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차르다시 님의 서재입니다.

작가는 골방에 가둬라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차르다시
작품등록일 :
2022.10.12 18:29
최근연재일 :
2022.11.24 22:30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980
추천수 :
35
글자수 :
155,397

작성
22.10.27 23:55
조회
33
추천
1
글자
12쪽

보물찾기. (2)

DUMMY

특정한 좌표에 숨어있는 아이템 상자는 가운데 상자를 중심으로 동서남북 네 개가 더 숨어 있다.


그러니까 네 개의 상자를 더 찾을 수 있다는 것.


이 사실은 파블라 유저들 사이에서는 널리 퍼져 있는 게임 팁이었다. 빙의 전 상자를 다섯 개 찾은 것도 그 팁 덕분이었다.


"난 이쪽으로 가볼게."


꼬맹이들이 동의도 하기 전에 에딘이 한쪽으로 걸어갔다.


상자에서 좋은 아이템이 나오리라 기대하는 것은 아니었다. 상자를 발견하는 것만큼이나 좋은 아이템이 나오는 것도 매우 드문 일이니까. 그냥 꼬맹이들이 좋아하는 사탕이나 잔뜩 찾아줄 생각이었다.


"그래, 그럼 조금 더 찾아보자."


꼬맹이들도 자리를 털고 일어나 주위로 흩어졌다.


에딘은 마침 손에 들어온 지도를 펴들고 방금 전 발견한 상자가 가운데 상자라는 가정하에 먼저 동쪽으로 향했다. 아이템 상자는 정령으로 탐색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직접 발품을 찾아야 했다.


기억에 따르면 상자와 상자 사이의 간격은 대략 200m 정도. 바람 타기를 시전해 단숨에 예상되는 위치까지 다다랐다.


수풀 사이를 헤집던 에딘이 쾌재를 불렀다.


"그렇지."


덩굴이 복잡하게 엉켜 있는 풀 속에 아이템 상자의 모습이 보였다.


에딘이 덩굴을 뜯어내고 자신만 한 아이템 상자를 혼자 끄집어냈다. 그리고 수첩을 한 장 뜯어 그림을 그렸다.


가운데 상자를 하나 그려 두고 위아래, 양옆으로 상자를 그려 넣었다. 거리를 알려 주기 위해 상자와 상자 사이에 발자국 모양을 그리고 x200을 적었다. 마지막으로 귀퉁이에 동서남북 방위표를 그려주면 끝.


어째 그림 실력이 형편없지만, 못 알아먹을 정도는 아니다.


상자 안에 종이가 잘 보이게 올려 두고 아이들이 있을 곳으로 돌아와 호들갑을 떨었다.


"애들아! 찾았어! 찾았어!"


에딘의 환호에 아이들이 곧장 모여들었다.


"정말?!"


"어디야!"


또 사탕이 잔뜩 나올거라는 생각에 아이들의 눈이 기대로 가득 찼다.


"저쪽이야."


에딘이 아이들을 이끌고 상자가 있는 곳을 갔다. 상자를 발견한 꼬맹이들이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조용한 카일도 놀라움에 말을 더듬었다.


"대, 대단해! 하루에 보물을 두 번씩이나 찾다니."


"정말! 에스터의 꿈이 맞았어."


에딘은 은근히 누군가 종이를 알아 채기를 기다렸다.


'애들아, 사탕만 보지 말고 이 종이도 좀 봐라.'


그때, 눈치 빠른 닐리가 종이를 집었다.


"어, 이게 뭐지?"


에스터도 관심을 보였다.


"뭔데?"


닐리가 종이에 그려진 상자를 가리켰다.


"여기 봐, 상자가 그려져 있어."


에스터가 뒷머리를 긁적였다.


"수수께끼인가?"


닐리가 알겠다는 듯 무릎을 쳤다.


"아! 설마 상자가 더 묻혀있다는 힌트 아닐까?"


에딘은 속으로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닐리는 종이에 그려진 암시를 모두 알아차렸다.


'그렇지.'


프리아가 손뼉을 치며 호응했다.


"정말 그런가 봐."


에딘이 부채질을 했다.


"그럼 어서 따른 곳도 가보자."


서둘러 상자 안에 사탕을 나누고 지도를 펼쳐 다음 장소로 이용했다. 에딘은 앞으로 나가며 은근히 길을 유도했다.


