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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입니다~

사토리군은 여주인공을 정하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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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
작품등록일 :
2022.05.02 13:08
최근연재일 :
2022.09.04 12:28
연재수 :
8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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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7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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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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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였던 남자의 한심한 복수

DUMMY

1년중 가장 길다는 여름방학이 끝이 나고 학교를 향하는 길에는 다시 많은 학생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걷고 있었다.


그중에는 피부가 새까맣게 타거나 이미지에 변화를 주는 등 겉모습이 바뀐 학생들이 많았지만 방학이 끝나면서 생긴 가장 큰 변화는--


"저기.. 사토리.. 어쩐지 커플이 조금 많아진 것 같지 않아..?"


"그거 참 우연이네. 나도 그렇게 생각중이었거든.."


커플의 수가 압도적으로 늘어났다는 것이었다.

긴 여름방학을 쓸쓸하게 보내고 싶지 않은 젊은 청춘들은 방학이 시작되기 전 평소 마음에 담아두었던 이성에게 고백을 할 확률이 높았다.


설령 고백이 거절당해도 방학이 시작되면 한동안은 마주칠 일이 없다며 평소에 내지 못한 용기를 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방학을 쓸쓸히 보내고 싶지 않다는 마음은 고백을 받는 상대 또한 마찬가지이기에 분위기에 떠밀려 고백을 받아주는 경우가 많았고 그 결과가 바로 오늘 아침의 광경인 것이었다.


"..미안해, 사토리.."


"응? 갑자기 왜 사과하는 거야?"


"그야 사토리는 나 때문에 다른 여자애들이랑 어울리지도 못하고.. 어쩌면 사토리를 좋아하는 다른 여학생이 나랑 사토리 사이를 오해해서 고백을 못 하는 걸지도 모르니까.."


남성공포증을 가진 히토미와 등하교를 같이 하는 사토리는 분명 코우카 선배나 호시야를 제외한 다른 이성과 어울린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에게 이성이 접근해오지 않는 이유가 히토미의 탓이라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신경쓰지 마. 어차피 히토미가 없었어도 내가 다른 여자한테 고백같은 걸 받는 일이 있을 리가 없잖아?"


그 주장에는 한치의 가능성조차 의심하지 않은 확신이 담겨있었다.


하지만 사토리는 알지 못했다.

방학이 끝나면서 자신에게 찾아오는 믿을 수 없는 일들을.


"사, 사치 군..!! 저, 저기.. 나는 3반 이시모토 키요시라고 해..! 괜찮다면.. 나랑 사귀지 않을래..?!"


등교길에 많은 학생들이 보는 눈앞에서 자신의 이름을 밝힌 한 소녀가 갑자기 사토리에게 공개고백을 했다.


사토리는 물론이고 함께 등교하던 히토미조차 지금 일어난 상황을 좀처럼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저기.. 이시모토 씨..라고 했지..? 나는 이시모토 씨랑 한 번도 마주친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그건.. 그렇지만.. 그래도 부탁이야..! 나랑 사귀어줘..!"


진심이 담긴 마음보다 오로지 사귄다는 결과를 원하는 것 같은 가벼운 고백.

사토리는 그 고백의 무게를 알아차리고 대답조차 하지 않고서 히토미의 손을 잡고 그녀를 냉정하게 지나쳤다.


"괜찮아..? 대답해주지 않아도..?"


"응. 신경쓰지 마."


그렇게 학교에 도착한 그가 신발장을 열자 그 안에서 떨어지는 엄청난 양의 러브레터들. 등교길에 있었던 공개고백도 모자라 현실같지 않은 무수한 러브레터들을 보고 사토리는 완전히 굳어버렸다.


함께 있던 히토미조차 사토리가 갑자기 이상할 정도로 고백을 받기 시작한 이 상황에 조금씩 의문을 느끼기 시작하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사토리.."


"뭐지..? 새로운 괴롭힘인가..? 정말이지. 누가 이런 짓을 하는 건지.."


그는 떨어진 러브레터를 모두 주워들고는 내용을 열어보지도 않고 곧장 쓰레기통에 집어넣었다.


