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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입니다~

사토리군은 여주인공을 정하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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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
작품등록일 :
2022.05.02 13:08
최근연재일 :
2022.09.04 12:28
연재수 :
8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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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12
글자수 :
37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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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12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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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여자의 비밀 회의

DUMMY

"내일부터 여름방학이다만 너무 노는데 열중해서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고 숙제는 꼭 해오도록. 알겠냐."

"네~"


조폭과 비슷한 인상과 근육으로 다부진 체격을 가진 아키야마 선생님의 종례를 끝으로 드디어 여름방학이 찾아왔다.

고다와 함께 별장으로 가는 날은 내일이었기에 사토리는 곧장 집으로 돌아가서 필요한 짐을 챙길 예정이었다.


하지만-


"어이, 사치. 집에 가기 전에 잠깐 이야기 좀 할 수 있을까?"

"응? 뭐, 잠깐이라면 괜찮긴 한데.."


방학식을 마치자마자 찾아온 미나모토에 의해 사토리는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이 조금 미뤄지게 되었다.

모두가 떠나고 텅 빈 교실. 히토미에게는 교문 앞에서 기다려 달라는 말을 남기고 사토리는 미나모토와 함께 교실에 남아있었다.


"그래서? 할 이야기라는 게 뭐야?"

"..후유 선배한테 들었어. 이번 육상부의 합숙 장소를 제공해 준 사람. 너라면서?"

"뭐야. 미나모토 너 코우카 선배랑 제법 사이가 좋은 편이었어?"

"글쎄.. 좋다고 해야 할지.. 일단은 나도 육상부니까 부원으로서 전달받은 것뿐이거든."


사토리는 운동을 귀찮아할 것 같은 미나모토가 육상부라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네가 육상부라고..? 그건 완전 의외네."


그리고 찾아온 침묵.

사토리는 미나모토가 고작 이런 말을 하기 위해서 자신을 부른 것이 아니라는 걸 비장한 표정을 보고 알 수 있었다.


"대체 뭐야. 그런 자잘한 이야기를 하려고 부른 게 아니라 진짜로 나한테 할 말이 있으면 망설이지 말고 말해."

"그럼 묻겠는데.. 사치 너 말이야. 후유 선배랑은 어떤 사이야?"

"어떤 사이냐고 물어도.. 그냥 선후배 사이인데?"

"그런 거 말고..!!"


미나모토는 뭐라고 돌려말할 방법을 생각하며 머리를 쥐어짜다 이내 포기한 듯 솔직하게 물었다.


"사.. 사귀는 사이야..?"

"뭐?!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물론 사귀었던 적은 있지만.. 지금은 별로 아무 사이도 아니야!!"

"그, 그래?! 하아!! 난 또.."


자신과 코우카 선배가 사귀지 않는다는 말에 안도하는 미나모토를 보며 사토리는 장난스럽게 물었다.


"뭐야~ 너 설마 코우카 선배한테 마음이라도 있는 거야?"

"..맞아. 실은 이번 합숙 훈련에서 후유 선배한테 고백할 생각이거든."


장난으로 꺼낸 말에 미나모토가 진심으로 대답하자 사토리는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스스로도 말했지만 자신은 이미 코우카 선배와 헤어지고 그저 평범한 선후배 사이로 남아있을 뿐이었다.


그렇다면 미나모토의 고백을 응원해주는 게 맞는 걸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그 때.


"나 말이야.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후유 선배를 좋아했거든. 다른 여자들이랑은 다르게 자신이 하는 모든 행동에 자부심을 갖고서 항상 떳떳한 선배의 모습에 반해버렸어."


갑자기 미나모토가 들려주는 과거의 이야기에 사토리는 왠지 알 것 같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운동은 싫어하지만 육상부에 들어간 이유도 후유 선배랑 조금이라도 더 가까워지고 싶어서였어."

"그렇구나.. 대단하네. 그렇게 오랫동안 코우카 선배만을 좋아했다는 사실이.."


