정으로는 병정 500명을 증원할 재원이 부족한 형편이네.”


병사 500명을 상시적으로 둔다는 의미는 직업 군인을 선발하겠다는 의미였다. 그렇다면 그들에게도 적정한 녹봉을 지급해야 할 것이고 그들이 먹고 입고 자는 문제까지 모두 해결하자면 결코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드는 것이다.


이순신이나 이경록이 북병사 이일에게 병력을 내려 줄 것을 청하는 이유 역시 병사를 수급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증군된 병사 수만큼 재정적 지원을 함께 해달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장정을 뽑아 제 몫을 하는 병사로 만들기 위해서는 수개월 간의 훈련이 필요하네. 하지만 녹둔도는 조만간 추수를 해야 하지 않나? 이번 위기를 넘기기 위해서는 훈련된 병사가 필요해.”


이순신이 건호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자세히 추가 설명을 해주었다.


“소장이 그러한 점을 살피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하하하, 아닐세. 고작 2년 전에 대과에 합격하여 아직 군영에 적응도 하지 못한 자네에게 군영의 살림까지 살피라고 하는 것은 무리인 것이지. 그런 고민은 늙다리가 되어가는 우리가 할 터이니 자네는 병사들을 잘 보살펴주게.”


“명심하겠습니다. 나리.”


“하하하. 그래, 그래.”


이경록이 사람 좋은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나 그들 앞에 놓인 탁자 위에 펼쳐져 있는 지도로 시선이 돌아가면서 그 웃음이 조금씩 사그라졌다. 이순신이 지도 위 한 점에 작은 나무 조각을 하나 세워 놓았다.


“이곳에 참루(참호)와 망루를 설치하고 병사들을 배치한다면 적은 수로도 여진족을 효율적으로 막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녹둔도를 직접 수비하지 않고 말인가?”


“녹둔도에는 이미 토성이 설치되어 있어 견고하게 수비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토성에만 국한된 것! 병사들이 토성을 방수하다 보면 추수를 하고 있을 백성들에게 그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갈 것입니다.”


“그럼 어쩔 수 없이 참루를 버리고 밖으로 나와야 할 상황이겠군.”


이순신이 말없이 고개를 주억였다.


“백성들을 지키며 여진의 오랑캐들을 상대하는 것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닐 것이야.”


“하여 사정이 허락하는대로 병사를 증원해줄 것을 청해볼 생각입니다.”


“내 면전에서 증병을 거부한 북병사일세. 자네가 청을 넣는다고 하여 들어 줄 것 같지는 않군.”


“그래도 될 때까지 청을 하는 수 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두 사람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 틈을 타 건호가 물었다.


“북병사께서 증병을 해주지 않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 그것은..”


이순신도, 이경록도 서로의 눈치만 볼뿐 시원하게 대답을 하지 않았다.


“다수의 병력을 보유한다는 것은 그만큼 힘이 생긴다는 의미일세. 자네는 아직 경험이 일천하여 알지 못하겠지만 군부에서 그런 힘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권력이 되지. 하여 어떤 장군도 휘하 장수들과 권력을 나누려 하지 않네.”


“아.. 조산보는 북병사의 직접 휘하에 있지 않기 때문이군요.”


“그렇기도 하거니와...”


이경록이 말을 망설이다 작은 목소리로 나머지 설명을 해주었다.


“이런 변방의 별 볼 일 없는 지역을 지키기 위해 다량의 병력이 주둔 되는 것을 원치 않는 것이야. 여진이 쳐들어온다면 대군을 끌고 나가 여진의 부락을 휘저어버리면 된다는 생각이 팽배한 것이지.”


“그럼 그로 인해 피해를 보게 될 백성들은 어쩌란 말입니까?”


“그들에게 그런 생각이 머릿속에 들어 있기나 할까?”


이경록의 비판은 실로 날카로웠으나 그의 말중 그 어디에도 틀린 말이 없었다.


“허면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흐음.. 나도 그것이 고민일세.”


이순신이 미간을 좁히며 지도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지만 딱히 답이 떠오르진 않는 얼굴이었다. 순간, 건호의 머릿속에 노트 한 권이 생각났다.


**


이순신을 만나고 돌아온 건호가 늦은 밤까지 잠을 이루지 못한 채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건호가 인터넷으로 조사한 결과와 자신의 생각을 더해 내린 결론은 이순신이 임진왜란에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한 채 전사를 했다는 것이었다. 하여 응당 임진왜란 당시로 가게 될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의뢰를 받고 과거로 넘어와 보니 전혀 엉뚱한 시간대에서 엉뚱한 일에 휘말리고 있었다.


“차라리.. 사정이 조금이나 나을 때 의뢰를 받아들일 걸...”