사토리가 누군가에게 고백을 받는다.

그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실제로 사토리는 그 호시야 미유키와 후유 코우카조차 좋아하는 남자라는 사실을 히토미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고작 하루만에 사토리가 받은 고백의 수는 분명 이상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지나쳤다.


"사치 군!"


"어이~ 사치!"


"너니? 사치 사토리라는 애가."


점심시간까지 사토리를 찾아온 여학생의 수는 총 13명.

그중에는 동급생뿐 아니라 상급생까지 있었고 하물며 대부분이 사토리가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네가 왜 갑자기 여자애들한테 고백을 받게 된 건지 짐작가는 것도 없어?"


"있을 리가 없잖아.. 어제까지 방학이었고 마주친 적도 없는 사람들이라고.."


다시 예전처럼 옥상에 모여서 밥을 먹고 있는 세 사람.

호시야는 아침부터 그에게 벌어진 일들을 전해듣고 진지하게 상담을 해주고 있었다.


그저 혼자만의 망상이 아니냐고 말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함께 있던 히토미의 표정이 우울한 모습을 보고는 믿기지 않지만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고민해봤자 소용없겠네. 직접 물어보는 게 빠르겠어."


"물어보다니.. 누구한테?"


점심시간을 지나 모든 수업이 끝난 후 사토리는 역시나 빈 교실에서 처음보는 동급생에게 고백을 받고 있었다.


"저..저기.. 사치 군.. 괜찮으면 나랑.."


고백을 받는데도 이렇게 설레이지 않을 수가 있다는 사실에 그가 다른 의미로 감탄을 하고 있던 그 때.


갑자기 교실 문을 열고서 나타난 호시야는 강압적으로 여학생의 손목을 꽉 붙잡고서 물었다.


"솔직하게 말해줄래? 왜 이 녀석한테 고백을 하는 건지."


"호.. 호시야 씨..?! 왜..냐니.. 저.. 그게.."


조금 전까지 사토리에게 고백하던 여학생은 갑자기 나타난 호시야의 모습에 흠칫 놀라더니 이내 고개를 외면하며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반응을 보였다.


"..제대로 말하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네가 이 녀석한테 고백하는 모습을 인터넷에 퍼뜨려 줄 테니까."


대놓고 협박을 하는 호시야의 모습에 마음이 약해진 사토리가 자신에게 고백을 했던 여학생의 편을 들어주려고 했지만 놀랍게도 그녀의 작전은 제대로 효과를 발휘했다.


"미, 미안해..!! 실은.. 사치 군한테 고백하고 사귀는 사이가 되면.. 아카이 선배가 나랑 사귀어 주겠다고.."


자신에게 고백했다가 차였던 아카이 선배의 이름이 언급되자 호시야는 날카롭게 눈살을 찌푸렸다.


솔직하게 대답해 준 여학생을 향해 호시야는 고백하는 장면을 찍었던 영상을 눈앞에서 지워주고는 고맙다는 말을 건네며 그녀를 보내주었다.


"아카이 선배가 왜 그런 약속을.."


"뻔하잖아. 너한테 보복하려는 거야."


"나한테? 아카이 선배가 왜 나한테 보복을 하는데?"


"아마도 불꽃축제에서 너랑 내가 같이 있는 모습을 본 거겠지."


호시야가 들려준 대답을 듣고 사토리는 그제야 아침부터 받은 진심이 느껴지지 않았던 무수한 고백들을 납득할 수 있었다.


아카이가 사토리와 사귀는 여자를 자신이 사귀어주겠다고 언급한 약속은 분명 구실이었을 것이다. 진짜 목적은 사토리가 다른 여자와 있는 모습을 도촬한 뒤에 그 사진을 호시야에게 건네고 일러바치는 것.


호시야는 아카이 선배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라는 것을 지금에서야 알게 된 것이었다.


"설마 이런 짓을 할 만큼 한심한 남자일 줄이야.."


사토리 역시 인기 많은 그 아카이 선배가 이런 짓을 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지만 그렇다고 호시야의 앞에서 그를 험담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되면 호시야가 이번 일을 모두 자신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스스로를 자책할 것만 같아서였다.