동쪽으로 다시 한번 이동했으나 상자는 나오지 않았다. 결국 처음 발견했던 상자가 가운데 상자였다는 것.


처음 상자를 발견한 곳으로 돌아가 남쪽에서 상자를 하나 더 발견했다.


상자를 세개나 발견하니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 손이 부족한 탓에 잡동사니들은 그대로 상자에 두고 사탕만 집어 왔다. 두고 온 아이템은 나중에 다시 찾기로 하고 상자를 다시 숨겨뒀다.


서쪽 상자의 위치는 계곡물이 넓게 고여있는 한가운데였다.


카일이 아쉽은 듯 고개를 저었다.


"안되겠다. 여긴."


물까지 깊어 상자를 확인할 길이 없었던 아이들은 결국 몸을 돌렸다.


에딘도 입맛을 다시며 우선 물러났다.


'여건 나중에 다시 와야겠네.'


이제 남은 것을 하나.


처음 상자를 발견했던 장소로 돌아가 이번에는 계곡을 넘어 북쪽으로 올라갔다.


듬성듬성 풀이 자란 곳으로 들어가는 데 프리아가 소리쳤다.


"저기 봐! 상자다!"


눈이띄는 곳에 상자가 있었다.


프리아가 환호하며 상자로 달려갔다.


계속 걸음을 헤아리며 거리를 계산하고 있던 에딘은 이상함을 느꼈다.


거리가 너무 가깝다.


아직 상자에 나오려면 멀었다. 그러고 보니 상자의 모습도 어딘가 달랐다.


"프리아, 멈춰!"


에딘의 벼락같은 소리에 프리아가 놀라 멈춰 섰다. 그리고 그때.


타아아아앙-


손도 닿지 않은 상자가 폭발하듯 열리고 검은 덩굴이 튀어나왔다.


프리아를 향해 가득 덮쳐오는 검을 덩굴. 프리아는 다가오는 검은 물체에 겁이 질려 그대로 다리가 굳어버렸다.


덩굴이 막 프리아를 집어삼키려는 찰나, 바람처럼 날아온 에딘이 프리아를 안고 덩굴을 피해냈다.


파아아아악-


프리아가 머물던 자리에 뻗어 나온 덩굴이 틀어박혔다.


"으아악!"


놀란 닐리가 목이 찢어져라 소리를 질렀다.


에딘을 곧장 몇 걸을 물러서 상자와 거리를 벌렸다.


"물러서!"


놀란 아이들이 뒤로 주춤 물러섰다.


이 상자 녀석은 미믹으로 일정 거리만 유지하면 공격을 피할 수 있었다.


'어째서 미믹이 이런 데 있는 거지?'


본래 미믹은 던전에서 있어야 정상이다. 더구나 엘리엘을 통해 확인했을 때도 이 근처에 미믹이 있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다.


"대체 저게 뭐야."


에스터가 몸을 떨었다.


꼬맹이들도 처음 보는 듯한 반응.


카일이 맞서려는 듯 주변에 나무 작대기를 들었다.


에딘이 다급히 소리쳤다.


"카일, 안돼!"


녀석과는 굳이 싸울 필요가 없다. 꼬맹이들은 더더욱.


"상자에서 떨어져. 거리만 유지하면 우리를 공격할 수 없어."


에딘의 말에 카일이 뒷걸음질 쳤다. 그러자 미믹이 덩굴을 거둬들이고 뚜껑을 덮었다. 달그락거리며 상자가 조금씩 움직였지만 방향성은 없었다.


녀석은 시야가 좁은 몬스터다.


더구나 기동성도 형편없기 때문에 거리만 유지한다면 얼마든지 피해 갈 수 있었다.


"카일, 에스터. 이리로 와. 그만 돌아가자."


카일과 에스터가 미믹에 눈을 떼지 못하 채 뒷걸음질 쳤다. 꼬맹이들 모두 손을 파르르 떨려 패닉에 빠져 있었다.


프리아는 잔뜩 겁에 질려 반쯤 넋이 나가 있었다. 에딘은 프리아를 업고 아이들을 이끌고 계곡을 빠져나왔다.


***


즐거웠던 보물 찾기가 공포 스릴러로 끝나 버렸다. 아이들은 벌벌 떨며 집으로 돌아갔고 프리아는 오두막에 돌아와서도 한동안 멍한 상태였다.


계곡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들은 제레이드는 잔뜩 굳은 얼굴로 오두막 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창밖을 내다보는 에딘은 제레이드만큼이나 심각한 얼굴을 했다.


