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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도황제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이화영
작품등록일 :
2023.07.31 18:04
최근연재일 :
2023.12.30 10:43
연재수 :
93 회
조회수 :
45,330
추천수 :
659
글자수 :
649,521

작성
23.09.29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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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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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5쪽

기린아 당지위(唐志偉)(2)

DUMMY

여불선이 혀를 끌끌 차며 공중에서 그의 매랑검(梅狼劍)을 거둬들였다.

하지만···

사요는 이미 그를 적으로 인식한 후였다.

사요가 녀석의 몸뚱이를 팽팽하게 당긴 시위처럼 안쪽으로 크게 휘더니 곧 거대한 아가리를 여불선을 향해 쏘아냈다.

순간 여불선의 발이 그의 머리 높이까지 솟구쳤다.

여불선이 마치 늑대가 뱀의 머리를 걷어차듯 날아오는 사요의 대가리를 향해 연거푸 십여 방의 발길질을 난사했다.

사요의 머리가 대전 바닥에 콰르릉, 처박혔다.

엉겁결에 자신의 혓바닥을 깨문 사요가 다시 붉은 세로 눈을 번뜩이며 일어났다.

녀석이 바닥에 내려서는 여불선을 향해 송곳니를 세우고 독물을 방출했다.


촤라라라라락――


그 모양새가 너무도 소름 끼쳐 사마랑이 저도 모르게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송곳니 끝에서 뿜어져 나온 투명한 두 가닥의 물줄기가 섬전과 같은 속도로 여불선의 면상에 뿌려졌다.

한데 독물이 여불선의 얼굴 피부에 닿기 전 그의 얼굴에 자줏빛 광휘가 얼비쳤다.

광휘에 휘감긴 여불선이 입을 쩍 벌리자 독물이 모조리 그의 입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사마랑이 고성을 내질렀다.


“맹주님!!!”


순간 대전 곳곳에서 여불선의 그림자 무사들이 뛰어나와 당지위의 목에 칼을 들이댔다.

독물을 입안 가득 머금은 여불선이 늑대의 눈으로 당지위를 돌아봤다.

당지위가 재빨리 소매 속 요령을 흔들었다.

일순 사요가 정신을 잃고 머리를 바닥에 쓰러뜨렸다.


쿵!!!


여불선이 우수를 휘둘러 무영전 안으로 들어서던 시위들을 물러나도록 했다.

그가 자하신공(紫霞神功)의 자줏빛 진기로 감싸 입속에 모아둔 독물을 무영전 벽에 대고 와락, 내뿜었다.

치이익, 소리와 함께 독물에 맞은 벽이 빠르게 타들어 가기 시작했다.

급기야 벽 속에서 검은 연기까지 솟구쳤다.

여불선이 손짓하자 사마랑이 물 주전자를 들고 달려갔다.

입을 몇 번이고 헹궈 벽을 향해 뱉어낸 여불선이 대전의 창문을 모두 열게 한 뒤 당장 무영전의 수문장을 들라 했다.

수문장이 헐레벌떡 무영전 안으로 들어섰다.

여불선이 검을 뽑아 수문장의 머리를 싹둑 잘라냈다.

머리를 잃은 몸뚱이가 힘없이 앞으로 고꾸라졌다.


“치워라. 이 괴물도.”


잔뜩 얼어붙은 시위들이 사요와 수문장의 시체를 밖으로 끌고 나갔다.

여불선이 당지위 곁으로 다가왔다.

그림자 무사들이 일제히 옆으로 비켜났다.

당지위가 여불선을 향해 빙그레 웃으며 무슨 말을 하려던 순간 여불선의 고목처럼 딱딱한 손바닥이 당지위의 뺨을 연속으로 삼십 번이나 후려쳤다.

당지위가 정신없이 처맞았다.

당지위가 끝내 선지 같은 핏덩이를 토해내며 바닥에 무릎 꿇었다.

사마랑이 손수건을 꺼내 맹주에게 건넸다.

여불선이 계단 끝에 앉아 손에 묻은 피를 닦으며 말했다.


“사마랑만 남고 모두 밖에서 대기하라.”


그림자 무사들과 시위들이 대전 양옆으로 빠르게 모습을 감췄다.

여불선이 신음하고 있는 당지위에게 말했다.


“다시 말해봐라. 나를 찾아온 용건이 뭐라고?”


