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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도황제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이화영
작품등록일 :
2023.07.31 18:04
최근연재일 :
2023.12.30 10:43
연재수 :
9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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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319
추천수 :
659
글자수 :
649,521

작성
23.09.09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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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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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흥정(2)

DUMMY

“이게 말이 되나. 감히 혈화문 문주와 혈화문 고문을 밖에다 대기 시켜?”


추문강이 툴툴거렸다.

그러면서도 꼬박꼬박 고문이란 말을 빠트리지 않는 걸 보면 그 직책이 어지간히 맘에 드는 듯했다.

녀석의 말대로 우린 지금 효내성(梟乃城) 또는 올빼미 성으로도 불리는 몽방(夢幇)의 요새, 그 성문 앞에서 대기 중이다.

몽일천(夢一天)의 의도적인 결례는 아닌 듯싶은 게 외부인으로 추정되는 다수의 흑의인들이 몽방의 무사들과 뒤섞여 요새를 철통같이 수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 평생 몽방 무사들에게서 저런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분명 우리보다 더 귀한 외부 손님이 한발 앞서 찾아왔고 저 흑의인들은 그 손님의 수행 무사일 게 분명했다.


“문강아.”

“응.”

“저기 가서 만두나 사 먹고 오자.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다.”

“그래, 나도 출출했던 참이다.”


우린 길가가 아닌 언덕 위 높다란 느릅나무 아래서 만두를 팔고 있는 노점상으로 이동했다.

말 위에서 고기로 속을 채운 만두를 씹어 먹으며 언덕 아래를 내려다보자, 올빼미 성이 왜 올빼미 성이라 불리는지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수직으로 높이 솟아오른 뾰족한 성 주위로 어느 곳이든 빼곡히 박혀 있는 수많은 알집들.

마치 벌집의 밀랍을 연상케 하는 황토로 만든 작은 알집엔 애벌레처럼 사람이 한 명씩 들어가 아편을 빨고 있었다.

길가에서부터 시작된 그 알집들은 올빼미 성을 빙 둘러 뒤편 천산 끝자락의 산허리까지 온통 뒤덮고 있었다.

그 중심에서 그것들을 감시하듯 오만하게 내려다보고 있는 성의 모습은 그야말로 밤에 사냥 나온 한 마리 올빼미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추문강이 뜬금없이 물었다.


“지상이 너, 아편 해봤냐?”

“···아니.”

“난 해봤다.”

“헐, 어떻게 끊었어?”

“끊을 수가 없었지, 애초에 중독이 되질 않았으니까. 소화기에 문제가 있다나, 딱 한 번 해봤는데 진짜 지옥을 경험했다. 일주일 내내 토하고 설사하고 난리가 아니었지.”

“올~ 운 좋네.”

“천운이지. 크크크, 얼굴도 모르는 부모님께 감사하긴 처음이었다. 하하하. 그나저나 지상아. 너 오늘 몽 방주 만나면 뭐라고 말하려고 그러냐.”

“음··· 그건 이따 그 사람하고 대화를 좀 더 해보고 그때 결정할 거야.”


추문강이 끄덕이더니 내게 술 호리병을 내밀었다.

미지근한 술 한 모금으로 빡빡한 목구멍을 뚫을 무렵 드디어 성문이 열렸다.

말 탄 흑의인들의 호위 속에 이륜마차 한 대가 막 성을 빠져나왔다.

우리가 마차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언덕 위에서 지켜보고 있는데 마침 몽방 무사 하나가 헐레벌떡 언덕 위로 달려왔다.


“문주님, 몽 방주께서 들어오시랍니다.”

“그래.”


좁은 성내로 들어선 우리는 말을 몽방 무사들에게 맡긴 후, 나선형의 계단을 밟고 올빼미 성의 꼭대기 층으로 향했다.

중간중간 계단참에서 반라의 서역 미녀들이 바람막이 같은 우리 옷가지와 무기 등을 건네받았다.

우린 한결 가벼워진 차림으로 올빼미 성의 마지막 성주 방 앞에 도착했다.

문을 지키고 있던 미녀 무사가 똑똑 문을 두드리며 우리가 왔다고 고하자 안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곧 몽일천이 직접 문을 열고 나왔다.