"일단은 돌아갈까? 히토미를 너무 기다리게 하는 것도 그렇고.."


마치 자신이 신경을 쓰지 않도록 급하게 화제를 돌리는 사토리의 팔을 그녀는 꽉 붙잡았다. 엉겁결에 발걸음을 멈추게 된 사토리는 그녀의 표정이 굉장히 화가 나있는 것을 보고 괜한 불똥이 튈 것 같아 두려움을 느꼈다.


"미안하지만 아카이 선배한테 복수하는 거. 도와주지 않을래?"


"도와달라니.. 어떻게 복수할 생각인데..?"


"간단해. 내일 아침 너희 집 앞으로 갈게. 메이 양에게는 내가 이야기를 해놓을 테니 넌 늦지말고 집 앞에 나와있어."


그렇게 찾아온 다음날 아침.

시키는 대로 일찍 집 앞에 나와있던 사토리는 어쩐지 심통이 나있는 히토미의 모습에 의문을 느꼈지만 그 이유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머지않아 호시야가 그의 집 앞에 도착했다.


"그럼 갈까?"


"으, 응.."


평소와 다르지 않은 평범한 등교길.

변화가 있다면 항상 사토리의 옆에서 걷던 히토미가 조금 거리를 두고서 그녀의 자리를 호시야가 대신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런 게 복수가 될 수 있는지를 의심하며 많은 학생들이 보이는 큰 길로 나오는 그 순간-


"호시야 씨..?"


그녀는 마치 보란듯이 사토리의 팔을 껴안고서 모든 학생들의 시선을 주목시켰다.


"어쩔 생각이야..! 이래서는 마치.."


"말했잖아? 아카이 선배한테 복수하는 걸 도와달라고. 이 방법이 아카이 선배한테 제일 합리적인 복수방법이니까."


지금껏 그 어떤 남자와도 말 한마디 섞지 않았던 그 호시야 미유키가 사토리와 연인같은 모습으로 등교를 했다는 소식은 빠르게 전교에 퍼지기 시작했다.


"뭐야? 불꽃축제에서는 다른 애들한테 비밀로 해달라고 말하더니 자진해서 사귀는 걸 티내고 다니는 거야?"


"그런 거 아니야. 애초에 호시야 씨랑 사귀는 사이도 아니고.."


"아침에 그런 모습을 보여놓고 사귀는 사이가 아니라는 말을 누가 믿겠냐."


사토리가 교실에 도착하자마자 다른 친구와 이야기하고 있던 미나모토는 곧장 다가와 비꼬듯이 말했다.


당연히 화제의 중심이 되어있던 사토리는 모든 학생들로부터 부담스러운 시선을 받게 되었지만 호시야의 계획을 위해서 차마 사귀는 사이가 아니라고 해명조차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사토리.. 잠깐 이야기 좀 할 수 있을까..?"


"응? 아.. 응."


사토리와 호시야가 사귀는 사이로 다른 학생들에게 인식되는 상황을 히토미는 가만히 내버려두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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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모두의 체육대회 (3) 22.07.02 19 0 9쪽
50 모두의 체육대회 (2) 22.06.26 24 0 10쪽
49 모두의 체육대회 (1) 22.06.26 32 0 10쪽
48 고다가 기다리는 체육대회 / 두 사람의 내기 22.06.25 26 0 10쪽
47 사랑이 서투른 소녀 22.06.25 26 0 10쪽
46 사토리의 선택 / 학생회장 코우카 22.06.19 28 0 10쪽
» 차였던 남자의 한심한 복수 22.06.19 23 0 10쪽
44 두 사람의 불꽃축제 22.06.18 21 0 11쪽
43 아버지의 동창 22.06.18 39 0 10쪽
42 남자친구 자격을 시험받다 22.06.12 25 0 10쪽
41 그녀가 아이돌이 될 수 있었던 이유 22.06.12 28 0 10쪽
40 좋아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응원받다 / 흔하지 않은 자매의 싸움 22.06.11 23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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