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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혁 님의 서재입니다.

그까짓 마법장 내가 되겠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박지혁
작품등록일 :
2018.10.27 23:40
최근연재일 :
2019.01.31 19:22
연재수 :
52 회
조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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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15
글자수 :
209,403

작성
18.12.24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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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41

DUMMY

‘얼마나 더 가야 하는 거야.’



“자, 내려!” 라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차에서 던져져 걷기를 몇 분 째, 사실 얼마나 걸었는지도 모르겠다.



“으악!”


“무슨 소리야? 아 쫌 제대로 안 올래? 빨리 안와?”



자르칸이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려하자 그의 앞에서 들려오는 짜증 섞인 목소리.



“죄송합니다!”


참자. 참아야 한다.



평상시라면 “어디다 대고 짜증이야!”라고 소리를 쳤겠지만, 상대는 흑염룡단의 간부인 로브렌이었고 그는 나름의 학습을 하고 있었다.



‘또 맞기는 싫으니까.’


“어디다 사과하는 거야? 그리고 그쪽이 아니라 왼쪽으로 조금.”



로브렌의 명령에 몸을 살짝 왼쪽으로 돌리자 “풉” 하고 들려오는 비웃음 소리.



“그래. 거기! 그쪽으로 쭉 오면 돼.”


“알겠습니다.”



로브렌의 흥얼거리는 소리가 점점 멀어지고 자르칸이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기려는 찰나,



“으악!”



이번엔 완전히 앞으로 고꾸라져 버렸다.



“아오! 짜증나!!”



참으려고 한지 오 분도 안 지나, 자신도 모르게 본심이 밖으로 나와버렸다.



‘아니. 눈을 가리고 어떻게 걸어가!’



아무리 크게 눈을 떠봐도 깜깜한 암흑만이 보이는 시야. 그는 지금 마차에서 눈이 가려진 그대로 길을 걷고 있었다.



‘마차도 아니고 길을 걷는데, 잠깐만 계속해서 오르막길 나오고 길도 험한걸 보니 설마, 산 속인가?’



계속해서 반복되는 오르막길. 그리고 기분 탓인지 점점 추워지는 공기까지. 산을 오르고 있다는 걸 이제야 눈치 챈 모양이다.


그때 점점 가까워지는 발소리와 함께 계속해서 들려오던 콧노래 소리가 끊겼다.



“지금 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 짜증?”


‘큰일났다.’


“아니. 그게 아니라... 대충 보니까 산 같은데, 눈 가리고 어떻게...”



본능적으로 몸을 움츠리며 변명을 시작하는 자르칸. 그러나 아무 말도 들리지 않자,



‘설마 주문 시전중인 거 아니야?’



그는 아픈 티도 못 내고 허겁지겁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닙니다. 걸어갈 수 있습니다!”


“아, 그래? 난 또 눈이 안보여서 그런가 싶어서 풀어줘야겠다. 싶었는데 걸어 갈 수 있다면 상관없겠네.”


‘젠장!’


그런 건 빨리 빨리 말하라고!


“하하하. 괜찮긴 한데 로브렌님의 뜻이 그렇다면 풀어주셔도 됩니다.”



어색한 웃음. 그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로브렌의 음흉한 미소가 눈앞에 그려지는 듯 했다.



“내 뜻이라... 내 뜻은 그냥 가는 건데? 가자.”


“자, 잠깐!”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발소리에 다급함과 울먹임이 섞여 나오는 목소리.



“제발 풀어주세요! 넘어진데도 아프고 눈이 안보여서 너무 힘들어요.”


“처음부터 그렇게 나왔어야지. 실패작 주제에 나한테 간이나 보고 말이야.”


‘후우...’


내가 어쩌다...



끓어오르는 분노를 애써 참고 있을 때 그의 눈을 가리고 있던 천 조각이 내려가고 서서히 빛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응? 빛?’


분명 늦은 밤... 일 텐데?



어둑어둑한 밤.


