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차욤뮈소입니다~

에로게임 엔딩을 보지못해 이세계에 찾아왔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차욤뮈소
작품등록일 :
2022.05.21 22:41
최근연재일 :
2022.06.19 03:42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230
추천수 :
89
글자수 :
126,476

작성
22.05.25 12:20
조회
70
추천
13
글자
10쪽

그 에로게임 속 현실은 게임보다 훨씬 잔인했다

DUMMY

마나의 집에서 벗어나 결국 가까운 마을로 향한 타케루는 우선 여관을 잡고 어떻게 해야 그녀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좋은 방법은 떠오르지가 않았다. 애초에 어째서 마나는 자신의 저주를 혼자서 짊어지려고 하는 것인가. 그녀가 소이치 경에게 쫓기고 있었던 상황을 떠올린 타케루는 여관을 나와 정보를 구하기로 결심했다.


"그나저나 이 상황이 현실이라는 게 믿겨지지가 않네. 인간뿐만 아니라 수인족에 엘프가 있는 세계가 실제로 존재했다니.."


현재 그가 머물고 있는 마을은 '라토리아'라고 불리는 마을로 마족 이외의 모든 종족들이 찾아오는 마을이라 다양한 먹거리로 유명한 마을이었다.


엘프족들의 과일을 이용한 디저트부터 시작해 수인족들의 고기 요리 등등.

가지각색의 종족들이 모이는 마을인만큼 먹을거리가 많은 라토리아 마을은 알 포드 왕국의 영지에 속한 마을이지만 보이는 것처럼 깨끗한 마을은 아니었다.


물론 이 마을에 처음 와 본 사람이라면 다양한 종족들이 교류하며 지내는 마을의 풍경에 그렇게 느끼지 못 할 것이다.


하지만 게임으로 이미 라토리아 마을의 진실을 알고 있던 타케루는 경비병의 눈을 피해 출입이 금지된 골목을 지나 지저분한 빈민가에 도착했다.


"분명 정보상이 이곳 빈민가에 살고 있을 텐데.."


낡은 누더기 옷을 입고 길바닥에 앉아있는 소녀들은 처음보는 옷을 신기한 눈으로 바라봤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는 이곳으로 보내지면서 현실에 입고 있던 복장 그대로 보내진 것이었다.


이세계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붉은 해골 문양이 그려진 검정색 반팔 티셔츠에 통풍이 잘 되는 갈색 통바지.

게다가 어째서인지 신발까지 자신이 어쩌다 밖에 나갈때면 신었던 회색 샌들이었다.


눈에 띄는 복장 덕분에 부담스러울 정도로 바라보는 아이들의 시선을 무시하고 정보상의 집을 찾으려던 그의 다짐은 10초도 가지 못하고 꺾여버렸다.


"하아.. 너희들 배라도 고픈 거야? 이 오빠가 마침 사탕을 갖고 있긴한데.. 이거라도 먹을래?"


"사탕이 뭐야?"


이세계에서는 아직 사탕이 개발되지 않은 탓에 세 명의 소녀가 순진한 얼굴로 물었다.


"뭐라고 설명해야 하지.. 굉장히 달고 맛있는 간식이야! 하지만 달콤하다고 해서 깨물면 이빨이 부서질 수도 있으니까 천천히 녹여먹어야 돼."


"뭐야, 이거! 맛있어!"


"엄청 달아서 행복해지는 기분이야..!"


마침 주머니에 갖고 있던 3개의 사탕을 나누어 준 타케루는 처음 먹어보는 사탕의 맛에 놀라는 소녀들의 모습을 보고 절로 미소가 번졌다.


하지만 그 이후.

타케루는 게임으로는 알지 못했던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고마워, 오빠. 오빠도 먹을 걸 준 조건으로 옷을 벗는 걸 원해?"


"..그게 무슨 소리야?"


"라토리아 마을에서 가끔 엄청 많은 식량을 가져다 주는 높은 분이 있는데 그 조건으로 여자들이 그 분의 앞에서 옷을 벗는 거라고 했어요."


생각해보면 게임 속에서도 빈민가의 주민은 모두가 여성이었다.


타케루 역시 처음에는 남자들이 모두 돈을 벌러 마을로 나갔을 거라 생각했지만 빈민가의 모습을 숨기고 있는 라토리아 마을에서 과연 빈민가의 남자들을 고용해 줄까.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타케루는 순식간에 구역질이 올라왔다.


"오빠, 괜찮아?"


"안색이 안 좋아.."


불행 중 다행이라면 아무리 여성에 눈이 멀어도 이런 어린 소녀들에게까지는 아직 손을 대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소녀들이 어디서 이런 정보를 듣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부러 식량을 가져다주면서까지 빈민가의 여성들에게 내세운 조건이 그저 옷을 벗는 것뿐만은 아니었을 터.


