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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도황제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이화영
작품등록일 :
2023.07.31 18:04
최근연재일 :
2023.12.30 10:43
연재수 :
93 회
조회수 :
45,318
추천수 :
659
글자수 :
649,521

작성
23.09.22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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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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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5쪽

대운종(大雲宗)(3)

DUMMY

혈적세(血積勢) 제1식 음영파라검(陰影破邏劍)은 단일 대상에 특화된 초식이고 제2식 음영폭주검(陰影暴注劍)은 다수를 상대할 때 적합한 수법이다.

둘의 차이는 흡혈을 담당하는 뼈날개의 지속시간에 있다.

1식은 뼈날개의 지속시간이 짧은 대신 특정인에 대한 흡혈량이 극대화된다.

2식에선 지속시간이 긴 대신 다수의 적에게 약하지만 꾸준한 흡혈을 유지할 수 있다.

때문에 2식에선 1식보다 훨씬 더 많은 혈기가 대기 중에 뿌려진다.

그것이 적의 눈에는 혈무(血霧)의 형태로 보여 적들을 극한의 공포로 내몰게 된다.


사원 곳곳에 시뻘건 불길이 치솟았다.

사방에서 밀교 전통의 요령(搖鈴)이 연신 제 몸을 때려댔다.


땡, 땡 땡 땡 땡 땡 땡!


앞서 대운종 사원을 빠져나갔던 젊은 승인들까지 발길을 돌려 사원으로 속속들이 복귀했다.

적멸보궁 앞에서 마한당(魔漢堂) 수좌 보현이 다급한 얼굴로 요성선사에게 고했다.


“방장님, 아무래도 즉심불과 함께 몸을 피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요성이 미간을 찌푸리며 호통쳤다.


“아니, 아직 적의 모습도 보이질 않았는데 나보고 먼저 겁을 집어먹고 도망가란 소리를 하다니, 그게 무슨 당치않은 소린가?”

“왠지 느낌이 좋지 않습니다. 묘강밀림에서 우리에게 칼을 들이밀 수 있는 녀석은 흔치 않습니다. 엄청난 고수가 찾아든 게 분명합니다. 어서, 어서 즉심불과 함께 피하십시오. 사태가 어느 정도 정리되고 나면 그때 오시면 됩니다.”

“시끄럽네. 내가 이 사원을 세우는 데 얼마나 많은 돈과 시간을 쏟아부었는데 침입자의 정체도 모르고 사원을 내팽개친단 말인가. 그만하고 방비에나 집중하시게.”


그때였다.

적멸보궁 앞 천왕문이 통째로 거대한 붉은 검강에 갈렸다.

천왕문에 안치됐던 4대 천왕의 동상이 반으로 쪼개져 엄청난 굉음과 함께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쿠아아아아앙, 쾅, 쾅쾅쾅!


수미산의 북방을 담당하는 다문천왕(多聞天王)의 머리가 흙바닥을 데굴데굴 굴러 요성선사 발 앞에서 멈춰섰다.

마한당 수좌 보현이 부하 승인들을 향해 일갈했다.


“18 신승(神僧)은 당장 마한진(魔漢陳)을 펼쳐라. 적이 나타나면 단번에 덮쳐서 진 속에 빠트린다. 뒤에 있는 자들은 퇴로를 차단할 준비를 해라.”

“알겠습니다!”


적멸보궁 앞마당에 자리한 백여 명의 승인들이 저마다의 역할에 따라 분주히 움직였다.

요성 방장과 보현 대사 근처에 있던 18 신승이 2장 길이의 곤봉을 꺼내 들고 마한진을 펼치기 시작했다.

개미 떼의 움직임처럼 무한 나선을 그리다 팔괘에 따라 중간중간 미로를 만들어내는 마한진은 보는 이의 혼을 쏙 빼놓을 만큼 신묘하기 짝이 없는 진법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강력한 진법도 상대가 진 속에 있어야 효과가 있지, 만일 상대가 하늘을 날고 있다면 무용지물이나 다름없었다.

한데 상대가 하늘을 날고 있었다.

거대한 혈무를 뿌려대면서 말이다.

지상이 적멸보궁 상공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대운종 주지 요성이 숨이 턱 밑까지 막혀 크게 뒷걸음질 쳤다.