그는 엘리엘을 통해 주위를 탐색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충격이었다.


계곡 너머로 미믹이 잔뜩 깔렸다는 내용.


'어디서 나타난 거야.'


에딘이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


조용히 오두막을 빠져나온 에딘이 계곡으로 향했다.


언제부터였을까.


언제부터 미믹이 생겨났는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평소에 주위를 자주 탐색했다면 알았을 텐데, 숲에 별다른 위험이 없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딱히 탐색을 하지 않았다.


누가 알았겠는가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고.


그나마 다행은 것은 계곡 넘어로만 미믹이 있다는 것이었다. 가까이 가지만 않으면 문제가 없겠지만 이대로 위험요소를 앞마당에 둘 수는 없었다.


'지뢰는 제거 해야지.'


더구나 겁을 먹고 돌아온 프리아를 보고 제레이드가 통 집필에 집중을 하지 못했다.


에딘이 이를 갈았다.


'이런.'


괜히 자신이 아이들을 끌고 다니다가 사고가 난 것 같아 미안하기도 했다.


낮에 봤던 그 자리에 미믹이 그대로 있었다.


녀석을 보자 에딘은 불쑥 열이 올랐다. 별일 없이 제영사 집필이 착착 진행되고 있었는데 요 녀석 때문에 차질이 생겼다.


에딘이 툴툴거리며 미믹에게 다가갔다.


"참 안 도와주네! 어디서 나온 거야."


미믹은 종류에 따라 레벨이 다른데, 눈앞에 있는 나무상자는 해골과 비슷한 수준의 레벨이었다.


독을 사용해 제압할 수도 있지만 에딘은 던전에서 구한 망치를 꺼내 들었다. 분풀이를 하는데 이만한 무기가 없었다.


타아아아앙-


녀석이 다시 거칠게 뚜껑이 열고 검은 마수를 뻗었다.


삽시간에 눈앞을 덮치는 그림자. 그러나 이미 스킬을 사용한 에딘은 가볍게 덩굴을 피해냈다.


파아아아악-


땅속에 깊이 틀어박힌 덩굴을 미믹이 회수하려는 사이, 에딘이 상자를 향해 파고들었다.


상자가 코앞으로 다가왔을 때 또다시 덩굴이 눈앞을 덮쳤다. 순간 늘어뜨리고 있던 망치를 들어 눈앞에서 빙 돌렸다.


휘이이이익-


에딘의 몸집만 한 망치가 가볍게 돌가가며 덩굴을 튕겨냈다.


파아아아앙-


이어서 돌리고 있던 망치를 두 손으로 쥐고 에딘이 그대로 상자를 내리찍었다.


순간, 나무상자가 포탄에 맞은 듯한 소리를 내며 사방으로 터져나갔다.


퍼어어어엉-


나뭇조각이 사방으로 흩어지고 상자 안에 있던 검은 미믹의 본체가 벌레처럼 뭉개진 채 축 늘어졌다.


에딘이 시원한 한숨을 내쉬었다.


"후."


망치를 이용해 축 늘어진 녀석을 잔해 옆으로 쓱 치웠다.


없다. 안에 들어있어야 할 동전이 없다.


에딘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본래 미믹은 상자 안 동전을 가지고 있다. 많든 적든 꼭 동전이 있다. 그런데 녀석은 상자 안에 동전이 없었다.


아이템이 드롭되지 않는다는 소리다. 그렇다는 건 녀석이 인위적으로 소환된 몬스터라는 말이다.


생뚱맞은 장소에 나타난 것이라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불안감이 싹텄다.


누가? 왜?


미믹 소환은 마법을 이용하거나 소환 아이템을 사용해 소환하는 방법이 있었다.


만약 소환 마법이라면 한두 마리가 아닌 것으로 보아 레벨이 보통 높은 자가 아니다. 후자도 역시 아이템을 만만치 않게 보유하고 있는 소리라서 적이라면 피해야 한다.


에딘은 불안한 마음에 주위를 한번 둘러본 후 다음 미믹을 찾아 나섰다.


엘리엘의 탐색 덕분에 주위에 미믹을 찾아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이번에는 뚜껑을 채 열기도 전에 다가가 망치를 휘둘렀다.


퍼어어어엉-


옆구리를 맞고 튀어 오른 미믹이 아름드리를 들이박고 산산조각 나 떨어졌다. 안에 있던 본체도 검은 피를 흘리며 늘어졌다.


