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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르다시 님의 서재입니다.

작가는 골방에 가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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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르다시
작품등록일 :
2022.10.12 18:29
최근연재일 :
2022.11.24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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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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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0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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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보증. (2)

DUMMY

탁-


테이블을 내리치며 일어선 에딘이 에드만을 노려봤다.


소란을 일으키고 싶은 생각은 없었는데, 녀석이 적대적으로 나오니까 이쪽도 말이 뾰족하게 나갔다. 더구나 이대로 꽁지를 빼면 귀족이 아니라는 걸 인정하는 꼴이 아닌가.


"원한다면 확인시켜주지."


그 기세에 에드만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정말 무력을 사용하려고 검을 뽑아낸 것은 아니었다. 길라드 가문의 일 공자가 저런 꼬맹이를 베어서 무엇하겠는가. 적당히 겁을 줘서 내보낼 생각이었는데, 꼬맹이가 되레 큰소리를 치니 더 열이 올랐다.


"여기가 어디라고 끝까지 허풍을!"


에드만은 이를 악물고 마음을 모질게 먹었다.


순간, 에드만의 몸이 붉게 빛나며 에딘을 향해 쇄도했다.


에딘이 재빨리 검은 구에서 검을 뽑았다.


카아아아앙-


날카로운 쇳소리와 함께 에딘과 에드만의 검 사이에서 불똥이 튀었다.


에딘은 팔 전체로 에드만의 힘을 고스란히 느꼈다. 만약 검에 데미지 흡수 옵션이 없었더라면 결코 버티고 있기 힘든 공격이었다.


붉게 빛나며 쇄도한 돌진 스킬과 힘을 가늠해 보면 녀석의 레벨은 30 중반.


'레벨은 얼추 비슷하겠군.'


에딘은 자동화된 사냥을 통해서 레벨을 34까지 올린 상태였다.


"허."


힘겨루기하는 에드만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얕은 탄성을 흘렸다. 공격이 막힐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완력으로만 보자면 길라드 가문 내에서 자신을 당해낼 자가 없었다. 하모르에서 가장 강자라는 아버지조차 완력만큼을 자신을 이기지 못했다.


'어떻게!"


에드만이 기합을 내며 검을 밀쳐냈다.


"하!"


에딘의 팔이 떠오르자, 에드만이 에딘의 옆구리를 향해 검을 횡으로 그었다.


에딘이 빈손을 재빨리 옆으로 뻗어 벽을 세웠다.


꽈아아아앙-


에드만이 검이 벽을 부스고 파고들었지만, 짧은 찰나에 공수가 변했다.


에딘이 바람 타기를 이용해 파고들며 에드만의 가슴으로 검을 내질렀다.


파공음을 내며 파고드는 검.


반격에 놀란 에드만이 황급히 옆으로 몸을 돌리며 검을 피했다. 이윽고 회전력을 이용해 다시 검을 횡으로 쓸었다.


카아아아앙-


에딘이 검을 쳐올려 공격을 빗겨내고, 번개처럼 에드만의 어깨를 노렸다.


카아아아앙-


에드만이 잽싸게 손목을 틀어 파고드는 검을 튕겨내고, 에딘의 가슴팍으로 송곳처럼 검을 쭉 뻗었다.


팟.


순간, 에딘이 땅을 박차고 에드만을 뛰어넘었다. 목표물이 사라진 에드만이 황급히 몸을 돌리는데 무언가 다리를 휘감아 당겼다.


꽉.


지면을 빠져나온 진흙이 무릎 아래를 모두 집어삼킨 것이다. 뒤로 돌아간 에딘이 몸을 들썩이는 에드만을 보고 입꼬리를 당겼다.


발 묶기.


땅의 정령과 계약 시 사용할 수 있는 스킬로 전투에서 단연 최고의 스킬이었다. 지속시간은 불과 1, 2초로 짧지만, 촌각을 다투는 전투에서 승부를 엎기에는 충분했다.


'끝이다. 이놈아.'


뒤를 치는 찰나, 녀석의 몸 전체가 붉게 빛나더니 다리를 감싸고 있던 진흙이 터져나갔다.


퍼어어어엉-


에딘이 눈살을 찌푸렸다.


분노 스킬. 발 묶기를 끊어낸 분노 스킬은 체력을 소모하는 대신 능력치를 상승시키고 낮은 단계의 스킬은 모두 무시하는 스킬이었다.


'이 자식, 갈 때까지 가보자 이거지.'


이미 공격은 쇄도해 들어가고 있었다. 녀석이 황급히 몸을 돌리고 있지만, 공격이 닿는 것이 먼저였다. 녀석도 눈치를 챘는데 돌아보는 얼굴에 낭패가 가득했다.


'끝이다!'


일격이 녀석의 등을 덮치는 찰나, 가공할 속도로 날아온 검이 앞을 가로막았다.


카아아아앙-


공격을 튕겨낸 검이 시야를 다 가릴 만큼 늘어나 파고들었다.


'이런.'


벌집을 만들어 버릴 것 같은 기세에 황급히 뒤로 물러섰다.


