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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입니다~

사토리군은 여주인공을 정하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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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
작품등록일 :
2022.05.02 13:08
최근연재일 :
2022.09.04 12:28
연재수 :
85 회
조회수 :
2,714
추천수 :
12
글자수 :
371,004

작성
22.07.03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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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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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문화제를 준비하다

DUMMY

두 사람이 도착한 교실 안은 어느새 체육대회는 잊어버린 듯 다가오는 문화제에 대한 이야기로 떠들썩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바로-


"메이 양도 알고 있어? 오컬트부의 귀신의 집 전설!"


있는지도 몰랐던 오컬트부의 귀신의 집에 대한 이야기였다.


"귀신의 집 전설이라니요..?"


"문화제 날에 오컬트부가 선보이는 귀신의 집에 좋아하는 사람이랑 들어가서 고백하면 반드시 사랑이 이루어진대!"


평소부터 호시야나 코우카 선배보다 스스로 한참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히토미는 이번 문화제에서 반드시 사토리와 함께 귀신의 집에 들어가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던 그 때 담임인 아키야마가 문을 열고 교실로 들어오며 이제 곧 다가오는 문화제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자, 조용! 너희도 알다시피 이제 곧 문화제다. 그래서 실행위원과 부위원을을 뽑아야 하는데 지원하고 싶은 사람 있나?"


실행위원.

그건 반을 대표해 문화제에서 무엇을 할 지 정하고 학생회에 보고해 준비를 하며 꽤 많은 책임을 떠맡아야 하는 번거로운 직책이었다.


귀가가 늦어지는 것은 일상다반사고 만일 다른 반과 문화제에서 하고 싶은 행사가 겹칠 경우 쟁취할 수 있는 언변이 있어야 했다.


때문에 자진해서 실행위원을 맡으려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지만 물론 예외는 있었다.


"제가 하겠습니다!"


"그래. 다른 지원자가 없다면 실행위원은 미나모토가 맡는 걸로 하지."


그 어떤 귀찮음도 감당할 수 있게 만드는 사랑의 힘.

코우카 선배를 포기하지 않은 미나모토이기에 사토리는 마음속으로 그를 대단하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 선생님! 부위원장 지원자가 없다면 사치랑 함께 하고 싶습니다!"


"자, 잠깐..!! 나를 왜 끌어들이는 거야!!"


가만히 있던 자신을 갑자기 부위원장으로 추천하는 미나모토를 향해 사토리는 크게 당황하며 외쳤다.


"뭐야, 사치. 끝나고 바쁜 용무라도 있는 거냐?"


"아.. 아뇨.. 그건 아니지만.."


"그럼 네가 미나모토를 도와줘라. 다른 지원자도 없는 것 같으니."


그렇게 어쩌다보니 부위원장을 맡게된 사토리는 미나모토와 함께 문화제에서 무엇을 할 지 정하기 위해 칠판 앞에 서서 의견을 받아적었다.


코스프레 음식점, 만화카페, 타로점 등등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긴 했지만 전부 다른 반과 겹칠법한 의견들이었다.


그러던 중 사토리는 히토미가 무언가 원하는 게 있는 것처럼 쭈뼛거리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녀가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곰곰히 생각하던 사토리는 뒤늦게 한 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리고는 손을 들어 의견을 제시했다.


"우리 연극을 해보는 건 어떨까?"


그 제안에 묵묵히 상황을 지켜보던 담임 아키야마는 흠칫 소스라쳤고 교실은 순식간에 정적에 휩쌓였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연극이라는 의견이 다른 누구도 아닌 사토리의 입에서 나왔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아서였다.


연극이라면 다른 반과 겹쳐도 시나리오가 다르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었고 무엇보다 주인공으로 딱 맞는 인물이 있다는 것도 한 몫 했다.


"찬성! 나 메이 양이 연기하는 거 한 번 보고 싶어!"


"응응!! 메이 양 엄~청 귀여우니까 분명 연극도 굉장히 인기가 많을 거야!"


히토미의 여주인공이라는 이야기와 함께 몇몇 학생들이 연극에 대한 의견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주긴 했지만 투표 결과는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투표 결과 우리 반은 이번 문화제에서 코스프레 음식점을 하기로 결정이네."