당지위가 입안에 손가락을 넣어 흔들리는 어금니를 빼낸 다음 여 맹주 앞으로 슬금슬금 기어갔다.

그가 여불선 앞에서 정좌로 자세를 고쳐 앉은 후 담담히 말했다.


“수십 년간 쓰지도 않고 골방에 모셔놓은 맹주님의 용심설혼주(龍心雪魂珠)와 제 육지를 교환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당지위가 잠시 숨을 가다듬더니 핏물 섞인 침을 삼킨 후 다시 말을 이었다.


“맹주님, 들어보십시오. 그간 제 나름대로 육지의 효능을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전설 속 허무맹랑한 말이 아닌 실제 육지의 피가 가진 구체적인 능력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여불선이 흥미롭다는 듯 가늘게 미소했다.

당지위가 계속 떠들었다.


“육지의 피는 만병을 치료할 수 있고, 또 노화를 역행시키는 능력까지 지녔습니다.”


사마랑이 참지 못하고 끼어들었다.


“육지를 생으로 씹어 먹으면 몇 갑 자의 공력을 얻을 뿐만 아니라 수명까지 수백 년 연장할 수 있다고 들었소만···!!!”


당지위가 사마랑을 향해 썩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건 나도 모르오. 그걸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육지를 먹어보는 건데, 하하, 그리하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잡아먹는 것과 다름없지 않소.”


여불선이 당지위에게 냉랭히 말했다.


“증명해 보아라.”


당지위가 한숨을 내쉬며 사마랑을 쳐다봤다.

사마랑이 단 위로 올라가 육지가 들어있는 수정구를 가지고 내려왔다.

당지위가 소매 안에서 손가락 중지만 한 길이의 은침을 꺼내 들었다.

일반 침과는 다르게 그가 꺼낸 침은 끝부분에 작은 구멍이 뚫려있었다.

당지위가 수정구 표면에 뚫린 미세한 구멍으로 침을 집어넣고 잠들어 있는 육지의 몸을 찔렀다.

육지가 깜짝 놀라 공중으로 튀어 올랐다.

당지위가 잽싸게 소매 속 요령을 흔들자 공포에 사로잡혀 있던 육지가 스르륵 눈이 감기며 다시 잠속으로 빠져들었다.

당지위가 보자기로 수정구를 덮은 뒤 뽑아낸 은침을 여불선을 향해 들어 보였다.

여불선이 알듯 모를 듯한 표정으로 끄덕였다.


얼마 뒤 사마랑이 반쯤 채운 물 잔을 가져와 당지위에게 내밀었다.

침에서 떨어진 육지의 피 몇 방울이 물에 섞여들었다.

당지위가 여불선을 쳐다보자 여불선이 먼저 마셔보라 턱짓했다.

당지위가 잔을 받아 들고 한 모금 훌쩍였다.

잠시 뒤 뻘겋게 부어있던 그의 오른쪽 뺨의 붓기가 눈에 띄게 가라앉기 시작했다.

심지어 이빨이 빠진 자리에서 새 이까지 돋아났다.

입술을 젖혀 이를 내보이자 사마랑이 침을 꿀꺽 삼켰다.

여불선이 자줏빛 룡포를 펄럭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단 위로 오르며 말했다.


“사마랑 네가 다 마셔라.”

“···네? 아, 네. 감사합니다. 맹주님!”


사마랑이 잔의 물을 한 방울도 남김없이 꼴깍꼴깍 들이켰다.


“크으···!”


단전에 진기가 풍요로워진 느낌이었다.

깜깜했던 시력이 밝아졌다.

노환이 찾아온 뒤 사그라들었던 아랫도리가 묵직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옥좌에 앉은 여불선이 턱을 괸 채로 당지위에게 물었다.


“혹시 육지의 피로 아편 중독도 치료할 수 있을까?”

“당연하지요. 사요의 독도 치료가 가능한 데 아편 따위가 뭐라고 못하겠습니까?”


여불선이 자그맣게 고개를 끄덕인 뒤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좋다. 그럼 내 당지위 너에게 한 가지만 묻겠다.”

“네, 맹주님.”

“내 용심설혼주를 가져다가 어디다 쓸 생각이냐? 거짓말을 하면 당장 이 자리서 널 때려죽이겠다. 진심이다.”


