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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입니다~

에로게임 엔딩을 보지못해 이세계에 찾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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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
작품등록일 :
2022.05.21 22:41
최근연재일 :
2022.06.19 03:42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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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글자수 :
126,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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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0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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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예상치 못했던 이교도의 접촉

DUMMY

"아. 미안하지만 여기서부터는 우리끼리 걸어갈게."


"네?! 아니, 하지만.. 여기서 베로티아까지는 아직 거리가.."


마차에서 내리자마자 갑자기 마부를 돌려보내고 직접 걸어가겠다고 하는 타케루의 태도에 마나 역시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마부의 말대로 마력의 골짜기에서 베로티아까지 걸어간다면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었다.


무슨 목적으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지만 마나는 곧 그 모든 의심을 접어두었다.


"마나. 미안하지만 내 의견에 따라줄 수 있어..?"


"어..?"


가만히 서있던 자신에게 물어보는 타케루의 어깨가 희미하게 떨리고 있는 모습을 마나는 놓치지 않고 볼 수 있었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웃고 있어서 눈치채지 못했지만 타케루가 자신을 필요로 하고 있음을 느낀 마나는 아무것도 의심하지 않고 그를 믿어주기로 결심한 것이다.


"응. 물론이야. 타케루가 그렇게 하고 싶다면 나도 같이 걸어갈게."


조금이라도 그의 두려움을 진정시켜주고 싶은 마음에 마나는 타케루의 손을 조심스레 잡아주며 대답했다.


하지만-


"아, 아아~ 두 분은 연인사이이신 모양이군요! 하긴 이 주변이 나름 경치도 좋고 데이트로 부족하지 않은 장소니까요!"


"네?! 아, 아니요..! 그런 게 아니라.."


두 사람이 손을 잡는 모습을 보며 단단히 큰 착각을 하게 된 마부는 그렇게 두 사람의 시간을 방해하지 않도록 자리를 비켜주었다.


"그럼 말씀대로 먼저 돌아가보겠습니다! 아, 그래도 되도록 날이 어두워지면 숲에는 들어가지 마세요! 정말 소문처럼 실종사건이 일어날지도 모르니까요."


그 충고를 끝으로 마부가 떠나가고 마나와 단 둘이 남겨진 타케루는 곧장 그녀에게 머리 숙여 인사했다.


"고마워, 마나.. 내 멋대로 내린 결정에 따라줘서.."


"이미 저질러버린 일이니까 어쩔 수 없지. 게다가 나는 타케루를 믿어. 이런 결정을 한 것도 분명 타케루 나름 뭔가 사정이 있어서지?"


부드럽게 웃어주며 이유도 묻지 않고 자신을 믿어주는 마나의 모습에 타케루는 민망한 듯 고개를 돌렸다. 갈 길은 아직 멀었지만 어째서인지 두 사람은 함께 길을 걷고 있는 이 시간이 조금도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다.


사람의 발길이 끊긴 마력의 골짜기는 자연의 풍경이 훼손되지 않은 채 넓게 펼쳐져 있어 마치 관광이라는 느낌마저 들 정도였다.


"타케루! 저기 봐봐! 물고기가 엄청 많아!"


지금까지 비슷한 경치를 수없이 보았을 마나는 강을 따라 헤엄치는 물고기를 보면서도 잔뜩 신이 난 것처럼 보였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고작 물고기에 뭘 그리 신이났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타케루는 알 수 있었다.


오기노 마나는 단순히 경치의 아름다움에 신이 난 것이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경치를 보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지금의 상황에 신이 났다는 것을.


"마나는 꼭 어린아이같네."


"어, 어린아이 아니야..! 물론 조금 들뜬 건 사실이긴 하지만.. 이래뵈도 난 성인식의 시기를 이미 넘긴 어른이라고..?"


살짝 토라진 얼굴로 소심하게 투덜거리는 마나의 모습은 타케루에게 있어 귀여움 그 자체였다.


"하지만 역시 걸어가려고 하길 잘 한 것 같네. 지금의 마나 너는 굉장히 즐거워보여."


씨익 웃는 모습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그렇게 말하는 타케루의 모습에 마나는 살짝 얼굴을 붉히며 나지막이 말했다.


"..그건.. 타케루가 나타나준 덕분이야.. 지금껏 누구랑도 이렇게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었으니까.. 타케루한테는 정말 뭐라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감사하고 있어."


"아니아니, 난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걸."


수차례 반복했던 대화를 다시금 이 자리에서 반복하게 되자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소리내어 웃음을 터뜨렸다.


그렇게 두 사람이 마력의 골짜기의 풍경을 보며 길을 걷고 있던 그 때.


