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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혁 님의 서재입니다.

그까짓 마법장 내가 되겠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박지혁
작품등록일 :
2018.10.27 23:40
최근연재일 :
2019.01.31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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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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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09,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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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1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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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DUMMY

바람의 나라 프리시아의 수도 이오르.


한 나라의 수도이지만 늦은 밤이라 불이 꺼져있는 집들 앞 한가한 거리를 마차 한 대가 빠른 속도로 달려가고 있다.



“아직 멀었나?”



마차의 안, 마부와 이야기 할 수 있는 작은 창으로 피곤한 모습이 역력한 중년 남성이 말한다.



“그, 금방입니다! 자르딘님.”



잔뜩 긴장한 채 앞으로 시선을 고정한 채 대답하는 마부. 그는 말을 더 재촉하기 시작했다.



자르딘 드 프론.


프리시아의 귀족 남성으로 자신의 장남과 차남을 미르기사단에 입단시킨, 프리시아 안에서도 인정받던 귀족이었다.


막내아들이 스무 살이 되기 전까지는.


아르반 대륙의 모든 이들이 꿈꾸는 중앙정부 샤데르스의 미르기사단. 스무 살이 되면 볼 수 있는 입단시험에서



‘자르한과 자르반도 그랬으니까.’


차남인 자르반은 두 번째 시험에서 붙었으니, 재수에서 떨어졌을 때까지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너무 안일했던 것일까.


자르칸은 세 번째 시험에서도 떨어졌고 심사위원인 각 나라 왕들에게 울면서 하소연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 일 때문에 창피해서 그 해의 모든 대외 일정을 취소해 버렸었는데..



‘막내도 형들처럼 똑같이 조기교육을 했고 형들보다 부족하긴 하지만 고유마나량도 괜찮은데 어째서!’



올해 시험에서는 몇 년간 미르기사단을 배출 시키지 못한 물의나라 아론 출신에게 져서 떨어져버렸다. 그것도 평민에게!



“시험 때 호위하라고 평민 중에 가장 고유마나가 뛰어나다는 년도 붙여줬더니. 그때 들인 돈이 얼마인데!”



심지어 시험장의 안티마나아이템을 해제하는 사고를 수습하느라 샤데르스의 보석금으로 무려 100골드나 써버렸다.


‘후우. 100골드면 사병들의 일 년치 운영비이거늘...’



이제는 사고를 못 치게 자신이 감시하려고 미르기사단이 아닌 자국 기사단 제피로스 기사단에 입단시키려 했는데.


깊은 한숨을 쉬며 눈을 감는 자르딘.



“근데 또 사고를 쳐?”



그는 주먹으로 있는 힘껏 마차의 의자를 내리쳤다.



불과 몇 시간 전.



‘이, 이게 사실이란 말인가?’


자, 자르칸이 미르기사단 두 명에게 위해를 가하려 해?



자르딘이 중앙정부 샤데르스에서 온 두루마리를 읽은 뒤, 개미 지나가는 소리도 안 들릴 정도로 고요한 중앙 성 회의실 안.


자르딘을 포함해서 그곳에 모인 모든 귀족들이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왜 아무런 말이 없지? 네 자식이 한 짓, 미르기사단원 둘에게 위해를 가하려 한 게 사실이냐고!”


“미, 미르기사단에게 위해를 가하려 했다고?”


“주, 죽이려 했다는 건가?”


“자, 자르칸이면 자르딘의 막내아들인가?”



순식간에 회의실 안은 웅성거림이 가득해지고



“하아, 그렇게 미르기사단에 떨어지더니 결국 이렇게 사고를 치는 군요.”



평상시 앙숙처럼 지내던 고딘 드 프론이 자신도 처음 듣는 이야기에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 자르딘의 속을 긁기 시작했다.



“하센시아님. 이 일은 그냥 넘길게 아닙니다. 고의로 미르기사단을 죽이려 하다니요!”


‘저 놈이 뚫린 입이라고!’



당장이라도 주문을 날려버리고 싶은 자르딘이었으나, 지금은 그것이 급한 일이 아니었다.



‘생각해야 한다. 이 일을 해결할...’



