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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혁 님의 서재입니다.

그까짓 마법장 내가 되겠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박지혁
작품등록일 :
2018.10.27 23:40
최근연재일 :
2019.01.31 19:22
연재수 :
52 회
조회수 :
4,567
추천수 :
15
글자수 :
209,403

작성
18.11.21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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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1

DUMMY

“너무 늦은 거 아니겠지?”



흑염룡단이 잡아간 아이들에게 고유마나가 사라진 충격적인 일 때문에 신입인 린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수석으로 입학을 하긴 했지만 신입기사는 신입기사, 경험이 없는 점은 큰 약점으로 될 수 있었다.


제르코는 린에게 빨리 가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잘 따라오고 있지?”


“네!”



아이들은 해맑게 대답했다.


어느새 자신을 신뢰하고 따라오고 있는 아이들.


아마, 처음에 보여주었던 회중시계의 힘이 강렬했던 것이겠지...



“와! 밖이야!”


“밤에 숲에 가면 몬스터 나온다고 엄마한테 혼날 텐데...”



어떤 아이의 말대로 몬스터가 나올지도 모르는 밤의 숲에서 아이들끼리 마을로 돌려보낼 수 없는 노릇이었다.


흑염룡단의 야영지에서 멀어질 때쯤,


어두웠던 숲, 저 멀리에서 흐릿하게 불빛이 보이기 시작하고 그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 습니다!...”



응? 무슨 소리지?



“잘못 들었나?”


“아저씨! 이상한 소리 들려요.”


“형이라니까!”



여러 사람들이 외치고 있는 것 같지만, 멀리 떨어져 있어서 그런지 어렴풋이 들려온다.



“... 못봤습니다...”점점 다가갈수록 커지는 목소리.


어둠을 비추고 환해지는 불빛과 함께 보인 모습은 제르코가 걱정하던 그런 모습이 아니었다.



“다시, 뭘 봤다고?”


“거, 그만 좀 해라 애들 울겄다.”



미르기사단의 신입 린과 한 노인이 서있었고 그 둘의 앞에는 흑염룡단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무릎을 꿇고 앉아있었다.



“아무것도 못 봤습니다!”


“더 크게!”


“저희는 아무것도 못 봤습니다!!”



숲을 쩌렁쩌렁 울리는 합창소리.



‘내, 내가 왜 숨어있지?’



제르코는 자신도 모르게 숲에서 그들을 몰래 지켜보고 있었다.



“아저씨... 아니, 형! 근데 왜 숨어있어요? 저 사람들도 무서운 사람이에요?”


“힝... 집에 가고 싶은데...”



그때 한 아이가 무릎을 꿇고 있는 흑염룡 단원들 중 맨 앞에 있는 남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어? 저 사람이 저희한테 강제로 이상한 물을 먹였어요!”


“맞아요! 저 사람이 짱인 것처럼 보였는데... 왜 무릎을 꿇고 있지?”


“저 누나 엄청 무섭다.”



이번에는 흑염룡단의 앞에서 열심히 교육(?)하고 있는 린을 가리키며 말했고 모든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을 표했다.



“저 누나가 형 후배야.”


“네?”



아이들은 화들짝 놀라며 제르코를 쳐다봤고 그런 그는 몸을 숨기던 나무의 뒤에서 그들을 향해 걸어 나갔다.



“이런 건 확실하게 해야 돼요. 다시... 어? 참 빨리도 오시네요.”



잔뜩 목에 힘이 들어간 린의 “어?”라는 말에 무릎을 꿇고 있는 사람들 전부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제르코를 쳐다봤다.


마치, 이 복명복창을 끝내 줄 구원자가 등장하기라도 한 것처럼.




***




한가로운 오후.


아르반 대륙의 중앙정부 샤데르스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평화로운 나날이었고 이곳 “아 맛나. 커피”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고향 드란 마을에서의 임무를 마치고 복귀한 린도 커피한잔으로 오랜만에 여유를 한껏 느끼고 있었다.



“으아 써. 이걸 무슨 맛에 먹는 거야?”


다들 이 검은 물을 먹고 있어서 먹어보려고 시켰더니,


이딴 걸 돈 주고 먹다니!



난생 처음 먹어보는 커피에 린은 인상을 팍 썼다.


많이 쓴가 보다.


그때 카페의 –View를 통해 목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지금 막 출장에서 복귀한 제 1 미르기사단의 휴리 드 사른입니다. 이번 행사는 힘들었어요.”



–View에서 흘러나온 남자의 목소리는 자신감이 철철 흘러넘치고 있었다.



