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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혁 님의 서재입니다.

그까짓 마법장 내가 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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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혁
작품등록일 :
2018.10.27 23:40
최근연재일 :
2019.01.31 19:22
연재수 :
52 회
조회수 :
4,577
추천수 :
15
글자수 :
209,403

작성
18.12.07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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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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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34

DUMMY

싸늘한 바람이 불어와 창문을 때려 스산한 느낌마저 드는 프리시아의 수도 이오르.


그곳의 중앙 성 회의실, 커다란 의자와 책상을 맨 앞에 두고 복도 중앙을 비워둔 채 양 옆으로 열 명의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다.



“허허. 오랜만이군요?”


“그러게요. 같은 도시에 살면서 너무 오랜만이네요. 바쁘셨나봅니다?”



휘황찬란한 옷을 입은 채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는 프리시아의 귀족들.



“혹시 긴급소집의 이유를 아십니까?”


“아니요.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왜 모이라고 하셨는지...”



자신들의 국왕이자 여왕, 하센시아 드 프론의 소집 명령에 급히 모였지만, 정작 이유를 아는 사람은 없는 모양이다.



“응? 자르딘 자네 괜찮나? 안색이 안 좋은데?”


“괘, 괜찮아.”



괜찮다고 대답은 했지만, 전혀 괜찮아 보이지 않는 노란머리의 자르딘 드 프론.



‘침착하자. 다른 이유 때문에 소집 한 걸 거야.’


아직. 모를 거야.


내가 먼저 찾아 수습하면...




“어디 아픈 거 같은데... 그래도 여왕님께서 모두 빠짐없이 모이라고 했으니, 조금만 참게. 어차피 금방 끝날 거야. 다른 나라의 왕족을 소개 시켜 달라 던가, 뭐 그런 내용일 테니까 말이야.”


“허... 저번 맞선도 실패하셨습니까? 리핀 공께서 추진하지 않았습니까?”


“이번에도 짝이 안 맞으셨나 봅니다. 허허허.”



리핀은 허탈한 듯 웃음 지었지만, 한편으로는 익숙했다.



‘결혼을 하실 수 있을지.’



프리시아의 여왕 하센시아 폰 프론.


그녀는 이미 수많은 맞선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혼기를 놓쳐버린 여왕이었으니까.



“이미 저희 프리시아의 비슷한 또래의 귀족들은 다 만나보셨으니, 우리나라에서 찾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심지어 이미 자국의 혼기가 찬 귀족 남성들은 이미 모두 거절한 상태였고 그 때문에 아들을 이용해 왕족이 되어 보려던 귀족들의 계획은 물거품이 된지 오래였다.



“뭐, 저희가 노력해야죠.”


“하하하! 그럼요. 저희가...”



다른 나라의 귀족을 만나면 “여왕님은 결혼은 하셨나?”질문을 그만 듣고 싶어서 이제는 제발 ‘결혼만 해라!’가 소원이 된 귀족들이었다.



“여왕님 들어오십니다.”



하녀의 외침에 정숙해지는 회의실 내부.



‘큰일이다.’



문이 열리자마자 보이는 심각한 하센시아의 표정에 화기애애하던 귀족들 모두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고 그녀는 성큼성큼 걸어가며 외쳤다.



“자르딘 드 프론!!!!”



그녀의 외침에 다른 귀족들의 시선은 아까 전, 혼자 식은땀을 흘리고 있던 노란머리의 자르딘에게 향했고,



-윈드 블래스트! (Wind Blast!)


자르딘이 미쳐 반응할 새도 없이 하센시아의 주문은 빠르게 날아와 그의 앞에서 폭발했다.


뒤에 있는 벽에 날아가 강하게 부딪혀 바닥에 쓰러지는 자르딘.



“여왕님!!”



그 모습을 본 다른 귀족들은 눈이 동그랗게 변하여 당황하고 있었다.



-윈드... (Wind...)


“지, 진정하세요! 여왕님!”



하센시아가 자르딘을 향해 다시 주문을 시전하려 하자 다른 귀족들이 급하게 말렸고 그런 그들을 향해 그녀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소리쳤다.



“진정? 지금 상황에서 진정을 하라고?”


“무슨...”



벽에 부딪힌 채 헛기침을 하고 있는 자르딘.


하센시아는 그를 신경조차 쓰지 않고 문 쪽에 서있는 하녀를 향해 소리쳤다.



“뭐해, 가져와! 빨리!”


“네, 네!”



하센시아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방 안 커다란 책상을 향해 부리나케 달려가는 하녀. 그녀는 그곳에서 양피지로 된 두루마리 하나를 집어 들고 하센시아를 향해 달려갔다.



“지금 무슨 상황인지 본인이 직접 읽어.”




하녀에게 양피지를 건네받은 하센시아는 벽에 기대어 숨을 고르고 있는 자르딘에게 던졌다.



“직접 다른 귀족들한테 알리라고!”



옆에 나뒹구는 양피지를 집는 자르딘.


그는 양피지를 잡은 손을 덜덜 떨며 그곳에 적힌 말을 읽었다.



