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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입니다~

사토리군은 여주인공을 정하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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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
작품등록일 :
2022.05.02 13:08
최근연재일 :
2022.09.04 12:28
연재수 :
8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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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글자수 :
37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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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2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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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 자격을 시험받다

DUMMY

이른 아침 눈을 뜬 사토리는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휴대폰을 열고는 한 통의 메일이 도착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놀랍게도 발신인이 코우카 선배라는 것에 잠이 달아난 그는 눈을 한 번 비비고서 메일을 확인했다.


그리고 그 내용은-


<오늘 하루만 내 남자친구가 되어다오!>


차마 머리로 이해하기 힘든 짧은 문장이었다.


"미, 미안하다..!! 아버지가 오랜만에 쉬는 날이라 집으로 돌아오는 바람에 어떻게든 남자친구를 직접 만나야겠다고.."


"뭐, 코우카 선배의 어머님께 사실대로 말씀드리지 않은 제 책임도 있으니까요.."


사토리는 이전에 그녀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우동 가게에서 밥을 먹은 적이 있었다.


그곳에서 코우카 선배가 자신과 헤어졌다는 사실을 어머니께 밝히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된 사토리는 진심으로 딸을 걱정하는 아주머니의 모습에 어엿한 남자친구의 모습을 연기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내가 먼저 사실대로 말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지 않느냐.. 역시 지금이라도 사실대로 말하는 게.."


코우카 선배와 카페 앞에서 만나 그녀의 집으로 향하던 사토리는 반사적으로 집에 전화하려던 선배의 손을 붙잡았다.


그 역시 속으로는 알고 있었다. 언제까지나 속일 수 없는 거짓말은 조금이라도 빨리 털어놓는 게 더 현명한 행동이라는 사실을.


하지만-


"부탁이에요, 선배. 아주머니를 위해서라도 지금은 알리지 말아주세요.."


"사토리 군.."


그에게 있어서 어머니란 더욱 특별한 존재였다. 비록 자신은 과거 어머니에게 버림받았지만 그녀의 어머니처럼 진심으로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슬퍼하는 모습만큼은 보고싶지가 않았다.


그렇게 코우카 선배의 집에 도착한 사토리는 갈색 투블럭 머리에 전신이 근육으로 가득한 다부진 체격의 남성과 마주앉아 식은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그래. 네 녀석이 우리 딸래미의 남자친구라 이 말이지."


"네.. 그렇습니다.."


"후유 아키히로라고 한다."


"아, 저는.."


자연스럽게 이름을 밝히는 아키히로의 태도에 사토리 역시 정중하게 자신의 이름을 밝히려 했다.


마치 심문이라도 받는 것 같은 무거운 압박감에 점점 목소리가 작아졌지만 이를 답답하게 여긴 아키히로는 강하게 책상을 내리치며 사토리의 이름을 듣지도 않고 말했다.


"나는 말이지. 남자라면 반드시 잘하는 운동이 하나 정도는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네 녀석은 어떤 운동을 잘하지?"


거의 평생을 운동과 담쌓고 지내온 사토리에게 잘하는 운동이란 당연히 존재하지 않았다. 학교에서도 쉬는 시간에는 책상 앞에 앉아 소설만을 써왔다.


차마 떳떳하게 무언가를 잘한다고 대답할 수 없었던 사토리를 대신해서 그의 옆에 앉아있던 코우카가 무리수를 던졌다.


"아버지..! 사토리 군이 잘하는 운동은.. 그.."


그녀는 잠시 수줍은듯 머뭇거리더니 이내 터무니없는 말을 꺼내고 말았다.


"'밤운동을 잘해.."


무겁게 내려앉은 정적. 코우카 선배의 예상치 못한 발언에 사토리는 얼굴이 터질 것처럼 빨갛게 물들었다.


그녀 역시 스스로 이런 말을 하는 것이 굉장히 부끄러웠지만 자신을 위해서 노력해주는 사토리를 위해 필사적으로 견뎌냈다.


