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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입니다~

에로게임 엔딩을 보지못해 이세계에 찾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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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
작품등록일 :
2022.05.21 22:41
최근연재일 :
2022.06.19 03:42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231
추천수 :
89
글자수 :
126,476

작성
22.06.04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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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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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히로인은 자신을 위해 노력하는 주인공을 위해서 다짐한다

DUMMY

두 사람이 내일 물의 도시로 출발하는 시각은 오전 9시.

노리에 영주가 준비해 준 마차가 두 사람이 묵는 여관 앞으로 찾아올 예정이었다.


타케루는 오두막집이 박살나버린 마나에게 산적이 나타나 집을 부숴버렸다는 믿기 어려운 거짓말을 했지만 자신의 안전을 우선으로 걱정해주는 그녀의 모습에 무거운 죄책감을 느꼈다.


그렇게 타케루가 자신의 방이 아닌 새롭게 잡은 마나의 방에 긴장한 기색으로 앉아있던 그 때.


"있지, 타케루. 괜찮다면 너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지않을래?"


"나에 대해서라니?"


"타케루가 저번에 말했었지? 나한테 살아갈 용기를 받았다고.. 그 때는 타케루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그렇게 궁금하지 않았어. 타케루도 다른 사람들처럼 금방 내 곁에서 떠날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침대 위에 걸터 앉아 슬픈 눈빛으로 그렇게 말하던 마나는 이내 살짝 얼굴을 붉히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타케루는 계속 내 옆에 있어줬잖아..? 내가 일부러 거리를 두려고 해도 나를 위기에서 구해주기도 하고.. 그런 타케루를 봐버린 이상 나도 타케루에 대해서 조금 더 알고 의지하고 싶어.. 안.. 될 까나..?"


부끄러워하는 얼굴로 조심스럽게 묻는 마나의 모습을 보며 타케루는 이렇게 귀여운 여성과 같은 세계에 있는 자신이 믿기지가 않았다.


마나가 자신을 의지하고 싶다는 말은 분명 기뻤지만 타케루는 떳떳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가 없었다.


"고마워, 마나. 하지만 나는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대단한 사람이 아니야. 무엇하나 현실을 마주하지 못하고 도망만치다가 네게 구원받은 겁쟁이일 뿐이야.."


학교라는 곳에서 도망쳐 집에 틀어박힌 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했던 자신이 얼마나 한심한 인간인지는 타케루 본인도 잘 알고 있었다.


일 때문에 바쁜 부모님은 타케루와 거의 말 한마디 나누지 않고 집에서는 유령처럼 지냈으니 의지할 사람조차 없었던 그는 자신이란 존재의 필요성을 잃어버린 것이었다.


"지금의 나는 이렇게 널 만난 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해. 그러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마나 네 소망을 반드시 들어줄 거야. 그러기 위해서 나는 아직까지 살아있는 거니까."


휘둥그레진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마나의 모습에 지나칠 정도로 잘난 척 떠들어댔다고 생각한 타케루는 다급하게 손을 가로저으며 말했다.


"아하하..!! 내가 너무 주제넘은 말을 했지..?! 미안!! 난 그냥.."

"타케루는 절대 겁쟁이가 아니야!!"


갑자기 그녀가 진지한 얼굴로 언성을 높이자 타케루는 소스라치며 입을 꾹 다물었다.


"나.. 분명 타케루가 사는 세계가 어떤 곳인지는 잘 모르지만.. 곤란한 사람을 위해서 망설이지 않고 나선 타케루가 겁쟁이라고 불릴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


자신이 처음 마나에게 구원받았을 때와 똑같은 감정이 북받쳐 오르면서 타케루는 가슴이 먹먹해졌다.


더 이상 이곳에 있다간 금방이라도 눈물이 터져나올 것 같던 그는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미안, 마나..! 조금 피곤해졌으니 먼저 자러 갈게..!"


그 말을 끝으로 방으로 돌아간 타케루.

방 안에 혼자 남겨진 마나는 뒤늦게 어째서 자신이 그렇게 화를 냈는지 후회하며 침대 위에 얼굴을 묻고 발을 동동거렸다.


그렇게 날이 밝고 베로티아 마을로 향하는 아침이 찾아오면서 약속시간보다 일찍 일어난 마나는 타케루의 방 앞에 선 채 손가락을 꼼지락거리고 있었다.


'어, 어떻게 깨워야 하는 거지..? 그냥 이름을 부르면 되는 걸까..? 아니, 하지만.. 그건 너무 딱딱한 느낌이..'


어젯밤 타케루와 했던 이야기를 의식하는 바람에 문 앞에서 한참을 고민하던 마나는 이내 결심한듯 크게 심호흡을 하고 문을 두드렸다.


똑-똑-


"타케루..? 출발하기 전에 아침식사를 먹으려고 하는데 괜찮다면 같이 먹지 않을래..?"


