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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혁 님의 서재입니다.

그까짓 마법장 내가 되겠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박지혁
작품등록일 :
2018.10.27 23:40
최근연재일 :
2019.01.31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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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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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01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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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DUMMY

중앙정부 샤데르스의 지하 제 3 감옥.


귀족이 아닌 일반 범죄자들, 그중에서도 최악으로 분류되는 자들만 오는 이곳은 금방이라도 꺼질 듯 위태로운 촛불 하나가 유일하게 밝혀줄 뿐 햇빛조차 들어오지 않는다.



“신입인가? 못 보던 얼굴인데.”


“네.”



묵직하게 들려오는 중저음의 목소리.


“벌써 신입이 들어올 때가 됐나, 난 핀리 라고 불러. 아무튼 오늘은 처음이니까 잘 배우라고.”


“예.”



고개를 끄덕이는 신입. 그때 캄캄한 감옥의 제일 끝 쪽에서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리 흑염룡단을 막을 수 없다!”


“위대한 흑염룡단!”


한명의 외침에 잇따라 외치는 구호. 핀리는 익숙한 듯 횃불을 챙겼다.



“아 저놈들 또 시작이네. 조용히 안 해?”


“우리 흑염룡단은 이 대륙을...”



난동을 부리는 흑염룡단을 잠재우기 위해 다가온 핀리가 철장을 강하게 발로 걷어찼다.



“정복할거라고? 그래. 해봐. 해보라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철장 안. 횃불을 가까이 가져다 대니 금방이라도 죽일듯한 살기 어린 눈빛들이 보인다.



“하, 눈빛 보소. 아직 고문을 덜 당했구나? 그래. 오늘도 시작해 보자. 이것 좀 가지고 있어봐.”



열쇠를 찾기 위해 자연스럽게 횃불을 건네는 핀리. 그가 자신의 허리춤에서 열쇠를 꺼내려는 순간.



-슬립. (Sleep.)



수면 주문에 맞아 맥없이 쓰러지는 핀리를 부축하는 신입. 그는 큰 소리가 나지 않도록 핀리를 눕혔다.



“그렌.”



중저음의 목소리로 부르는 이름.



“서, 설마. 흑염룡단에서?”


내 이름을 어떻게 아는 거지?


중앙정부 샤데르스에는 아무런 정보도 말할 수 없어 내 이름조차 말하지 않았는데?



병사는 조용히 하라는 듯 손가락으로 입을 가린 뒤 그렌에게 가까이 오라는 손짓을 보냈다. 그러나 아직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는 그렌.



“왜 날 부르는 거지?”



당연한 이야기였다. 샤데르스에서 흑염룡단의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벌이는 연극일 수도 있었다. 자신의 이름을 알아내는 것 정도는 샤데르스라면 식은 수프 먹기였으니까.



‘그 연기에 속아 잡혔으니, 쉽게 믿을 수 없다.’



그렌은 린이 했던 발연기가 떠올라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브리토.”



중저음의 목소리에 들린 이름은 그렌을 놀라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 브리토님 이라고?’



비밀리에 임무를 받아 혼자 활동하고, 간부가 아님에도 단장인 도이스님께 직접 명령을 받는 자.


흑염룡 단에서도 크게 알려지지 않은 자였다. 자신도 드란의 임무에 관리자가 되었을 때 스쳐가듯 그런 존재가 있다는 것만 들었으니까.



“흑염룡단을 위하여.”



그렌이 무릎을 꿇고 인사를 올리자 브리토의 존재를 알 리가 없는 다른 단원들은 의아하긴 하지만 그를 따라 인사를 올리기 시작했다.


자신의 관리자가 인사를 올릴 정도면 높은 사람인 게 분명했으니까.



-사일런스 (Silence)



흑염룡 단이 있는 곳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 브리토보다 고유마나가 적은 자들은 듣지 못하는 침묵 마법이 지하 감옥 내에 펼쳐졌다.



“도이스님의 명령이다.”



이윽고 시작된 브리토의 설명. 그의 한 마디 한 마디에 매일 감옥에서 “흑염룡 단!”을 외칠 때 보다 전투적이고 엄숙한 모습으로 바뀌고 있었다.



“그런데 마지막에 하신 말씀이요.”