몽일천 역시 거의 반라의 차림으로 손바닥만 한 하의 위로 반투명한 궁장 하나만을 걸치고 있었다.

그가 그 상태로 나를 가볍게 포옹하며 말했다.


“아이고, 지상 문주. 내 본의 아니게 기다리게 만들어서 죄송하이.”

“아닙니다. 많이 안 기다렸습니다.”

“하하, 그렇담 다행이고. 아니, 이게 누구신가. 회합 때 거짓말로 모든 사람을 우롱했던 그 추문강 방주님 아니신가? 하하하, 아니지. 이젠 방주가 아니지. 그럼 앞으로 뭐라 불러 드려야 하나?”

“간단하게 추 고문이라 불러주쇼. 그리고 회합 때 충분히 놀림 받았으니 그만 좀 놀리시고.”

“한 대 치겠네?”

“지상만 없었으면 벌써 한 대 치고도 남았소.”

“흐흐, 알았네. 내 오늘만 특별히 말조심하겠네. 자, 들어오시게. 누추하지만 이 성안에서 유일한 나만의 공간이라네.”


나와 추문강이 처음으로 몽일천의 방에 들어섰다.

성채의 꼭대기 망루를 개조해 만든 듯 군데군데 벽에 구멍이 뚫려 있었는데 안에서 막을 수 있는 구조였다.

방의 벽, 모든 곳에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동양화가 아닌 서양화들이었고, 그림 속 사람 중에 옷을 온전히 입고 있는 자가 없었다.

그림을 둘러보는 내게 몽일천이 물었다.


“내가 그렸는데 어째 맘에 드나?”

“이 벽화들을 모두 말입니까?”

“응, 다 내가 그렸네.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배웠지. 스승은 서역 사람들이었고.”

“아.”


추문강이 벌거벗은 서양 여자 그림 앞에서 침을 꿀꺽 삼키며 말했다.


“저는 맘에 듭니다.”

“하하, 그 여자 실제 사람을 보고 그린 거라네. 행여 자네가 원하면 소개해 줄 수도 있네. 뭐 지금은 나이를 꽤 많이 먹었겠지만.”

“하하하, 그럼 됐습니다.”


몽일천이 의자가 아닌 바닥에 깔린 양탄자에 자리하며 우리에겐 서양식 좌식 의자를 가리켰다.

추문강과 내가 솜털처럼 부드러운 의자에 등을 기대고 앉자, 방문이 열리며 한 무더기의 서역 여인들이 음식과 술을 가지고 들어왔다.

그들이 유리로 된 술잔에 차가운 포도주를 따라놓고 한 명씩 우리 옆에 자리하고 앉았다.

몽일천이 포도주를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


“맘에 드는 애 하나만 고르시게. 대화하는 동안 시중을 들게 해줌세.”


내가 입을 열려고 하는 추문강을 사납게 노려봤다.

내가 몽일천에게 말했다.


“오늘은 중요한 일 때문에 왔으니 이 사람들은 물러주시지요.”


몽일천이 아편 도구로 보이는 기다란 막대로 등을 긁으며 서역 여인들에게 말했다.


“고우 아웃.”


여인들이 일어나 후다닥 방을 빠져나갔다.

추문강은 혀로 입술을 핥아대며 한참이나 아쉬움을 달랬다.

몽일천이 포도주잔을 들어 올리고 말했다.


“자, 그럼 좋은 회담이 되기를 바라며, 한 잔씩 하지.”


나와 추문강이 그와 잔을 부딪치고 차가운 포도주를 꿀꺽꿀꺽 들이켰다.

몽일천이 안주상에서 하얀 배 하나를 통째로 집어 들고 입으로 사각사각 씹으며 물었다.


“그래, 대답은?”


내가 정중히 몽 방주에게 물었다.


“그전에 한 가지 확인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물어보시게.”

“최근 7년 사이 황도로 아편을 밀반입하려 했던 사람이 몽 방주가 맞습니까?”


몽일천이 고민도 없이 대답했다.


“아닐세.”


내가 말없이 노려보자 몽일천이 웃으며 말했다.


“거짓말 아닐세. 아버님 위패에 대고 맹세하네.”

“하면 누구인지, 혹은 어떤 세력인지 아십니까?”

“음, 알고 있는 세력이 하나 있긴 한데 너무 조그만 영세업체라서, 큰 의미가 없을 것 같네.”