이놈 역시 동전은 나오지 않았다.


몇 번 더 망치를 휘둘러 사냥을 하고, 분이 풀려 나머지 놈들은 독약으로 처리했다.


타아아아앙-


놈이 뚜껑을 열고 공격해 올 때, 상자 안으로 독약을 뿌리고 기다렸다. 죽는데 시간이 좀 걸리긴 하지만 이편이 조용하고 깔끔했다.


풀썩.


죽은 미믹이 힘없이 덩굴을 늘어트렸다.


한동안 미믹을 처치했는데도 엘리엘은 아직도 미믹이 있다고 알려 줬다.


그러는 사이 레벨이 올라서 이제 20이 됐다.


미믹이 꽤나 넓게 펴져 있어서 다 잡는 것은 무리였다. 지도에 선을 긋고 계곡에서 일정 반경까지만 미믹을 사냥해나갔다.


그럼에도 숫자가 많아 다음날에도 미믹 제거가 이루어졌다.


상자 밖으로 나와 있던 덩굴이 풀썩 주저앉자, 에딘이 국자를 내려놓고 이마에 땀을 닦았다.


"휴."


녀석을 마지막으로 계획했던 범위의 모든 미믹을 처리했다.


'어떤 미친놈이 이런 짓을 하는 거야.'


욕지거리를 하며 마지막으로 엘리엘을 날려 더 처리할 것이 없는지 확인했다.


자양강장제를 하나 씹으며, 엘리엘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에딘, 누군가 그쪽으로 간다.'


에딘이 놀라 씹고 있던 자양강장제를 꿀떡 넘겼다.


미믹을 만들어낸 장본인일까?


에딘이 질문했다.


'어떻게 생겼어? 누구야?'


엘리엘이 딱딱한 어투로 전했다.


'알 수 없다.'


'뭐?'


잠시 당황한 에딘이 곧바로 정신을 차렸다.


엘리엘의 반응을 보아 이건 탐색 불가하다는 뜻이다. 기본적으로 자신보다 레벨이 높은 상대는 탐색이 불가능했다.


그렇다면 만나지 않는 것이 최선.


자신의 미믹이 사라진 것에 책임을 물을지도 모른다. 이길 수 없는 상대는 피하는 게 상책이다.


파람 타기를 시전하고 곧장 계곡을 향해 내달렸다. 풍경이 빠르게 스쳐 지나가고 눈썹이 바람에 휘날렸다.


한달음에 계곡에 닿아 물을 건너려는 순간.


파아악-


등 뒤에서 파공음이 터져 나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작가는 골방에 가둬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중지. 22.11.25 33 0 -
27 토벌대. (1) 22.11.24 15 0 12쪽
26 추격. (3) 22.11.23 16 0 15쪽
25 추격. (2) 22.11.21 14 1 13쪽
24 추격. (1) 22.11.19 23 1 13쪽
23 파티사냥. (1) 22.11.17 24 1 14쪽
22 삼총사. (1) 22.11.15 23 1 13쪽
21 보증. (3) 22.11.09 23 1 13쪽
20 보증. (2) 22.11.06 32 1 12쪽
19 보증. (1) 22.11.03 28 1 13쪽
18 자동화. (1) 22.10.31 30 1 12쪽
17 보물찾기. (3) 22.10.29 34 2 13쪽
» 보물찾기. (2) 22.10.27 34 1 12쪽
15 보물찾기. (1) 22.10.26 31 1 12쪽
14 우물. (1) 22.10.25 44 2 12쪽
13 던전. (3) 22.10.24 37 2 12쪽
12 던전. (2) 22.10.23 37 2 13쪽
11 던전. (1) 22.10.22 29 2 12쪽
10 의뢰소. (1) 22.10.21 42 1 12쪽
9 아이언 가문. (1) 22.10.20 37 2 13쪽
8 빚. (4) 22.10.19 35 1 12쪽
7 빚. (3) 22.10.18 41 1 13쪽
6 빚. (2) 22.10.17 46 1 13쪽
5 빚. (1) 22.10.16 42 1 13쪽
4 프리아. (2) 22.10.15 46 2 12쪽
3 프리아. (1) 22.10.14 48 2 13쪽
2 작가 제레이드. (1) 22.10.13 54 2 13쪽
1 게임 파블라. (1) 22.10.12 111 2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