하지만 아키히로는 설령 잘하는 운동이 밤운동이라는 대답에도 호락호락 넘어갈 사내가 아니었다.


"그 말. 책임질 수 있겠지."


"무, 물론이다..!"


"그럼 한 가지 시험해보겠다."


그렇게 말한 아키히로는 자신의 딸과 사토리의 팔목에 서로 연결되어 있는 종이 띠를 걸어주었다. 조금만 거리가 벌어져도 쉽게 찢어지는 종이 띠를 바라보며 그녀가 물었다.


"뭐야, 이게..?"


"오늘 하루 그 띠가 끊어지지 않게 유지한다면 네 남자친구가 밤운동을 잘한다는 말을 믿어주마."


"그런 억지가..!!"


아키히로는 전혀 농담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자신의 딸이 처음보는 남자와 붙어서 하루를 보내야 하는 상황조차도 전혀 마다하지 않는 것이었다.


"밤운동을 잘한다고 주장한 것은 네가 아니더냐. 벌써 거기까지 진행했을만큼 사이가 좋다면 이 정도는 쉬운 일이겠지.

물론 싫다면 거절해도 상관없다. 단, 그 때는 내가 저 녀석을 너의 남자친구로 인정하는 일은 없을 거다."


이것은 시험이었다.

두 사람의 각오와 진심을 확인하기 위한 시험.


망설이는 코우카 선배를 말없이 바라보던 사토리는 먼저 각오를 다지고서 주저않고 대답했다.


"하겠습니다."


"사토리 군..?!"


"오늘 밤 자정을 넘기면 확인하러 오겠다. 혹시 해서 말하지만 한 번 떨어진 띠를 다시 붙이려는 속임수는 쓰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진심으로 나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면."


그렇게 사토리는 코우카 선배와 좁은 다다미 방에 단 둘이 남겨졌다. 띠가 끊어지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하는 만큼 두 사람은 가만히 앉아서 섣불리 움직이려고 하지 않았다.


"미안하다, 사토리 군.. 내가 쓸데없는 말을 하는 바람에.."


"무슨 말이에요. 코우카 선배는 저를 위해서 그렇게 나서주신 거잖아요. 물론 조금 놀란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굉장히 기뻤어요."


그녀는 이런 상황에서도 자신을 탓하지 않는 사토리의 모습에 절로 미소가 새어나왔다.


자정까지 남은 시간은 앞으로 10시간 정도.


띠가 끊어지지 않게 주의한다면 충분히 버틸 수 있다고 확신하는 사토리와 달리 그녀는 어쩐지 초조한 모습으로 다리를 오므렸다.


"그나저나 10시간 동안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낼까요..? 띠가 끊어지지 않게 가급적이면 움직이지 않는 선에서 시간을 보낼 만한 게 있으면 좋겠는데.."


"그럼 영화는 어떠냐..! 마침 DVD도 여럿 가지고 있다!"


"영화 괜찮네요!"


적당히 시간을 떼우기 위해서 두 사람은 대낮부터 방에 나란히 앉아 좀비영화를 시청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공포 영화를 보는 것은 사실상 자살 행위나 다름이 없었지만 그녀는 평소에도 공포 영화를 보며 무서워했던 적은 없었기에 다행히 영화가 다 끝날 때까지 생리현상을 참아낼 수 있었다.


"점심을 가져왔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자 아키히로는 직접 끓인 우동과 시원한 보리차를 방으로 가져다주었다.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우동은 분명 맛있어 보였지만 두 사람은 우동을 앞에 두고도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었다.


그의 오른팔이 코우카의 왼팔과 함께 종이 띠로 묶여있는 지금, 실질적으로 젓가락질이 가능한 건 띠가 묶여있지 않은 그녀의 오른팔 뿐이었다.


"사, 사토리 군..! 내가 먹여줄 테니 걱정하지 마라..!"


"죄송해요.. 역시 이런 상태로는 먹는 것도 불편하네요.."