그가 하늘에 떠서 뼈날개를 펄럭이고 있는 지상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고성을 내질렀다.


“이, 이럴 수가··· 저것은 분명 혀, 혀, 혈마. 고대의 혈마가 현생에 재림했다.”


보현이 다시 한번 방장을 향해 악을 내질렀다.


“방장님! 지금이라도 어서, 어서 즉신불을!”

“아, 알았다. 알았어.”


방장이 몇몇 승인의 부축을 받고 일어나 즉시 보궁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하지만 그가 즉신불의 몸에 손을 대었을 때 즉신불 내부에서 뻗친 강력한 진기가 그를 삼 장 가까이나 뒤로 튕겨냈다.


“아으윽, 아니, 이게 무슨···.”


즉신불이 번쩍 눈을 떴다.

꺼진 불꽃이 다시 살아났다.

즉신불의 요기(妖氣)와 이지상의 혈기(血氣)가 서로를 갈구하듯 공명하고 있었다.

순간 지상의 쌍두사가 18 신승을 덮쳤다.

신승들의 머리가 닥치는 대로 썰려 나갔다.

지상의 눈빛은 이미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흑옥궁에서 마인들과 마주했을 때와 똑같은 현상이었다.

무언가가 이지상의 이지를 강력하게 흩트리고 있었고 지상이 통제력을 잃고 있었다.

마치 피에 미친 사람처럼 지상이 승인들을 모조리 도륙 내고 그들의 피를 산 채로 빨아들였다.

그를 수호하듯 사방을 날아다니는 홍사검과 흑사검엔 유리사 대신 혈선(血線)이 이어져 있었다.

지상이 송곳니를 드러내며 고함을 내질렀다.


“당장, 당장 내 앞에 마심아― 마심아― 그녀를 내놓아라―.”


뼈날개에서 뿌려진 거대한 혈무가 사원에 내려앉았다.

처음 삼 장가량이었던 붉은 안개의 폭은 이제는 수십 장까지 넓어져 안개에 갇힌 모든 생명체로부터 피를 뽑아내고 있었다.

승인들의 땀구멍에서 응집된 핏방울들이 모조리 지상의 뼈날개와 그의 핏빛 그림자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 중심에서 마한당 수좌 보현이 손가락으로 수인(手印)을 만들었다.

그가 빠르게 주문을 읊었다.

일시적이나마 보현의 몸에 작은 막 같은 게 생겨나 혈무로부터 그의 몸을 보호했다.

그가 장도를 꺼내 들더니 소맷자락을 펄럭이며 지상을 향해 날렵하게 돌진했다.

그가 쏘아낸 바람개비처럼 생긴 금불표(金佛鏢) 여러 개가 그보다 앞서 지상을 향해 쇄도했다.

휘리릭, 홍사검이 날아와 표창을 모조리 튕겨냈다.

지상이 자신의 목숨을 내걸고 돌진해오는 보현을 향해 무심한 듯 사선형의 일검(一劍)을 내질렀다.

충분히 피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보현이 보법을 변형시켜 몸을 옆으로 삼 장가량이나 비틀어 피했지만 놀랍게도 핏빛 강기 역시 그를 따라 삼 장만큼 옆으로 이동했다.

보현이 아, 라고 외마디 외침을 내지른 순간 일직선의 강기가 그의 몸을 비스듬히 가르고 지나갔다.

두 조각으로 나뉜 보현의 몸뚱이가 쓰러지기가 무섭게 지상이 적멸보궁 안에 있는 요성을 향해 달려나갔다.

살아남은 수많은 승인들이 지상 하나를 막기 위해 그 앞에 몸을 던졌다.


“비켜라, 이 버러지 새끼들아―”


그들의 수만큼이나 많은 혈선이 뼈날개에서 빠져나와 그자들의 몸을 벌레 짓이기듯 가르며 퍼져나갔다.

지상이 또 한 번 격렬하게 부르짖었다.


“마심아! 마심아! 마심아――.”



*



나무 위의 첨병 원숭이들이 무언가에 놀라 꽥, 꽥 날뛰었다.

누군가 그들의 전유물인 덤불 줄기를 타고 밀림을 통과하고 있었다.

