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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르다시 님의 서재입니다.

작가는 골방에 가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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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르다시
작품등록일 :
2022.10.12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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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4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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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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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24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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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3)

DUMMY

저벅. 저벅.


에딘이 허벅지에 힘을 주고 한 걸음씩 계단을 내려갔다.


듬성듬성 계단이 떨어져 나가 있지만 열두 계단을 뛰어넘으려 준비했기 때문에 이 정도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가뿐하게 뛰어넘으며 계속해서 아래로 내려갔다.


5층 높이까지 내려가자 문제의 장애물이 나왔다.


넓게 허공을 들어낸 계단. 계단 끝에 서서 아래를 보자니 연습을 했는데도 간담이 서늘해졌다. 그렇다고 돌아갈 생각은 없다.


현재 레벨은 16.


준비는 충분하다. 확실히 계단을 뛰어오르기 위해서 바위를 올라섰을 시점에서 1레벨을 더 올렸다. 올라오지 못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였다.


올라오는 것도 준비가 끝났는데 내려가는 것이 어려울 리 없었다.


에딘이 도움닫기를 하기 위해 뒤로 세 계단 올라가 바람 타기를 시전했다.


다리가 가벼워지는 것을 느껴지자 달려나가며 끊어진 계단 끝을 박찼다.


팟-


허공답보를 하듯 공중에서 다리를 두세 번 휘저은 에딘이 건너편 계단으로 착지했다.


팍.


굴러서 내려가지 않기 위해 주저앉듯 자세를 낮춰 착지했다. 뒤를 돌아보니 한참 여유가 있다. 올림픽이라면 곧바로 금메달이 나왔을 완벽한 도약이었다.


다시 일어서 아래로 걸음을 옮겼다.


쿠워어어엉-


샤아아아악-


아래로 내려오니 몬스터들의 울름이 더 또렷하게 들렸다. 이제부터는 기척을 숨기기 위해 발끝을 세워 살금살금 내려갔다.


3층 높이까지 내려왔을 때 자양강장제 하나는 털어놓고 잠시 주위를 살폈다. 바람 타기를 다시 사용하기 위해서도 시간이 조금 필요했다.


지면과 닿는 계단 끝에는 분명 몬스터가 보이지 않았다. 가장 가까이 있는 녀석도 좀비라서 스킬을 쓰고 도망치면 충분히 따돌릴 수 있다.


바람 타기가 활성화되는 것을 느낀 에딘이 다시 계단을 내려갔다.


신경을 곤두세우고 번쩍이는 것이 목격된 지점을 살핀다. 계단을 내려가서 그대로 벽을 따라 40m 부근.


벽 주위를 따라 독비를 뿌린 탓에 허물어진 백골과 좀비만 가득하다.


'지금!'


막 계단을 다 내려온 에딘이 곧장 바람 타기를 시전하고 내달렸다.


레벨 업이 되면서 올라간 신체능력과 이동속도를 상승시키는 바람 타기가 만나 그야말로 날아가듯 신형이 튀어나갔다.


삽시간에 쓰러진 해골과 좀비들을 지나 번쩍이는 물체에 닿았다.


'하급 마나석!'


동공이 커진 에딘은 재빨리 마나석을 주웠다. 자세를 낮추고 마나석을 잡고 보니 앞에 있는 좀비 사체 옆에도 무언가 떨어져 있었다.


재빨리 뛰어나가 또 아이템을 수거했다.


'좋아! 마나석 두 개!'


자세히 살펴보니 꽤나 떨어진 아이템들이 많다. 사체들 사이로 여기저기 무엇인가 반짝거리는 것이 보였다.


'마나석 살 필요도 없겠네.'


기분 좋게 아이템을 수거하는데 전방에 있는 벽 안쪽에서 무언가 불쑥 주둥이를 내밀었다.


으르르르릉-


코를 벌렁거리며 부글부글 속이 끓는 듯한 소리를 내는 녀석. 연이어 나오는 주둥이가 두 개 더 있는 걸 보니 전에 벽 사이로 뿅 하고 사라졌던 켈베로스다.


'왜 하필 지금이냐!'


에딘이 속으로 가슴을 치며 슬금슬금 뒷걸음질을 쳤다.


남아있는 아이템이 아쉽기는 하지만 지금은 녀석을 피해야 한다. 켈베로스의 레벨은 40. 더구나 녀석의 이동속도 또한 만만치 않게 빨라서 바람 타기를 쓴다 해도 따돌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다행히 녀석이 아직 눈치를 채지 못한 상태.


벽에 바짝 붙어서 슬금슬금 이동하는데 녀석이 벽에서 쑥 빠져나왔다.


곧바로 고개를 돌리는 녀석.


커어어어엉-


결국 에딘을 발견한 켈레로스가 괴성을 질렀다.


괴성이 신호탄이라도 된 듯 에딘이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계단을 향해 전력으로 뛰었다.


커어엉- 커어엉-


녀석이 던전이 떠나가라 짖으며 뒤를 쫓아왔다.