“제 1 미르기사단 소속 일라이트 드 샤른과 제 3 미르기사단 소속 린 드 샤른에게 위해를 가하려고 한 프리시아의 귀족 자르칸 드 프론의 출석을 요구한다.

삼일 이내로 프리시아의 여왕 하센시아와 함께 출석할 수 있도록. -잘생긴 마법장 마로리엔 드 샤른-.



자르딘의 말이 끝나자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고요한 정적이 흐르는 회의실 내부.


그 정적을 깨고 히센시아가 말을 꺼냈다.



“자식이 저지른 일에 대해 해명해 보시지. 자르딘 드 프론.”




***




“쪼, 쪼끄만 게 엄청 빠르네!”



거친 숨을 몰아쉬는 그녀.


마을 안, 골목골목 재빠르게 빠져나가는 여자아이를 쫓아보니 어느새 마을을 벗어나 외진 곳까지 와버린 린이었다.



“그, 그만 쫓아와요!”



정작 아직 잡지도 못했지만.



“너 같으면 안 쫓아가겠냐! 그 시계가 어떤 시계인데?”


은... 으로 된지는 모르겠지만.


미르기사단을 증명하는 그런 귀중한 물품을 가지고 도망가 놓고 쫓아오지 말라고?



“아, 마법이 있었지!”



너무 당황한 나머지 잊어먹은 모양이다.


린은 자신보다 앞서있는 여자아이를 향해 주문을 시전했다.



-워터 페러(Water fetter)



여자아이의 주변에 생성된 물로 만들어진 밧줄.


두 개의 밧줄은 여자아이의 발과 몸을 그대로 속박했고 앞만 보며 달려가던 여자아이는 그대로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고꾸라지려 했다.



-워터 베리어 (Water Barrier)



얼굴부터 떨어지는 아이의 몸을 감싸는 물의 보호막.



“잡았다! 요 꼬맹이!”



린은 달리던 걸음을 멈추고 넘어져서 옴짝달싹 못하는 꼬마아이에게 숨을 고르며 천천히 걸어갔다.



“비겁한 거지언니! 미르기사단이 연약한 어린아이에게 마법 쓰고!”


‘비겁?’


소매치기하는 네가?


꼬마아이의 말에 린은 어이가 없는지 실소를 하며 말했다.



“내 시계를 가지고 도망간 너한테 듣고 싶지 않거든? 그리고 꼬마아이한테 주문을 쓰면 어때서! 내가 어렸을 때 얼마나 당했는데!”



어린 시절 자신의 스승인 노멜의 장난에 당하던 기억.


린은 “푸하하하! 그걸 당하고 있네!”라고 말하는 노멜이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오는 것만 같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무튼 이 시계는 언니가 가져갈게. 그리고 거지 아니거든? 린 레아... 아니 린 드 샤른!”



린은 여전히 바닥에 쓰러져 있는 여자아이의 손에서 시계를 가져왔다.



“쳇. 아깝다.”



여자아이는 자신에 손에서 멀어지는 회중시계에서 아쉬운 지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뭐가 아까워!”


“아까워요! 조금만 더 갔으면 집에 숨을 수 있었는데...”


‘집?’


오호, 그렇단 말이지?


“이름이 뭐야?”



린이 여자아이의 발목에 감긴 밧줄을 풀어주며 부드럽게 이야기하자,



“이름은 로나인데... 거지언니 수상해요!”



로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린을 향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 시작했다.



“에이, 뭐가 수상하다고. 집이 근처라고?”


“네! 그 미소 완전 수상하거든요! 답답하니까 이거나 풀어 주세요!”



로나의 당당한 태도.


그 모습을 본 린이 입 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사악한 미소를 보냈다.



“풀어주긴 왜 풀어줘! 앞장서야지.”


“이상한 표정! 어딜 앞장서요? 이제 저 집에 갈래요! 얼른 풀어주세...”



머릿속에 무엇인가 스치고 지나간 모양이다.


린은 서서히 표정이 굳어가는 로나에게 여전히 사악한 미소를 그윽하게 보내며 말했다.



“그래. 로나야. 네가 생각하고 있는 게 맞아.”


언니가 오랜만에 미르기사단으로서 자발적으로 착한일 좀 해야겠네?



“아, 안 돼요! 언니, 잘못했어요...”



로나의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지만 린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잘못은 무슨, 이런 건 어린이가 아니라 어른들끼리 이야기 해야지. 자, 앞장서자.”


이 언니가 제 3 미르기사단 단장이 인정한 찔러도 피한방울 안 나오는 사람이야!



그러나 상황은 린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울상이던 표정이 갑자기 바뀌어 버리는 로나. 그녀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흥, 이럴 줄 알았어요? 앞장설게요. 따라오세요.”


‘응?’


뭐, 뭐지 이 당당한 태도는?



“거기서 뭐해요? 집에 가자면서요!”



로나가 황당한 린을 향해 쐐기를 박았다.


작가의말

바, 방귀 뀐 놈이.. 아니 도둑이 성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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