"제법 즐거워 보이는군."


오기노 마나를 처리하기 위해서 기다리고 있던 소이치 경이 어째서인지 쥐고있던 검을 검집에 집어넣으며 말했다.


"소이치 님께서 왜 여기에.."


"뭔가 잊어버린 물건이라도 전해주려고 온 거야?"


여왕의 위협이 될 수 있는 모든 것을 처리하는 것.

오로지 그 목적만을 달성하기 위해서 소이치 경은 감정따윈 잊어버린지 오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검술을 가르쳐주던 옛날부터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던 마나가 처음으로 투정을 부리고 웃고 있는 모습을 본 그는 마음이 약해져 차마 검을 겨누지 못한 것이었다.


"순찰을 나온 것뿐이다. 이 근처에서 실종 사건이 일어났던 전례가 있으니."


오기노 마나를 죽이기 위해서 기다리고 있었다는 목적을 사실대로 꺼낼 수 없었던 그는 급하게 그럴듯한 변명을 둘러댔다.


하지만 그 변명이 진심이라고 생각한 마나는 처음으로 그의 앞에서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했다.


"감사해요, 소이치 님. 저희가 걱정이 되서 마중을 나와주신거죠?"


아니다.


자신은 그녀를 죽이기 위해서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라고 마음속으로 열심히 외쳐도 소이치 경은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커져만 가는 죄책감에 가슴이 답답해지던 그에게 타케루는 무심한 척 작은 목소리로 소곤거렸다.


"걱정하지 마. 그 여왕이 사실은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으니까. 이 편지도 제대로 전달할 테니 안심해."


이교도의 확산을 막기 위해 마녀와 접촉이 있었던 오기노 가문을 몰락시킨 것은 여왕으로서 어쩔 수 없는 판단이었다.


빈민가의 여성들을 괴롭게 만들었어도 실제로는 오래전부터 그녀들을 돕고 싶어했다는 것을 타케루는 어젯밤 여왕이 빈민가의 아이들과 함께 있던 모습을 보고 확신했다.


"그럼 다녀올게요, 소이치 님!"


그 인사를 끝으로 자신을 지나치는 두 사람을 그는 차마 돌아보지 못했다. 그렇게 두 사람이 떠나간 뒤 마차를 습격하도록 지시한 부하가 있는 곳으로 돌아간 소이치 경의 눈에는 전혀 예상치 못한 광경이 펼쳐졌다.


"소..이치..님.."


"무슨 일이냐!! 대체 누가 이런 짓을..!!"


강철로 된 갑옷을 뚫고 심장에 검이 박혀있는 자신의 부하를 본 소이치 경은 얼굴 가득 분노를 드러내며 외쳤다.


하지만 자신의 숨이 그리 오래 버티지 못 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던 사내는 온 힘을 쥐어짜내 마지막 말을 전했다.


"도망..치십시.."


도망치라는 말을 전하고 결국 숨이 끊어진 부하의 원수를 갚기 위해서 검을 뽑아든 소이치 경의 등 뒤로 심상치 않은 마력을 가진 한 사내가 나타났다.


"누구냐!!"


틈을 주지 않고 힘껏 검을 휘두른 소이치 경은 한 손으로 너무도 쉽게 자신의 검을 막아낸 그의 정체를 보고 안색이 굳었다.


"네 녀석은..!!"


"쉬잇-"


사내가 소이치 경의 입을 막기 위해서 쉿! 소리를 내며 그의 이마에 손가락을 갖다댔다.


그러자 몸이 마비가 된 것처럼 움직이지 않게 된 소이치 경은 여유롭게 자신의 검을 빼앗는 사내를 보며 바득 이를 갈았다.


"아! 이거 참 죄송하네요! 생각해보니 입을 막아버리면 대화를 할 수가 없었죠?"


이에 사내가 검지와 중지로 그의 입술을 스윽 쓸어냈다.

그제야 자유롭게 말을 할 수 있게된 소이치 경은 언성을 높이며 그의 이름을 외쳤다.


"네 놈!! 타카노부!! 자네가 지금 무슨 짓을 저릴렀는지 아는 거냐!!!"


쿠로다 타카노부. 오기노 마나, 마츠이 노리에와 같이 영주 시험에 참가했던 그가 지금 이 자리에서 자신의 부하를 죽였다는 사실에 소이치 경은 당장이라도 그를 죽이고 싶은 심정이었다.


"네~ 알고 말고요. 이교도의 숙적인 알 포드 왕국의 세력을 제거하는 것!"


"이..교도라고..? 네 녀석 설마 이교도에 넘어간 것이냐!?"