“······음.”

“대신 다른 쏠쏠한 정보 하나를 이번 회담에 대한 보답으로 가르쳐 줄까 하는데.”

“어떤···.”

“아까 자네들보다 앞서 이곳을 방문했던 자의 정체랑 그 사람이 나를 찾을 수밖에 없는 이유.”


나와 추문강이 즉시 시선을 마주쳤다.

내가 의문을 가지고 몽 방주에게 물었다.


“그 사람들··· 보안을 엄청 중요시하던 거 같던데···.”

“내 알 바 아니지, 하하하. 그건 그네들 사정일 뿐이야. 그리고 세상에 무림맹주의 아내가 아편 중독자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는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공공연한 비밀인데.”

“그럼 아까 그 마차에 탔던 사람이···.”

“그래, 무림맹주의 아내 은이정이었어. 내 오래된 단골손님이고 또 올 때마다 그 난리를 피운다네.”


은이정이라면 사조부 구검이 사랑했던 그의 사매!

추문강이 문득 물었다.


“아니, 아편을 직접 사러 오는 겁니까? 그 많은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그럴 이유가 있습니까?”

“있지, 있고말고. 그게 바로 내가 자네들에게 제공하는 정보의 핵심이야. 내겐 사실 세상에 둘도 없는 아주 특별한 아편이 있다네. 내가 직접 제조했지. 아무한테나 팔지 않기 때문에 다른 이를 시킬 수가 없어 직접 오는 거라네. 잠깐만, 아마 여기 하나 있을 걸세.”


그가 구석에 놓인 작은 목합 안에서 작고 투명한 진홍빛 수정 하나를 꺼내 들었다.


“루앵(淚罌), 내가 붙인 이름일세. 양귀비의 눈물이란 뜻이지. 내가 만들어낸 걸작이야. 이거 하나면 일주일은 거뜬히 꿈속에서 살 수 있지. 가격을 매길 수가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물건이라네.”


나와 추문강은 무언가의 알과도 비슷하게 생긴 붉은 수정에서 한참이나 눈을 떼지 못했다.

몽일천이 말했다.


“내가 저번 날 지상 자네한테 만일 내 손을 잡으면 세 장로의 표를 얻을 수 있다고 했던 말, 그거 절대 헛된 소리가 아닐세. 이미 그 세 명의 장로는 내게 무조건 표를 준다고 약속했고, 장담컨대 그들은 그 약속을 절대 거스를 수가 없다네.”


내가 진중한 어조로 물었다.


“그 세 장로가 아편 중독자입니까?”

“그래, 외부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미 오래전에 중독됐지. 가족들까지 죄다. 하하하하하하.”

“누군지 말씀해 줄 순 없겠군요.”

“당연한 소릴, 자네가 아무리 내 편이라 해도 선거가 끝날 때까진 말해줄 수 없네. 자, 그럼 내 패는 모두 보여줬으니, 이제 지상 자네의 패를 보여줄 차례군.”


추문강이 걱정 어린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내가 몽일천에게 차분히 대답했다.


“제가 몽 방주 당신께 제시하는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조건?”

“네.”

“하하, 어디 말해보시게.”

“저는 향후 천룡회 회장으로 당선이 되더라도 몽 방주께서 부탁하신 황도와 야야장 전체의 아편 독점권을 보장해드릴 순 없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아편의 황도 밀반입도 반대합니다.”


몽 방주가 아직은 얼굴에 미소를 띤 채로 물었다.


“······그럼 대체 여길 왜 온 건가?”

“몽방과 몽 방주님의 안전을 보장해드리려고 왔습니다.”

“나와 몽방의 안전?”

“네.”


몽일천이 갑자기 끝나지 않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가 협탁 위에 있던 하얀 가루를 콧구멍으로 쭉 들이켜더니 벽의 구멍을 막고 있던 가림막을 벗겨서 밖을 내다봤다.

그가 다시 한숨을 거칠게 내쉬었다.

추문강이 양탄자 위에 놓인 손가락을 떨어댔다.

얼마 뒤 몽일천이 가벼운 기침을 몇 차례 하고선 가림막을 닫더니 밖을 향해 손뼉을 쳤다.

여인 하나가 나타나자 몽일천이 탕약을 내오라 일렀다.

