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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입니다~

에로게임 엔딩을 보지못해 이세계에 찾아왔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차욤뮈소
작품등록일 :
2022.05.21 22:41
최근연재일 :
2022.06.19 03:42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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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26,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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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31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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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죽음을 되돌리기 위한 댓가

DUMMY

"오기노 가문을 몰락시킨 게 미카 여왕이라고..?"


마나가 몰락한 귀족가의 유일한 생존자라는 건 타케루 역시 게임의 인물 소개를 통해서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가문을 몰락시킨 사람이 정작 마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미카 여왕이라는 사실은 타케루조차 몰랐던 사실이었다.


물론 그 사실을 알게 되는 게임 속 루트도 존재할 수 있었고 타케루가 원하는 엔딩은 오로지 마나의 저주를 풀고 사랑을 이루어주는 엔딩뿐이었기에 진실을 알게 되는 루트를 겪지 못했을 뿐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어느 쪽이든 타케루는 지금의 이야기를 듣고서도 미카 여왕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았다.


"그 말이 사실이야? 마나의 가문을 몰락시킨 게 미카 여왕이라는 거."


"말했지? 정보상은 고객과의 신뢰관계가 중요하다고. 난 절대 정보로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


몰랐던 또 다른 진실을 알게 된 타케루가 화가 난 표정을 지어보이자 조금 전까지 그를 죽이려고 했던 아키코는 쥐고 있던 단검을 거두며 말했다.


"이 정보를 네게 알려주는 게 정답이었던 모양이네. 난 네가 꽤 마음에 들어서 죽이고 싶지는 않아. 지금의 너라면 미카 여왕에게 내 이야기를 밝힐 것 같지도 않으니 목숨은 빼앗지 않을게."


"..그건 참 고맙네.."


"말했던 대로 난 오늘부로 이 마을을 떠날 거야. 언젠가 기회가 되면 또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


그 말을 끝으로 아키코는 정말 타케루의 목숨을 빼앗지 않은 채 그대로 라토리아 마을을 떠나려고 했다.


"잠깐만. 여왕의 계획을 망치기 위해서 마나를 노리고 있던 게 아니었어?"


"이곳에 그 아이가 없다는 건 이미 여왕이 내리는 시험을 보러 갔다는 거잖아. 그럼 더 이상 내가 할 일은 없어. 아니.. 내 추측이 맞다면 아마도 내 목적은 이미 이루어 졌을 거야."


타케루는 처음엔 그녀가 하는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 말의 의미를 알게 되는 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은 저녁 즈음.


미카 여왕이 라토리아 마을의 새로운 영주를 발표하면서였다.


"잘 듣거라! 라토리아 마을을 관리하던 라토리아 영주가 안타깝게도 세상을 떠났다. 짐은 그의 죽음을 슬퍼할 시간도 없이 여왕으로서의 책무를 위해 힘썼느니라. 이곳 라토리아 마을의 새로운 영주를 정하기 위해서.."


마을 곳곳을 둥둥 떠다니는 강철로 된 전파 구체에서 들리는 미카 여왕의 목소리를 들으며 타케루는 가만히 여관의 침대 위에 누워있었다.


시험이 치뤄지는 시간에 완전히 늦어버린만큼 마나가 영주가 되더라도 반드시 소망을 들어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던 그 때.


"지금 이 자리에서 선언하니라. 오늘 이 시간부로 라토리아 마을의 새로운 영주는-


마츠이 가문의 노리에가 맡게 될 것이다."


예상을 뒤엎고 미카 영주의 자리를 맡긴 사람은 어째서인지 마나가 아닌 노리에가 되어 있었다.


타케루는 자신의 귀를 의심하며 당장 여관을 뛰쳐나와 사람들이 가득 몰려있는 광장을 향해서 달렸다.


하지만-


열심히 달리던 타케루의 시선에 갑자기 세계가 회색빛으로 물드는 모습이 펼쳐졌다.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굳어버린 사람들 속에서 유일하게 혼자 움직일 수 있었던 타케루는 머지않아 자신을 이 세계로 보내준 소녀가 나타난 것을 보고 당황한 기색으로 물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야..!! 갑자기 세계가.."


"왜 이런 상황이 됐는지 모르겠어? 네가 좋아하는 게임을 생각해봐. 왜 잘 흘러가던 세계가 갑자기 멈추었을까. 마치 더 이상 이야기를 진행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야."


소녀의 알아듣기 쉬운 예시에 타케루는 곧 안색이 창백해졌다.


게임이 진행될 수 없는 상황.

그건 즉 주인공이 죽고 게임이 끝나버렸을 때의 상황이었다.


"마나가.. 죽었다고..?"


영주의 시험을 자신이 치르지 못하더라도 타케루는 다른 방법으로 마나의 소망을 이루어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너무나도 안일한 생각이었다.