"넘어가다니 실례되는 말씀이네요. 저는 처음부터 이교도의 사람이었는걸요."


이교도. 그 말을 듣자마자 소이치 경은 피가 거꾸로 뒤집히는 감각을 느꼈다. 신뢰를 받고 영주의 시험에 초대받은 쿠로다 가문이 설마 이교도일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일부러 마녀님의 각인을 받은 아라크네까지 이용했는데 설마 그런 애송이들이 아라크네를 쓰러뜨릴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니까요? 잘만 되면 오기노 마나를 절망에 빠뜨리고 그 안에 잠들어 계신 마녀님을 깨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는데.."


계획이 틀어져버린 현실에 좌절하는 타카노부가 잠시 한 눈을 파는 사이 소이치 경은 그가 빼앗은 자신의 검으로 계속해서 마력을 흘려보냈다.


오로지 자신의 마력을 감당할 수 있게 만들어진 '화도-아마테라스'. 일정량 이상 소이치 경의 불꽃의 마력을 축적한 아마테라스는 원격으로 불꽃에 휩쌓이게 하는 것이 가능했다.


"이 몸이 죽는 한이 있어도 자네만은 여기서 죽여주겠다!"


방심한 타카노부가 쥐고 있던 자신의 검에 뜨거운 불꽃을 발화시킨 소이치 경은 예상치 못한 공격에 당해 비명을 지르며 땅을 나뒹구는 그의 모습을 지켜봤다.


"끄아악-!! 불이-!! 불이--!!"


동시에 몸을 속박하던 그의 마력이 흐트러지고 자유를 되찾은 소이치 경은 서둘러 자신의 검을 주워들고 곧장 자세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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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이전 작품을 마무리짓고 돌아오겠습니다. 22.06.20 35 0 -
30 신뢰와 업적의 차이 22.06.19 45 0 10쪽
29 움직이기 시작한 이교도 22.06.18 16 0 9쪽
28 그 주인공의 일상은 아픔뿐이었다 22.06.17 21 0 9쪽
27 마침내 두 사람은 그 기사의 사망 소식을 듣게되었다 22.06.16 20 0 10쪽
26 그 주인공도 히로인도 결국은 두려움을 느끼는 인간이었다 22.06.15 29 0 9쪽
25 그 주인공은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강해지기로 한다 22.06.14 18 0 10쪽
24 그 히로인은 주인공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강했다 22.06.13 20 0 9쪽
23 작전 개시 22.06.12 20 0 9쪽
22 그 주인공은 처음으로 눈앞에서 사람이 죽는 모습을 보았다 22.06.12 18 0 9쪽
21 결성! 아인 구출 동맹! 22.06.11 21 1 9쪽
20 엘든 포레스트 국가의 두 장로와 마주치다 22.06.11 20 1 9쪽
19 그 용감했던 기사는 세상에서 가장 잔인하게 살해당했다 22.06.10 35 0 9쪽
» 예상치 못했던 이교도의 접촉 22.06.09 22 0 9쪽
17 마녀의 싸움은 이세계에 재앙을 부른다 22.06.08 20 0 9쪽
16 그 주인공은 변해버린 히로인의 모습에 굳어버렸다 22.06.07 24 0 9쪽
15 그 여왕은 자신의 손으로 조국을 멸망시켰다 22.06.06 24 0 9쪽
14 그 히로인은 주인공을 지키기 위해서 타락했다 22.06.05 28 2 9쪽
13 히로인은 자신을 위해 노력하는 주인공을 위해서 다짐한다 22.06.04 38 2 10쪽
12 가끔은 주인공도 엑스트라에게 격려를 받는다 22.06.03 33 0 9쪽
11 마녀의 각인을 가진 마물을 쓰러뜨리다! +2 22.06.02 52 2 9쪽
10 마녀의 각인이 새겨진 마물 22.06.01 55 1 9쪽
9 죽음을 되돌리기 위한 댓가 22.05.31 28 1 10쪽
8 틀어진 계획과 복잡한 관계 22.05.30 29 1 9쪽
7 이 주인공은 히로인의 눈물을 보고 말았다 22.05.29 48 0 10쪽
6 이 여왕은 개미를 죽일 때도 대포를 쏩니다 22.05.28 46 1 9쪽
5 거부할 수 없는 협박 22.05.27 51 3 10쪽
4 여왕을 알현하다 22.05.26 106 10 10쪽
3 그 에로게임 속 현실은 게임보다 훨씬 잔인했다 22.05.25 71 13 10쪽
2 그 에로게임의 여주인공은 너무도 상냥했다 22.05.22 98 2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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