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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하범 님의 서재입니다.

괴물들이 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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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하범
작품등록일 :
2021.01.15 13:48
최근연재일 :
2021.10.02 21:00
연재수 :
5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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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00
추천수 :
85
글자수 :
341,565

작성
21.09.26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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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56화.

DUMMY

“이진호, 이진호!”


철썩, 철썩.


뺨 위로 따갑게 느껴지는 통증에, 이진호가 간신히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가장 먼저 보이는 건, 하늘 높이 손을 치켜든 이유영이었다.

그녀와 시선이 마주쳤다 싶은 순간, 다시금 뺨 위로 화끈한 통증이 내리꽂혔다.


철썩.


“선, 배님···?”


이진호가 억울한 눈으로 물었다. 방금 분명 눈이 마주치지 않았느냐고.


“어, 미안. 깼냐?”


전혀 사과하는 사람의 태도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 뻔뻔함에 헛웃음 칠 새도 없이, 그녀가 말을 돌렸다.


“갑자기 왜 기절한 거야?”

“저도 잘···윽!”


머리가 지끈지끈 울려댔다. 마치 뾰족한 칼끝으로 뇌를 쿡쿡 쑤셔대는 것 같은 통증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앓던 이가 빠진듯한 후련함이 느껴졌다.

그 이율배반적인 느낌을 뒤로하고, 이진호가 방금의 상황을 돌이켜봤다.


“아까, 그 소리는 뭐였습니까?”

“암시를 푸는 트리거.”


거기까지 말한 이유영이 무언가를 떠올렸는지 눈을 게슴츠레 떴다.


“너 설마···.”

“말씀 중에 끼어들어 죄송합니다만, 더는 지체할 시간이 없습니다.”


정종석이 초조하게 손목시계를 두드렸다.


“정부의 계획이 실패했다는 걸 알게 되면, 박민상 부장이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습니다. 최악의 경우, 두 분을 죽이려 들 수도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가 아니라, 반드시 죽이러 온다.”


이유영이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확신에 찬 어투였다.

정종석이 설핏 얼굴을 굳히며 물었다.


“어떻게 확신하십니까?”

“그런 인간이니까.”


근거라고는 빈약하기 그지없는 싱거운 답변이었으나, 묘하게 설득력 있었다.


“이 선임 말씀대로라면, 시간이 더 촉박한 거 아닙니까? 지금이라도 당장 움직여야 합니다!”

“그래, 당연히 그래야지. 근데···.”


정종석이 챙겨온 장비들을 하나둘 점검하던 그녀가 마지막으로 권총을 장전했다.


“쁘락치, 너는 좀 자고 있어라.”


철컥.



***



쿵쾅쿵쾅, 십수 쌍의 발소리가 텅 빈 복도를 요란하게 울렸다.

정장 차림으로 복장을 통일한 일단의 무리가 뛰는 듯 빠른 속도로 복도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잠깐, 정지.”


불현듯, 선두의 사내가 주먹을 번쩍, 치켜들었다.

뒤 다르던 사내들이 언제 뛰었냐는 듯 거짓말처럼 제 자리에 멈춰 섰다.


사내, 3팀의 선임 요원인 장진우가 눈을 게슴츠레 떴다.

구금실의 문은 반쯤 열려있고, 구금실 앞쪽에 누군가가 쓰러져 있었다.

불길한 예감이 뇌리를 스쳤다.


그가 권총을 빼 들고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뒤따르는 요원들도 그에 맞춰, 덩달아 조심스러워졌다.


장진우가 발끝으로 쓰러진 사내의 몸을 뒤집었다.


“성규?”


익숙한 얼굴이었다.

대강 살펴보니, 눈에 띄는 외상은 없었다. 그리고 옅지만, 가슴이 위아래로 오르락내리락했다.

죽은 게 아닌, 기절한 것이었다.


장진우가 발끝으로 툭툭 그를 건드렸다.

하지만 몸을 움찔하는 기색도 없었다.

금방 정신이 들 거 같진 않았다.


그리고 쓰러진 이가 김성규 하나만은 아니었다.


“끄으으···.”


예민해진 청각은 희미하게 새어 나오는 신음을 놓치지 않았다.


모로 쓰러진 또 다른 요원이 옅은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낯익은 얼굴이긴 하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정종석이!”