잠에서 깬 분풀이로 먹던 열매를 던져보았지만, 부질없는 짓이었다.

그에겐 네 개의 팔이 있어 원숭이들보다 훨씬 더 안정적으로 밀림을 날아다닐 수 있었다.

반 시진 동안 수십 리 길을 날아온 나효가 문득 덤불을 놓고 흙바닥에 쿵, 착지했다.

한 자 가까이나 되는 그의 거대한 발바닥과 10척 거구로 인해 진흙더미가 사방으로 튀었다.

그가 콧노래를 부르며 밀림 속에 흐르고 있는 샘물로 다가갔다.

기절한 마심아를 마른자리에 내려놓은 뒤 양손으로 물을 길어 땀방울이 흥건한 목덜미와 얼굴을 씻어냈다.

저번 날 지상에게 밟혀서 터져버린 뒤로 아직 완전한 모습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왼쪽 눈깔을 빼냈다.

기다란 손가락을 집어넣어 안구 깊숙한 곳까지 깨끗이 씻어냈다.

다시 눈깔을 끼우고 마심아를 깨워서 물을 먹이려는 데 문득 인기척이 느껴졌다.

돌아보니 백의 서생 하나가 오솔길 옆 작은 바위 위에 홀연히 앉아 있었다.

나효가 싸늘하게 물었다.


“누구냐?”


백의서생이 말없이 일어났다.

그가 나효 쪽으로 몸을 틀어 한 걸음을 내디딘 순간 그가 바로 지척에서 나타났다.

그것은 귀신보가 아니었다.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완벽한 한 걸음이었다.

나효가 몸에서 엄청난 전율을 느끼며 다가온 백의서생의 얼굴을 천천히 올려다봤다.

한데 그의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마치 부처의 서광(西光)과도 같은 찬란한 백색 광휘가 그 사람의 몸을 온통 휘감고 있었다.

숨이 막혀왔다.

손이 떨려왔다.

마인(魔人)으로 살아온 그 긴 세월 동안 이 같은 경우는 단 한 번밖에 경험하지 못했다.

그것은 바로 30년 전 주군과 처음 만난 순간이었다.

나효가 양손으로 땅바닥을 짚으며 백의서생 앞에 납작 엎드렸다.


“주, 주, 주 ···주군.”

“나효.”

“주군! 그간 만고 무탈하셨습니까.”

“덕분에 무탈했다.”

“주군, 수십 년 동안 대체 어디 계셨던 겁니까? 너무나 보고 싶었습니다.”

“피치 못 할 사정이 있었다. 나도 네가 보고 싶었다.”


서광이 사라졌다.

백의서생이 옥체를 뻗어 나효의 흉터 진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제야 나효가 서생의 얼굴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었다.

나효가 경악하며 물었다.


“주군, 그, 그 얼굴은··· 대체···.”


백의서생이 담담히 대답했다.


“이것이 나의 진 모습이다. 반로환동(返老還童)을 거쳤다.”

“아···.”

“해후의 이야기는 차차 하기로 하고, 일단 그 여자를 내게 넘겨라.”


나효가 마심아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마심아 말입니까?”

“그래, 여자를 넘긴 뒤 너는 악인곡에 삼 일간 숨어있어라. 그런 후 시하를 찾아가라. 그녀 곁에서 그녀를 보호해라. 내 조만간 너와 시하를 찾을 것이다.”

“하면 마츠시타 시하가 정말로 주군의 딸이 맞습니까.”


대답이 없었다.

나효가 허둥지둥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주군과 마심아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나효가 샘물로 기어가 찬물에 얼굴을 담갔다.

몇 번이고 그 짓을 반복했으나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고, 정신도 멀쩡했다.

얼마 뒤 나효가 주군이 있던 곳에서 한 통의 서신과 주군의 신물(神物)을 주워들었다.

그가 땅에 머리를 찧으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주군, 주군, 주군.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돌아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나효가 몸을 돌려 악인곡을 향해 달려나갔다.



*



요성이 지상의 검날을 피해 보궁 바닥을 기었다.

그의 수행 승인들이 몸을 날려 지상을 막아보려 했으나 시산(尸山)에 몇 구의 시체가 더 해질 뿐이었다.

요성이 지상을 향해 일장(一掌)을 내질렀다.