용기내어 말을 꺼내는데 성공하긴 했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대답이 들려오지 않자 마나는 자신이 어제 화를 내는 바람에 타케루가 단단히 화가 난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때-


"응? 일찍 일어났네, 마나!"


"타케루?!"


방 안이 아닌 여관 입구쪽에서 걸어 올라오는 타케루를 보며 마나는 아무도 없는 방 앞에 혼자 긴장하고 말을 걸었던 스스로가 창피해서 얼굴이 빨갛게 무르익었다.


"출발하기 전에 배를 채우는 편이 좋을 것 같아서 먹을 걸 좀 사왔거든. 자, 여기! 마나 넌 분명 마토 열매로 만든 잼을 좋아했지?"


마토 열매는 딸기와 비슷한 맛을 가진 붉은 열매종의 하나로 이세계에서도 다양한 디저트를 만드는데 사용되고 있었다.


마토 열매의 잼이 발라진 갓 구운 빵을 건네받은 마나는 정말 자신에 대해서 뭐든 알고 있는 듯한 타케루를 보며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자신 역시 타케루를 위해서 무언가 해주고 싶지만 정작 자신은 타케루에 대해서 아는 것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었다.


"슬슬 출발할까. 노리에 씨가 보낸 마차도 곧 도착했을 것 같으니까."


"응!"


갓 구운 빵으로 배를 채우고 마침내 여관 앞으로 도착한 마차에 오른 두 사람은 창밖으로 지나가는 경치를 보며 라토리아 마을을 벗어났다.


라토리아 마을에서 베로티아 마을까지는 마차를 타고 꼬박 하루를 달려야했다.


특히 경사가 높은 비탈길을 지나면 나오는 마력의 골짜기는 지나가는 사람이 실종된다는 불길한 소문이 돌고있는 듯 했다.


"지나가는 사람이 실종?"


"마물에게 습격이라도 받은 걸까..?"


"아뇨.. 안 그래도 노리에 님께서 예전부터 마물의 가능성을 염려해 마법협회의 지원을 받아 마력의 골짜기를 수색했지만 그곳에 서식하는 마물은 한 마리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는걸요."


가장 가능성이 있는 마물의 짓이 아니라면 어째서 마력의 골짜기를 지나는 사람들의 실종이 일어난 것일까.


그 문제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생각하던 두 사람을 향해 마부는 멋쩍은듯 웃으며 말했다.


"아하하.. 뭐,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단순히 소문일 뿐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실제로 노리에 님이 그곳을 수색했을 때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니까요."


마부 역시 마력의 골짜기에서 일어났다는 실종 사건을 그저 소문으로 믿고 있는 눈치였다. 하지만 타케루는 그 이야기를 듣고 알 수 없는 불길함을 느꼈다.


소문이 만들어지는 이유는 분명 소문과 비슷한 사건이 실제로 일어나면서 만들어지는 법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과장되거나 잊혀지긴 것이 일방적이지만 반드시 실마리는 남아있을 터. 그런데도 마력의 골짜기의 소문은 노리에의 탐색에 무엇하나 단서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은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이상했다.


만일 실종다들이나 사건이 벌어진 당시의 어떤 특수한 공통점이 있다면..?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타케루는 마부를 향해 한 가지 질문을 건넸다.


"혹시 마력의 골짜기에서 실종되었다는 사람들이 누구인지는 알고 있어?"


"글쎄요..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듣기로는 실종자들이 모두 젊은 여성이라고 했어요. 그중에는 귀족가문의 여성도 있었는데 마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바퀴가 고장이 나면서 마부가 잠시 점검을 하는 동안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고.."


마치 젊은 여성만을 노린 듯한 실종.

'라스트 퀘스트'의 지식을 토대로 지금까지의 정보를 듣고 타케루가 유추할 수 있는 가능성은 현재 두 가지였다.


첫 째로는 마법을 사용할 줄 아는 산적들의 습격.

에로게임인 '라스트 퀘스트'에서 등장하는 산적의 경우 젊은 여성을 납치해 성노예로 다루는 사건이 존재하긴 했다.


그들은 마법을 이용해 자신들의 자취를 감추는 식으로 많은 납치사건을 저질렀지만 결국에는 꼬리가 밟혀 알 포드 왕국의 지하감옥에 수감되었다.


이세계 역시 약간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본질은 '라스트 퀘스트'와 동일한 세계. 그렇기 때문에 산적들이 젊은 여성만을 노려 실종사건을 일으키는 것일 가능성 또한 충분했다.


하지만 만약 그게 아닌 두 번째 예상의 경우라면 사태는 생각 이상으로 심각해진다. 물론 그럴 리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타케루가 생각한 또 하나의 가능성.


그것은 마녀의 각인을 받아 사도가 되어버린 마물 '적귀'의 소행일 가능성이었다.


