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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혁 님의 서재입니다.

그까짓 마법장 내가 되겠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박지혁
작품등록일 :
2018.10.27 23:40
최근연재일 :
2019.01.31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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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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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글자수 :
209,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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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20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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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39

DUMMY

방에서 나오자마자 로나의 비명이 온 집안에 울려 퍼졌다.


린은 그 비명을 따라 유일하게 빛이 새어나오고 있는 방문을 열어젖히자 알 수 없는 글씨로 적힌 연구 자료들이 벽과 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려있었다.



“무, 무슨...”



그 가운데 로나가 의자에 묶여 고통에 몸부림 치고 있었고 근처 바닥에는 그녀에게 먹이려다 떨어트린 것으로 보이는 컵이 나뒹굴고 있었다.



“아파! 아파요!”


“잠깐만! 지금 풀어줄게!”



린은 서둘러 로나에게 달려가 그녀를 속박하고 있는 끈을 풀어주기 시작했지만 얼마나 단단히 묶었는지 매듭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 미친 자식. 단단히도 묶어놨네.’


주문으로 의자라도 부셔버려야겠어.



-아이스... (Ice)



린이 로나가 다치지 않게 나무로 만들어진 의자를 부수려고 주문을 외우자 뒤에서 이 짓을 벌인 유력한 용의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하는 겁니까? 방해하지 마세요.”



뒤를 돌아보자 에드의 차가운 시선과 마주한 린. 그는 린을 슬쩍 쳐다본 후 자신이 작성하고 있던 서류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뭐야 방 안에 있었어?’



로나에게 정신이 팔려 미처 에드의 존재를 발견하지 못한 린.



“방해?”



어이가 없어 하는 린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계속해서 무언가를 적고 있는 에드.



“예. 지금 실험하고 있는 거 안보이시나요?”


“실험?”


내가 지금 잘 못 들은 거 아니지. 실험이라고?



“네. 실험이요. 그럼 지금 뭐 하는 걸로 보이십니까? 기사님 눈에도 소꿉놀이 로 보이진 않잖아요.”


“이게 실험이라고?”


“이런, 연구자가 아닌 기사의 눈에는 실험으로 보이지 않나 보네요. 그럼 방해 하지 말고 나와 주시죠? 얼른 보고서를 작성해야 내일 중앙정부에 뭐라도 제출하니까요.”



그 순간 고통을 호소하던 로나의 몸이 의자에 축 늘어졌다.



“로나야!”



린은 황급히 로나의 맥을 잡았다.


미세하게 느껴지는 맥박에 린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자신이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



“얼른 로나를 치료해!”


“치료요? 그런 게 가능했다면 그전에 희생한 샤데르스의 병사와 제 부인이 살아있었겠죠. 하아, 이번 공식도 틀렸다니...”



혀를 차며 아쉬워하는 에드.



‘임상 실험이 처음이 아니야?’


자신의 부인한테까지 마나 커스(Mana Curse)를 사용했다고?



“로나는 네 딸이라고!”



린의 말에 피식하고 헛웃음을 짓는 에드. 이내, 들려오는 그의 말은 린의 뒤통수를 망치로 때린 것처럼 충격적이었다.



“네. 제 딸이죠. 그게 뭐 어쨌다는 건가요? 오히려 제 딸이기에 이런 실험에 희생될 수 있는 겁니다. 다른 사람들은 얻지 못할 위대하고 숭고한 희생.”


‘위대? 숭고?’


내가 아는 그 단어의 뜻이 맞는 건가?


“이해 못하신다는 표정이군요. 하긴 그러실 수 있습니다. 고유마나가 뛰어난 미르기사님께서 평민들의 서러움을 이해하실 리가 없죠.”



에드가 작성하던 서류를 책상에 내려놓고 천천히 린을 바라보며 자신의 팔을 넓게 펼쳤다.



“귀족들이 항상 위에 있는 더러운 세상. 그걸 바꾸기 위해 필요한 게 마나 커스(Mana Curse)이고 그 중심이 저란 말입니다!”


“나 평민인데?”



멋진 폼(?)을 잡고 있던 에드가 순간 움찔했다.



“이번 입단 시험이랑 입단식 안 봤구나? 뷰(View)를 통해 전 대륙에 생중계... 아, 우리 마을처럼 시골이라서 무리일라나...”


“마, 말도 안 돼. 펴, 평민이 미르기사단에 들어갈 고유마나가 있을 리가 없어.”



에드가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내저으며 중얼거리자 이번에는 린이 헛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뭐? 숭고? 희생?”


지나가던 개도 안 웃겠네.



“그렇게 거룩한 일이면 너한테 직접...”


“거짓말 하지 마! 평민이, 평민 주제에 미르기사단에 들어갔을 리가 없어! 이, 이 마나 커스(Mana Curse)가 없이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고!”



‘미친 건가?’


아까부터 미쳐보였지만 지금은 상태가 더 이상한데?



“그래. 아니지 아니야.”



린을 바라보는 에드의 눈이 희번득 바뀌었다.



“오히려 좋은 연구 자료를 얻을 수 있는 기회잖아. 저 말이 사실이라면 엄청난 고유마나를 가진 평민, 유전이 아닌 다른 고유마나의...”