다섯 표의 차이로 연극이 아닌 코스프레 음식점이 채택이 되면서 사토리는 살짝 아쉬워하는 히토미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밖에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모든 수업이 끝나고 실행위원 회의를 위해 학생회로 가는길.

미나모토는 사토리를 향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아쉽게 됐네. 연극도 나름 괜찮았을 것 같았는데 말이야."


"어쩔 수 없지, 뭐.. 문화제는 다 같이 하는 거니까."


"그런데 왜 갑자기 연극을 하자고 제안한 거야? 사치 넌 그런 쪽에 별로 관심 없을 것 같은데."


부정할 수 없는 의문에 사토리는 멋쩍은 듯 뺨을 긁적이며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실은 히토미가 사귀는 사람이 생긴 것 같거든. 분명 이번 문화제도 보러 올 테니까 히토미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보여주고 싶었달까.."


남성공포증을 갖고 있는 히토미가 사토리 이외에 다른 남자와 사귀는 것 같다는 소식이 놀랍긴 했지만 미나모토는 그보다 더 진심으로 그 사랑을 응원해주는 사토리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여름방학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사치 넌 정말 존경할만한 사람이라니까."


"농담하지 마. 첫인상이 음침한 오타쿠인 녀석의 어디가 존경스럽다고.."


"뭐야~ 아직도 그 때 이야기로 삐쳐있는거야?"


어느덧 도착한 학생회실로 들어서며 미나모토는 사토리를 향해 나지막이 말했다.


"포기하지 마, 사치. 아직 문화제에서 뭘 할지 완전히 정해진 게 아니니까."


그 말을 들으며 들어간 학생회실 안에는 이미 다른 반의 실행위원과 부위원장들이 모두 모여 자리에 앉아있었다.


그리고 가운데에서 앉아 이번 회의를 진행할 학생회장 후유 코우카는 이 자리에 사토리가 나타난 것을 보고는 화들짝 놀란 얼굴로 굳어버렸다.


"회장. 다 모였으니 시작할까요?"


"어..?! 아, 으응..! 그럼.. 이번 문화제 행사에 대한 회의를 시작하겠다!"


학생회장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며 완벽하게 회의를 진행시킨 그녀의 기량 덕분에 회의는 길어지지 않고 순조롭게 끝나는가 싶었다.


하지만-


"아, 참고로 이번 문화제 안건으로 1학년 2반과 3반의 코스프레 음식점이 겹쳤더군. 알다시피 이런 경우 양쪽의 실행위원이 대화를 통해 합의를 봐야 한다."


무슨 수를 써서든 양보할 생각이 없어보이는 2반의 실행위원을 바라보며 미나모토는 갑자기 손을 들어올리고는 말했다.


"그럼 우리가 포기할게!"


미나모토가 먼저 순순히 포기하겠다고 말해준 덕분에 2반의 실행위원과 부위원은 떨떠름한 얼굴로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고 집으로 돌아갔다.


사토리 역시 미나모토가 왜 그렇게 쉽게 코스프레 음식점을 양보했는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 답은 머지않아 알게 되었다.


"저희 3반은 이번 문화제에서 연극을 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미나모토.. 너.."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도와준 미나모토의 결단에 사토리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만큼 고마운 마음뿐이었다.

연극에 대한 의견을 검토하던 후유 코우카는 흔쾌히 그 의견을 받아들였다.


"연극이라면 문제는 없을 것 같군. 무대는 강당을 쓰도록 해라!"


그렇게 모든 회의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도중까지 미나모토와 집이 같은 방향이었던 사토리는 조금 전에 전하지 못했던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고마워, 미나모토.. 2반한테 코스프레 음식점을 양보해 준 거.. 히토미를 위해서지?"


"뭐, 그것도 있지만 나도 조금 궁금하기도 했거든. 사치 네가 쓰는 이야기."


"..응?"


갑자기 뭔가 불길함을 느낀 사토리는 발을 멈추고 이해하지 못한 얼굴로 물었지만 미나모토는 주저않고 말을 이었다.


"대본 말이야! 당연히 소설을 쓰는 네가 대본을 써야지 달리 누가 대본을 쓰겠어?"


"아니아니!! 소설이랑 연극 대본은 엄연히 다르다고..!!"


"그래도 비슷비슷하잖아. 어차피 우리는 프로도 아니고 문화제 연극으로 쓸 대본이니까 그냥 지문같은 것만 추가해서 틀만 갖춰주면 어떻게든 될 거야."