당지위가 엉덩이를 털고 일어났다.

그가 맹주를 향해 당당히 목청 높여 말했다.


“요마를 부활시켜 천마를 막을 생각입니다.”



*



나귀를 탄 장사꾼 세 사람이 울창한 대파산 숲길을 빠져나와 백악곡(白堊谷)으로 향하는 소로로 접어들었다.

백악곡은 ‘흰 조개껍데기’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예부터 땅에서 조개껍데기가 많이 나오고 지하수에 검은 물이 섞여 있어 사람 살기에 적합한 땅이 아니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이유로 녹림이나 도적, 지명 수배자들의 소굴로는 그야말로 안성맞춤인 곳이었다.

사정을 잘 아는 이들은 이곳을 백악곡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불렀다.

그게 바로 악인곡(惡人谷)이다.


악인곡 입구에 도착한 장사꾼들은 길가에 좌판을 펼쳐놓고 장사 중인 만둣가게 앞에서 발길을 멈췄다.

장사꾼 중 단정한 차림의 사내가 말했다.


“형씨들, 악인곡으로 들어가면 밥 먹을 시간이 없을 것 같은데 여기서 만두로 끼니나 때우고 들어갑시다.”


콧날이 뾰족하고 눈이 양옆으로 심하게 찢어진 젊은 사내가 그 사람을 향해 끄덕이며 말했다.


“하하, 오랜만의 산행이 힘들긴 힘들었던 모양이요. 정 형이 먼저 밥 얘기를 다 꺼내다니.”

“이 형, 이런 말 하기 정말 쪽팔리지만··· 나 진짜 배고파 죽겠소.”

“하하하, 알았소이다. 예서 밥 먹고 갑시다. 어이, 하 씨.”


일행보다 앞서 악인곡 입구로 가서 풍광을 살피고 돌아온 하 씨가 일행과 합류했다.

세 사람이 근처 나무에 나귀를 묶어두고 가게 밖에 펼쳐진 한 상을 차지하고 앉았다.


“어서 옵쇼.”


땅딸막한 키에 몸이 맹꽁이처럼 옆으로 볼록한 주인장이 나와 손님을 맞이했다.

가까이서 보니 얼굴도 넓적하고 군데군데 검은 반점까지 있어 진짜 맹꽁이 같았다.

하 씨가 구레나룻을 매만지며 맹꽁이 주인장에게 물었다.


“혹시 만두 말고 다른 것도 있소?”

“아, 아침에 멧돼지 한 마리를 잡긴 잡았는데, 먹을만한 부위는 이미 다 팔리고 또 만두 속으로도 다 써버려서 지금은 내장만 남았습니다. 좀 시간이 걸려도 괜찮다면 깨끗이 손질해서 올리겠습니다.”


하 씨가 다른 이들을 돌아봤다.

이 씨가 잠깐 해를 올려다보더니 시간이 아직 괜찮은 것 같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곱상한 얼굴의 정 씨도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그래, 이왕 이리된 거 우리 천천히 배나 든든하게 채우고 들어갑시다.”


하 씨가 주인장에게 주문했다.


“일단 만두부터 내오시고, 기다릴 테니 내장도 손질해서 불에 바싹 익혀 내오시오.”

“알겠습니다. 하면 술은?”

“아무거나 스무 근이면 될 것 같소.”

“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맹꽁이 주인장이 화로가 있는 장막 뒤로 사라졌다가 금세 따듯한 고기만두와 술 항아리를 들고 나왔다.

일행이 멧돼지 내장 요리가 나올 때까지 만두와 술로 허기를 채웠다.

얼마 뒤 그들이 내려온 숲길 방향에서 두 필의 인마가 모습을 드러냈다.

한데 그중 한 마리의 말이 너무도 신묘하게 생겨 장사꾼들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그 말은 땀방울과 갈기가 핏물처럼 붉은 한혈마였고, 말을 탄 자는 당연히 이지상이었다.

지상과 마상춘이 탄 말이 만둣가게 앞에서 멈춰섰다.

지상이 한혈마의 고삐를 가게의 깃대가 매달린 계수나무 줄기에 걸쳐두고는 냉큼 가게로 들어섰다.

마상춘이 허겁지겁 달려와 지상이 앉을 의자를 닦고 그 위에 손수건까지 깔았다.

지상이 마상춘에게 물었다.