미나모토의 진심이 어느정도인지를 듣게된 사토리는 절로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코우카 선배에 대해서 아는 것도 별로 없었던 자신과는 각오부터가 다르다는 게 확실히 느껴졌다.


"응원할게. 잘 됐으면 좋겠네."

"만약 잘 되면 내가 한 턱 살테니까! 고맙다, 사치!"


그 말을 끝으로 미나모토는 내일부터 있을 합숙을 준비하기 위해 집으로 돌아갔다.


"늦어! 사토리!!"

"미안! 미나모토랑 조금 이야기가 길어져서.."


사토리가 교문으로 나오자마자 계속 기다리고 있었던 히토미는 잔뜩 심술이 난 표정으로 투정을 부렸다.

나란히 집으로 돌아오는 길. 히토미는 사토리의 표정이 어딘가 복잡해 보여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미나모토 씨랑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물어봐도 돼..?"

"실은.. 미나모토도 육상부라서 이번 합숙 훈련에 같이 가는 모양이더라고. 그런데 그 녀석 이번 합숙 훈련에서 코우카 선배한테 고백할 거래."


히토미는 사토리가 들려준 말을 듣고는 흠칫 놀라더니 발을 멈추고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안 됐네.. 어차피 차일텐데.."

"응? 뭐라고 했어?"

"으응..! 아무 말도 안 했어!"


이내 다시 해맑은 얼굴로 사토리의 옆에 달라붙어 히토미는 생각했다. 과연 그 후유 코우카는 어떤 식으로 후배의 고백을 거절할 것인가를.


집에 돌아온 사토리는 곧장 여행용 캐리어를 꺼내 갈아입을 옷이나 이동중에 먹을 수 있는 간식을 담기 시작했다.


소설의 배경으로 쓸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집에 있던 오래된 카메라까지 챙기는 것으로 모든 준비를 마친 사토리는 목욕을 마친 뒤에 저녁으로 컵라면을 먹기 위해서 물을 끓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딩-동!


"네!"


갑자기 울린 초인종 소리에 현관으로 나와 문을 열어준 사토리는 문 앞에 서있던 코우카 선배의 모습에 당황한 얼굴로 물었다.


"코우카 선배..? 이 시간에 저희 집에는 무슨 일로.."

"응..? 내일 다 같이 합숙을 가니까 오늘 사토리 군의 집에 모이자는 제안을 받았다만.."


그렇게 말하며 그녀가 보여준 휴대폰 화면에는 히토미가 허락도 구하지 않고 사토리의 집에 모여서 파자마 파티를 하자는 등의 메세지가 있었다.


"..설마 사토리 군에게는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것이냐..?"

"하아.."


사토리가 무겁게 한숨을 내쉬자 코우카는 챙겨왔던 짐을 가지고 다시 돌아갈 준비를 하며 말했다.


"시, 신경쓰지 말거라!! 상의 없이 이렇게 된 거라면 나도 그냥 돌아갈 테니..!"

"아니에요, 선배. 짐도 많아 보이고.. 선배만 괜찮다면 그냥 들어오세요. 어차피 호시야 씨도 여기로 오는 거죠? 차라리 다 돌려보내는 것보다는 저도 그게 마음이 편하니까요."

"으.. 응.. 그럼 실례하겠다.."


집안 곳곳을 두근거리는 모습으로 둘러보며 거실에 들어온 코우카는 식탁 위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컵라면을 보고 사색이 된 얼굴로 물었다.


"저기.. 사토리 군.. 설마 저 컵라면이 저녁인 것이냐..?"

"네? 아.. 그런데요..?"

"너무나 부실한 식사이지 않느냐!! 설마 항상 이런 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것이냐?!"

"아, 아뇨.. 평소에는 거의 호시야 씨가 반찬을 가져다 줘서 제법 맛있게 먹고 있어요."


