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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입니다~

사토리군은 여주인공을 정하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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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
작품등록일 :
2022.05.02 13:08
최근연재일 :
2022.09.04 12:28
연재수 :
85 회
조회수 :
2,719
추천수 :
12
글자수 :
371,004

작성
22.06.18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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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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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아버지의 동창

DUMMY

"결국 띠가 끊어진 모양이군."


자정이 되기도 전에 띠가 끊어진 것을 확인한 아키히로는 사토리에게 다가와 말했다. 그 한마디에 사토리는 오만가지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하고싶은 말은 많았지만 냉정하게 이성을 유지하며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런 내기를 하면서까지 저한테 바라는 게 뭔가요?"


"말했을텐데. 띠가 끊어지면 너를 남자친구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나는 네 녀석의 각오를 시험하고 싶었을 뿐이다."


"그럼 저만 시험했으면 됐잖아요!! 저를 시험하기 위해서 당신은 자신의 딸이 창피를 당하는 것도 아무렇지 않다는 거예요?!"


그저 별 볼 일 없는 남자라고 생각했던 사토리의 진심이 담긴 이야기에 아키히로는 조금 감탄했지만 애써 표정으로 드러내지 않고서 물었다.


"창피라고? 내 딸이 창피를 느끼는 일이 있을 리가."


"적당히 하세요!! 코우카 선배는 제 앞에서 귀여운 여자가 될 수 있도록 필사적으로 노력했어요!! 그런 선배의 노력을 아버지인 당신이 부정하면 어쩌자는 겁니까!!"


자신이 몰랐던 딸의 모습을 알고 있는 사토리의 그 말에 아키히로는 굳게 닫혀있는 화장실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이제껏 여자도 체력을 길러야 한다는 자신의 말을 불평없이 따라와준 딸아이가 다른 곳에서는 좋아하는 남자를 위해 남들처럼 귀여워지려고 하고 있었다는 말이 조금은 충격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런가.. 저 녀석도 좋아하는 남자 앞에서는 여자이고 싶었던 건가.."


그렇게 혼잣말을 중얼거린 아키히로는 딸아이의 새로운 면을 알게 해준 사토리를 바라보며 물었다.


"너. 이름은?"


"..사치 사토리라고 합니다."


그는 사토리의 성이 사치라는 사실을 듣고서 일순간 입가에 심란한 미소가 번졌다.


"혹시 네 아버지가 사치 오모이냐."


"네..? 그걸 어떻게.."


"하하하! 역시 그렇군! 난 그 녀석과 동창이었다."


전혀 예상도 하지 못했던 충격적인 발언에 닫혀있던 화장실 문이 열리면서 코우카가 빠르게 뛰쳐나오며 외쳤다.


"그게 무슨 말이야?!"


사치 오모이와 자신의 아버지가 동창이라는 말에 오히려 사토리보다 더욱 놀란 반응을 보이는 코우카.


어째서 지금까지 말해주지 않았냐는 원망이 담긴 시선을 외면하고서 아키히로는 그저 사토리의 어깨 위로 손을 올리며 말했다.


"오모이 녀석의 아들이라면 신뢰할 수 있겠지. 네게 딸아이를 맡기도록 하마."


"자, 잠깐 아버지..!! 아직 내 말은 안 끝났어!!"


"오모이에 대한 이야기가 듣고 싶다면 내가 아니라 이 녀석한테 들어야 하지 않겠나. 어차피 밤은 길테니까 둘이서 차분히 이야기해라."


분하지만 아버지의 말이 옳다는 것을 잘 알고 있던 그녀는 차마 더 이상 아무런 반박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두 부녀의 대화 덕분에 끼어들 틈이 없었던 사토리는 이내 난감하다는 얼굴로 물었다.


"저기.. 코우카 선배..? 혹시 제가 오늘 선배 집에서 자고 가는 걸로 이야기가 되어버린게.."


"으, 응..?!"


