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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혁 님의 서재입니다.

그까짓 마법장 내가 되겠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박지혁
작품등록일 :
2018.10.27 23:40
최근연재일 :
2019.01.31 19:22
연재수 :
52 회
조회수 :
4,559
추천수 :
15
글자수 :
209,403

작성
18.12.0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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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32

DUMMY

“하아, 하아. 여기 맞지? 잘 못 온 거 아니지?”



린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어서 오세요. 디안의 티펠 입니다!’라고 쓰여 있는 안내간판을 보고 있다.



“어디보자...”



한손에는 말의 고삐를 잡은 채 주머니에서 쪽지를 주섬주섬 꺼냈다.


그 쪽지에는 ‘디안의 티펠, 연구원 에드.’ 라고 적혀있었다.



“맞네, 도착했어!”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 했습니다!



린은 쪽지와 안내간판에 있는 ‘티펠’이라는 단어를 번갈아 확인하더니 고삐를 놓고 안내간판을 뜨겁게 끌어안았다.



“흑흑. 드디어 도착했어, 망할 단장!”


돌아가면 쇼파를 독차지해서 복수하겠어!



사실 린은 텔레포트를 타고 이동하고 싶었다.


자르칸 저택에서 대지의 나라 디안의 티펠로 출발하기 전.



“말을 타고 가라고요? 텔레포트는 내비 뒀다가 국 끓여먹어요? 네?”


아니. 속이 좀 울렁거리기는 하지만 편하게 뿅! 하고 이동할 수 있는 텔레포트가 있는데, 왜 말을 타고 이동하냐고!



“닥쳐! 텔레포트 타려면 얼마나 귀찮은지 알아? 디안에 통보해야지, 마법장님 한테 승인받아야지!”


“옆에 마법장님 있잖아요! 디안에게만 통보 하면 되겠네!”


“싫어. 귀찮아. 지금 시간이면 마스한테 전화해도 안 받는단 말이야!”


‘결론은 마스가 없어서 자기가 하기는 귀찮다 이거잖아?’


이런 망할 단장...



“아, 몰라. 저기 말 잘 타는 일라이트 보내던가, 마음대로 하세요!”


아몰랑!


텔레포트 안 해주면 안 갈 거야!



“말 잘 타는? 너 설마 말 못타? 어릴 때...”



플로렌드의 말을 끊고 ‘이때다!’싶은 에이드가 치고 들어왔다.



“말 타기는 어렸을 때 다들 배우지 않나요? 아~ 맞다. 린씨는 평. 민. 출신 이었죠? 그럼 이해가 되네요.”


“괜찮네. 스토커 소녀. 말 타는 거 어렵지 않아. 물론 잘생긴 이 몸은 금방 배웠지. 이 기회에...”


“거짓말 하지마시죠. 마법장님 아직도 잘 못 타시잖아요.”


“에, 엘렛! 비밀로 해달라니까! 솔직히 텔레포트가 있는데 왜 말을 타!”



통신구슬에서 들려오는 여러 목소리.


그때 그들의 목소리를 뚫고 에이드의 한마디가 들려왔다.



“그럼 어쩔 수 없네요. 말을 못타는 평. 민. 출신 기사단이니까. 샤데르스로 돌아와서 텔레포트를 하는 수밖에...”


“하아? 말 완전 잘 타거든요?”


“그럼 말타고 가! 디안의 티펠로 가서 에드라는 자를 찾아서 잡아와!”



왠지 씨익 웃고 있는 플로렌드의 얼굴이 그려지는 린이었다.



‘하아...’


그때 내가 왜 그랬을까.


이곳에 올 때까지 계속 후회했던 장면.


그때 끝까지 텔레포트로 이동한다고 할 걸, 결국 말도 못타고 고삐를 잡은 채 걸어서...



“뭐야. 저 사람 외지인인가?”


“엄마. 저 누나 이상해! 안내간판을 끌어안고 울고 있어!”



사색에 잠긴 린을 다시 현실로 돌아오게 만든 건 지나가는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과 말이었다.



‘뭐야 언제 이렇게 모여 있었어?’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


린은 주변을 살피더니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흠흠. 뭘 봐! 간판 끌어안는 사람 처음 봐?”


“히이이이잉!!”



린의 말에 동의하듯 옆에서 같이 울어주는 말이었다.



“어휴. 가자.”


“카모. 너는 저렇게 되지 않게 열심히 공부해야한다?”


“응! 난 나중에 커서 미르기사단 들어갈 거야!”



그 장면을 보던 사람들은 한숨을 쉬거나 혀를 차며 걸음을 돌려서 가던 길을 마저 가기 시작했다.



‘카모? 라고 했지?’


내가 그 미르 기사다!


꼭! 내 밑으로 들어와라.


물론, 들어올 수 있다면...



“흠하하하!!”



린의 웃음소리에 가던 길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는 사람들.



“어휴. 젊은 사람이...”


“엄마! 저 누나 이번엔 웃었어!”


“쉿. 조용!”



미친 여자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좋은 서포트였다 말.”


“히이이잉!”



린의 칭찬에 대답하는 말. 그래도 미운정이 들었나보다.


“이제 에드인가 에디인가를 찾으러 가볼까?”


‘잠깐만, 생각해보니....’


이름이 에드라는 거랑 티펠에 살고 있다는 거 말고는 다른 정보가...



“그런데 나보고 잡아오라고 한거야?”