호시야가 항상 반찬을 만들어 가져다 주었다는 사토리의 말에 코우카는 자신이 그동안 너무나도 안이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설마 그런 식으로 호감을 쌓고 있었다니.. 무서운 여자로군, 호시야 미유키!'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제일 먼저 사토리의 집에 도착한 코우카는 앞치마를 빌려 입고서 당당히 주방으로 발을 들이며 말했다.


"오늘은 내가 책임지고 맛있는 저녁을 만들어 주마!!"

"마음은 감사하지만.. 저희 집에는 식재료가 거의 없어요, 선배.."


스스로 요리를 하는 경우가 없었던 사토리의 집에는 당연히 식재료가 준비되어 있는 편이 아니었다.


생수나 계란 몇 알. 마트에서 타임세일로 구매했던 햄버그를 제외하면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냉장고 상태에 그녀는 가져온 캐리어에서 비닐에 담겨진 야채들을 꺼내 세척하기 시작했다.


능숙하게 껍질을 벗겨내고 적당한 크기로 깍둑썰어 기름과 함께 볶기 시작한 코우카는 냉장고에 있던 계란까지 응용해 먹음직스런 오므라이스를 완성시켰다.


"자! 어서 먹어보거라!"

"그럼.. 잘 먹겠습니다."


잘 볶아진 볶음밥과 함께 겉을 감싼 부드러운 계란을 숟가락으로 한 숟 떠서 입안으로 가져간 사토리는 절로 감탄이 터져나왔다.


"맛있어요, 선배!"

"그.. 그러냐..! 다행이구나.."


그렇게 두 사람이 오므라이스로 식사를 마친 뒤에야 히토미와 호시야까지 사토리의 집에 도착했다.

사토리는 세 사람이 잠을 잘 수 있도록 자신의 방을 내어주었고 정작 본인은 거실에 있는 소파에 누워 잠을 잘 예정이었다.


"그러고 보니 전에 왔을 때부터 신경이 쓰였는데. 이 방은 뭐야?"

"아, 나도 궁금했다!"


호시야와 코우카가 굳게 잠긴 방을 가리키며 묻는 질문에 사토리는 일순간 굳어버린 얼굴로 고개를 떨구고서 나지막이 말했다.


"그 방은.. 아버지가 쓰던 서고에요.."

"사토리 군..!? 괜찮느냐?! 안색이.."

"..죄송해요.. 저 방에 관해서는 아버지가 생각나서.. 지금은 아예 잠가버렸거든요.."


마음 같아선 두 사람 다 서고에 들어가 사토리의 아버지가 쓴 책을 읽고 싶었지만 사토리의 상태가 영 좋지 않은 것을 보고는 아무말도 꺼낼 수가 없었다.


"그럼 저는 거실에 내려가 있을 테니까 필요한 게 있으시면 편히 말씀해주세요, 선배. 히토미랑 호시야 씨도.."

"그럼 나도 사토리랑 같이 소파에서 자고 싶어!"

"그건 안 돼."


사토리가 완전히 거실로 내려가고 방에 남겨진 세 사람은 한곳에 모여앉아 비밀스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럼 슬슬 우리가 이곳에 모인 진짜 목적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그러네요. 이 이야기를 위해서 메이 양의 장단에 맞춰주고 있는 거나 다름없으니까요."


호시야와 코우카가 동시에 고개를 끄덕이며 히토미를 바라보았다.

사토리에게 알리지 않고 히토미가 두 사람을 부른 진짜 목적.


그것은 바로..


"그럼 지금부터 사토리의 깜짝 생일파티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모레에 있는 사치 사토리의 생일 축하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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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모두의 체육대회 (3) 22.07.02 19 0 9쪽
50 모두의 체육대회 (2) 22.06.26 24 0 10쪽
49 모두의 체육대회 (1) 22.06.26 31 0 10쪽
48 고다가 기다리는 체육대회 / 두 사람의 내기 22.06.25 26 0 10쪽
47 사랑이 서투른 소녀 22.06.25 26 0 10쪽
46 사토리의 선택 / 학생회장 코우카 22.06.19 27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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