깜짝 놀란 다른 요원이 그의 이름을 대신 외쳤다.


정종석. 맞아, 그런 이름이었다. 2년 전쯤인가, 막내라며 인사를 받은 기억이 있었다.


장진우가 다급히 그를 흔들어 깨웠다.


“정종석! 정종석!”

“끄으으···.”

“정신이 드나?”

“누, 구···? 장, 진우 선임 요원님···?”

“그래, 나다. 어떻게 된 거지? 구금돼 있던 1팀 놈들은?”

“저와, 김··· 선배님을 쓰러트리고 도, 도망···.”


장진우의 짐작대로였다.

하지만 역시, 의문은 남는다.


“그러니까, 어떻게? 도대체 어쩌다가?”

“자, 잘, 모르겠··· 큭!”

“정종석! 정신 차려! 정종석!”


장진우가 애타게 그를 불렀지만, 결국 정종석은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미약하게 들리는 숨소리를 보아, 죽은 건 아니었다. 다행히, 의식만 잃은 것이었다.


“전원, 잘 들어.”


착 가라앉은 장진우의 목소리에, 요원들이 일제히 차려자세를 취했다.


“구금하고 있던 1팀 놈들이 도망쳤다. 그것도, 우리 식구를 다치게 하면서.”


그가 분연히 몸을 일으켰다.


“우리 식구가 다쳤다. 우리가 가만히 있어야 하겠나?”

““아닙니다!””


요원들이 일제히 소리쳤다. 복도가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우렁찬 외침이었다.


권일환의 명령은, ‘구금된 1팀의 요원들을 데려와라.’ 그것이 전부였다.

그 안에, ‘무사히’라는 단서는 없었다.


뿌드득.

장진우가 거칠게 주먹을 말아쥐었다.


“팔다리 몇 개쯤은 부러트려도 되니까, 당장 그 새끼들 찾아!”

““예!””



***



“갔냐?”

“간 거 같은데요?”


이유영이 문밖으로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좌우를 훑어봤지만, 개미 새끼 하나 보이지 않는다.


“야, 쁘락치. 애들 다 갔냐?”


기절한 듯 쓰러진 두 사람을 제외하고는.


“예, 그런 거 같습니다.”


정종석이 벌떡 몸을 일으켰다.


“연기 잘하네, 쁘락치여서 그런가?”

“하하···.”


그가 이유영의 농담을 애써 웃어넘겼다.

그는 애초에 기절한 적이 없었다. 기절한 척하며, 연막 역할로 그들의 계획에 일조한 것이었다.


도망친 척하면서, 몰래 숨어든다.

누군가가 보았으면, 금선탈각金蟬脫殼의 계! 라며 그녀가 순간적으로 발휘한 기지에 감탄했을 것이었다.


하지만 정작 그 아이디어를 내놓은 장본인은 무엇이 불만인지, 짧게 혀를 찼다.


“쯧, 선임 요원이란 놈이 왜 이렇게 부주의해? 적어도 현장은 제대로 살펴야 되는 거 아니야?”


이진호가 점잖게 그녀를 타일렀다.


“선배님의 신묘한 기책이 잘 통했다는 거로 해두시죠.”

“신묘한? 신X유기?”

“에··· 아닙니다.”


썰렁한 농담을 나누며 떠날 준비를 하는데, 이유영이 갑자기 발걸음을 멈췄다.


“근데, 무슨 소리 안 들리냐?”

“무슨 소리가 들리신다고···?”


의문을 뱉었던 이진호가 말꼬리를 흐렸다.


“끄으으···.”


아주 작디작은 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혔기 때문이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면 못 듣고 지나쳤을 만한 소리였다.


“쟤, 깬 거 같은데?”


그녀의 말대로였다. 기절했던 김성규가 머리를 깜싸 안고 주변을 더듬거리기 시작했다.


“끄으으, 여긴···?”


김성규가 간신히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백열등의 밝은 빛이 눈을 찔러왔다. 바늘로 찌르는 듯 각막 위로 번지는 따끔한 통증이 수십 번의 깜빡임을 강제했다.


“···떻게 하죠?”

“그냥 슥···는 건 ····?”

“그···까?”