앞을 가로막은 녀석은 속검을 사용하는 란달이었다. 로인의 요청에 그가 싸움에 끼어든 것이었다.


란달이 점잖게 말을 높였다.


"여기까지 하시죠. 아이언 공자님."


에드만이 여전히 붉게 빛나는 몸으로 말했다.


"란달, 비켜라!"


에드만은 자존심이 상해서 더해보고 싶었으나 란달이 비키지 않고 고개를 슬쩍 저었다.


더 해봐야 안 된다는 의미였다.


로인도 사이에 끼어들며 말했다.


"아이언님, 형, 둘 다 그만하세요. 정말 끝을 보시려는 겁니까?"


에딘이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난 수행원이 필요 없다는 걸 확인시켜주려던 것뿐이오."


그러면서 들고 있는 국자를 빙빙 돌렸다. 상처를 입힐 생각은 없었기에 전투 중에 무기를 국자로 바꿔 들었다.


"확인이 됐다면 나는 더 이상 싸울 생각이 없습니다."


더 싸울 수도 없었다. 바람 타기와 같은 기본적인 버프 스킬의 지속 시간이 끝났기 때문이다. 붉게 빛나던 에드만도 분노의 효과가 끝나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에딘이 에드만을 향해 말했다.


"어떻습니까? 제가 수행원이 필요 없다는 것을 믿겠습니까?"


***


에딘이 던전 의자에 앉아 편지를 끄적였다.


에드만과 한판 붙고 나서, 로인에게 다시 연락하겠다고 한 뒤 저택을 나왔다. 더 이상 이야기를 나눌 분위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후."


당시 로인조차도 암담한 얼굴을 하고 있어서 과연 서신을 받고 답장을 줄지 의문이었다.


'그래도 보증받을 만한 곳은 여기밖에 없으니.'


우선은 사과하는 것이 맞는 것 같아서 미안하게 됐다는 이야기를 적었다. 본의 아니게 남의 집에서 칼부림했으니 말이다.


'그러고 보니 칼은 녀석이 먼저 꺼냈는데.......'


그래도 미안하다고 마음에도 없는 말을 적어서 서신을 날렸다. 전서구를 대신해 엘리엘의 다리에 서신을 묶어 길라드의 저택으로 보냈다.


며칠 후, 길라드에서 답장이 왔다. 답장도 역시 저택 입구에 걸려있는 것을 엘리엘이 물고 왔다.


곧바로 편지를 뜯어 내용을 확인했다.



-아이언 공자께.


사과 편지는 잘 받았습니다.


저는 공자보다 문제를 일으킨 형의 잘못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형은 지금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공자께 사과하고 싶어 합니다.


사흘 후에 다시 저택으로 방문해 주십시오. 보증서를 드리고 만나서 앙금을 풀고 싶습니다.


로인 길라드가.



에딘의 얼굴이 떨떠름해졌다.


앙금을 풀고 보증서도 준다지만 다시 저택에 간다는 것이 다소 부담스러웠다.


"그냥, 보증서만 보내주지......."


로인은 믿을 수 있지만 정말 에드만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까?


***


사흘 후, 에딘은 길라드의 저택을 다시 방문했다.


란달을 따라 복도를 걷는데 저절로 눈이 돌아갔다. 저택 바닥에 깔린 반짝이는 대리석과 화려한 장식품들.


'이런 저택은 얼마나 할까?'


아무래도 마을에 집을 장만하고 싶은 생각이 있기 때문에 관심이 갔다. 복도 양쪽으로 문이 수도 없이 많았다. 이게 다 방이라고 생각하니, 몇 개만 세를 줄 수 없냐고 물어보고 싶었다.


"이쪽입니다."


란달이 안내한 방으로 들어가자 로인과 에드만, 그리고 처음 보는 중년의 사내가 보였다. 소파 상석에 앉아 있는 중년의 사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 인사를 했다.


"이야기는 들었소. 아이언, 나는 길라드의 가주 아울 길라드요."


에딘은 얼떨결에 그와 악수했다.


'잉? 왜 가주까지 납셨지?'


오십 대 정도로 보이는 사내. 에드만의 상위 버전처럼 보이는 그는 나이가 무색해 보일 정도로 몸이 좋고 눈빛이 형형하게 빛났다.


에딘은 에드만, 로인과도 차례로 인사를 했다. 에드만은 전에 봤던 것보다 눈빛이 다소 누그러져 있었고 로인은 어쩐지 자리가 탐탁지 않은 얼굴이었다.


자리에 앉자, 아울이 입을 열었다.


"먼저, 전에 있던 소란에 대해서 가주인 내가 사과하겠네. 아들의 과격한 행동을 용서해 주시오."


에드만이 곧바로 말을 받았다.


"미안하게 됐소. 아이언."


에딘이 별일 아니라는 듯 손을 저었다.


"괜찮습니다. 다친 데도 없으니 서로 대련 정도 한 것으로 생각하시죠."


아울이 사람 좋게 웃어 보였다.


"허허, 그렇게 생각해 주니 다행이군."


아울이 손짓하자, 란달이 에딘의 앞으로 둥글게 말린 종이를 내려놨다.