‘연구 자료?’


나 참 어이가 없네.



-아이스 스피어(Ice Spear)



린의 주문이 빠르게 캐스팅 되어 에드를 향해 날아갔지만 반사적으로 주저앉아 간신히 주문을 피했다.



“뭐, 뭐하는 겁니까? 위험하게!”


“뭐하는 거냐고? 멀쩡한 사람을 연구 자료로 보는 게 누군데? 넌 오늘 죽었어.”



-Water... (워터...)



린이 주문을 시전하려는 순간 커지는 에드의 동공. 그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엉덩방아를 찧는 와중에도 아까 전 작성하던 보고서를 집어 들었다.



“우, 움직이다니! 여, 역시 나는 틀리지 않았어!”


‘움직였다고? 로나 인가?’



린이 뒤를 돌아서자 죽은 것처럼 의자에 축 늘어져 있던 로나가 고개를 빳빳하게 들고 초점 없는 눈으로 정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



말이 달리는 소리와 바퀴가 움직이는 소리. 마차가 얼마나 빨리 달리는지 돌부리에 걸려 덜컹거리는 충격이 그대로 몸에 느껴졌다.



‘여, 여기가 어디야?’


분명 눈을 떴는데 왜 앞은 캄캄한 어둠뿐인가?


왠지 익숙한 이 느낌.


‘며칠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던 것만 같은데.’


잠이 들 듯 정신을 잃었다가... 잠깐, 정신을 잃어?


서서히 파악되는 상황.


그는 자신의 저택에서 정신을 잃었다가 이상한 술집으로 옮겨지고 그곳에서 어떤 남자에게 당한 것이 생각났다.



“로브렌!”



그가 벌떡 몸을 일으키며 반사적으로 자신을 공격한 사내의 이름을 외치자,



“응? 일어났어?”



앞에서 그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생각보다 오래 잠들어 있었잖아? 별로 강하게 공격하지도 않았는데. 하아, 역시 이래서 실패작이란.”


‘뭐? 실패작!’



로브렌의 혀 차는 소리. 그는 당장이라도 달려들고 싶었지만 오랜만에 학습능력이란 걸 했는지 간신히 참아내는 모습이다. 여전히 숨을 씩씩거리고 있지만.



“왜? 또 화내려고? 내가 말하지 않았나? 너는 지금 화를 낼 때가 아니라 잘못...”


“잘못했습니다!”



보이진 않지만 로브렌의 웃음소리가 마차 안을 울리며 그의 귀에 선명하게 들려왔다.



“그래! 그게 실패작의 대사지.”



‘사이코 같은 놈.’


소문처럼 완전 기분대로잖아?


흐음, 그건 그렇고 지금 마차 안이라는 건 날 어디론가 데리고 가고 있다는 건가?


눈을 가린 채 로브렌과 마차를 타고 이동 중이라...


그는 갑자기 돋은 소름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자, 잘못했습니다. 노예로 팔지 마세요. 아니, 죽이지만 말아주세요. 하란대로 다 하겠습니다.”



보이지도 않는 상대에게 애원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로브렌은 아까보다 더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고 너무 웃었는지 배까지 움켜잡았다.



“아이고 배 아파... 나는 말이야.”



갑자기 끊긴 웃음소리와 함께 자신의 옆에 앉는 것이 느껴졌다.



“널 너무~ 죽이고 싶어. 왜? 쓸모도 없고 약하기만 하거든.”



귓가에 속삭이는 목소리에 마른침을 삼키는 남자. 그러거나 말거나 로브렌은 계속해서 그의 귀에 속삭였다.



“그런데 말이야. 그분께서 아직 네가 필요하대.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계획이 있으신가봐.”



다시 그의 귀에서 얼굴을 떼는 로브렌.



“만나 본적 있을라나? 아니다. 네가 뵌 적이 있다면 이렇게 쓸모없지는 않겠지. 그분의 눈은 정확하시고 나처럼 능력 있는 자만 가까이 두시니까. 흠? 잠깐만. 근데 왜 널 데려오라고 하시는 거지?”


“데려가요? 저를요?”



안대에 가려져 보이진 않지만 그의 동공은 이미 커질 대로 커져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만 같은 상태였다.



“그러니까 마차로 이동하지! 텔레포트를 사용했다간 중앙정부의 추적에 그분의 위치가 발각될 테니까. 조만간 내려서 걸어가야겠군.”



로브렌이 창밖을 슬쩍 보더니 말을 이었다.



“아무튼 자르칸 드 프론. 넌 운 좋은 놈이야.”



‘그, 그분?’


근데 그분이 누구지?



“서, 설마? 그분이라 함은...”


“하아, 이 실패작 진짜 눈치도 없고. 내가 그분이라고 부르는 분이 누구겠어?”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머릿속의 내용을 용기 내어 물어보자, 들려오는 대답은 그에게 절망만을 안겨주었다.



“도이스님. 위대한 흑염룡단의 단장이시자 이 아르반 대륙을 바꾸실 분.”


작가의말

과연, 로나는 무사할 것인가. 그리고 흑염룡 단의 단장이면...


내안의...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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