낮게 웅성거리는 대화 소리가 들려왔다. 먹먹하게 고막을 울리는 이명 탓에 그 내용이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김성규가 억지로 초점을 맞췄다. 흐릿한 상이 점차 하나로 모였다. 그건 사람의 형체였다. 정확히는 2남 1녀의.


“···군데?”

“김··· 선배라고, 아까까지··· 근무했던 ····.”

“아아.”


그중 한 여자가 바짝 다가왔다.


“안타깝게도, 대머리 고자라는 내 말은 틀렸네.”


이쁘장하게 생긴 주제에, 험한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여자였다.


“근데, 내가 틀리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이 여자가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거지?

그러고 보니, 목소리가 귀에 익었다. 비교적 최근에 어디선가 들어본···.


“대머리는 시간 없으니까, 고자만 하자.”


뭐?


의문을 토해내기 전에, 강렬한 충격이 꽂혀왔다.


“꺼억!”


번개라도 맞은 듯, 짜릿한 통증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그의 몸을 관통했다.


“끄아아···!”


김성규가 눈물까지 찔끔 흘리며 몸을 새우처럼 말았다. 사타구니에서 축축한 감촉이 느껴졌다. 그곳에서 느껴지는 공허함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당장이라도 직접 만지며 확인하고 싶었다.


하지만 도무지 그럴 용기가 서지 않아, 입술이 덜덜 떨렸다.


그때였다.


“잘 있어, 고자. 아니, 김머시기라고 했나?”


퍽.


강력한 충격이 머리를 엄습하고, 시야가 새까맣게 물들었다.


‘내 이름은 김머시기가···.’


털썩.



***



“···아아!”


바람결에 떠밀려온 소리가 귓가를 스쳤다. 장진우가 제자리에 멈춰 왔던 길을 돌아봤다.


“왜 그러십니까?”

“···아니다, 너희 먼저 가.”

“예, 그럼.”


그가 손짓하자, 요원들이 인사를 남기고 성큼성큼 멀어졌다.


홀로 남은 장진우가 미간을 좁혔다.


방금 그 소리는 분명 사람의 비명이었다. 그것도 아주 끔찍한 절규.


‘그러고 보니, 몇 가지 이상한 부분이 있었어.’


당시에는 3팀의 요원이 다쳤다는 사실에 흥분해서 미처 깨닫지 못했지만, 분명 석연치 않은 점이 몇 가지 있었다.

1팀 놈들이 구금실에서 빠져나온 방법, 정종석이 그 자리에 있었던 이유와 보란 듯이 현장을 남긴 이유 등.


‘확인해볼 필요가 있어.’


결심을 굳혔을 때는 이미 왔던 길을 되돌아가고 있었다.



***



“이쪽입니다.”


고자가 된 김머시기를 뒤로하고, 그들은 정종석의 안내를 받아 길을 나섰다.


“이제 곧 도착합니다.”


그렇게 채 5분이 지나기도 전에, 정종석이 목적지에 도달했음을 알렸다.

이진호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의문을 뱉었다.


“이거, 뭔가 불안하지 않습니까?”


두 쌍의 눈동자가 물음표를 띄웠다. 왜 그러냐는 뜻이었다.

이진호가 목소리를 죽인 채 열변을 토했다.


“아니, 이상하지 않습니까? 너무 순조롭잖아요!”


이곳은 3팀의 본부, 대구·경북지역의 컨트롤 타워였다. 그리고 박민상이 지휘권을 꽉 잡고 있는 곳이자, 그들이 탈출해야 할 적지였다.

하지만 이게 뭔가?


“여기까지 오는 동안 개미 새끼 한 마리 안 보였습니다!”


3팀의 본부는 마치 텅텅 비어버린 듯, 개미 새끼 하나 보이지 않았다. 그들이 가장 최근에 본 3팀의 요원이라고는 이유영이 펼친 함정에 걸려 지금 엄한 곳을 뒤지고 있을 자들뿐이었다.


“이건, 분명 함정입니다. 선배님의 계획을 간파하고 역으로 함정을 판 게 분명합니다!”


지금의 순탄함은 마치 폭풍 전의 고요와 같았다.

이 앞엔 무언가 있다.

무언가가 호시탐탐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끔찍한 함정이 아기리를 쩍 벌린 채 그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건 하나의 예감이었다. 반드시라고 해도 좋은 예감!


“제 직감이···아야.”