"필요하다는 보증서네."


"아, 고맙습니다."


에딘이 앞에 있는 보증서를 집어 서둘러 품 안에 넣었다. 보증서를 챙기니 어서 빨리 자리를 벗어나고만 싶었다.


"뭐,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네."


아울이 흐뭇하게 에딘을 바라보며 입꼬리를 당겼다. 실제로 책 보증은 돈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그리 문제가 될 것도 없었다. 그는 투시라도 할 것처럼 가면을 천천히 바라봤다.


"그런데 자네 실력이 대단하다고 하더군."


"예? 뭐, 대단하건 아니고......."


"란달은 자네가 정령술을 부려 에드만을 제압했다고 하더군."


에딘이 란달을 흘깃 쳐다봤다.


어째서 가주까지 나왔나 했더니 녀석이 보고한 모양이다.


'그렇지. 로인이나 에드만이 굳이 아버지까지 끌어드릴 리가 없지.'


아울은 흥미롭다는 듯 에딘을 계속 관찰했다.


에드만은 절대 약하지 않았다. 한데 눈앞에 있는 아직 어린 공자가 에드만을 제압했다니, 믿기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란달이 보고했고, 에드만도 인정했다. 그 실력을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그리고 아이언 공자는 무려 정령술을 사용한단다. 매우 희귀하고 마법만큼이나 강력한 정령술을.


수많은 권세가와 인망을 쌓아온 길라드 가문이 이런 자와 친하게 지내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더구나 동쪽 평원을 몬스터로부터 수호해야 하는 숙명을 가진 가문 입장에서는 강자들과 교류는 꼭 필요한 일이었다.


"한데, 자네 혹시 아투라 사람인가?"


대륙 가운데 위치 아투라. 그쪽 사람들은 대체로 정령을 다루고 마법에 특화된 자들이 많았다.


에딘은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이렇게 하는 편이 부연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았다. 아투라 사람은 소수지만 힘이 막강하기 때문에 하나하나가 귀족과 같은 취급을 받았다.


"역시 그랬군."


아울이 눈을 반짝이며 미소를 머금었다.


"그쪽 사람들은 아투라 밖으로는 나가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보니 정말 신기하군. 그러고 보니 가면을 쓰는 것이 그 이유 때문인가?"


변명할 필요도 없이 알아서 설명해 주자 에딘은 속으로 박수가 절로 나왔다.


에딘이 별수 없다는 듯 긍정했다.


"잠깐 보고 그걸 다 알아맞히다니 과연 길라드 가문의 가주시군요."


아울이 기분 좋게 웃었다.


''허허. 뭐 이 정도야."


흡족한 얼굴로 차를 홀짝인 아울이 다시 입을 열었다.


"아이언 공자, 우리 길라드 가문은 대대로 하모르의 동쪽 평원을 지키고 있네."


포문을 여는 듯한 아울의 말에 에딘은 살짝 불안했다.


"동쪽 평원은 몬스터들의 침입이 끊이지 않는데, 가뜩이나 최근에는 몬스터가 더 난리를 치는군."


아울의 말투가 조금씩 하소연하는 투로 변했다.


"이제는 웬 미치광이 마법사까지 나와서 평원에서 난리를 치는 것이 아니겠나."


에딘이 속으로 혀를 찼다.


'쯧쯧.'


미치광이 마법사가 동쪽 평원에 있다면 이 집안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소리였다.


"그래서 말인데, 우리 가문을 도와서 토벌대에 참여하지 않겠나?"


"예?!"


같이 죽자는 말로 들려서 순간 목소리가 뒤집혔다.


"흠흠. 토벌이요?"


결국 이 제안을 하고 싶어서 부른 것이었나?


아울이 별것 아니라는 듯 차분하게 말했다.


"토벌이라고 하니 거창하게 들리지만, 그리 어려운 것도 없네. 길라드 가문과 함께하는 강자가 백에 가깝다네. 그것도 모두 자네와 같은 강자들이네."

"생각해 보게. 강자가 백 명이나 되는데, 누가 당해낼 수 있겠나. 이 정도면 드래곤도 때려잡지 않겠나. 허허."


에딘은 차마 웃지 못했다.


백 명이라면 적지 않은 숫자인 것은 맞다. 쪽수에는 장사가 없다고 그 정도면 아쉬마를 잡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설마 아쉬마가 붙잡혀 감옥에 들어간 것이 이 토벌대 때문일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싸움이 벌어진다면 어느 정도 희생은 불가피하고, 그 희생이 내가 아닐 거라는 보장은 없었다.


에딘이 입술을 핥았다.


당연히 거절해야 한다. 한데 그랬다가 보증서를 도로 토해내라고 하는거아니야?!


아울이 기대 섞인 얼굴로 에딘을 바라봤다.


"저,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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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던전. (1) 22.10.22 29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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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아이언 가문. (1) 22.10.20 38 2 13쪽
8 빚. (4) 22.10.19 3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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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빚. (2) 22.10.17 47 1 13쪽
5 빚. (1) 22.10.16 43 1 13쪽
4 프리아. (2) 22.10.15 46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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