타케루는 소녀들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어주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


"이곳에 가장 똑똑한 사람이 있는 곳을 알려줄 수 있을까?"


"아키코 아주머니라면 지금은 저기 빨간 지붕의 집 지하에 있다고 들었어. 내일이면 또 어디론가 갈 거라고.."


여러가지 정보를 취급하는 아키코라는 여성은 늘 거주지가 바뀌기 때문에 빈민가의 주민에게 묻지 않고는 행방을 알아내는 것이 불가능했다.


다만 이렇게 어린 소녀들까지 그 정보를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타케루는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서 소녀들이 가르쳐 준 붉은 지붕의 집으로 향했다.


똑-똑-


"실례합니다!"


"누구세요..?"


당연하지만 문 밖에서 들려오는 낯선 남성의 목소리에 집 안에 살고 있던 여성은 문을 열지도 않고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이대로 여성을 속여넘기고 집 안으로 들어갈 수도 있었지만 차마 그런 잔인한 짓을 하지 못하고 그는 솔직하게 이 집을 찾아온 목적을 들려주었다.


"지나가던 여행객인데 이곳에 정보상이 있다고 들어서 정보를 사러.."


"여기 없어요."


"하지만 분명히 여기에 있다고.."


"없다니까요!!"


여성이 예민하게 소리를 지르자 뒤늦게 자신이 선택을 잘못했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후회는 하지 않았다. 그만큼 이곳 빈민가의 여성들이 괴로운 삶을 살아왔다는 증거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혹시 놀래켰다면 죄송합니다. 아이들에게 간식을 주고서 전부 들었어요. 이곳의 여성들이 식량을 얻기 위해서 어떤 선택을 해왔는지.."


"창녀라고 비웃을 거라면 비웃으세요! 저희도 어쩔 수 없이..!!"


타케루는 여성의 대답을 무시하고 문 아래의 틈으로 마나에게 받은 금화 세 닢을 넣으며 말했다.


"이 정도면 빈민가의 사람들이 한 달 정도는 식량을 해결할 수 있을 거예요. 물론 너무 비싼 음식은 자제하는 게 좋겠지만요."


"이런 걸 받는다고 문을 열어줄 거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생각하지 않아요. 이곳 사람들이 얼마나 서로를 생각하고 아끼는지 잘 알고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이건 제 개인적인 성의에요. 아이들을 위해서 힘든 선택을 하신 여러분들을 저는 굉장히 존경스럽게 생각합니다."


더 이상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지만 타케루는 미련 없이 등을 돌려 발걸음을 옮겼다.


정보상을 만나지 못한 것은 물론 아쉽긴했지만 게임속에서도 빈민가 사람들의 도움이 되어주지 못했던 자신에 대한 반성으로는 충분했다.


그렇게 타케루가 빈민가를 벗어나 다시 라토리아 마을로 돌아가려는 순간-


"기다려."


뒤에서 들려온 익숙한 목소리에 타케루는 휘둥그레진 눈으로 등을 돌려 붉은 머리카락의 여성을 바라봤다. 게임 속에서 들었던 목소리와 완전히 똑같은 정보상 아키코라는 여성이 어째서인지 먼저 타케루에게 접근해 온 것이었다.


"나한테 사고 싶은 정보가 있다면서?"


"그렇긴 한데.."


타케루는 뒤늦게 정보를 살 금전을 생각하지 않고 여성에게 가지고 있던 금화를 넘겨준 사실을 깨달았다.


물론 여관에 방을 빌린 비용을 제외하고도 금화 한 개가 남아있긴 했지만 이 금화를 정보값으로 지불하면 당장 식비가 사라져버리는 상황.


그런 그의 금전 상황을 예상이라도 한 듯 정보상은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안심해. 이번만은 비용을 받지 않을 테니까. 오히려 네가 그 여성에게 건네준 금화정도면 정보값으로는 충분하고도 남아."


"그래준다면 고맙지."


이런 상황을 노리고 건네준 금화가 아니었지만 타케루는 순순히 그녀의 호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래서? 무슨 정보가 필요한 건데?"


"마나라는 여성이 왜 소이치 경에게 쫓기는 상황인지 알 수 있을까?"


순간 아키코는 터무니없는 정보를 당당히 요구한 타케루의 모습에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하하하!! 이야~ 이거 한 방 먹었는걸! 비용은 받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설마 내가 최근에 목숨을 걸고 알아낸 정보를 요구하다니 말이야."


"그, 그럼 금화 한 닢을 더.."


식비까지 모두 써서라도 마나가 처한 상황에 대해 알고 싶었던 타케루는 주머니에 있던 마지막 금화 한 닢을 꺼냈지만 그녀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받지 않았다.


"정보상은 고객과의 신뢰관계가 중요하니까. 약속했던대로 비용은 받지 않고 알려줄게."


