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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혁 님의 서재입니다.

그까짓 마법장 내가 되겠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박지혁
작품등록일 :
2018.10.27 23:40
최근연재일 :
2019.01.31 19:22
연재수 :
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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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58
추천수 :
15
글자수 :
209,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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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05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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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DUMMY

땅과 말발굽이 부딪히는 소리.



“대체 말은 언제 적응 되는 거야!!”


이런 말 같은!



말을 타는게 이번이 두 번째인 린은 여태 안떨어진게 다행일 정도로 불안하게 말을 타고 있다.



“일라이트는 잘만 타던데!”


이래서 조기 교육이 중요한가?



린은 문득 “조기교육이야 조기교육! 가서 먹을 거 잡아와!” 라고 외치던 스승님과의 안 좋은 기억이 떠올라 고개를 흔들었다.


계속해서 지나가는 똑같이 생긴 나무들.


그녀는 지금 프리시아의 자르칸 개인 저택에서 대지의 나라 디안의 티펠로 이동 중이었다.



“다 필요 없어! 망할 단장!!!”



플로렌드를 열심히 욕하면서 말이다.




***




하루 전.


그러니까 린과 일라이트가 붉은 마나 꽃밭에 난 불을 끄지 못하고 다시 부랴부랴 저택으로 돌아왔더니 자르칸은 없어져 있고 다른 하녀들과 집사들은 죽어있는 그때...



“젠장! 저라도 남아 있었어야 했는데!”


“마나도 못쓰면서. 너까지 잘못됐을 거야.”


불과 몇분.


자신과 일라이트가 붉은 마나 꽃을 보러 갔다 온 사이, 이렇게 많은 인원을 죽였다는 건 보통은 아니라는 말이니까.



“젠장!”



일라이트는 분한지 옆에 보이는 벽을 주먹으로 내리쳤고, 린은 죽어있는 하녀들과 집사들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대지 능력인가?’



곳곳에 있는 흙과 돌들.


매일 쓸고 닦았을 하녀들을 생각한다면 이곳과 어울리지 않는 물건들이었다.



“일단은 이것도 보고해야겠죠?”


“아, 맞다.”


우리 마법장님한테 보고하고 있었지?



일라이트가 머리가 아픈지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고 있는 모습이 보며 린이 통신구슬을 주워 다시 연결했다.



“스토커소녀! 그렇게 마구잡이로 끊어 버리면 걱정하잖아!”


“이 망할 린! 누가 멋대로 끊으래. 어?”


“역시 그 단장에 그 신입이군요!”



아니나 다를까, 통신구슬에서 쏟아져 나오는 목소리들.


린은 시끄러운 통신구슬을 일라이트에게 넘기고,



“아이! 시끄러! 조용히 좀 해봐요!”



라고 소리쳤다.



“시끄러? 이 야밤에 통신한건 생각 안하고?”


“하, 하극상 아닌가요? 역시 그 단장에...”

“싸움? 전투? 그럼 불같은 내가 당장 거기로 가서!”


“다들 조용히 좀 하게. 내 달달한 목소리가 스토커 소녀에게 안 들리겠어!”



아주, 아수라장이다.



“조용히 하시죠.”


엘렛의 한마디에 조용해지는 통신구슬 너머.


한줄기의 구세주와 같은 목소리었다.



“그럼 천천히 보고를 시작하시죠. 린 드 프론.”


“네!”



엘렛의 말에 군기가 바짝 들어 대답하는 일라이트.



“나보고 하라며 일라이트.”


근데 왜 네가 대답하니.


저기 있지는 않지만 나까지 침착해지는 이 느낌.


저곳에 있지 않아 다행이야.



린은 통신구슬을 통해 여태까지의 일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정리를 하자면, 자르칸이 너와 일라이트를 죽이려 했는데 놓쳤고, 붉은 마나 꽃이 있었는데 지금은 다 불타 버렸고, 저택의 하녀와 집사들도 죽었다?”


“네.”


어째 사실만 나열하고 보니 아무것도 한 게 없어 보인다?



“이야. 얘네 아무것도 못했는데?”



제 2 미르기사단 하즈테르의 묵직한 팩트 폭행에 그 둘의 단장 플로렌드와 에이드가 조용하다.



“역시 저긴 우리 기사단을 보냈어야해! 애들이 파이팅이 없어, 파이팅이!”


파, 파이팅이요?



하즈테르 드 샤른


제 2 미르기사단의 단장이자 불의 나라 헬리온 출신으로.


파이팅이 넘치고 머리보단 몸이 먼저 나가는...



“흐음, 그럼 그렇게 하길 잘했네.”


“그러게요. 플로렌드가 져서 그나마 다행이네요.”



마로리엔이 잠시 고민하며 말하자 에이드가 맞장구를 쳤다.


‘단장이 져?’



“푸하하! 단장님 또 졌어요? 아주 지는 게 일상....”


잠깐, 또 졌다고?


플로렌드를 비웃으며 말하던 린의 표정이 점점 굳어갔다.



‘분명 내기에서 질 때마다...’



단장이 내기에서 질 때 마다 생기는 임무들.


그리고 이 타이밍까지.


또 다시 린에게 불안함 기분이 엄습했다.



“저기, 있잖아 린~”



평상시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플로렌드의 사근사근한 목소리.