사소한 힘으로도 쉽게 끊어질 수 있는 종이 띠는 뜨거운 수증기에 계속해서 닿게되면 종이가 눅눅해지면서 끊어질 확률이 더 올라가기에 사토리는 결국 직접 젓가락질을 할 수가 없었다.


이 순간만큼은 정말 연인이 된 것처럼 사토리는 그녀가 먹여주는 우동을 얌전히 받아먹었다.


행여 뜨거울까봐 자신이 먹을 면에 입김을 불어주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복잡한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애써 고개를 흔들며 생각하는 것을 멈추었다.


"감사해요, 코우카 선배. 이제 괜찮으니까 선배도 좀 드세요."


"나.. 난 괜찮다..!!"


"네? 그래도 조금은 드시는 게.."


어떻게든 자정까지 화장실을 가는 것을 참기 위해서 그녀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길을 택했다.

하물며 뜨거운 국물이 스며든 우동을 먹었다간 절대 자정까지 화장실을 참지 못한다는 것을 직감이 말하고 있었다.


"난 사토리 군이 많이 먹어주기를 원한다..!"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


결국 우동 2인분을 사토리가 모두 먹고 나서야 그녀는 안심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자정까지 남은 시간은 6시간.

점심을 조금 늦게 먹은 덕분에 사토리는 코우카 선배를 따라서 저녁은 거르기로 했다.


하지만 점심 때부터 밥을 먹지 않은 선배가 걱정되어 상태를 살피던 사토리는 문득 그녀의 숨이 가빠진 것을 알아차리고 당황한 기색으로 물었다.


"코우카 선배..? 괜찮으세요..?"


"사..토리 군.. 하아.. 미, 미안하지만.. 어깨 좀 잡아도 괜찮을까.."


"어깨요? 상관없긴한데.."


대답과 동시에 그녀는 오른손으로 사토리의 어깨를 꽉 움켜잡았다. 이대로 어떻게든 남은 6시간을 버텨볼 생각이었지만-


"..선배. 설마 아까부터 화장실을 계속 참고 계신 거예요?"


그런 코우카 선배의 행동으로 인해서 그는 뒤늦게 선배가 화장실을 참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미안하다.. 사토리 군.. 어떻게든 남은 시간동안 참아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왜 진작에 말하지 않은 거예요!! 화장실이 어디예요?! 걸을 수 있겠어요?!"


"자, 잠깐..! 어쩔 셈이냐..?! 아, 아무리 사토리 군이라도 화장실에 같이 들어가는 건..!"


당황하는 그녀의 질문에 답하듯 사토리는 주저없이 손목에 걸려있는 종이 띠를 끊어버렸다.


"이제 문제없어요. 천천히 일어나세요. 화장실까지 부축해 드릴게요."


"..사토리 군.. 나는.."


"괜찮아요, 선배. 저한테 맡기세요."


자신때문에 띠를 끊어버렸다고 생각하는 코우카 선배를 안심시키며 사토리는 천천히 화장실 문을 닫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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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모두의 체육대회 (3) 22.07.02 19 0 9쪽
50 모두의 체육대회 (2) 22.06.26 24 0 10쪽
49 모두의 체육대회 (1) 22.06.26 32 0 10쪽
48 고다가 기다리는 체육대회 / 두 사람의 내기 22.06.25 26 0 10쪽
47 사랑이 서투른 소녀 22.06.25 26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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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두 사람의 불꽃축제 22.06.18 21 0 11쪽
43 아버지의 동창 22.06.18 39 0 10쪽
» 남자친구 자격을 시험받다 22.06.12 25 0 10쪽
41 그녀가 아이돌이 될 수 있었던 이유 22.06.12 28 0 10쪽
40 좋아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응원받다 / 흔하지 않은 자매의 싸움 22.06.11 23 0 10쪽
39 연락처를 교환하다! 22.06.11 20 0 10쪽
38 잔인한 부탁과 이기적인 협박 22.06.06 21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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