망할 단장.



린의 눈앞에 펼쳐진 마을.


샤데르스보단 당연히 아니었지만, 그녀의 고향 드란과 숲속에 덩그러니 지어져있던 자르칸의 저택과 비교하면 생각보다 큰 마을이 자리 잡고 있었다.



“에잇. 몰라! 어떻게든 되겠지!”



린은 당당하게 말의 고삐를 부여잡고 마을로 들어갔다.




***




어두운 술집.


일하는 사람도 없이 혼자 테이블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있는 사람에게 자르칸이 잔뜩 긴장하며 말을 걸었다.



“로, 로브렌? 여기서 보네. 저, 저번에 붉은 마나 꽃을 받을 때도 못 만났었는데...”



섣불리 떨어지지 않는 걸음.


로브렌은 그런 자르칸을 쓰윽 쳐다보더니 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하하하. 잔뜩 쫄아 있기는 앉아. 앉아.”


“그, 그래도 될까?”



쭈뼛쭈뼛 다가와 로브렌의 옆에 앉는 자르칸.


“역시 여긴 조용해서 좋다니까.”


“그, 그러네. 조용하니 좋아.”


‘이런 허름한 곳이 뭐가 좋다고!’


가끔 ‘남자는 사색에 잠겨야 하는 법’이라며 프리시아에서 조용한 술집을 찾아다닌 적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화려한 곳이 좋은 자르칸이었다.



“한잔 받을래?”


“어? 그래. 좋지.”



투명한 유리잔에 채워지는 주황색 빛깔.



‘싸구려 술은 아니겠지?’



자르칸은 로브렌이 주는 술을 받고 한잔 마시려는 찰나,



“보고를 들으니 ‘실패’했다고?”



훅 들어온 로브렌의 한마디.


자르칸은 술을 마시려다 말고 잔을 테이블에 거칠게 내려놓았다.



“망할 갈색머리년!”



잠시나마 잊고 있었던 기억.


‘도대체 나는 그년과 무슨 악연이란 말인가!’



자르칸은 치를 떨며 말을 이었다.



“어떻게 되어 먹은 년이기에! 안티 마나 물약을 먹은 상태에서 마나 커스(Mana Curse)를 먹은 내 기사가 질 수 있는 거야? 너희가 준 꽃, 그거 가짜 아니야? 어?!”


언제 로브렌을 두려워했냐는 듯 잔뜩 흥분한 자르칸.


그는 주먹으로 테이블을 치며 자리에서 일어나 로브렌을 노려봤다.


그러자 자리에서 움직이려는 검은 로브의 사내.



“놉. 괜찮아. 괜찮아.”



그는 로브렌의 말에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고 로브렌은 사람 좋은 미소로 자르칸을 바라봤다.



“우리 자르칸, 화가 많이 났구나? 많이 났어...”



로브렌이 남아 있는 술을 입에 털어 넣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렇지. 화 날만 해. 벌써 그 여자한테 두 번? 세 번이나 당했으니까... 그런데 분위기 파악 안 돼?”



- 파이어 버스트(fire burst)



순식간에 생성된 주문.


자르칸이 미쳐 반응 할 새도 없이, 주문은 그의 앞에서 폭발을 만들어 냈다.



“으억.”



외마디 비명과 함께 공중에 몸이 떴다가 바닥에 고꾸라지는 자르칸.


로브렌은 쓰러져 있는 자르칸을 향해 터벅터벅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실패작이면 분위기 파악정도는 해야지. 지금은 화를 낼 때가 아니라 잘못했습니다. 라고 빌 타이밍이거든.”



어느새 로브렌은 자르칸을 내려다보고 있었고 사람 좋은 미소는 감쪽같이 사라져있었다.



“아, 실패작이라 잘못을 남한테서 찾는 건가? 자신의 힘이 약해 마나 커스(Mana Curse)로 그깟 미르 기사단 신입 둘도 처리 못하면서?”



쓰러져 있는 자르칸의 배를 발로 차기 시작하는 로브렌.


자르칸은 반항 한 번 해보지 못한 채, 그의 비명 소리만이 술집 안을 메우고 있었다.



“우리 대 흑염룡단을 의심해? 한낱 프리시아의 귀족이?”


“자, 잘못...”



자르칸이 사과를 하려 했지만, 계속되는 발길질에 말을 끝까지 잇지 못했다.



“그만하시죠. 도이스님께서 살려두라고 하셨습니다.”



어느새 다가와 로브렌을 말리는 검은 로브의 사내. 그는 아직도 분이 안 풀리는지 옆에 있던 애꿎은 의자를 발로 걷어찼다.



“이딴 놈을 왜 도이스님은 살려두라는 거야! 이런 실패작을!”



로브렌은 바닥에 누워 헛기침을 하고 있는 자르칸을 벌레 보듯이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저 실패작 치워 버리고. 술 좀 더 가져와.”


“네. 로브렌님.”



쓰러져 있는 자르칸을 둘러메는 검은 로브의 남자.



“괜히 아까운 술맛만 버렸네.”



로브렌은 자리에 앉아 테이블에 뒤집어 있던 종이를 보며 자르칸이 남긴 술을 입에 털어 넣었다.



“후우, 이년이란 말이지?”



로브렌은 종이에 그려진 누군가의 초상화를 보며 입을 닦았다.


작가의말

적이 많은 린이네요...!


엄청 춥네요! 감기 조심하세요!!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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