그러나 하센시아는 그가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



“대답을 안 할 생각인가 보지? 그럼, 본인에게 직접 들으면 되겠군. 지금 당장

자르칸 드 프론을 데려와!”



회의실 안 모든 이들의 시선이 자르딘에게 쏠렸고 하센시아의 분노에 더 이상 아무도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


한참을 눈을 감고 생각하는 자르딘. 그는 땀으로 푹 절어진 손을 꽉 쥐며 말했다.



“모릅니다.”


“뭐?”


“저도 어디에 있는지 모릅니다. 살았는지, 죽었는지.”



그의 떨리는 목소리가 끝나기 무섭게 회의실 안은 다시 소란스러워졌다.



“그, 그렇다는 이야기는 지금 행방불명이라는 건가요?”


“진짜란 말입니까? 아니, 성인식 날 줬다는 그 개인저택에도 없었습니까?”



수도 이오르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줬던 개인저택. 막내아들에게 선물 후 자르딘이 다른 귀족들에게 자랑을 했던 적이 있어 모두들 알고 있는 곳.



“없었습니다. 그곳에 머무르던 하녀와 기사, 집사들은 모두 시체로 발견되었고 자르칸은 시체조차 없어서 제가 어디 있는지 모른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어떻게 된 일인지, 그리고 시체로 발견되지도 않은 자신의 막내아들은 어디에 있는 것인지 알아보고 있었던 건데...


‘미르기사단 두 명에게 위해를 가하려 했었다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단 말인가!’


“모두 시체요? 습격을 당한 겁니까? 아니 그러면 왜 미르기사단 둘을...”



리핀이 말끝을 흐리며 두통이 몰려오는지 머리를 지그시 눌렀고 그의 말 덕에 자르딘에 머릿속에 한 가지 빛이 스쳐지나갔다.



“저도 제 막내아들이 그런 짓을 하지 않았다는 확신을 할 수 없습니다. 다만 자르칸이 사라져 그것에 대한 진상을 파악하고 있었고 만약 미르기사단에 위해를 가하려 했다는 것을 알았다면 가장 먼저 여왕님께 보고를 드렸을 것입니다. 그러니...”



모두들 숨죽이고 자르딘의 말을 듣고 있을 때, 하센시아가 깊은 한숨을 쉬며 그만 말하라는 손짓을 했다.



“이번 한 번만 도와 달라는 말을 하겠지. 그 놈이 올해 미르기사단의 시험에서 떨어졌을 때처럼. 한 번만 더 기회를 주면 올해는 붙을 수 있다고.”



귀족들의 놀란 표정. 자르딘은 몰려오는 수치심에 고개를 떨어트렸다.



‘내가 그런 놈을 위해 재수 없는 마법장과 내기를 해서 마나트리의 나뭇가지를 바치다니!’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속을 간신히 참고 하센시아가 말을 이었다.



“바람의 나라 프리시아의 이름으로 그대에게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지. 중앙정부 샤데르스에서 준 삼일의 시간 중 이틀의 시간을 주겠다. 그 안에 그 놈을 잡아다 내 눈 앞에 앉혀놔. 그럼 최소한의 변명이라도 들어봐 주지.”


그때 잠자코 듣고 있던 고딘이 앞으로 걸어 나왔다.



“이, 이틀을 넘기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아까도 말씀 드렸듯이 이 일을 문제 삼아 샤데르스에서 다른 나라에게 공문을 보내 프리시아에 제제를 가하기 시작한다면, 불의 나라 헬리온이...”


“조용. 아직 내말이 안 끝났을 텐데? 고딘.”



하센시아의 한마디에 뒤로 물러나며 자르칸을 향해 음흉한 미소를 날리는 고딘.


그런 자르딘에게 들려온 말은 절망적이었다.



“이틀이 지나자마자 자르칸의 독단적인 일로 간주하여 우리 프리시아는 그들의 가문을 역적으로 몰 것이다. 그리고 최대한 샤데르스에게 협조하는 방식으로 가겠지. 그러니...”



삼켜지지도 않는 마른침을 억지고 삼키는 자르딘.