퍽!하는 소리와 함께 골이 흔들렸다. 이유영이 그의 뒤통수를 후려친 것이었다.


“지랄.”


이유영의 눈은 차게 식어있었다.


“이진호, 어디 가서 내가 사수였다고 하지 마. 부끄러우니까.”

“예?”

“모르는 게 부끄러운 건 아니지 않습니까?”

“그것도 정도가 있지, 쯧.”


이유영이 고개를 홱 돌렸다. 더는 상대하지 않겠다는 태도였다.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흐름이었다.

이진호가 이 상황을 이해하고 있는 또 다른 사람에게 시선을 보냈다. 설명을 요구하는 눈이었다.


정종석이 어색한 미소로 답했다.


“경계警戒의 의미를 생각해보시면 됩니다.”


경계의 의미?

말뜻을 알 수 없었다. 되려, 의문만 더더욱 깊어졌다.

그 표정을 읽었는지, 정종석이 설명을 덧붙였다.


“경계란 경계할 대상이 있어서 하는 거지 않습니까?”

“그렇죠.”

“그럼, 3팀에서 경계할 대상은 누구누구겠습니까?”


경계할 대상이라.

보통은 감염자와 참회자가 그 대상이었다. 누가 뭐래도, 회사의 주적들이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굳이 하나 더 꼽자면,


이진호가 손을 들어 자신을 가리켰다.


“우리?”

“맞습니다.”


정종석이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리고 이진호는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깨달았다.


“그러니까, 우리의 목적을 탈출로 알고 있으니까, 안이 아니라, 밖으로 가는 길을 살핀다. 이겁니까?”

“그렇습니다. 그리고 애초에, 이 시설 내부에는 경비가 따로 없고요.”

“어차피 감염자나 참회자는 외부에서 침입할 테니까요?”

“바로 그겁니다.”


그러고 보니, 1팀에서도 경비인력이라고 할만한 게 없었다. 본관의 복도는 항상 텅 비어 있었다. 물론, 무기고라는 특수한 케이스를 제외하면.


이진호의 시선이 이유영에게 닿았다. 무모해 보였던 그녀의 계획이 비로소 완벽하게 이해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대답은 정종석에게서 나왔다.


“예. 저희는 지금, 빈집을 털러 가는 겁니다.”



***



꿀꺽꿀꺽.


박민상이 냉수를 들이켜듯, 나발을 불었다. 그가 도피 생활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틈틈이 모았던 와인 중 하나였다.


“크흐.”


탕!


그가 텅 빈 술병을 거칠게 내려놓고 권일환을 노려봤다. 불콰하게 달아오른 얼굴은 그가 이미 만취했음을 알렸다.



“왜 아직도 소식이 없어?”

“몇 분 지나지도 않았습니다. 조금만 기다리십시오.”


소파에 앉은 권일환이 날카롭게 응수했다.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주정뱅이에게 예의를 차릴 여유 따윈 남아있지 않은 것이다.


탕!


“권 팀장!”


박민상이 책상을 내려쳤다. 그리고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얼굴로 고래고래 소리쳤다.


“네가 나한테 이러면 안 되지! 내가 나 혼자 살자고 그랬나! 다 권 팀장을 끌어주려다, 이렇게 된 거 아니야!”


권일환이 이를 갈았다.

다짜고짜 찾아와서 시신의 유기를 도우라 명령한 놈이 누구란 말인가!

그래놓고 이제 와서, 다 잘되자고 그런 거라고?

더는 상급자에 대한 예의고 뭐고, 무어라 고함치려는데,


똑똑.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두 사람의 시선이 문으로 쏠렸다.


“팀장님, 장진우 선임 요원께서 급히 전달하라는 말이 있어서 찾아왔습니다.”


둘의 시선이 교차했다.

1팀의 요원들을 데려온 게 아니라, 급하게 말을 전하러 왔다고?

상황이 꼬인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슬금슬금 기어올랐다.


권일환이 자리에서 일어나, 문으로 다가갔다.


“도대체 무슨 일이길래···.”


그리고 문을 열었을 때, 그를 맞이한 건, 익숙한 여성의 얼굴과 검은색 총구였다.


“이야, 반가운 얼굴들이 다 여기 있네?”


이유영이 방긋 웃으며 총구를 들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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