몽일천이 여인이 금세 내온 뜨거운 탕약을 쭉 들이켜더니 안주 삼아 사과 한 조각을 씹으며 내게 말했다.


“내가 목숨을 위협받고 있는 걸 자네가 어찌 알았나?”

“그냥 제 추측입니다. 사천화님의 죽음을 알게 된 이후로 최근 여러 사건을 겪었습니다. 그것들을 종합해서 생각해 본 결과 지금 누구보다 위험에 처한 사람이 몽 방주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몽일천이 빈 잔에 포도주를 채워 넣었다.

그가 유리잔 위를 검지로 부드럽게 문지르며 말했다.


“솔직히 고백하지. 아편 업에 손댄 이후로 잠을 편히 자본 적이 없네. 아버지 말씀대로 절대 손을 대서는 안 되는 일이었는지도 모르겠어. 하아, 너무 경쟁이 심해. 손실 대비 벌어들이는 돈의 비율이 엄청나다 보니 개나 소나 다 뛰어들지. 그리고 그 사람 중에 절반이 지인이야.”


나와 추문강이 자세를 편히 고쳐 앉았다.

추문강이 내게 담배를 내밀었다.


“얼마 전에 큰돈을 주고 용병을 고용해서 경쟁 세력 하나를 제거했네. 한데 그 세력의 우두머리가 한때 아버지의 부하였던 사람이었고, 또 내 밑에서 아편 일을 배웠지. 자네들도 이름을 들으면 알만한 사람이야.”


내가 물었다.


“그래서 새로운 출구를 찾고 있었군요. 경쟁 세력 걱정이 없는··· 자신만의 사업장을.”

“그래, 정확해. 황도, 황도라면 경쟁 세력이 있어도 큰 걱정이 없지. 내 뒤는 자네가 회장으로 있는 천룡회가 지켜줄 테고, 내 앞은 무림맹이 지키고 있을 테니. 하하하, 거기다 보험으로 야야장 독점권까지 얻어 놓으면 그때부턴 만사가 다 걱정 없이 돌아가는 거지.”


추문강이 물었다.


“그런데 문제가 나타났단 말이죠? 누굽니까? 당신을 노리는 자가?”

“몰라, 그래서 문제야.”

“네?”

“아까 말했듯 그동안에도 나를 노리는 놈들은 허다했어. 하지만 이번처럼 마치 사냥감 몰이하듯 숨통을 조금씩 좁혀오는 놈은 처음이야. 한 달쯤 됐을 거야. 내 영업장들이 정체를 모르는 놈들에게 습격을 당하고 있어. 아주 먼 곳에서부터 천천히, 조금씩 조여오고 있어.”

“그간 아무런 저항도 못 하고 당하고만 있었단 말입니까?”

“저항했지, 하지만 내가 쓸 수 있는 패는 한정적이야. 돈은 야야장 그 누구보다 많이 가지고 있지만, 내겐 군대가 없어.”


내가 살짝 미소하며 말했다.


“본인이 없애셨죠.”


몽일천이 찡그리며 대답했다.


“그래, 내가 없앴지. 처음엔 아버지 때문에 반란을 일으킬까 봐 없앴다가, 나중엔 어느 정도 일만 배우면 애들 데리고 나가서 새 사업장을 차리니까 어쩔 수 없이 사병들을 줄이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네.”

“용병으로도 안 되는 겁니까?”

“응, 신출귀몰이야. 하지만 나는 천룡회 회장 선거 끝날 때까지만 버티면 된다고 생각했어. 또 그래서 자네한테 손을 벌린 거고. 하지만 회합 때 지상 자네에게 내 약점까지 말해줄 순 없었네, 그건 내 마지막 자존심이었거든. 암튼 난 우리가 연합만 하면 그때 가서 말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어.”


추문강이 그제야 전체적인 상황을 이해한 듯 나와 몽일천에게 확인차 물었다.


“이번 천룡회 회장 선거에 참여한 일부 세력이 몽방의 아편 사업권을 송두리째 빼앗을 궁리를 하고 있었단 말이지?”


내가 부연해서 설명했다.