하지만 그의 손바람은 거대한 돌탑을 향해 내던진 달걀같이 미약했다.

요성이 비지땀 속에서 대갈했다.


“마심아는 여기 없다. 그녀는 이곳에 없다. 조금 전 나효가 데리고 도망쳤다.”

“어디로?”

“내가 그걸 어찌 아느냐? 정말 모른다, 정말 모른다!”

“탁단봉의 심장을 요구한 게 너냐?”

“그, 그, 그건.”

“맞구나. 뒈져라, 이 짐승 새끼.”


쌍두사의 검끝이 요성의 가슴에 박혔다.


“크아아아아아악.”


살아있는 동안 최대한 고통을 많이 느낄 수 있도록 일부로 손에 여유를 둔 일격이었다.

요성이 양손으로 쌍두사의 검날을 뽑아냈다.

촤아아악, 가슴에서 뿜어져 나온 피 분수가 보궁 곳곳에 뿌려졌다.

그중 일부가 즉신불을 덮쳤다.

그때였다.

이미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던 즉심불의 턱에서 갈라진 혓바닥이 튀어나와 요성의 목을 꽉 휘감았다.

지상이 미처 반응할 새도 없이 혓바닥이 요성의 육중한 몸을 입안으로 통째로 집어삼켰다.

요성이 죽기 살기로 몸부림쳤다.

하지만 그의 몸은 강제로 짓눌러져 즉신불의 목구멍 속으로 쑤셔 넣어졌다.

좁은 목구멍 안에서 요성의 비명이 들려왔다.


“끄아아아악.”


번쩍, 어마어마한 흑광(黑光)이 보궁을 뒤덮었다.

하늘의 구름이 요동치며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천지가 뒤흔들렸다.

흑광 속에서 즉신불의 몸과 요성의 몸이 하나로 결합하기 시작했다.

거꾸로 뒤집힌 요성의 몸에서 그의 머리가 있던 자리에 즉신불의 머리가 솟아났다.

요성의 머리는 우측으로 한 자가량 밀려났다.

두 개의 머리를 가진 괴물이 몸을 원상태로 뒤집으며 불감(佛龕) 안에서 천천히 바닥으로 내려왔다.

미라의 얼굴은 아직 온전한 모습을 갖추지 못했지만, 눈동자와 입, 혓바닥은 어느 정도 사람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즉신불의 머리 옆에서 요성의 머리가 입을 나불거렸다.


“이, 이게 뭐야? 이, 이게 대체 뭐야··· 제, 제발 내 몸을 돌려줘!”


순간 그의 육체 곳곳에서 얇고 가느다란 촉수가 뻗어 나와 요성의 입을 틀어막았다.

즉신불이 코가 없는 콧구멍으로 대기를 들이마셨다.

녀석이 긴 탄식을 내뱉듯 검고 탁한 공기를 길게 내뿜었다.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


지상이 차갑게 녀석에게 물었다.


“넌 뭐냐?”


즉신불이 대답했다.


“나, 나는 처, 처, 처, 처···.”


즉신불이 얼굴을 구기며 몹시 괴로워했다.

그가 혼잣말하듯 중얼거렸다.


“뭐야, 왜 말이 안 나오지? 아닌데, 다른 말은 할 수 있잖아. 왜 그 단어만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 거지. 처, 처, 처, 처···.”


그때였다.

어두운 밤하늘을 가로질러 백색 광휘 하나가 보궁 안으로 날아들었다.


쿵―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빛에 휩싸인 백의서생이 마심아를 지상과 즉신불 사이에 내려놓고 다시 몸을 날려 누각의 지붕 위로 올라섰다.

백의서생이 둘을 향해 몸을 돌린 채 말했다.


“즉신불. 네 이름은 천마가 아니라 요마다. 천마는 이미 존재하기 때문에 너는 그 이름을 쓸 수 없다.”

“개소리하지 마라. 누가 감히 나 대신 처, 처, 처, 아, 젠장, 그 이름을 쓴단 말이냐.”

“개소리든 아니든 그게 하늘의 뜻이다. 넌 영원히 천마가 될 수 없다. 하지만 그에 준하는 존재는 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요마다. 네 앞에 놓인 여인, 마심아를 취해라. 그러면 넌 예전의 강력한 힘을 되찾고 요마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이지상.”