브리토가 설명을 마치자 손을 들고 말하는 한 단원. 그의 질문은 여태까지 무덤덤한 얼굴이던 브리토의 얼굴이 꿈틀대게 만들었다.



“그 기사, 진짜로 두 가지 속성을 쓰던데요?”




***




샤데르스 중앙성의 국왕 집무실.


침대와 쇼파, 그리고 각종 과일들과 달달한 디저트들이 구비되어있다.


아마 밖에 있는 ‘국왕 집무실’이라는 명패가 없었다면 그저 어린아이의 방으로 착각할 수도 있을 상황.



“그 귀족이 혐의를 다 인정했다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동글동글한 크프렌 폰 샤른. 현 샤데르스의 국왕인 그는 쇼파에 누워 마법장인 마로리엔과 비서 엘렛을 보고 있었고, 그의 옆에는 아직 앳된 모습이 역력한 공주 크아니스가 서있었다.



“네. 국왕 폐하.”


“아이, 그러면 안 되는데.”



마로리엔의 대답에 고개를 갸웃하며 아쉬워하는 크프렌. 그는 옆에 있는 하녀가 주는 포도알을 받아먹었다.



“아버지!”



옆에 있던 크아니스가 얼굴이 빨개지며 소리를 버럭 질렀다. 그러자 한껏 몸을 움츠리는 크프렌.



“왜, 왜 또 화가 나셨을까, 우리 공주님?”



그의 태도에 크아니스가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러니까 자르칸 드 프론이 미르기사단을 살해하려고 했다는 걸 인정했다. 이거죠?”


“크으. 역시 우리 공주님 누굴 닮아서 그렇게 말을 잘하시는 지, 이 잘생긴 제가 다 뿌듯...”


“네. 공주님.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현재 감옥에 있습니다.”



‘왜 내 말을 끊어!’라는 눈빛으로 엘렛을 쳐다보다 깨갱하고 시선을 회피하는 마로리엔. 창밖에 있는 먼 산만 바라보고 있다.



“잘하셨어요. 제 3 감옥에 있나요?”


“아니요. 그렇게 진행하다 높으신 분에게 걸려 현재 제 1 감옥에 수감 중입니다.”



딱딱한 표정으로 크프렌을 쳐다보는 엘렛. 그도 마로리엔과 마찬가지로 먼 산을 바라봤다.



“아버지!”


“아이고 깜짝이야. 왜 또 나야!”


“분명 아버지겠죠! 제 명령을 거부할 사람은 아버지밖에 없으니까요!”


그녀의 말대로 명령을 거부할 사람은 국왕인 아버지와 마법장인 마로리엔 밖에 없었는데, 마로리엔은 그녀의 명령을 거부한 적이 없었다.


물론 그의 자기애 때문에 쉽게 부탁을 하지는 않지만.



“제가 분명 제 3 감옥에 넣어야 한다고 말씀 드렸잖아요! 이건 미르기사단 아니 저희 중앙정부 샤데르스를 무시한 사건으로 본보기를 보여야 한다고 그렇게 말씀 드렸는데!”


“공주야. 그는 귀족이야 귀족! 제 3 감옥에 넣으면 안돼요!”


“하, 샤데르스를 우습게 보는 다른 나라의 귀족 따위. 아버지는 저희 기사들이 중요하지 않은가 보네요.”


“아니,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난처해져만 가는 크프렌. 그의 도움을 요청하는 눈빛에 이번에는 천장을 바라보는 마로리엔이었다.



“아무튼 이번 건은 저도 양보 못해요. 엘렛. 그를 당장 제 3 감옥으로 보내세요.”


“네. 공주님.”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눈망울로 “아, 안 되는데...”라고 중얼거리는 크프렌. 그러거나 말거나 엘렛이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그럼 자르칸 드 프론의 처벌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건 내가 또 생각이 있지.”



갑자기 쇼파에서 몸을 일으키는 크프렌. 하녀가 주던 포도 알을 거부한 채 일어나는 게 꽤나 불안하다.



“정확히 일주일 후 중앙광장에서 공개 처형 하자.”


‘말도 안 돼.’


아버지가 이런 말씀을 하시다니, 귀족이라 석방을 제안할 줄 알았는데?