'계단까지만!'


올 때는 금방 닿았는데, 지금은 너무 멀게 느껴졌다. 다다닥 뒤를 쫓아오는 발소리에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조금만 더.'


순간 후끈한 열기에 뒤를 돌아보니 녀석의 입안에서 불기운이 응어리지고 있었다.


'헉!'


에딘이 반사적으로 땅을 박차고 뛰어올랐다. 동시에 녀석이 입안에서 끓던 불꽃을 용가리처럼 토해냈다.


화아아아악-


화마가 주위를 휩쓸고 돌계단을 새까맣게 태워 버렸다.


불길이 닿지 않은 계단에 간신히 올라선 에딘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계단을 뛰어올랐다.


다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허겁지겁 뛰어올랐으나, 바람 타기의 효과가 끝난 탓에 속도가 빠르지 못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녀석이 큰 탓에 계단을 밝고 쫓아오지 못한 다는 것이었다. 대신 고개를 쳐들고 시선으로 쫓아오던 녀석이 다시 불꽃을 토해냈다.


화아아아악-


에딘이 솟아오르는 불꽃을 보며 한 마리 개구리가 된 것처럼 폴짝, 불기운을 뛰어넘었다.


이러려고 점프 연습을 한 것은 아닌데...... 어쨌든 하길 잘했다.


몇 번의 도약을 더 선보이자 녀석은 더 이상 불꽃을 날리지 않았다. 고개를 쳐들고 몇 번 짖더니 안절부절못하고 주위를 빙빙 돌았다.


목숨을 건 점프를 여러 번 한 탓에 중간에 끊긴 긴 계단은 이제 긴장이 되지도 않았다. 가볍게 뛰어넘어 구덩이 위로 향했다.


탁.


막 구덩이 위로 올라와 땅에 그대로 드러누웠다.


"후."


자칫하면 통구이가 될 뻔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녀석이 사라져 있었다.


"이런, 계단도 다 망가졌네."


녀석의 불길에 휩싸였던 계단들이 애석하게도 부서져 내리고 있었다. 중간에 비어 있는 열두 계단은 이제 문제도 아니다. 4층부터는 거의 계단이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망할 놈. 이제 점프도 못하겠네."


씁쓸하게 계단을 보던 에딘이 곧 안색이 밝아져서 가방을 열었다.


그래도 소득이 있다.


가방을 열어 수거한 아이템을 하나하나 꺼냈다.


먼저 반지!


반지가 나오자 에딘이 눈을 빛냈다가 이내 해골 모양을 보고 아쉬운 얼굴을 했다.


일명 해골 반지로 해골을 소환하는 일회성 아이템. 액세서리가 아니었다.


또다시 꺼낸 반지도 해골 모양.


'이런.'


에딘이 반지를 한쪽에 챙겨 놓고 다음 아이템을 꺼냈다.


하급 마나석이 연이어 무려 세 개나 나왔다.


더 꺼낼 것이 없어진 에딘이 입맛을 다셨다.


아이템을 더 주워 오지 못한 것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구하려던 마나석은 충분히 주워왔다. 이거면 새로운 정령과 계약할 수 있었다.


***


와작. 와작.


프리아가 봉지 안에 들어 있는 과자를 집어먹었다. 짭짤한 맛에 감자 향이 나는 과자는 에딘이 마을에서 사 온 것이었다.


"프리아, 그만 먹고 여기 좀 봐."


"보고 있어."


프리아가 에딘의 손바닥 위를 한번 보더니 다시 봉지 안으로 시선을 옮겼다.


과자를 먼저 주는 게 아니었는데.......


"자, 이 마나석으로 이제 정령을 부를 거야."


"응, 불러."


프리아가 영혼 없이 고개를 끄떡였다.


"네가 부를 거라고."


"내가?"


분명했던 말인데 프리아가 처음 듣는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그래, 과자 먹었잖아."


"과자 없어, 이제."


탈탈.


프리아가 과자봉지를 뒤집어 흔들어 보이자 에딘이 이마를 짚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게 다 널 위한 거라고.'


과자로 꼬셔서 정령과 계약을 하게 하려고 했는데 쉽지 않았다.


"프리아, 잘 들어. 이걸 하면 이제 약을 안 마셔도 된다니까."


"약 먹기 귀찮아."


"그래, 너도 귀찮았지. 그러니까 정령과 계약을 해야 한다고."


프리아가 고개를 끄덕이나 싶더니 다시 엉뚱한 길로 샌다.


"응, 근데 과자 어디서 났어?"


"어디서 나긴 샀지......."


마을에도 안 갔는데 뜬금없이 과자가 생겼으니 수상하게 생각할 만하다.


"정령이 구해다 줬어. 정령이랑 계약하면 과자 많이 먹을 수 있어."


우선 계약을 시키려고 또 일단 지르고 봤다.


"정령이 뭐야?"


"그러니까 숲에서 사는 요정 같은 거야."


뭐, 사실 그렇게 아름다운 놈들은 아니지만.