“뭔가?”

“아, 의자가 더러운 것 같아서···.”


지상이 어이없다는 듯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그가 손수건을 접어 마상춘에게 돌려주며 말했다.


“마상춘, 나한테 과도하게 예 차릴 필요 없네. 나는 근본이 야야장 굴다리 출신일세. 낙엽 속이나 말똥 옆에서도 자봤고 심지어 돼지우리 안에서도 자봤네. 무슨 말인지 알겠나?”

“아, 네. 명심하겠습니다.”


지상이 한 차례 뒤에 있는 장사꾼들을 일별하고는 안에서 요리 중인 주인장을 불렀다.


“어이, 소 씨. 손님 왔는데 주문 안 받을 건가?”


그의 목소리를 들은 맹꽁이 주인장이 놀란 표정으로 나타났다.

맹꽁이 주인장이 지상을 보더니 입이 귀까지 찢어졌다.


“아니, 이게 누구야. 그 유명한 혈화문의 이지상님 아니신가?”

“하하하, 오랜만일세. 소 씨.”


맹꽁이 주인장이 기름 묻은 손을 행주에 닦은 뒤 지상에게 내밀며 말했다.


“크, 안 죽고 살아있으니 결국 이렇게 얼굴을 다시 보게 되는구만.”


지상이 그와 악수하며 물었다.


“그렇지, 하하, 한데 제수씨는 어디 가고 혼자서 장사하나?”

“아, 그 사람은 악인곡 안에서 따로 주막을 운영하네. 나도 낮에만 여기서 장사하고 밤에는 들어가서 마누라랑 같이 주막 일을 하지.”

“음··· 바쁘게 사는 걸 보니 보기 좋구만.”

“흐흐, 사는 게 다 그렇지 뭐. 한데 어쩐 일인가? 혈화문 문주께서 악인곡에.”


지상이 마상춘을 돌아보며 말했다.


“그 용모파기 좀 줘 보시게.”

“아, 네.”


마상춘이 품에서 크게 접힌 종이를 꺼내 지상에게 건넸다.

지상이 탁자에 종이를 펼치며 소 씨에게 물었다.


“이 녀석은 호면수라(虎面修羅) 악법옹(惡法翁)이란 놈인데 야야장 북쪽에 있는 우양현에서 부녀자 스무 명을 강간하고 또 잔인하게 살해까지 하고 도망쳤어. 아는 지인의 딸이 녀석에게 당했는데 복수를 원하네.”


순간 뒷자리에 있던 장사꾼 세 사람의 눈동자가 동시에 번쩍였다.

장사꾼들이 음식을 먹는 척하며 귀를 쫑긋 세웠다.

소 씨가 용모파기를 집어 올리고 한참을 살펴보더니 지상에게 물었다.


“음··· 악법옹이 악인곡에 있다는 소리는 누구한테 들었나?”

“···믿을만한 사람한테.”


소 씨가 주걱으로 관자놀이를 벅벅 긁었다.

그때 화로에 올려진 솥단지에서 삑, 소리와 함께 뜨거운 김이 솟구쳤다.

화들짝 놀란 소 씨가 용모파기를 내려놓고 장막 뒤로 뛰어들어갔다.

그가 꼬챙이로 아궁이 안을 마구 긁어냈다.

불길이 어느 정도 잡히자 그가 지상을 돌아보며 말했다.


“지상, 여기선 대답해 주기 곤란한 데··· 이따 저녁 늦게 우리 주막으로 올 수 있겠나?”

“주막 이름이 뭐지?”

“주산채(酒山菜), 악인곡 서쪽 수련동(垂蓮洞)으로 가는 길목에 있네.”

“알았네. 그럼 저녁에 주산채에서 보지.”


소 씨가 끄덕인 후 다시 요리에 집중했다.

지상이 용모파기를 집어 들고 일어서자 마상춘이 놀란 얼굴로 물었다.


“지상님, 설마 식사도 안 하고 그냥 가시게요?”


지상이 키 작은 마상춘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먹어도 여기선 못 먹지.”

“네? 왜요?”


지상이 턱을 쓰다듬더니 뒷자리 장사꾼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악인곡에선 물이 귀해서 가축을 키울 수가 없어. 아니, 이 근방 전체가 지하수가 부족해 산짐승도 씨가 말랐지.”