“회장 선거 당선 후 아편 사업권까지 얻게 되면 그때부터는 야야장에 국한한 게 아니라 무림 전체의 부를 빨아들일 수 있으니까. 그래서 무엇보다 먼저 야야장 아편 사업의 5할 이상을 움켜쥔 몽방을 먹어치우려 한 거고 또 선거 기간 동안 그것을 나름 모양 좋게 처리하려고 한 거지.”


몽일천이 물었다.


“지상 자넨 그자들이 누군지 알고 있나?”

“대략적으로요. 아마도 상관세가나 제갈세가와 연합한 누군가일 것 같습니다만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생각한 근거는?”

“황도 사업권이요. 몽 방주께선 지난 7년간 꿈만 꾸셨을 뿐 황도 쪽으로 직접 밀반입을 시도하진 않으셨다고 하셨죠. 한데 그 일은 실제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거기다 무림맹에서는 그 주체를 몽방으로 보고 있고요.”

“헐. 그게 사실인가?”

“네, 아무래도 이번 일은 아주 오래전부터 누군가에 의해 철저하게 계획된 것 같습니다. 어쩌면··· 우리 생각보다 상대가 더 거대한 존재일지도 모릅니다.”

“날 겁주려고 하는 말 아닌가?”

“하하, 제가 몽 방주님을 겁줘서 얻을 게 뭐가 있습니까. 아, 그 세 명의 장로들의 표. 그건 있겠군요.”


몽일천이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추문강은 포도주를 병째로 들이켰다.

몽일천이 다시 조심스럽게 물었다.


“자네가 날 지켜줄 방법은 무엇인가?”


내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일단 올빼미 성은 떠나지 않을 거죠?”

“당연하지. 그건 항복선언이나 다름없어. 내가 이곳을 떠나면 그놈들뿐만 아니라 다른 잔챙이들까지 전부 날 물어뜯기 시작할 거야.”

“그럼 지금부터 제가 말씀드리는 두 가지 방법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시면 됩니다. 그럼 몽 방주, 당신의 목숨은 부지할 수 있습니다. 운이 좋으면 지금 가지고 계신 사업장까지 지킬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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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변고 23.10.11 275 4 16쪽
62 악인곡(惡人谷)(9) 23.10.10 282 6 16쪽
61 악인곡(惡人谷)(8) 23.10.09 275 7 13쪽
60 악인곡(惡人谷)(7) 23.10.08 289 5 17쪽
59 악인곡(惡人谷)(6) 23.10.06 261 5 15쪽
58 악인곡(惡人谷)(5) 23.10.05 289 6 15쪽
57 악인곡(惡人谷)(4) 23.10.04 272 4 13쪽
56 악인곡(惡人谷)(3) 23.10.03 278 6 15쪽
55 악인곡(惡人谷)(2) 23.10.02 301 6 19쪽
54 악인곡(惡人谷)(1) 23.09.30 319 8 12쪽
53 기린아 당지위(唐志偉)(2) 23.09.29 313 6 15쪽
52 기린아 당지위(唐志偉)(1) 23.09.28 348 5 13쪽
51 밀정(密偵)(3) 23.09.27 318 6 14쪽
50 밀정(密偵)(2) 23.09.26 319 6 18쪽
49 밀정(密偵)(1) 23.09.25 340 7 13쪽
48 대운종(大雲宗)(4) 23.09.23 393 6 16쪽
47 대운종(大雲宗)(3) 23.09.22 350 5 15쪽
46 대운종(大雲宗)(2) 23.09.21 375 6 14쪽
45 대운종(大雲宗)(1) 23.09.20 416 7 13쪽
44 탁단봉(卓丹峰)의 심장(4) 23.09.19 381 8 19쪽
43 탁단봉(卓丹峰)의 심장(3) 23.09.18 405 8 15쪽
42 탁단봉(卓丹峰)의 심장(2) 23.09.18 415 7 19쪽
41 탁단봉(卓丹峰)의 심장(1) 23.09.15 447 6 17쪽
40 무림맹주 여불선(余不善) 23.09.14 440 6 19쪽
39 혈화문(血華門) 23.09.13 425 6 15쪽
38 추석 23.09.12 408 6 15쪽
37 매화검수(梅花劍手) 채인하(蔡刃昰) 23.09.11 420 6 19쪽
» 흥정(2) 23.09.09 431 9 16쪽
35 흥정(1) 23.09.08 511 8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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