밤은 길테니 둘이서 차분히 이야기하라는 아키히로의 그 말은 아니나 다를까 방으로 돌아가자마자 두 사람이 함께 잠을 잘 수 있도록 단 하나의 이불만이 깔려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 놓여있는 고무.

사토리가 발견하기 전에 얼굴을 붉히며 고무를 숨긴 그녀는 당장이라도 아버지에게 달려가서 뭐하는 짓이냐고 따지고 싶었다.


"아버님께 자고 가는 건 무리라고 말씀드리고 집으로 돌아갈게요."


"어..? 가려는 것이냐..?"


"그야.. 아무리 연기라고는 해도 같이 잠을 자는 건 역시.."


"난 괜찮다..! 게다가 사토리 군도 오늘은 내 연락때문에 아침 일찍 일어나서 피곤하지 않느냐!"


괜찮다고 대답하려던 사토리는 몸이 먼저 반응하듯 크게 하품이 나와버리고 말았다.

하물며 그녀의 집에서 자신의 집까지 돌아가는데 족히 30분은 넘게 걸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사토리는 당장이라도 저 이불 위에 누워서 잠을 자고 싶어졌다.


"사토리 군이 그런 남자가 아니라는 건 잘 알고 있으니 괜찮다면 .. 그.. 자고 가도 괜찮다.."


"죄송해요.. 그럼 하루만 신세질게요."


그 말을 끝으로 사토리는 먼저 이불 위에 누워서 천천히 눈을 감았다. 정말 자신의 몸을 조금도 탐내지 않는 듯한 그런 사토리의 모습에 그녀 역시 씁쓸한 웃음을 짓고는 옆자리에 몸을 눕혔다.


"사토리 군.. 아까는 저기.. 고마웠다.. 설마 아버지에게 그렇게까지 말해줄 거라고는.."


"아아.. 그거요? 그야 선배가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으니까요.."


사토리가 자신의 노력을 알아주었다는 사실만으로 그녀는 지금까지 열심히 노력했던 행동들이 조금은 뿌듯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조금 전에 숨겨두었던 고무를 슬쩍 꺼내어 바라보는 코우카. 사토리가 자신에게 야한 짓을 하지 않는 이유가 사귀는 사이가 아니기 때문이라는 말을 들었던 그녀는 이내 마음을 굳게 먹고서 용기내어 말했다.


"사토리 군.. 혹시 예전처럼 나와 사귀어달라고 고백하면.. 다시 나를 여자친구로서 받아주지 않겠나..?"


붉어진 얼굴로 두 눈을 질끈 감고서 대답을 기다리던 그녀는 미친듯이 빨라진 심장박동에 숨이 멎을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만일 그가 자신의 고백을 다시 한 번 받아준다면 그대로 곧장 아버지가 남겨둔 고무를 사용하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토리 군..?"


아무리 기다려도 대답이 들려오지 않자 천천히 눈을 뜨고서 고개를 돌린 그녀는 사토리가 이미 잠이 들어있는 모습을 보고 스스로가 바보처럼 느껴져 절로 웃음이 터져나왔다.


"잘 자거라, 사토리 군.."


비록 자신의 고백은 전해지지 못했지만 동시에 차일 가능성 또한 사라졌다는 안도에 그녀는 고무를 주머니속에 집어넣고서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렇게 찾아온 다음 날 아침.


"뭔가 죄송하네요. 아침까지 얻어먹고.."


"호호! 신경 쓸 필요 없단다~ 그나저나 얼마나 놀랐는지 아니? 설마 사치 군의 아버님이 그이랑 동창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거든~ 당신도 참~ 조금 더 빨리 이야기해주면 좋았을 텐데~"


사토리는 코우카 선배의 가족이 함께하는 아침 식사 자리에 같이 앉아있었다. 따끈한 밥과 국물. 그리고 다양한 반찬들이 식탁 위에 차려지는 동안 사토리는 전혀 예상치 못한 질문을 받았다.


"그래. 우리 딸래미랑 뜨거운 밤은 보냈나?"


"네? 뜨거운 밤이라니.."