그랬다면 이순신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인 조사가 이루어졌을 것이다. 헌데 완전히 역사가 바뀐 후에야 비로소 의뢰를 받아들이다 보니 사전 조사를 할 기회를 잃고 만 것이다. 건호는 이순신이 북방에서 복무를 하였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


아마 이순신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이순신하면 수군 대장으로 기억하고 있지 오랫동안 북방에서 여진과 싸운 장수였다는 걸 아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건호도 그들 중 한 명이었으니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과거의 일이었지만 아무런 힌트도 없이 맨땅에 헤딩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건호가 짐작컨대, 이순신은 이 곳에서 무언가 잘못된 일에 휘말려 임진왜란 전에 죽었거나 전라좌도수군절도사가 되지 못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결과의 발단은 분명히 오늘 어명으로 내려온 녹둔도의 둔전관과 관련이 있다고 짐작할 수 있었다.


“녹둔도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한동안 머리를 굴리던 건호가 아공간에서 노트 두 권을 꺼내 들었다.


“이거야. 원! 내가 무공을 익혀 본 적이 없으니 어떤 게 좋은 것인지 알 수가 있나? 일단 천마는 왠지 끝판왕 같은 느낌이니까 부작용을 감안하면 패스! 그럼 만만한 게 만마신군인데..”


건호의 머릿속에는 조선 중기 무장이 익히는 무예가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었다. 물론 이몽서의 기억이었지만 이젠 건호의 기억이기도 했다. 건호가 그 무예를 실제로 펼쳐보았다. 그런데 왠지 뭔가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하여 아공간에 들어있던 노트 두 권을 꺼내 놓고 고민을 하게 된 것이다.


“병사가 부족하면! 병사를 일당백으로 만들면 되지 뭘!!”


단순했지만 가장 정답에 가까운 답일 것이다. 문제는.. 어떤 무공을 꺼내 놓아야 하느냐? 하는 것뿐!!


**


밤을 꼴딱 지세운 건호가 대단히 만족스러운 얼굴로 지필묵을 들었다. 꽤 그럴듯하게 써진 종이 위에는 [수호공]이라는 글자가 첫머리를 장식하고 있었다.


“만마신군 씩이나 되는 양반이 2인 1조로 싸우는 방어술을 왜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감사 감사!”


건호가 씨익 웃으며 출근을 하였을 오형과 임경번을 불렀다. 이몽서 휘하에 있는 장수들 중 가장 머리가 좋고 신체 능력이 뛰어난 장군들이었다.


“찾으셨습니까? 수장 나리.”


오늘도 오형은 씩씩했다. 방금 식사를 하고 왔는지 배를 두드리며 느긋한 미소까지 짓고 있었다.


“자네들에게 한가지 무예를 전할까 하네.”


“무예라굽쇼?”


임경번의 눈이 커졌다. 자신들은 평민이다. 평민 출신 장수들에게 내려지는 무예라고 해봐야 양반님네들이 익히는 무예에 비하면 초라하기 이를데 없는 것들이었다.


“그렇네. 나를 따라오게.”


건호가 두 장수들을 데리고 병사들이 훈련을 하는 훈련장으로 들어갔다.


**


첫째로, 신체 능력이 좋았다. 둘째로, 이해력도 좋았다. 셋째로, 응용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원래 잘난 놈들이 만족하지 못할 저급한 무예를 익히고 있다 보니 스스로 연구하여 그 무예의 질을 한 단계, 한 단계 올리느라 응용력이 만렙이 된 모양이었다.


“완전히 이해했습니다. 나리.”


“이거 끝내줍니다요. 나리.”


“자네 두 사람이 교관이 되어 번을 서지 않는 병사들에게 훈련을 실시해 주게. 특히! 한달 후에 있을 녹둔도에 입도할 호위장과 호위병들에게 특별히 시간을 내어 더 오랜 시간 수련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게.”


“이르다 뿐이겠습니까요. 염려 붙들어 매십시오.”


오형이 기분이 좋은지 눈꼬리를 휘며 환하게 웃었다. 가만히 살펴보니 오형은 박도, 임경번은 장검을 들고 있었다.


“오형! 그대는 나와 도를 겨뤄보겠나?”


“소인이 말입니까?”


“그래, 자네의 실력을 보고 싶군.”


“부끄럽습니다만 한 수 배우겠습니다. 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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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이몽서 +1 20.01.16 284 9 11쪽
120 이순신 +2 20.01.15 272 9 12쪽
119 불량검사 +2 20.01.14 287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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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위기탈출 +1 20.01.12 304 14 9쪽
116 회귀 +1 20.01.11 308 12 11쪽
115 실패 +1 20.01.10 309 10 12쪽
114 결전전야 +2 20.01.09 319 13 10쪽
113 기습 +2 20.01.08 359 13 10쪽
112 다크웹 +1 20.01.07 338 15 10쪽
111 결의 +4 20.01.06 368 14 10쪽
110 결혼상대 +1 20.01.05 356 13 11쪽
109 도미노 +1 20.01.04 339 17 12쪽
108 낮추다. +1 20.01.03 349 15 11쪽
107 탐정 김춘만 +3 20.01.02 363 19 11쪽
106 진상 +3 20.01.01 359 17 12쪽
105 변종 신물 +3 19.12.31 385 17 11쪽
104 오철운 +1 19.12.30 445 1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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