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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입니다~

사토리군은 여주인공을 정하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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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
작품등록일 :
2022.05.02 13:08
최근연재일 :
2022.09.04 12:28
연재수 :
85 회
조회수 :
2,736
추천수 :
12
글자수 :
37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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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09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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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수족관 데이트

DUMMY

"지금 당장 카페로 오라니.. 내가 무슨 애완동물이야?"


소심하게 투정을 부리긴 했지만 호시야의 부름에 응하기로 하고서 통화를 마친 사토리는 입을 꾹 다문 히토미를 향해 물었다.


"아, 미안..! 방금 뭐라고 했지?"


"으응.. 아무것도 아니야! 그것보다 호시야 씨가 부른 거지..? 어서 가 봐! 이제 집 근처니까 혼자서도 갈 수 있어."


"응, 알았어. 조심해서 들어가!"


떠나가 버린 사토리를 바라보며 홀로 남겨진 히토미는 그렇게 한참을 길 위에 서있었다.


사토리를 호시야에게 빼앗겨버린 것 같은 쓸쓸함이 파도처럼 밀려왔지만 애써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그녀는 천천히 집으로 돌아갔다.


동시에 허겁지겁 달려 카페에 도착한 사토리는 홀로 자리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는 호시야를 발견했다.

무슨일로 자신을 불렀는지는 짐작가는 게 없었지만 그녀가 먼저 자신을 부르는 경우가 드물었기에 사토리는 자리로 다가가 물었다.


"무슨 일이야? 갑자기 카페로 불러내고.."


사토리의 목소리를 듣고는 천천히 들이키던 커피잔을 내려놓은 호시야는 이내 가방속에서 수족관 티켓 두 장을 테이블 위로 꺼내며 말했다.


"내일 데이트하자."


"..응? 갑자기 그게 무슨.."


갑작스런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하고 사토리가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물었지만 호시야는 드물게 그의 앞에서 쑥스러워하며 대답했다.


"네.. 네가 데이트 신청했잖아.. 그러니까 내일 약속했던 수족관에 가자는 거야."


그제야 사토리는 체육대회날 옥상에서 자신이 그녀에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

잔뜩 풀이죽어있던 호시야를 달래기 위해 내기로 걸었던 자료제공을 핑계로한 데이트를 사토리가 먼저 신청했고 그녀는 기뻐하며 데이트 신청을 받아주었다.


거기까지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지만..


"호시야 씨.. 혹시 나하고 데이트하는 거.. 기대해주고 있었어..?"


설마 이렇게 빨리 일정을 잡아버릴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사토리의 그 질문에 호시야는 화악 얼굴을 붉혔다.


질색하며 아니라고 부정할 줄 알았던 그녀가 이 상황에서 침묵을 해버리자 사토리는 점점 심장이 빨라지고 생각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설마.. 호시야 씨가 나를..? 그런 일이 정말 있을 수 있는 상황이야..?!'


또 다시 부풀어오르는 기대에 두근거리는 것은 전혀 이상한 게 아니었지만 호시야는 뒤늦게 사토리의 기대를 부숴버리는 핑계를 꺼냈다.


"수족관에 가고 싶었을 뿐이야..!"


"아..하하.. 역시.."


엄청난 비가 오는 날에도 수족관에 가려고 했었던 그녀였기에 사토리는 이번에도 역시 자신의 착각이었음을 깨닫고 허탈하게 웃음지었다.


"그래도 운이 좋았네. 마침 나도 이번 주 아르바이트를 쉬라고 연락을 받았거든. 물론 문화제 준비로 바쁠까봐 신경을 써준 거지만.."


"알고 있어."


"알고 있다니.. 나도 조금 전에 전달받은건데 어떻게 호시야 씨가.."


"문화제 연극 준비로 바빠질 것 같다며 네 아르바이트를 쉬게 해달라고 부탁한 사람이 나거든."


고작 수족관에 가기 위해서 이렇게까지 치밀하게 준비를 하는 그녀가 사토리는 새삼 대단하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떠오른 한 가지 의문.


"혹시나 싶어서 묻는건데.. 이번 문화제에서 우리가 하는 연극.."


"물론 미나모토 군한테 부탁해서 시나리오까지 전부 다 읽어봤어."


"그.. 그렇구나.."


사토리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대충 짐작하고 있던 호시야는 질문을 다 듣기도 전에 단호하게 대답했다.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그 이야기가 사토리와 히토미의 과거 관계가 얽힌 이야기라는 것 역시 바로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기때문에 호시야는 더욱 사토리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정말 그 시나리오로 괜찮겠어?"


"역시 어딘가 이상해..?"


"그게 아니라 모처럼의 연극이잖아. 이럴 때 메이 양이랑 이어지는 결말을 만들어보는 것도 가능할 텐데 지금의 너랑 똑같을뿐인 결말로 괜찮겠냐는 이야기야."