"아아, 아버지..!! 많이 배고픈 것 같은데 우선 야채라도 좀 어떤가!!"


마치 입을 막으려는 듯 그녀는 샐러드로 나온 야채들을 몽땅 아키히로의 입에 욱여넣었다.


조금은 예의없다고 화를 낼 수도 있었지만 아키히로는 아무 말 없이 입안에 들어온 야채를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재미있게 지켜보던 사토리는 맛있는 아침식사로 배를 채우고서 드디어 코우카 선배의 집을 나섰다.


"중간까지 바래다주지 않으셔도 되는데."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냐. 부모님 앞에서는 여자친구로서 이 정도는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니 사토리 군이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집으로 돌아가는 도중까지 배웅해주겠다며 함께 집을 나온 그녀는 사토리와 걷고 있는 이 시간이 너무도 행복했다.


"역시 좋은 부모님이네요."


"응? 아.. 응. 내게 있어 가장 소중한 분들이다."


비록 어제는 그런 일이 있었지만 코우카는 자신의 가족들을 떠올리며 진심으로 행복해보이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옆에서 바라본 사토리는 덜컥 무거워진 마음으로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제가 쓸데없는 짓을 해버린 걸까요.. 선배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들을 이대로 계속 속이는 건.."


코우카 선배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가족.

사토리는 그런 가족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남자친구의 연기를 계속해서 하게 되었지만 동시에 그런 좋은 분들을 속이는 것 같아 깊은 죄책감을 느꼈다.


그가 사토리이기 때문에 가지는 죄책감.

코우카는 그런 사토리의 손을 꽉 붙잡아주며 말했다.


"사토리 군은 아무것도 잘못하지 않았다. 그 누구보다 내 가족들을 위해서 신경을 써주지 않았느냐."


"하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들키게 될 거짓말인걸요."


"그건 걱정하지 말거라. 내게도 다 생각이 있으니. 그러니까.. 저기.. 혹시 또 사토리 군을 남자친구로서 집으로 초대하게 될 지도 모른다만.. 그 때는 또 부탁해도 되겠느냐..?"


수줍어하는 코우카 선배의 모습을 보며 사토리는 생각했다. 어째서 자신같은 사람이 선배의 남자친구 역할을 연기하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일까.


그녀에게 비하면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자신이 설령 연기라고 하더라도 남자친구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과연 용서받을 수 있는 일일까.


그런 의문을 느끼면서도 혹여나 거절당할까 불안해하는 그녀의 모습을 본 사토리는 이번에도 뻔뻔해 질 것을 각오했다.


"네. 저라도 괜찮으시다면 언제든지요."


"..감사한다, 사토리 군.."


평범한 소녀처럼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이는 코우카 선배의 모습은 마치 조금이라도 시선을 돌리면 길을 잃어버리는 강아지와도 같아서 사토리는 조금 더 힘을 주어 그 부드러운 손을 꽉 잡아주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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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밝혀진 오해 / 시나리오 22.07.09 22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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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모두의 체육대회 (3) 22.07.02 19 0 9쪽
50 모두의 체육대회 (2) 22.06.26 24 0 10쪽
49 모두의 체육대회 (1) 22.06.26 31 0 10쪽
48 고다가 기다리는 체육대회 / 두 사람의 내기 22.06.25 26 0 10쪽
47 사랑이 서투른 소녀 22.06.25 26 0 10쪽
46 사토리의 선택 / 학생회장 코우카 22.06.19 28 0 10쪽
45 차였던 남자의 한심한 복수 22.06.19 22 0 10쪽
44 두 사람의 불꽃축제 22.06.18 21 0 11쪽
» 아버지의 동창 22.06.18 39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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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좋아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응원받다 / 흔하지 않은 자매의 싸움 22.06.11 23 0 10쪽
39 연락처를 교환하다! 22.06.11 20 0 10쪽
38 잔인한 부탁과 이기적인 협박 22.06.06 21 0 10쪽
37 전해지지 못한 고백 22.06.05 2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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