요정이라는 말에 프리아가 눈을 반짝였다.


"요정, 보고 싶어."


"좋아, 그럼 이쪽으로 와서 나를 따라 해."


프리아가 순순히 에딘을 따라 옆에 섰다.


"근데 오빠는 이런 걸 어떻게 아는 거야?"


프리아는 또래에 비해 역시 영특한 데가 있어서 그냥 속이는 것이 쉽지 않다.


"책에서 봤어."


이제야 질문을 끝낸 프리아가 마나석을 건네받고 순순히 에딘을 따라 했다.


"요정아, 나와봐!"


프리아의 청량한 목소리가 언덕 한쪽에 울려 퍼졌다. 어째 내용이 내가 말한 것과 다르긴 하지만 바람의 정령이 나타났다.


엘리엘을 계약할 때와 마찬가지로 허공에 모습을 드러낸 정령들. 하지만 프리아가 가지고 있는 마나석을 향해 발톱을 들어내지는 못했다. 느닷없이 불어온 돌풍이 새들을 밀어냈기 때문이다.


휘이이이익-


주위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는 엘리엘이 일으킨 바람이었다.


갑자기 많은 새의 등장과 강한 바람에 놀란 프리아가 에딘의 뒤로 숨어들었다.


"앗!"


"괜찮아. 나와 봐."


프리아 고개를 내밀자 가까운 바위 위에 새 한 마리가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녀석은 사이즈도 생김새도 참새와 흡사했다. 작고 귀여운 녀석의 모습은 프리아의 경계심을 허물기 충분했다.


정령이 에딘과 프리아를 번갈아 보며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누가 계약하는 거야?"


"잠깐, 그보다 먼저 정령의 노래를 할 줄 알아야 해."


프리아는 음유시인 테크트리를 타야 하기 때문에 노래를 할 줄 모르면 의미가 없다.


"할 줄 알아. 들어 볼래?"


다행히도 녀석은 정령의 노래를 할 줄 알았다.


"그래, 들려줘봐."


"공연비는 받아야지. 마나석 줘봐"


하여튼 마나석을 챙기려는 놈들이 너무 많다.


"됐어. 그럼 계약부터 해."


마나석만 받아먹고 도망칠 수 있으니, 먼저 계약부터 하기로 했다. 움츠려 있던 프리아가 내가 일러주는 대로 일련의 과정을 거쳐 녀석과 계약했다.


친화력이 없으면 어쩌나 걱정이었는데, 걱정과는 달리 프리아도 문제없이 계약에 성공했다. 다행히 프리아는 그간 충실하게 포션을 마시며 마나를 보충한 탓에 쓰러지거나 혼절하지 않았다.


정령의 이름은 아티니.


프리아가 말을 하는 정령의 모습이 신기했는지 연신 말을 걸었다.


"아티니, 너 정말 요정이야? 넌 어디서 왔어?"


귀찮을 법도한데 아티니가 프리아의 말을 잘 받아줬다. 이야기가 자주 딴 길로 새는 것이 정령의 노래를 배우는 과정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그래도 프리아는 새로운 친구가 생겨서 좋은 모양이다.


'그래, 천천히 하자.'


***


에딘은 혼자 조용한 곳으로 이동해 새로운 정령과 계약했다.


남은 마나석 두 개를 모두 사용해 각각 땅의 정령과 물의 정령을 계약했다. 그리곤 오두막으로 달려가 먼저 물의 정령의 능력을 활용해 식수를 담는 물독에 물을 채웠다.


반 이상 줄어버린 물독에 에딘이 손을 뻗자 물이 찰랑이며 서서히 수위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마나가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졌지만 에딘은 속이 개운했다.


"좋았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에딘은 이 물독에 물이 떨어지는 것이 꽤나 거슬렸다. 제레이드가 이 물독을 채우기 때문이다.


아침마다 계곡에서 물을 길어와 물독을 채우는데, 왔다 갔다 따져 보면 약 한 시간가량을 물을 길으는데 들어간다.


하루로 따지자면 얼마 안 되는 시간이지만, 길게 본다면 이게 만만치가 않다.


1년이면 365시간.


그 정도면 책이 한 권 나온다.


'아까운 시간을 낭비할 수는 없지!'


채무가 사라진 제레이드는 이제 하루 종일 숲에서 약초를 캐지 않는다. 오전에 잠깐 약초와 나무를 하는 정도.


남는 시간은 제영사를 집필하는데 열중하고 있다. 이제 며칠만 있으면 기대하던 3권이 나온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거슬리는 상황을 처리했더니 본래 일정보다 약 한 달 정도 빨라진 것 같다.


기쁜 일이지만 아직 이걸로는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24권까지 9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서 8년 11개월이 된 것뿐.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시간은 모조리 줄여야 한다.


“최종 목적은 결국 골방에 가둬놓고 군만두를 아니, 식사만 넣어 주면서 글만 쓰게······.”


에딘이 망상에 젖어 중얼거리고 있을 때였다.


“에딘,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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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빚. (1) 22.10.16 42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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