정말 간절했다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최선을 다해서 했어야만 했다.


무엇보다 여왕이 내는 시험이라는 게 뭔지도 모른 채 마나를 보낸 것이 타케루에게 있어 가장 큰 실책이었다.


"뭐, 너무 그렇게 상심할 필요는 없어. 내가 나타난 이유가 뭐겠어. 코바시가와 타케루. 네게 다시 한 번 선택지를 주기 위해서야."


그렇게 말한 소녀는 아무것도 없던 곳에 새빨간 문을 하나 나타나게 하더니 직접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이대로 마나가 죽어버린 세계에서 계속 살아가고 싶다면 이곳에 남아도 돼.하지만 만약 시간을 되돌려 마나가 죽는 상황을 막고 싶다면 저 문을 열고 들어가. 물론 시간을 되돌리는 길을 택한다면 그 댓가로 네가 느끼는 통증의 강도가 더 올라가게 될 거야."


두 배의 통증을 느끼는 지금보다 더욱 강도가 올라간다는 소녀의 이야기에 타케루는 자연스레 몸을 떨었지만 그래도 그의 선택은 바뀌지 않았다.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어?"


"..마나를 죽게 내버려 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후회하고 있어."


그 말을 끝으로 타케루는 붉은색 문을 열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마나가 아직 살아있는 시간대로 돌아오는데 성공했다.


"여기는.."


제일 먼저 주위를 둘러본 타케루는 자신이 돌아온 시간이 미카 여왕과의 내기가 끝나고 마나의 집에서 의식을 되찾은 순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처음 이 장소에서 의식을 되찾았을 때처럼 침대 옆에 앉아 고개를 떨구고 있는 마나의 살아있는 모습에 타케루는 울컥 눈물이 터져나올 뻔 했다.


입술을 잘근 깨물고서 눈물을 참아내며 천천히 상체를 일으킨 그는 제일 먼저 마나에게 사과를 건넸다.


"미안해, 마나.. 또 걱정을 끼쳐서.."


과거로 돌아온 타케루는 지금의 상황을 떠올리고는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도했다.


"난 타케루에게 사과를 듣고 싶은 게 아니야! 왜 그런 짓을 한 거야..? 약속했잖아.. 다시는 네 몸을 희생하려고 하지 않겠다고..!"


그녀를 걱정시킨 것은 분명 자신의 잘못이 분명했기에 타케루는 그저 사과밖에 할 수 있는 말이 떠오르지가 않았다.


그렇게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하는 타케루를 두고 직접 시험을 치르기 위해서 교회로 향하려는 마나는 망토를 뒤집어 쓰고서 문 앞에 섰다.


이때 타케루는 마나를 잡지 못했던 과거의 자신을 반성했다.


지금의 결과로 마나가 죽는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던 타케루는 어떻게든 자신이 대신해서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다급하게 말을 꺼냈다.


"나한테 계획이 있어!! 약속을 지키지 않은 건 정말 미안하게 생각해.. 하지만 여왕에게서 시험을 치를 자격을 받아낸 이상 더는 위험한 짓은 하지 않을게!! 나라면 마나 네가 영주가 되지 않고도 빈민가의 사람들을 지켜낼 수 있어! 그러니까..!!"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하게 외친 타케루의 진심은 분명히 마나에게 전해졌다.


자신을 위해서 정말 많이 노력해주는 타케루가 마나는 그저 고마울 따름이었다.


하지만-


"미안해, 타케루.. 아무리 그래도 타케루에게 이런 무거운 일을 짊어지게 할 수는 없어."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마나는 또 다시 타케루의 발목에 밧줄을 묶어 침대에 고정한 채 혼자서 교회로 향했다.


이번만큼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타케루는 다리에 묶여 있는 밧줄을 떼어내려 온갖 발악을 시도했지만 매정하게도 역시 밧줄은 전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제길!! 제길!!! 풀려!! 빨리 풀리라고!!!"


손가락 마디가 저리고 손톱이 부러져 피가 흘러나왔지만 타케루는 포기하지 않고 매듭을 풀어내려 애를 쓸 뿐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결국 이번에도 아키코가 마나의 집을 완전히 박살내버린 뒤에 자유의 몸이 된 타케루는 곧장 돌아서려는 그녀를 불러세웠다.


"기다려!!!"


"이거 놀랐는걸. 마나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길래 설마했는데 동거까지 하는 사이일 줄은."


이미 그녀가 무슨 목적으로 마나를 노리고 있는지 알고 있던 타케루는 먼저 나서서 아키코에게 물었다.


"혹시 미카 여왕이 영주의 자리를 걸고 내려는 시험이 뭔지 알고 있어?"


아키코는 그가 마나의 집을 공격한 자신을 보고도 전혀 놀란 기색이 없는 모습에 여유롭던 미소를 지우고는 정보상으로서 진지하게 대답했다.