“꺄악! 휴리님!!”


“드디어 복귀 하셨나봐!”



여기저기서 비명이 터지는 걸 보니...



“아! 그 기사단의 얼굴마담, 그 사람인가?”



기사단 사무실에서 들은 적 있었다.


잘생긴 외모를 무기로 다른 나라와 샤데르스의 행사를 맡는 기사가 있다고.



“잠깐, 그러고 보니 이게 기사단이야 잡일 노예야?”



전투는 물론이고 행사까지 한다니.


자신의 직업 정체성의 혼란이 오는 린이었다.



“복귀하자마자 이렇게 방송을 하게 된 이유는, 저희 미르기사단이 드디어! 처음으로! 흑염룡단을 체포했다는 소식입니다.”


“푸웁!”



린은 다시 커피를 도전해보려다가 그대로 테이블에 뿜어버렸다.


아니, 이런 걸 방송한단 말이야?



“제 3 미르기사단의 제르코 드 샤른과 이번에 새로 들어온 신입 린 드 샤른이 물의 나라 아론에서 체포했는데요.”



자신의 이름 뒤에 붙은 드 샤른.


미르기사단에 들어오면 성이 바뀌는데, 좀처럼 적응이 안 되는 린이었다.



‘난 원래 레아가 좋은데 말이지...’



그러거나 말거나, -View에서는 계속해서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그곳의 한 마을에서 아이들을 납치하고 있었답니다. 자세한 동기와 목적은 지금 조사 중 이라고 하네요. 다른 소식을 접하는 대로 바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전 오늘이 월급날이라, 이만! 다음에 봬요.”


“신입이 큰일 했구만.”


“그러게요. 신입인데 흑염룡단을 잡다니, 역시 미르기사단이네요.”


‘뭐야, 이렇게 끝내는 거야?’



당황하는 린과 달리, 샤데르스의 사람들은 익숙한 듯 자연스러웠다.


그들이 아이들의 고유마나를 끊고 있었다는 사실이 빠지긴 했지만, 그건 일부러 라고 쳐도, 너무 급하게 종료하는 거 아닌가...


잠깐.



“월급날...?”



지금 이럴 때가 아니었잖아!


린이 용수철처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자, 카페안 모든 이들의 시선이 쏠렸다.



“잠깐, 저 소녀는?”


“입단식에서 “꼬우면 덤비던가!” 라고 했던 소녀 아니에요?”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살기.


그들은 그녀가 방금 자신들이 칭찬했던 린 드 샤른이라는 것을 모르는 듯 했다.



“하하하.... 젠장!”


“잡아라!!”


“오냐! 덤비러 왔다!”



그렇게 샤데르스의 사람들과 미르기사단원의 술래잡기가 시작되었다.


...


아마, 이것도 처음이지 않을까?




***




“헉. 헉. 이제 따돌렸겠지?”



얼마나 도망쳤을까...


린은 쫓아오는 사람들을 겨우 따돌린 후 어느 한 골목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으아, 앞으로는 로브를 입고 다녀야 하나...”



답답하긴 하지만, 이렇게 쫓기는 것보다야 나을 거 같은데,


아니! 그보다 자기들이 먼저 평민출신이라고 시샘해 놓고는!


린은 왠지 억울한 기분이 들었다.



“여기서 뭐 하세요오?”


“으악! 깜짝이야!”



아직 가쁜 숨을 내쉬고 있는데,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린은 화들짝 놀라며 반응한 곳엔 마스가 서있었다.



“마, 마스 선배야 말로 여기서 뭐하세요?”


“아, 재밌어 보이는 술래잡기가 있어서 참여하고 있었어요오. 근데 어디로 갔는지 술래가 사라졌네요오.”



아, 절 쫓아오는 무리 중 한분이었군요.


마스는 잔뜩 실망한 표정으로 시무룩했는데, 작은 키와 외모 때문에 마치 어린아이가 재미있는 장난을 놓친 것처럼 보인다.



“그보다 찾고 있었답니다아!”


“네? 저를요?”


“네! 기사단장님의 전언이 있었거든요오!”



기사단장 플로렌드의 전언이라니!


린은 긴장이 되어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세시까지 사무실로 안 오면 너의 첫 월급은 나한테 선물하는 걸로 알겠다.”


“네?”



잠깐, 내가 잘못 들은 거지?



“이상 우리 플로렌드님의 전언이었습니다아!”


“.......”



둘 사이에 흐르는 얼음 같은 정적.