높은 나무들 사이로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작은 집 한 채가 우두커니 자리 잡고 있었다. 엎어지면 코 닿을 위치에.



“벌써 도착했네?”



그를 놀리듯 해맑게 웃어 보이는 로브렌. 자르칸은 자신도 모르게 두 주먹에 힘을 잔뜩 주었다.



‘저 새끼를 그냥...’


감히 이 자르칸님에게 장난을 쳐?



“잠깐만. 지금 주먹 쥐고 있는 거 아니지?”



언제 해맑게 웃었냐는 듯 빠르게 식어가는 그의 얼굴. 자르칸은 그 모습에 어쩔 줄 몰라 애꿎은 머리만 굴리고 있었다.



‘어, 어쩌지?’


생각해야 한다. 생각! 자르칸은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아 아플 거 같은데... 이 방법 밖에 없어!’



그는 잔뜩 겁을 먹은 채 주먹으로 힘껏 자신의 얼굴을 때렸다. 꽤나 크게 울리는 ‘퍽’소리. 살짝 실눈을 뜨고 로브렌의 표정을 살피니 간신히 웃음을 참고 있는 게 보인다.



“푸하하하. 역시 실패작다워.”


‘휴우. 넘겼나?’




안도의 한숨도 잠시, 그 모습을 전부 지켜보고 있던 병사 두 명이 자르칸의 쇼가 끝나자마자 둘의 앞을 가로막았다.



“흑염룡단을 위하여.”


“흑염룡단을 위하여.”


무릎을 꿇으며 인사를 올리는 병사들. 그들은 로브렌의 손짓을 보고 나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안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럼. 알지. 내가 도이스님의 명령 때문에 실패작을 데리고 여기까지 왔는데.”



‘이런 곳에 도이스란 분이 있다고?’


그 사람은 흑염룡단의 단장 아닌가?


이거, 사기 치는 거 아니야? 좀 더 으리으리한 저택에...



잔뜩 긴장한 모습의 자르칸과 진지한 얼굴로 문 앞에 선 로브렌. 그는 천천히 문을 두드렸다.



“도이스님. 로브렌입니다. 실패작, 아니 자... 자그? 하아.. 이름이 뭐였지?”


“자르칸입니다.”


그 린이라는 년도 그렇고 왜 다들 내 이름을 모르는 거야!


“네. 자르칸을 데려왔습니다.”



그러자 얼마 후 방안에서 차분한 목소리와 동시에 문이 열렸다.



“들어오세요.”


‘저, 저 자가 도이스?’



상상했던 이미지와 정 반대로 반듯해 보이는 남자. 그는 벽난로 앞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로브렌이 멍하니 서있는 자르칸을 뒤에서 밀어 넣었고 그대로 문이 굳게 닫혔다.


방 안에 남은 둘.



‘시, 실수하지 말자.’


“앉으세요.”



잔뜩 긴장한 자르칸에게 도이스가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예. 앉겠습니다.”



최대한 태연한 척 했지만, 벌벌 떨리고 있는 손. 동시에 한 발짝 한 발짝이 몹시 무겁게 느껴졌다.



“내가 그대를 보자고 한 이유는 하나입니다.”



자리에 앉기 무섭게 말을 하는 도이스.


‘도대체 무엇이길래 자신을 데려온 것일까.’



그가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뜸을 들였다.



“지금 샤데르스에서 그대를 찾고 있습니다. 미르기사단을 죽이려 했다는 이유로 말이죠. 프리시아에 공문이 가고 하루가 지났으니 이틀의 기한이 남았군요.”


‘젠장.’


그 일이 그렇게 됐단 말이야?



예상치 못한 이야기에 입술이 마르다 못해 타들어 가는 느낌이 들었다.


‘저 차를 빼앗아 먹을 수도 없고.’



뭐라도 마시고 싶은 심정. 간신히 참고 있는 그에게 도이스가 마침표를 찍어 버렸다.