연극의 성공이 자신의 시나리오에 달려있다는 생각만으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는 사토리는 역시 자신보다 기존에 존재하는 대본을 가져와 각색하는 것이 나을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갈림길에서 헤어지려던 미나모토는 불안해하는 사토리를 향해 강력한 한마디의 쐐기를 박았다.


"여주인공인 메이 양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있는 건 사치 너잖아. 그런 너니까 대본을 맡기고 싶은 거야. 메이 양의 남자친구한테 보여주고 싶다면서? 그녀의 멋진 모습을."


그의 말대로 메이 히토미에 대해서 누구보다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다름아닌 사토리 자신이었다.

시나리오도 중요하지만 그런 히토미가 소화해 낼 수 있는 대본을 쓸 수 있는 사람이 자신밖에 없다는 그의 이야기에 사토리는 마음을 굳게 먹었다.


"알았어.. 내가 한 번 써볼게."


자신의 실력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건 알고 있지만 고다에게 히토미의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만은 진심이었다.


그렇게 마음을 굳게 먹고 집으로 돌아온 사토리는 집 앞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히토미를 볼 수 있었다.


"히토미..! 좋은 소식이..!"


"아..네.. 이제 곧 문화제라서.."


이번 문화제에서 연극을 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하려던 사토리는 히토미가 누군가와 통화중이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황급히 소리를 죽였다.


"..고다 씨네 학교는 문화제가 언제인가요..?"


짐작은 했지만 히토미와 통화중인 상대가 고다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사토리는 두 사람의 통화를 방해하지 않도록 집을 벗어나 조금 늦어질 것 같다는 메일을 보내두자고 생각했다.


그러던 그 때-


"네..! 저도 좋아해요..!"


자신은 듣지 못했던 히토미의 좋아한다는 말을 듣게된 고다가 사토리는 굉장히 부러우면서도 가슴이 굉장히 아파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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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수족관 데이트 22.07.09 40 0 11쪽
55 밝혀진 오해 / 시나리오 22.07.09 22 0 11쪽
54 어긋나버린 사이, 그리고 오해 22.07.03 34 0 11쪽
» 문화제를 준비하다 22.07.03 22 0 10쪽
52 체육대회가 끝나다 22.07.02 21 0 10쪽
51 모두의 체육대회 (3) 22.07.02 19 0 9쪽
50 모두의 체육대회 (2) 22.06.26 24 0 10쪽
49 모두의 체육대회 (1) 22.06.26 31 0 10쪽
48 고다가 기다리는 체육대회 / 두 사람의 내기 22.06.25 26 0 10쪽
47 사랑이 서투른 소녀 22.06.25 26 0 10쪽
46 사토리의 선택 / 학생회장 코우카 22.06.19 28 0 10쪽
45 차였던 남자의 한심한 복수 22.06.19 22 0 10쪽
44 두 사람의 불꽃축제 22.06.18 21 0 11쪽
43 아버지의 동창 22.06.18 38 0 10쪽
42 남자친구 자격을 시험받다 22.06.12 24 0 10쪽
41 그녀가 아이돌이 될 수 있었던 이유 22.06.12 28 0 10쪽
40 좋아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응원받다 / 흔하지 않은 자매의 싸움 22.06.11 23 0 10쪽
39 연락처를 교환하다! 22.06.11 20 0 10쪽
38 잔인한 부탁과 이기적인 협박 22.06.06 21 0 10쪽
37 전해지지 못한 고백 22.06.05 23 0 11쪽
36 돌아가신 아버지의 묘를 찾아가다 22.06.04 22 0 10쪽
35 포기하지 않는 마음 22.06.04 22 0 10쪽
34 소녀는 노력을 보상받고 눈물을 보였다 22.05.29 30 0 10쪽
33 추억과 오해와 생일 22.05.29 24 0 10쪽
32 고다의 친해지기 위한 노력 22.05.28 24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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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세 여자의 비밀 회의 22.05.12 27 0 10쪽
29 헤어진 여자의 남자친구를 연기하다 22.05.12 36 0 12쪽
28 수영복도 데이트도 포기하지 못해! 22.05.11 28 0 10쪽
27 이런 데이트도 자료 제공이 될 수 있을까? 22.05.11 47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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