“에헤이, 자, 장난이시겠죠?”



그래, 장난일 거야.


월급 때문에 첫날부터 임무도 갔었는데.



“제가 단장님을 오래 봐왔지만...”



마스는 잠깐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뜸을 들이더니, 해맑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100% 진심이에요오.”


“지, 지금 몇 시죠?”



린의 질문에 마스는 여전히 해맑게 웃으며 대답했다.



“두시 사십분 이네요오!”



젠장! 아직 힘든데!


린은 숨을 다 고르지도 못한 채, 기사단 사무실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아! 그쪽이 아니라 이쪽으로 가면 바로 있는 데에...”



이미 뛰어가 버린 린을 뒤로 마스가 아쉬운 듯 이야기 했으나,



“뭐, 더 쫄깃한 게 재미있겠죠오?”



그뿐이었다.


마스는 린이 간 반대방향으로 발걸음도 가볍게 통통 뛰면서 걸어갔다.




***




“허억. 허억.”



젠장! 오늘은 뛰는 날이야 뭐야!


어째 평화로운 커피타임을 제외하고는 오늘 하루 종일 뛰어다닌 것만 같은 린이었다.


사무실 기사단에 들어온 린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세시 정각! 아슬아슬했네요오.”


“쳇. 아쉽다. 제르코처럼 첫 월급은 내가 가져야 하는데...”



플로렌드의 말에 제르코가 깊은 한숨을 쉬었고 린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휴우, 다행이다. 내 월급을 지킬 수...”


잠깐, 내 월급은 원래 내거잖아!



“어? 마스는 언제 도착했어요?”


분명 내가 먼저 출발했는데?



“사실 린씨가 간 반대 방향에서 조금만 오면 바로 사무실이었답니다아.”


“에? 진짜요?”


내가 길치인줄은 알았지만, 이정도 일 줄이야...


잠깐만!!


오늘따라 잠깐만을 많이 하는 린이었다.



“근데 왜 안 알려 줬어요! 반대로 가는 거 봤잖아요!”


“그거야... 당연히...”


“당연히?”


“그 편이 더 재미있으니까요오.”


하하. 퍽이나 더 재밌네요.


누군 지금 한 달을 굶을 뻔 했는데!



“자, 우리 신입 월급. 이번 흑염룡단 때문인지 생각보다 두둑 하던데?”


“헤헤. 감사합니다!”



방금 화내던 모습은 어디가고, 금세 순한 양처럼 변한 린은 플로렌드에게 월급을 건네받았다.



“자자, 그럼 우리는 이제 자리를 비켜줄까?”


“아, 그래야죠. 첫 월급을 받는 사람은 혼자 두는 게 예의이자 전통이니까요오.”


“응? 그런 전통이 있어요?”


뭐지...


기분이 쌔한데?


‘에이 별일 아니겠지!’



플로렌드와 마스가 자리에서 일어나 기사단실을 나가기 시작했고 쌔한 느낌을 받은 린이었지만 대수롭지 않은 듯 넘겼다.



“네. 가시죠. 신입. 사무실의 물건을 파손하면 변상해야한다.”


“네?”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을 남긴 제르코를 끝으로 기사단실에는 린 혼자 남게 되었다.



“룰루. 월급~ 워어어어얼 그으으읍!”



스승님이 첫 월급은 자신에게 다 보내라고 했지만, 아까 두둑이 들어있다고 했으니까...



“흐흐흐...”



린은 음흉하게 웃으며 자루를 확인했다.



“응? 이게 뭐야!”



자루 속에 들어있는 것은 20실버.


자신이 시험을 보러 올 때 스승님 몰래 가져온 돈과 같은 액수였다.



“으아아! 뭐야, 거짓말이지?”



아니, 미르 기사단의 급여는 대륙 최고라며!


신입은 쥐꼬리만큼 주니까, 무조건 임무를 나가야 한다며!


아까 두둑하다며어!!


월급에 뒤통수를 쌔게 맞은 린은 혼이 빠져 나간 듯 멍하니 허공을 응시했다.



“잠깐! 그러면 되겠네! 흐흐... 그래 그거야!”



린이 실성한 듯 웃으며 혼자 말을 이었다.



“마법장이 되자, 마법장은 월급을 많이 받을 거 아니야!”



린의 모습에서 실성을 넘어 섬뜩함 까지 느껴진다.



“그래! 젠장! 마법장이 돼서 많은 월급!!!!”잠시 혼자 두는 게 나아 보인다.


작가의말

월급!!!


화목한 기사단 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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