“그럼, 이제 간단히 자신의 처지를 알았을 테니. 본론을 이야기 할까요? 자르칸 드 프론. 지금 당장 프리시아로 돌아가 자백하세요.”


“자백?”



자신의 귀를 의심하는 자르칸. 그러나 도이스는 그를 두 번 죽이듯 다시 이야기 했다.



“네. 자백이요. 프리시아로 돌아가 자신이 한 일을 밝히고 샤데르스로...”


“하, 어이가 없네. 그럴 거면 애초에 보내지 왜 날 데려온 건데? 어?”



이미 날아가 버린 이성. 그는 또 학습능력도 없이 눈이 돌아가 버렸다.



“난 프리시아의 귀족이야! 너네 흑염룡단이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몸이 아니라고!”



그런 그를 보며 천천히 찻잔을 내려놓는 도이스.



“그럼 지금부터 이야기 하려고 했던, 거부할 수 없는 달콤한 제안도 필요 없겠군요.”


“다, 달콤한 제안? 이요...?”



한순간에 가출했던 이성이 돌아오는 차분한 목소리. 도이스가 싱긋 웃으며 그에게 제안을 시작했다.




***




그 시각. 디안의 티펠.


‘어서 오세요. 디안의 티펠입니다!’ 입간판이 있는 곳에서 마을 사람들과 경비병들이 모여 곤혹을 치루고 있었다.



“으아아아! 아니 무슨 정보라도 줘야 할 거 아니야!”


“지, 진정하세요!”


“아! 내가 진정하게 생겼어? 어!”



모여 있는 사람들을 향해 소리를 지르고 있는 잠옷 바람의 소녀.



“오늘 무슨 날인가?”


“아 맞다. 낮에 있었던 간판 끌어안고 있던 그 여자 아니에요? 왜 막 울다가 큰소리로 웃다가!”


“아니에요! 제가 봤는데 그 누나랑 다른 누나에요!”


“그런 거 다 필요 없어! 필요 없다고!”



소녀의 신경질적인 반응에 하나둘 뒷걸음질 치기 시작하는 사람들.



‘그래. 진정하자. 진정.’


빨리 해결해야 집에 가서 꿀잠하고 피부를 지킬 수 있어. 그래서 연구원 이름이 뭐라고 했더라?



갑자기 무엇인가 골똘히 집중하는 소녀를 보고 서로 고개를 끄덕이는 경비병들. 그들은 소녀를 향해 주문을 시전했다.



-스톤 페러! (Stone fetter)



간단한 속박마법. 언제 날뛸지 모를 소녀를 제압하기 위함이었으나,



-파이어 베리어. (Fire barrier.)



간단하게 소멸되고 말았다.



“뭐야? 지금 이런 연약한 소녀를 속박하려고? 꺄악! 묶어서 뭐하려고!!”



안전을 위해 점점 뒤로 물러나는 사람들. 경비병의 주문이 소멸된 것 보다 그녀의 반응이 더 무서웠다.



“아, 맞다. 생각났다.”



무엇인가 떠오른 듯 짝 하고 박수를 치는 소녀. 그녀가 해맑게 웃으며 이야기를 꺼냈다.



“혹시 에드라는 사람 알아요?”


어? 반응이 왜 이래?



급격히 표정이 굳어져 가는 사람들.



“하하하... 왜 그러세요?”


“아주 오늘 재수 없을 라니까. 여기도 에드, 저기도 에드.”



마을사람들의 반응에 이번에는 레몬이 서서히 두.둠.칫 물러나기 시작했고,


-스톤 에로우! (Stone Arrow)

-스톤 볼! (Stone Ball)


“저 년 잡아!”


“으악! 왜 그러세요! 에드가 왜요. 샤데르스의 지원을 받는 연구원이잖아요!”


“그 이름 꺼내지 말랬지!”


“언제요! 으악! 말로 합시다!”



오늘도 어김없이 “망할 단장!!!”을 외치면서 날아오는 마법을 피해 도망치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제안이 과연 뭘까용~?


메리크리마스!: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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