"미안하지만 그건 나도 모르는 사항이야."


"부탁이야. 뭐든 좋으니까 관련된 정보라도 있으면 알려줘!!"


간절하게 외치는 그의 손가락이 상당히 엉망이 되어있는 것을 보게 된 아키코는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는 천천히 손을 뻗어 마법을 사용하려는 자세를 취한 그녀는 곧 입을 열고서 타케루에게 물었다.


"내가 마나의 집을 공격한 것에 대해서 왜 아무것도 묻지 않는 거지? 게다가 내가 이 상황에서 들려주는 정보가 거짓일 가능성도 있잖아."


정보로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그녀의 말을 기억하고 있는 타케루는 한 치도 의심하지 않는 얼굴로 대답했다.


"마나의 집을 공격한 건 분명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해. 하지만 정보상으로서 당신은 내가 충분히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야. 난 당신이 들려주는 정보라면 조금도 의심하지 않아."


완전히 자신의 마음을 꿰뚫어 본 것 같은 그의 대답에 아키코는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푸하하하!! 아아, 넌 정말 최고로 재미있는 녀석이야."


이내 그녀는 타케루에게 자신이 쓰던 무기인 단검을 던져주고는 말했다.


"널 믿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아. 아마도 무기가 필요할 거야. 그 단검을 가져가."


"무기가 필요할 거라니.."


"정확한 정보는 아니고 어디까지나 내 추측일 뿐이지만 아마도 미카 여왕이 내는 시험은 마물 퇴치일 거야. 최근 라토리아 마을 서쪽에 있는 거대한 동굴에 강력한 마물이 나타나서 미카 여왕이 신경쓰고 있었거든."


"알려줘서 고마워!!"


시간이 촉박한 만큼 타케루는 아키코가 건네준 정보를 듣자마자 곧장 목적지로 향하기 위해서 라토리아 마을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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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이전 작품을 마무리짓고 돌아오겠습니다. 22.06.20 36 0 -
30 신뢰와 업적의 차이 22.06.19 45 0 10쪽
29 움직이기 시작한 이교도 22.06.18 16 0 9쪽
28 그 주인공의 일상은 아픔뿐이었다 22.06.17 21 0 9쪽
27 마침내 두 사람은 그 기사의 사망 소식을 듣게되었다 22.06.16 20 0 10쪽
26 그 주인공도 히로인도 결국은 두려움을 느끼는 인간이었다 22.06.15 30 0 9쪽
25 그 주인공은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강해지기로 한다 22.06.14 19 0 10쪽
24 그 히로인은 주인공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강했다 22.06.13 20 0 9쪽
23 작전 개시 22.06.12 20 0 9쪽
22 그 주인공은 처음으로 눈앞에서 사람이 죽는 모습을 보았다 22.06.12 18 0 9쪽
21 결성! 아인 구출 동맹! 22.06.11 21 1 9쪽
20 엘든 포레스트 국가의 두 장로와 마주치다 22.06.11 20 1 9쪽
19 그 용감했던 기사는 세상에서 가장 잔인하게 살해당했다 22.06.10 36 0 9쪽
18 예상치 못했던 이교도의 접촉 22.06.09 22 0 9쪽
17 마녀의 싸움은 이세계에 재앙을 부른다 22.06.08 20 0 9쪽
16 그 주인공은 변해버린 히로인의 모습에 굳어버렸다 22.06.07 25 0 9쪽
15 그 여왕은 자신의 손으로 조국을 멸망시켰다 22.06.06 24 0 9쪽
14 그 히로인은 주인공을 지키기 위해서 타락했다 22.06.05 28 2 9쪽
13 히로인은 자신을 위해 노력하는 주인공을 위해서 다짐한다 22.06.04 39 2 10쪽
12 가끔은 주인공도 엑스트라에게 격려를 받는다 22.06.03 33 0 9쪽
11 마녀의 각인을 가진 마물을 쓰러뜨리다! +2 22.06.02 52 2 9쪽
10 마녀의 각인이 새겨진 마물 22.06.01 55 1 9쪽
» 죽음을 되돌리기 위한 댓가 22.05.31 29 1 10쪽
8 틀어진 계획과 복잡한 관계 22.05.30 30 1 9쪽
7 이 주인공은 히로인의 눈물을 보고 말았다 22.05.29 48 0 10쪽
6 이 여왕은 개미를 죽일 때도 대포를 쏩니다 22.05.28 46 1 9쪽
5 거부할 수 없는 협박 22.05.27 51 3 10쪽
4 여왕을 알현하다 22.05.26 107 10 10쪽
3 그 에로게임 속 현실은 게임보다 훨씬 잔인했다 22.05.25 71 13 10쪽
2 그 에로게임의 여주인공은 너무도 상냥했다 22.05.22 98 2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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