누구에게도 이야기가 새지 않도록 그녀를 따라 어느 폐허로 자리를 옮긴 타케루는 유독 침대만 먼지가 쌓여있지 않은 것을 발견하고 의문을 가졌다.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아키코는 깨끗한 침대를 시선으로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전부 알고 있겠지만 라토리아 마을의 영주인 '라토리아 아만다'라는 사내는 이곳 빈민가를 격리시키고 식량의 지원을 댓가로 여성들을 마음대로 희롱했어.

아마도 직접 창관을 이용하는 것보다 비용도 싸고 이곳의 여성들을 독점한다는 사실이 좋았겠지."


"알 포드 왕국에서 아무런 대처도 하지 않았어?"


"라토리아 영주는 지금까지 한 번도 알 포드 왕국 여왕의 심기를 거스른 적이 없어. 오히려 빈민가의 격리 사실을 모르는 척 눈감아주는 조건으로 세금을 낼 때 일정한 자금을 추가로 납세한 모양이야.


만일 문제가 생겨도 알 포드 왕국의 여왕은 몰랐다면서 라토리아 영주에게 죄를 물으면 그만이지만 그 전까지는 스스로 메리트를 버릴 생각이 없는 거겠지."


타케루 역시 미카 여왕의 성격이 좋지 않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의 일을 모른 척 할 정도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같은 여성으로서 조금 더 빈민가의 여성들을 생각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었지만 타케루 역시 미카 여왕을 마주한다면 그런 발언을 쉽게 꺼낼 수 없었을 것이다.


여왕을 모시는 소이치 경이 여왕의 곁에서 떨어져 있는 이유 중 하나가 미카 여왕 본인이 가진 강함과 무력때문이었으니 말이다.


"최악이네."


언제까지 계속될 지 모르는 라토리아 영주의 비인간적인 행동에 고민하는 것도 잠시.

그녀는 절대 일어날 리 없는 믿기지 않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하지만 며칠 전. 그 라토리아 영주가 목을 매고 자살한 모양이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에로게임 엔딩을 보지못해 이세계에 찾아왔습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이전 작품을 마무리짓고 돌아오겠습니다. 22.06.20 35 0 -
30 신뢰와 업적의 차이 22.06.19 45 0 10쪽
29 움직이기 시작한 이교도 22.06.18 15 0 9쪽
28 그 주인공의 일상은 아픔뿐이었다 22.06.17 21 0 9쪽
27 마침내 두 사람은 그 기사의 사망 소식을 듣게되었다 22.06.16 20 0 10쪽
26 그 주인공도 히로인도 결국은 두려움을 느끼는 인간이었다 22.06.15 29 0 9쪽
25 그 주인공은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강해지기로 한다 22.06.14 18 0 10쪽
24 그 히로인은 주인공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강했다 22.06.13 20 0 9쪽
23 작전 개시 22.06.12 20 0 9쪽
22 그 주인공은 처음으로 눈앞에서 사람이 죽는 모습을 보았다 22.06.12 18 0 9쪽
21 결성! 아인 구출 동맹! 22.06.11 21 1 9쪽
20 엘든 포레스트 국가의 두 장로와 마주치다 22.06.11 20 1 9쪽
19 그 용감했던 기사는 세상에서 가장 잔인하게 살해당했다 22.06.10 35 0 9쪽
18 예상치 못했던 이교도의 접촉 22.06.09 21 0 9쪽
17 마녀의 싸움은 이세계에 재앙을 부른다 22.06.08 20 0 9쪽
16 그 주인공은 변해버린 히로인의 모습에 굳어버렸다 22.06.07 24 0 9쪽
15 그 여왕은 자신의 손으로 조국을 멸망시켰다 22.06.06 23 0 9쪽
14 그 히로인은 주인공을 지키기 위해서 타락했다 22.06.05 28 2 9쪽
13 히로인은 자신을 위해 노력하는 주인공을 위해서 다짐한다 22.06.04 37 2 10쪽
12 가끔은 주인공도 엑스트라에게 격려를 받는다 22.06.03 33 0 9쪽
11 마녀의 각인을 가진 마물을 쓰러뜨리다! +2 22.06.02 52 2 9쪽
10 마녀의 각인이 새겨진 마물 22.06.01 54 1 9쪽
9 죽음을 되돌리기 위한 댓가 22.05.31 28 1 10쪽
8 틀어진 계획과 복잡한 관계 22.05.30 29 1 9쪽
7 이 주인공은 히로인의 눈물을 보고 말았다 22.05.29 48 0 10쪽
6 이 여왕은 개미를 죽일 때도 대포를 쏩니다 22.05.28 46 1 9쪽
5 거부할 수 없는 협박 22.05.27 51 3 10쪽
4 여왕을 알현하다 22.05.26 106 10 10쪽
» 그 에로게임 속 현실은 게임보다 훨씬 잔인했다 22.05.25 71 13 10쪽
2 그 에로게임의 여주인공은 너무도 상냥했다 22.05.22 98 21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