린은 반사적으로 소리쳤다.



“싫어요. 안 가요!”


“아직 아무 말도 안했어!”


“안 들어도 뻔하죠! 또 내기에서 졌으니 임무에 다녀와라!”


안 봐도 결말을 아는 뻔한 연극이잖아!


단장님 때문에 끌려가는 제르코를 내가 두 눈으로 똑똑히 봤는데!



“아이씨. 안 들어도 알면 갔다 와! 그럼 고유마나 못 쓰는 네 동기를 보낼까?”


“오. 좋네요. 차라리 일라이트를 보내죠.”


“피도 눈물도 없는 것.”


“하, 네 저 찔러도 피한방울 안 나오네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일라이트와 눈이 마주쳤지만, 린은 오히려 싱긋 웃으며 넘겼다.



“하아... 그래! 이번 임무 갔다 오면 저번 달 급여의 보너스 내가 돌려줄게!”


“와! 진짜 있었어! 없었다면서!”


저 나쁜 단장!!


우리 크아니스 공주님, 아, 친구니까...


크아의 말이 맞았어!


어쩔 수 없다는 듯 이야기하는 플로렌드.


그러나 그 발언 이후 통신구슬에서는 공기가 얼어붙은 듯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 침묵을 끊은 건 에이드였다.



“너 신입 급여도 뺏어?”


“전통이야. 전통! 원래 첫 월급은 단장이 조금 가져가는 게 전통이라고!”


“우리는 그런 전통 없다만...”



분명 우리 단장님을 벌레 보듯이 보고 있겠지?


흠흠. 좋구만 좋아.



“이 건은 다음에 다시 이야기 하도록 하죠. 플로렌드 드 샤른.”


“아, 안 돼!!!!!”



엘렛의 감정 없는 말투에 들려오는 플로렌드의 절규.


그 절규를 비집고 에이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럼, 일라이트 드 샤른.”


“네. 에이드님.”



자세를 낮추며 예의를 갖추는 일라이트.


린이 대하는 단장의 모습과는 정말 딴판이다.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으세요. 금방 기사를 보낼게요. 흐음... 누굴 보낸다.”


“네. 에이드님. 정말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고생하셨어요. 일단, 돌아와서 봬요.”



물론, 부 기사단장이지만 플로렌드와도 비교되는 에이드의 모습이다.


그때 통신구슬에서 뜬금없이 마로리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스토커 소녀. 그럼 나도 하나 주지. 우리 샤데르스의 장인이 만든 내 얼굴이 들어간 초콜릿! 초콜릿 때문에 가출한 공주님께 드리려고 제작했지만, 내 이번은 특별히 우리 스토커 소녀에게...”


“그 건은 분명 제가 하지 말라고 했을 텐데요?”


“그, 그렇지만... 내 얼굴의 초콜릿을 만들면...”



엘렛은 마로리엔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그것도 플로렌드의 일과 함께 나중에 이야기하죠.”


“안 돼!!!”



통신구슬을 통해 들려오는 마로리엔의 절규.



“다녀오겠습니다.”



린은 들려오는 절규를 애써 무시한 채 통신구슬의 연결을 끊었다.



분명 잘생긴 척 이상한 표정을 짓고 있는 초콜릿일 거야.


이상한 눈빛을 보내는 초콜릿이라...


상상만으로 끔찍한 린이었다.




***




어두운 침실.


평상시와 다른 뻐근한 느낌에 자르칸은 몸을 일으켰다.



‘얼마나 잔거지?’



딱딱한 침대에서 잔 게 아니었다면 상쾌하게 일어났을 텐데...



‘딱딱한 침대?’


분명 내 침대는 대지의 나라 디안의 장인 발다가 만든 최고급 침대인데?



“여긴 어디야?”



그는 창문 하나 없는 어두운 방안, 외로이 켜져 있는 촛불 하나에 의지한 채 땅에 떨어져 있는 옷들을 주섬주섬 입었다.



‘어떻게 된 거야?’


분명 복수를 위해 갈색머리년과 헬리온의 왕족을 지명했고 붉은 마나 꽃을...



“르켈!!!”



머리가 깨질 듯 아파오면서 서서히 기억이 돌아오자, 정제된 마나 커스(Mana Curse)를 먹고 죽어버린 자신의 호위기사가 생각났다.


허겁지겁 방의 문고리를 찾아 문을 열고 나가는 자르칸.



“여긴 또 어디야?”



그곳은 난생 처음 본 술집.


술집을 기반으로 안쪽에서는 여관을 운영하는 허름하고 낡은 그런 곳이었다.



“일어나셨습니까?”


‘아이. 깜짝이야.’



방문 앞 옆에서 기다리고 있던 한남자.


검은색 로브를 뒤집어쓰고 있어 얼굴이 자세히 보이지는 않는다.



“가시죠. 로브렌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로브렌이라는 말에 흠칫 놀라는 자르칸.


로브렌.


다혈질과 잔인하기로 유명한 흑염룡단의 간부.


자신에게 붉은 마나 꽃을 팔고, 마나 커스(Mana Curse) 제조법을 알려준 당사자이기도 했다.



‘젠장.’



그, 그래도 죽이진 않겠지?


자르칸은 마른침을 삼키며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저도 말 타보고 싶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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