그 방에 있던 마로리엔과 엘렛도 마찬가지의 반응이었다.



“좋아요. 강하게 나가죠. 그러고 보니 그가 미르기사단 입단시험을 망친 장본인이죠?”


“네. 공주님의 기억이 맞습니다.”


“좋아요. 좋은 본보기로...”


“저는 반대합니다.”



그때 들려오는 진지한 목소리. 계속해서 딴 곳만 바라보던 마로리엔이었다.



“공개 처형은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자들에게만 이루어지는 형벌. 오히려 다른 나라의 귀족들의 반발을 살 수 있습니다.”



그러자 발끈하는 크아니스.



“그게 뭐가 문제죠? 오히려 저희 힘을 다시 보여줄 수 있는...”


“그래서 문제라는 겁니다. 공주님.


“그렇지만... 저희 샤데르스가...”



아무리 철이 들었다는 이야기와 샤데르스의 희망이라는 말을 들어도 아직 어린 아이인 크아니스. 그녀가 울먹이기 시작했다.



“에이, 무슨 소리 공개처형으로 진행해. 진행!”



한껏 목에 힘을 준 크프렌. 평상시라면 “우, 우리 공주님 울면 안 돼요!”라고 당황했을 텐데, 몹시 불안하기만 하다.



“아버지...”



크아니스는 언제 울먹거렸냐는 듯 해맑게 웃으며 크프렌을 바라보자 헛기침을 하며 한껏 허세를 부리는 그였다.



“생각해봐. 그 귀족. 저번에도 프리시아에서 쏜살같이 보석방 했잖아. 그 이야기면 뭐겠어?”


“서, 설마.”



급격히 굳어지는 크아니스의 표정. 마법장과 엘렛 마저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있었다.



“하하하! 마법장도 같은 생각인가? 공개처형 한다고 해봐 프리시아에서 가만히 있겠어? 엄청난 돈을 줄 거 아니야? 어때? 완벽하지?”



그의 말이 끝나기 전부터 두 주먹을 파르르 떨고 있던 크아니스.



“아버지!!!!”



그녀의 외침이 집무실에 울릴 때 밖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문을 지키는 병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모든 기사들이 임무를 나가 썰렁한 제 1 미르기사단 사무실. 에이드와 일라이트만이 그곳을 지키고 있었다.



‘괜찮다고 했는데, 결국 임무에 못 나가다니.’



이 둘만 남은 이유는 일라이트와 린을 죽이려고 한 프리시아의 귀족 자르칸 드 프론의 이송을 제 1 미르기사단이 맡아서 임무를 기다리고 있던 기사들을 전부 동원했기 때문이다.



“앉아서 기다려요.”


“네. 알겠습니다.”



둘만 남은 게 불편한 나머지 계속해서 사무실을 서성이고 있던 일라이트. 사실 저번 임무에서 저지른 실수를 얼른 만회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이번 임무는 어쩔 수 없어요. 그 귀족과 당신은 이미 한번 악연이 있으니까요. 믿지 못한다는 게 아니라, 무슨 말인지 알죠?”


“네. 이해합니다.”


사실은 이해 못하지만, 아까 전에 이야기 했던걸 다시 한다고 해도 달라질게 있을 리 없었다.



“대신 다른 임무가 오면 가장 먼저...”



그때 문이 덜컥 열렸다.



“에, 에이드님!”



숨을 헐떡이며 들어온 병사 한명.



‘보통 급한 임무가 배정되었을 때는 통신구슬로 연락을 할 텐데, 왜 이렇게 헐레벌떡 뛰어 왔지?’



안 좋은 느낌이 일라이트의 등골을 스치고 지나갔다.



“제가 무슨 일이 있으면 조용히... 하아...”


“죄송합니다. 하지만 너무 충격적인 일이라.”



에이드의 명령만 기다리는 병사. 그녀는 일라이트의 눈치를 슬쩍 보고 잠시 뜸을 들이더니 입을 열었다.



“이야기 해보세요.”



병사가 에이드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하고 싶던 말을 쏟아내자 일라이트와 에이드의 표정이 상반되게 변하기 시작했다.



“에이드님의 말이 맞았습니다. 그 미르기사단의 린님은 마나커스를 사용한다고요!”


작가의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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