허를 찌르는 날카로운 질문에 사토리는 입을 꾹 다물었다.

물론 그런 결말을 생각해보기도 했다.

자신이 히토미와 이어져 행복하게 살았다는 결말.


어디까지나 허구이기에 가능한 그 결말을 사토리 역시 간절히 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괜찮아. 소설과 다르게 연극은 결과적으로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 사람이 있는 거잖아. 심지어 그 주인공이 히토미 본인이라면 설령 연기라도 불쾌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으니까.."


"..그래?"


호시야는 생각했다.

이 이상 자신이 그녀를 도와줄 의무는 없다고.

같은 남자를 좋아하는 이상 호시야와 히토미는 그저 라이벌 관계일 뿐이었다.


"그럼 내일 아침 10시까지 지난번이랑 같은 버스정류장 앞에서 만나자."


"아.. 응. 알았어."


어째서일까.

약속시간을 정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호시야의 표정이 사토리는 굉장히 슬프게 느껴졌다.


만일 그 때 그녀를 붙잡았더라면 무언가가 바뀌게 되지 않았을까.

다음 날 아침 약속장소에 도착한 사토리는 그런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사.. 사토리..! 많이 기다렸어..?"


"히토미? 왜 히토미가.."


수족관에 가기로 약속했던 호시야를 대신해서 히토미가 버스정류장 앞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같은 시각 집에 혼자 남아있던 호시야는 자신의 바보같은 행동을 후회하고 있었다.


히토미와는 그저 라이벌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차마 모르는 척 내버려 둘 수가 없었다.


"이거 받아. 내일 아침 10시까지 잘 꾸며입고 번화가 앞에 있는 버스정류장 앞으로 나와."


"이게 뭐예요..?"


"사치 군이랑 수족관에 가기로 약속했는데 너한테 양보하는 거야. 알았어? 내가 널 도와주는 건 이번이 마지막이니까."


결국은 집앞까지 찾아가 수족관 티켓을 건네준 어제 저녁의 일을 생각하며 그녀는 베개 위로 얼굴을 묻고 무거운 침묵을 지켰다.


그렇게 어쩌다보니 호시야가 아닌 히토미와 수족관 데이트를 하게 된 사토리는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에도 긴장되어 아무말도 꺼내지 못했다.


"그러고 보니 사토리랑 둘이서 어딘가 놀러가는 거.. 이번이 처음이네.. 헤헤.."


"아.. 으응..! 그, 그랬던가..?"


"그렇다니까? 내가 밖에 나가는 걸 무서워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조금 나아졌지만 언제나 호시야 씨라던가 후유 선배가 함께였는걸.."


돌이켜 생각해보니 사토리는 정말 최근에는 자신이 거의 혼자였던 경우가 없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절로 미소가 새어나왔다.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할만큼 모두에게 감사하기만 할 뿐인 사토리는 갑자기 히토미가 자신의 손을 잡는 바람에 화들짝 놀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히.. 히토미.. 손.."


"호시야 씨에게 들었는데 사토리가 쓰는 소설 속 여주인공에 대한 자료를 제공하는 거라면서..? 그럼 데이트를 하는 동안에는 제대로 연인답게 행동해야지.."


사토리는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며 손을 놓으려고 했지만 히토미의 손이 조금씩 떨리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반대로 힘을 주어 그녀의 손을 꽉 붙잡았다.


"걱정하지 마. 절대 떨어지지 않을테니까."


"..응.."


자신이 밖에 나와 불안해하고 있는 것을 들킨 것은 조금 부끄러웠지만 사토리의 그 한마디에 히토미는 안심하며 얼굴을 붉혔다.


그렇게 버스에서 내려 몇 분 정도 걷고 나서야 도착한 지하 수족관은 주말이라 꽤 많은 인파로 붐비고 있었다.


"사토리! 저기 봐! 물해파리래!"


"예쁘게 생겼네."


새하얀 몸뚱아리로 물속을 헤엄치는 물해파리를 바라보며 눈을 반짝이는 히토미의 모습이 사토리에게는 왠지 꿈처럼 느껴졌다.


만일 자신마저 중학교 때 히토미를 외면했더라면 평생 볼 수 없었을지도 모르는 이 순간이 새삼 소중하게 다가왔다.


"와아~! 사토리!! 범고래야, 범고래!!"


거대한 수조 안을 헤엄치는 범고래와 물고기들을 보며 들떠있는 히토미는 마치 완전히 트라우마를 잊어버린 평범한 소녀처럼 보였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기뻐서 사토리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나왔지만 히토미에게 들키기 전에 눈물을 훔치고서 휴대폰을 꺼내 기뻐하는 그녀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다.