지상은 마심아에게 정신이 팔려 백의서생에게 관심이 없었다.

그는 벌써 마심아를 자신의 품에 안고 있었다.

그가 그간의 흥분이 말끔히 사라진 얼굴로 마심아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마심아···.”


그때 다시 백의서생의 말이 이어졌다.


“이지상, 마심아를 즉심불로부터 지켜라. 그게 너의 숙명이다.”


백의서생이 몸을 돌려 사라지려는 데 지상이 녀석에게 물었다.


“네가 천마냐?”


백의서생이 히죽 웃더니 곧 빛이 되어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지상이 마심아를 품에 안고 보궁을 나왔다.

하지만 열 걸음도 못가서 즉신불의 촉수에 붙들렸다.

즉신불이 중얼거렸다.


“흐흐, 그래, 잠시간 요마가 되는 것도 괜찮겠지. 예전의 힘을 되찾을 수만 있다면 요마가 되었다가 아까 그 녀석을 죽이고 다시 처, 처, 처, 젠장 할, 암튼···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거야. 하하하. 꼬마야, 좋은 말로 할 때 그 여자애는 놓고 가라.”


순간 지상의 뼈날개가 퍼덕였다.

그의 다리를 잡고 있던 즉신불의 촉수가 모조리 잘려나갔다.

지상이 하늘 위로 펄럭펄럭 날아올랐다.

이대로 사라질 생각이었다.

한데 그럴 수가 없게 되었다.

즉신불의 왼쪽 어깨의 비어 있는 자리로 무언가가 싹처럼 돋아났다.

그것은 탁단봉의 영혼이었다.

푸르스름하고 투명한 탁단봉의 영혼이 지상에게 말했다.


“이지상, 나를 구원해줘. 제발 이 괴물의 몸에서 내 심장을 꺼내줘. 부탁해, 제발, 이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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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변고 23.10.11 275 4 16쪽
62 악인곡(惡人谷)(9) 23.10.10 282 6 16쪽
61 악인곡(惡人谷)(8) 23.10.09 275 7 13쪽
60 악인곡(惡人谷)(7) 23.10.08 289 5 17쪽
59 악인곡(惡人谷)(6) 23.10.06 261 5 15쪽
58 악인곡(惡人谷)(5) 23.10.05 289 6 15쪽
57 악인곡(惡人谷)(4) 23.10.04 272 4 13쪽
56 악인곡(惡人谷)(3) 23.10.03 278 6 15쪽
55 악인곡(惡人谷)(2) 23.10.02 301 6 19쪽
54 악인곡(惡人谷)(1) 23.09.30 319 8 12쪽
53 기린아 당지위(唐志偉)(2) 23.09.29 313 6 15쪽
52 기린아 당지위(唐志偉)(1) 23.09.28 348 5 13쪽
51 밀정(密偵)(3) 23.09.27 318 6 14쪽
50 밀정(密偵)(2) 23.09.26 319 6 18쪽
49 밀정(密偵)(1) 23.09.25 340 7 13쪽
48 대운종(大雲宗)(4) 23.09.23 393 6 16쪽
» 대운종(大雲宗)(3) 23.09.22 350 5 15쪽
46 대운종(大雲宗)(2) 23.09.21 375 6 14쪽
45 대운종(大雲宗)(1) 23.09.20 416 7 13쪽
44 탁단봉(卓丹峰)의 심장(4) 23.09.19 381 8 19쪽
43 탁단봉(卓丹峰)의 심장(3) 23.09.18 405 8 15쪽
42 탁단봉(卓丹峰)의 심장(2) 23.09.18 415 7 19쪽
41 탁단봉(卓丹峰)의 심장(1) 23.09.15 447 6 17쪽
40 무림맹주 여불선(余不善) 23.09.14 440 6 19쪽
39 혈화문(血華門) 23.09.13 425 6 15쪽
38 추석 23.09.12 408 6 15쪽
37 매화검수(梅花劍手) 채인하(蔡刃昰) 23.09.11 420 6 19쪽
36 흥정(2) 23.09.09 430 9 16쪽
35 흥정(1) 23.09.08 511 8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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