'아니아니.. 그럴 리가 없잖아.. 사도가 스스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무모한 짓을 할 리가..'


생각만으로도 몸이 긴장되어 식은 땀이 흘러내리는 타케루의 모습에 마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어디 몸이 안 좋아..? 땀이 엄청나, 타케루."


갖고 있던 손수건을 꺼내 정성껏 그의 땀을 닦아주며 마나는 마부를 향해 부탁했다.


"죄송해요. 잠시만 쉬었다가 갈 수 있을까요..?"


"알겠습니다! 그럼 잠시 마차를 세우도록 할게요!"


평탄한 길 구석에 마차를 세운 마부는 지친 말들에게 물을 먹여주며 시간을 보냈고, 마나는 마차에서 나갈 준비를 하며 말했다.


"타케루는 여기서 쉬고 있어. 난 주변을 조금 둘러보고 올게."


힘들어하는 타케루를 위해서 주변에 있는 숲을 통해 열매를 모아오려던 마나였지만-


"가지마.."


타케루는 처음으로 먼저 마나의 손을 꽉 붙잡으며 말했다. 가능하다면 이 근처에서 마나를 혼자 두는 위험한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아서였다.


"타케루는 어리광쟁이구나..? 하지만 알았어. 타케루가 가지 말라고 말한다면 옆에 있어줄게."


그 말에 안심한 타케루는 천천히 눈을 감고서 자신도 모르는 새 잠이 들었다.


이른 새벽부터 일어나 마나가 좋아하는 음식을 찾아다닌 탓에 잠이 부족했던 이유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마나에게서 마음이 진정되는 향기가 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타케루가 완전히 잠이 든 것을 확인한 마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마차 밖으로 나왔다.


'미안해, 타케루.. 하지만 타케루가 나를 위해서 노력하는만큼 나도 타케루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건 뭐든 해주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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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이전 작품을 마무리짓고 돌아오겠습니다. 22.06.20 35 0 -
30 신뢰와 업적의 차이 22.06.19 45 0 10쪽
29 움직이기 시작한 이교도 22.06.18 15 0 9쪽
28 그 주인공의 일상은 아픔뿐이었다 22.06.17 21 0 9쪽
27 마침내 두 사람은 그 기사의 사망 소식을 듣게되었다 22.06.16 20 0 10쪽
26 그 주인공도 히로인도 결국은 두려움을 느끼는 인간이었다 22.06.15 29 0 9쪽
25 그 주인공은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강해지기로 한다 22.06.14 18 0 10쪽
24 그 히로인은 주인공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강했다 22.06.13 20 0 9쪽
23 작전 개시 22.06.12 20 0 9쪽
22 그 주인공은 처음으로 눈앞에서 사람이 죽는 모습을 보았다 22.06.12 18 0 9쪽
21 결성! 아인 구출 동맹! 22.06.11 21 1 9쪽
20 엘든 포레스트 국가의 두 장로와 마주치다 22.06.11 20 1 9쪽
19 그 용감했던 기사는 세상에서 가장 잔인하게 살해당했다 22.06.10 35 0 9쪽
18 예상치 못했던 이교도의 접촉 22.06.09 21 0 9쪽
17 마녀의 싸움은 이세계에 재앙을 부른다 22.06.08 20 0 9쪽
16 그 주인공은 변해버린 히로인의 모습에 굳어버렸다 22.06.07 24 0 9쪽
15 그 여왕은 자신의 손으로 조국을 멸망시켰다 22.06.06 23 0 9쪽
14 그 히로인은 주인공을 지키기 위해서 타락했다 22.06.05 28 2 9쪽
» 히로인은 자신을 위해 노력하는 주인공을 위해서 다짐한다 22.06.04 38 2 10쪽
12 가끔은 주인공도 엑스트라에게 격려를 받는다 22.06.03 33 0 9쪽
11 마녀의 각인을 가진 마물을 쓰러뜨리다! +2 22.06.02 52 2 9쪽
10 마녀의 각인이 새겨진 마물 22.06.01 54 1 9쪽
9 죽음을 되돌리기 위한 댓가 22.05.31 28 1 10쪽
8 틀어진 계획과 복잡한 관계 22.05.30 29 1 9쪽
7 이 주인공은 히로인의 눈물을 보고 말았다 22.05.29 48 0 10쪽
6 이 여왕은 개미를 죽일 때도 대포를 쏩니다 22.05.28 46 1 9쪽
5 거부할 수 없는 협박 22.05.27 51 3 10쪽
4 여왕을 알현하다 22.05.26 106 10 10쪽
3 그 에로게임 속 현실은 게임보다 훨씬 잔인했다 22.05.25 71 13 10쪽
2 그 에로게임의 여주인공은 너무도 상냥했다 22.05.22 98 2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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