이후로도 두 사람의 수족관 데이트는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고래상어를 보며 무서워하는 히토미를 달래기도 하고 모래속에 사는 모래뱀을 보며 귀엽다거나 징그럽다는 등 의견이 대립되기도 했다.


"..고마워, 사토리. 나를 미워하지 않아줘서.."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내가 히토미를 미워할 리가 없잖아."


귀여운 펭귄 수조 앞에서 갑자기 자신에게 고마워하는 히토미를 향해 사토리는 주저않고 대답했다.


"하지만 난 사토리의 고백을 두 번이나 거절했으면서 매번 어리광만 부렸는걸. 보통 남자들이라면 절대 사토리처럼 대해주지 않았을 거야."


"그런가..? 하지만 좋아한다는 건 보답을 바라고 마음을 주는 게 아니니까.. 물론 받아주면 기쁘겠지만 거절한다고 좋아했던 마음이 원망으로 바뀌는 건.. 그런 건 진짜 좋아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


알고 있었다. 언제나 사토리는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아무리 짓궂은 말을 하고 미움받을 짓을 해도 사토리는 필요로 할 때 언제나 곁에 있어주었다.

지금도,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사토리.. 혹시 아직도 나를 좋아해..?"


"그야.. 응.."


희미하게 얼굴을 붉히며 대답하는 사토리.

히토미는 지금 이 자리에서 사귀자고 말하면 사토리가 기뻐하며 자신의 마음을 받아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헤헤.. 그렇구나.."


그건 비겁한 짓이었다.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해 준 호시야를 생각하며 히토미는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 것을 조금 미루자고 다짐했다.

사토리라면 언제든 자신을 좋아해 줄 것이라고 확신했으니까.


그렇게 수족관 데이트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버스에 오른 두 사람은 여전히 손을 꽉 잡고 있었다.

절대 떨어지지 않겠다는 오늘의 약속까지도 제대로 지켜준 사토리의 어깨로 히토미는 자연스럽게 머리를 기대었다.


"조금만 더 가면 도착이야."


"괜찮아.. 조금만 이러고 있을게.."


"..어쩔 수 없네."


"헤헤.."


배시시 웃으며 이 시간을 만끽하던 히토미는 사토리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 채로 지그시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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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리군은 여주인공을 정하지 못해!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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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족관 데이트 22.07.09 41 0 11쪽
55 밝혀진 오해 / 시나리오 22.07.09 22 0 11쪽
54 어긋나버린 사이, 그리고 오해 22.07.03 34 0 11쪽
53 문화제를 준비하다 22.07.03 22 0 10쪽
52 체육대회가 끝나다 22.07.02 21 0 10쪽
51 모두의 체육대회 (3) 22.07.02 19 0 9쪽
50 모두의 체육대회 (2) 22.06.26 24 0 10쪽
49 모두의 체육대회 (1) 22.06.26 32 0 10쪽
48 고다가 기다리는 체육대회 / 두 사람의 내기 22.06.25 26 0 10쪽
47 사랑이 서투른 소녀 22.06.25 26 0 10쪽
46 사토리의 선택 / 학생회장 코우카 22.06.19 28 0 10쪽
45 차였던 남자의 한심한 복수 22.06.19 22 0 10쪽
44 두 사람의 불꽃축제 22.06.18 21 0 11쪽
43 아버지의 동창 22.06.18 39 0 10쪽
42 남자친구 자격을 시험받다 22.06.12 25 0 10쪽
41 그녀가 아이돌이 될 수 있었던 이유 22.06.12 28 0 10쪽
40 좋아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응원받다 / 흔하지 않은 자매의 싸움 22.06.11 23 0 10쪽
39 연락처를 교환하다! 22.06.11 21 0 10쪽
38 잔인한 부탁과 이기적인 협박 22.06.06 21 0 10쪽
37 전해지지 못한 고백 22.06.05 24 0 11쪽
36 돌아가신 아버지의 묘를 찾아가다 22.06.04 23 0 10쪽
35 포기하지 않는 마음 22.06.04 22 0 10쪽
34 소녀는 노력을 보상받고 눈물을 보였다 22.05.29 30 0 10쪽
33 추억과 오해와 생일 22.05.29 24 0 10쪽
32 고다의 친해지기 위한 노력 22.05.28 24 0 10쪽
31 밝혀진 고다의 짝사랑 22.05.28 41 0 10쪽
30 세 여자의 비밀 회의 22.05.12 27 0 10쪽
29 헤어진 여자의 남자친구를 연기하다 22.05.12 36 0 12쪽
28 수영복도 데이트도 포기하지 못해! 22.05.11 28 0 10쪽
27 이런 데이트도 자료 제공이 될 수 있을까? 22.05.11 47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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