마상춘이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


“하면 저 만두에 들어가는 고기는 산밑 마을 같은 데서 사 오는 건가요?”

“뭔 소리야, 이 근처에 마을이라곤 없어.”

“네? 그럼?”

“고기는 악인곡에서 나오는 거야.”

“아니, 지상님. 아까 분명 가축을 못 키운다고.”

“내가 언제 저 고기가 가축의 고기라고 했나?”


순간 뒤쪽에서 상이 엎어지고 그릇이 깨지며 헛구역질하는 소리가 들렸다.

소 씨가 아궁이에 찬물을 끼얹은 뒤 악인곡 쪽으로 잽싸게 도주했다.

그가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지상, 이따가 주막에서 보세.”


자리에서 일어난 지상이 땅에 대고 욕지기를 하고 있는 장사꾼들 사이를 통과했다.

지상의 눈이 장사꾼들이 차고 있는 무기를 빠르게 훑었다.

비교적 덩치가 큰 하 씨라는 사내는 칼끝이 갈라진 두 개의 커다란 곡도를 차고 있었고, 이 씨라는 사내의 검자루엔 구붓한 소나무 가지 하나가 조각돼 있었다.

마지막으로 몸집이 유독 작은 사내의 검자루엔 매화 한 송이와 진매(眞梅)라는 두 글자가 곱게 세공돼 있었다.


잠시 뒤 마상춘과 지상이 탄 말이 현무칠협 중 하후세가의 하후현, 청성파의 이불범, 화산파의 정청하 옆에서 멈춰 섰다.

지상이 말 위에서 아직도 속이 울렁거리는 듯한 세 사람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혹시나 해서 다시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만두 속에 들어있는 그거 사람 고기 맞소.”

“우웨에에엑.”


지상과 마상춘이 말을 달려 악인곡으로 사라졌다.


작가의말

하 씨는 원래 하후 씨라 해야 하는데, 어감이 영 안좋고 또 어차피 위장한 상태라 그냥 하 씨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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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다짐 23.10.12 290 4 13쪽
63 변고 23.10.11 275 4 16쪽
62 악인곡(惡人谷)(9) 23.10.10 282 6 16쪽
61 악인곡(惡人谷)(8) 23.10.09 276 7 13쪽
60 악인곡(惡人谷)(7) 23.10.08 289 5 17쪽
59 악인곡(惡人谷)(6) 23.10.06 261 5 15쪽
58 악인곡(惡人谷)(5) 23.10.05 290 6 15쪽
57 악인곡(惡人谷)(4) 23.10.04 272 4 13쪽
56 악인곡(惡人谷)(3) 23.10.03 278 6 15쪽
55 악인곡(惡人谷)(2) 23.10.02 302 6 19쪽
54 악인곡(惡人谷)(1) 23.09.30 319 8 12쪽
» 기린아 당지위(唐志偉)(2) 23.09.29 314 6 15쪽
52 기린아 당지위(唐志偉)(1) 23.09.28 349 5 13쪽
51 밀정(密偵)(3) 23.09.27 318 6 14쪽
50 밀정(密偵)(2) 23.09.26 320 6 18쪽
49 밀정(密偵)(1) 23.09.25 340 7 13쪽
48 대운종(大雲宗)(4) 23.09.23 393 6 16쪽
47 대운종(大雲宗)(3) 23.09.22 350 5 15쪽
46 대운종(大雲宗)(2) 23.09.21 375 6 14쪽
45 대운종(大雲宗)(1) 23.09.20 416 7 13쪽
44 탁단봉(卓丹峰)의 심장(4) 23.09.19 381 8 19쪽
43 탁단봉(卓丹峰)의 심장(3) 23.09.18 405 8 15쪽
42 탁단봉(卓丹峰)의 심장(2) 23.09.18 415 7 19쪽
41 탁단봉(卓丹峰)의 심장(1) 23.09.15 447 6 17쪽
40 무림맹주 여불선(余不善) 23.09.14 440 6 19쪽
39 혈화문(血華門) 23.09.13 425 6 15쪽
38 추석 23.09.12 408 6 15쪽
37 매화검수(梅花劍手) 채인하(蔡刃昰) 23.09.11 420 6 19쪽
36 흥정(2) 23.09.09 431 9 16쪽
35 흥정(1) 23.09.08 512 8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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