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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입니다~

사토리군은 여주인공을 정하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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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
작품등록일 :
2022.05.02 13:08
최근연재일 :
2022.09.04 12:28
연재수 :
85 회
조회수 :
2,665
추천수 :
12
글자수 :
371,004

작성
22.06.12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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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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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그녀가 아이돌이 될 수 있었던 이유

DUMMY

린은 사토리를 근처 공원에 있는 벤치에 앉히고 약국에서 사온 파스를 붙여주었다. 빨갛게 부어오른 발목에 파스를 붙여주는 동안에 두 사람은 전혀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어쩐지 여자아이가 자신의 발목을 눈앞에서 보는 이 상황이 낯설었던 사토리는 괜한 민망해지는 기분이었지만 그와 동시에 고마운 마음이었다.


그렇게 간단한 응급처치가 끝이 나고 사토리의 옆자리에 나란히 앉은 그녀는 곧 장난스런 미소를 지어보이며 물었다.


"그래서.. 왜 저를 따라온 거예요~? 가장 신경써야 할 언니를 혼자 두면서까지.. 제가 사치 오빠에게 했던 말은 이래뵈도 진심으로 했던 말이라구요?"


변명의 여지 없이 그는 다른 누구도 아닌 호시야 린을 만나기 위해서 지금까지 돌아다녔다. 그녀가 혹여라도 좋아하는 언니를 미워하게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어서였다.


이에 뭐라고 말을 해야 할 지 망설이던 사토리는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하지 못하고 급하게 생각나는대로 곧장 입을 열고 대답했다.


"..그.. 나는 형제나 남매가 없어서 이럴 때 뭐라고 말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너희 언니가 했던 말은 절대 진심이 아닐거라고 생각해!

분명 그런 식으로 말한 것도 린 씨가 아이돌 스케쥴로 바쁘니까 자신까지 신경쓰게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일 거야!!"


"사치 오빠.. 위로하는 게 굉장히 서투르네요~"


"미.. 미안.. 하지만 혹시라도 린 씨가 언니를 싫어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서.."


웃음이 나올 정도로 서투른 위로. 하지만 그 위로에 틀린 말은 단 하나도 없었다.

린 역시 언니가 겉으로는 쌀쌀맞아도 사실은 진심으로 자신을 걱정해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실은 알고 있어요. 언니가 저를 싫어하지 않는다는 건.. 아니, 조금 다를지도 모르겠네요. 언니가 저를 싫어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지도 몰라요."


"미유키 씨가 린 씨를 싫어할 리가 없잖아."


그의 확신이 담긴 짧은 한마디에 린은 말없이 언니가 자신을 위해서 해주었던 사소한 행동들을 떠올렸다.


신곡이 나올 때면 항상 빼먹지 않고 노래에 대한 감상을 보내주면서 행사가 있을 때는 사고라도 일어나지 않았는지 전화를 걸어 걱정해주는 상냥한 언니.


가끔은 언니로서 잔소리를 하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린은 그런 언니가 누구보다 좋았다.


"저는요, 사치 오빠. 언니가 꼭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제가 아이돌을 할 수 있는 것도 언니 덕분이니까요.."


"그게 무슨 말이야? 린 씨가 아이돌을 할 수 있는 게 언니 덕분이라니.."


아이돌과는 전혀 거리가 멀어보이는 호시야 미유키 덕분에 아이돌을 할 수 있다는 린의 발언은 조금도 이해를 할 수 없는만큼 굉장히 신경쓰이는 이야기였다.


이에 쓸쓸한 미소를 짓고 있던 린은 문득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저희 부모님은 연예계와 관련된 직업을 굉장히 싫어하시는 편이에요. 춤이나 노래같이 다른 사람들 앞에 나서서 하는 일은 그 자체만으로 집안의 망신이라며 제가 하고 싶어했던 아이돌의 일을 절대 허락하지 않았거든요."


자식이 아이돌이 되고 싶다고 했을 때 현실적으로 흔쾌히 응원해주는 부모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연예계는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쓰고 사소한 일로도 기사거리에 오르며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 세계였으니까.


어쩌면 린의 말처럼 겉으로는 집안의 망신이라며 일부러 차갑게 말을 꺼냈어도 사실은 소중한 딸이 그런 힘든 일을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반대를 했을 뿐이라고 사토리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그 때 부모님을 설득시켜준 사람이 바로 저희 언니였어요. '제가 집안의 자랑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할테니 린만큼은 그 아이가 하고 싶어하는 꿈을 허락해주세요.'라면서.."


지금껏 호시야가 성적도 운동도 무엇하나 빠지지 않고 남들보다 우수했던 이유가 자신의 여동생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한 덕분이라는 사실에 사토리는 가슴이 아파왔다.


"물론 처음에는 언니의 그 말에도 부모님은 제가 아이돌이 되고 싶다는 걸 허락하지는 않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언니가 부모님을 설득시켜준 덕분에 저는 아이돌이 될 수 있었어요."


그토록 되고 싶었던 아이돌이 된 지금의 린은 정말로 행복한 것처럼 보이지가 않았다. 아마도 자신때문에 언니가 포기한 많은 것들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 분명했으리라.


"정말 바보같죠..? 사실은 언니도 이루고 싶은 꿈이 있었을 텐데.. 제가 아이돌을 할 수 있도록 언니는 그 날 부터 하루도 쉬지않고 공부만 했어요. 친구도 사귀지 않고.. 비가 와도 눈이 내려도.."