“이틀 안에 그 망할 놈을 잡아오도록. 자르딘 드 프론.”



그녀의 분노 섞인 말 한마디가 그의 심장에 닿을 듯 들려왔다.




***




“도, 도착했습니다. 자르딘님!”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있다 보니, 어느새 마차 밖에는 자신의 웅장한 저택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가 내리기 쉽게 마차의 문을 열어주는 마부.



“지금 당장 미르기사단의 장남과 차남을 불러오고 가문 내에 모든 기사들을 집합시켜.”

“제, 제가 말입니까?”


“얼른! 그럼 여기에 너 말고 누가 있어!”


“네, 네! 알겠습니다!”



그의 호통 소리에 부리나케 어디론가 뛰어가는 마부. 자르딘은 머리를 지그시 누르며 자신의 저택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틀, 이틀이다.. 이틀!”



프리시아의 여왕 하센시아가 정해준 기한을 되새기며 말이다.




***



싱글벙글 웃으며 통신 구슬을 바라보고 있는 린. 그와 달리 구슬에서 나온 플로렌드의 목소리는 매우 귀찮아 보인다.



“보고는 끝난 거지?”


“네. 그런데요?”


“근데 왜 안 끊어! 지금이 낮인 줄 알아!”


“에이, 어차피 내일도 지각에 출근해서 잘 거잖아요!”


아마, 단장을 괴롭히는 게 즐거운 모양이다.



“보고 끝났으면 고향에 있는 애인한테나 연결해!”


‘애, 애인?’


어디선가 들려오는 빠직하는 소리.



“하, 먼저 있는지부터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니에요? 단장님도 없으면서!”


“그래, 나도 없다. 나는 안 만드는 거거든?”


“네? 보통 못 만드는 사람들의 대표적인 변명 아닌가요? 안 만든다고. 자신은 일이 더 좋다고. 단장님은 일도 안하면서 그런 핑계를 대다니. 어휴...”


“뭐! 너 말 다했어? 나 인기 많거든!”


“다 안했는데요! 그리고 이 통신구슬이 얼마나 비싼데! 아하, 단장님은 귀족이라 있었겠구나. 평민들은 이거 하나 살 돈이면 몇 달은 먹고 살거든요!”


흥 칫 뿡!


여기도 저기도 다들 귀족 출신이라 아주 돈 귀한 줄 몰라요!



‘어라? 왜 말이 없으시지?’



당연히 들려와야할 플로렌드의 공격이 들어오지 않는다.


내가 너무 심했나. 서, 설마 나와 같은 모태 솔로?



“삐졌어요? 저랑 같은 모태 솔로일 줄 몰랐...”



이미, 모태솔로로 확정되어버린 플로렌드였다.



“야! 나 모태솔로 아니거든! 근데 너 지금 에드의 집이라고 하지 않았어?”


“맞아요! 디안의 티펠. 거기서 마나 커스(Mana Curse)와 붉은 마나 꽃을 연구하는 에드씨 집의 2층 손님 방! 저번처럼 실수 안할게요!”


린의 눈앞에 펼쳐지는 자르칸의 저택에서 불 타버린 붉은 마나 꽃들과 죽어버린 저택 사람들.


린이 “정신 완전 똑바로 차리고 있어요.”라고 중얼거리자 오랜만에 듣는 진지한 플로렌드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런데 왜 비명소리가 들려? 그것도 어린 여자 아이.”


“에이, 무섭게 왜 그래요. 근처에 다른 집도 없어서 이곳에는 에드씨랑 딸, 그리고 저밖에 없는데.”


“아니야. 아까부터 들렸는데? 근처에 다른 집이 없다고?”


‘서, 설마...’



자신이 단장을 괴롭히는데 정신을 팔렸던 탓일까, 불길한 기운을 느낀 린이 숨을 죽이고 바깥 소리에 집중했다.



“아, 아파!”



희미하게 방안을 비집고 들어오는 로나의 비명소리.


“미친! 에드!!”


제, 제발 아니라고 해줘!



린은 자신의 불긴한 예감이 아니길 빌면서 방에서 뛰쳐나갔다.


작가의말

제발, 아무일도 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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