아무도 없는 집에 혼자서 계속 공부만을 해왔던 언니를 떠올린 린은 자신도 모르게 금방이라도 눈물이 나올 것처럼 목이 메었다.


자신때문에 모든 것을 포기해야 했던 언니가 정말 좋아하는 남자라면 적어도 그 사랑만큼은 꼭 이루어지기를 바랬다.


"괜찮아, 린 씨. 지금의 너희 언니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니까. 게다가 미유키 씨가 그렇게까지 응원해주었다면 까짓거 보여줘! 최고로 유명한 아이돌이 되서 린 씨가 누구의 여동생인지를 사람들에게 알려주는거야!"


이기적이라며 자신을 욕할 줄 알았던 그가 오히려 더 유명한 아이돌이 되어주자는 황당한 말을 꺼내자 린은 그만 참지 못하고 소리내어 웃음을 터뜨렸다.


"아하하!! 뭐예요, 그게! 하하하-!"


슬퍼서 나오려고 했던 눈물이 시원하게 터져버린 웃음에 섞여 나오면서 린은 조금이나마 마음이 후련해진 기분이었다.


"있잖아요, 사치 오빠. 오빠는 언니랑 사귀고 싶지 않아요?"


"가, 갑자기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린 씨는 잘 모르겠지만 호시야.. 아니, 미유키 씨는 학교에서 남자들한테 엄청나게 인기가 많아.

그런 호시야 씨가 나같은 사람이랑 사귀어 줄 리가 없잖아? 나는 그냥 지금처럼 친구로 지낼 수 있는 걸로도 충분히 만족하고 있어."


평소라면 그렇지 않다고 부정했어야 했다.

또 다시 자신의 언니가 보여준 모습을 들려주며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어야 했다.


하지만 위험할 때면 자신을 지켜주고 어설픈 위로를 건네기 위해 다친 발목으로 이렇게까지 무리해서 자신을 찾아준 그를 두고 린은 그만 마음속으로 해서는 안 되는 생각해버리고 말았다.


만약 사치 오빠같은 남자친구가 있다면 정말로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그럼 저는 어때요..?"


이미 말을 뱉고 나서야 자신이 무슨 말을 꺼냈는지 깨달은 린은 이내 살짝 당황하더니 일부러 크게 웃으며 장난스럽게 얼버무렸다.


"아하하~! 농담이에요, 농담..! 사치 오빠도 참 반응이 재미있다니까요~!"


스스로도 깜짝 놀랄만큼 이기적인 욕심. 소중한 언니를 상처입히는 발언을 꺼낸 것을 후회한 린은 언니를 위해 좋아하는 감정을 숨겨야만 했다.


"부탁이니까 그런 농담은 하지 마.. 진심인 줄 알고 놀랐잖아.."


그 때 때마침 전화를 받고 자신을 데리러 온 소속사의 차량이 공원 앞에 도착하면서 린은 황급히 공원을 벗어나 그를 향해 손을 흔들며 외쳤다.


"슬슬 가봐야겠네요! 다리가 다 나을 때까지 조심하시고 우리 언니랑 사귈 수 있도록 힘내세요~! 혹시 언니랑 못 사귀게 되면 제가 사치 오빠를 받아줄게요!"


"빈 말이라도 고맙네. 조심해서 돌아가! 아이돌 활동도 힘내고!!"


그렇게 린은 차를 타고서 다시 아이돌의 일상으로 돌아가버렸다. 공원에 홀로 남겨진 사토리는 조금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아주 느린 걸음으로 천천히 자신의 집으로 돌아왔다.


지쳐버린 몸을 이끌고 거실로 돌아오자마자 소파에 앉아있는 호시야의 모습을 발견한 그는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굳어버렸다.


설마 그녀가 아직까지 자신의 집에 남아있었을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린은.. 잘 돌아갔어..?"


"으, 응.."


"그래..? 다행이네."


린이 무사히 돌아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서야 안심하고 돌아가려는 그녀의 모습에 사토리는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망설였다.


린을 위해서 꿈도 친구도 포기한 그녀가 잠깐이지만 굉장히 안쓰럽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여동생을 싫어했던 적이 없었다는 것을 희미하게 드러난 그녀의 미소로 확신할 수 있었던 사토리는 천천히 고개를 외면하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호시야 씨 동생. 굉장히 강하고 멋있더라. 아이돌로서도 존경스러울 정도로 열심히고.."


"당연하지. 내 자랑스러운 여동생인걸."


린이 자신의 언니를 자랑으로 여기듯 그녀 역시 자신의 여동생을 자랑으로 여기고 있는 모습에 사토리는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정말.. 린한테도 솔직하게 그렇게 말해주면 좋아할텐데.."


"말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그 아이라면 조금만 칭찬해줘도 금세 들떠서.."


이미 린에 대해서 너무나 자세하게 알고 있던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열을 내다가 이내 얼굴을 붉히며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자리에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고마워, 사치 군. 린을 여러모로 신경써줘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그 말을 남긴 뒤에 집으로 돌아간 호시야가 사라진 자리를 그는 옅은 미소로 지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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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모두의 체육대회 (1) 22.06.26 31 0 10쪽
48 고다가 기다리는 체육대회 / 두 사람의 내기 22.06.25 26 0 10쪽
47 사랑이 서투른 소녀 22.06.25 25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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