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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몽이™ 님의 서재입니다.

이런 쓰레기 같은 고인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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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몽몽이™
작품등록일 :
2023.11.15 19:02
최근연재일 :
2024.04.05 19:05
연재수 :
145 회
조회수 :
25,477
추천수 :
313
글자수 :
835,086

작성
23.12.10 19:05
조회
350
추천
3
글자
12쪽

24

재밌게 봐주세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DUMMY

???


[왜!왜? 무슨 일이야?]


지존의 얼굴이 굳는 걸 본 본좌가 뭔가 이상하다는 낌새를 눈치채는지 지존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큰일이다! NPC가 나한테 사랑을 느꼈어! 하트 떴다!]


지존의 경악 어린 외침에 본좌도 당황했다.


[이, 이런! 좀 과했나? 앞으로 문제가 되겠군. 그러게, 누가 그렇게까지 느끼한 멘트를 뱉으랬냐? 정도가 지나쳤잖아!]


둘의 속마음을 모르는 점원의 두 눈은 이미 지존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아아, 말할래요. 꼭 말할래요. 전 당신을 믿으니까요."


‘당신’이란 표현이 나왔다. NPC에게서 유저가 이런 소릴 듣긴 아주 어렵다. 어려울 수밖에 없다. 호감도를 올리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호감도를 올려 친구가 되는 것도 쉽지 않은데, 친구도 아니고 ‘당신’이라니. 지존은 도대체 이 점원의 호감도를 어디까지 올려버린 걸까? 이러다 결혼 이벤트까지 뜨고 여기에 정착해야 하는 건 아닐까? 여러모로 고민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상황은 이미 벌어졌다. 이대로라면 나중에 이 점원이 가게를 때려치우고 가디언이 되어 함께 모험을 떠나겠다고 따라붙게 될지도 모른다. 게임상에서 유저 대 유저의 결혼식이 아니라 유저와 NPC의 결혼식이라는 진풍경이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불가능한 건 아니다. 다만 하는 사람이 없어서 그렇지.


게임 속에서의 결혼이라고는 해도 상대가 NPC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NPC에게는 결혼이 가상이 아닌 현실이니까.


그렇기 때문에 NPC가 사랑에 빠지면 유저에게 집착하게 되고, 이에 부담을 느껴 NPC를 떠나게 되면 유저를 향해 복수를 결심하는 등, 좋지 못하게 끝나는 경우가 생긴다. 


그렇기에 지존이 부담을 느낀 거였다.

지존이 부담을 느낀 것도 모르고, 점원은 이어서 비밀을 누설했다.


“사실 이 일은 다른 NPC들도 잘 모르는 내용이에요. 아직 나오지 않은 퀘스트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건 사실 발설하면 안 되지만 당신에게만은 꼭 말해 주고 싶어요.”


지존은 귀를 기울였다. 이 정도면 진짜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히든 퀘스트일 거다.


“여기서 서쪽으로 계속 가면 용산이란 곳이 나와요. 실제 지명은 아니죠. 단지 산에 용 모양의 조각이 있다고 해서 용산이란 별명을 가진 것뿐이에요. 실제 지명은 저도 잘 몰라요.”


지존은 점원 쪽으로 더욱 몸을 기울였다.

점원은 가까워지는 지존에게 떨리는 마음을 숨기며 천기누설을 이어 나갔다.


“그곳에 무공비급이 있다고 해요. 아직 개방되지 않은 동굴에 말이죠. 아마도 게임 시간으로 서너 달 뒤에 운영자들이 힌트 공지를 낼 건가 봐요. 위치가 아닌, 단순한 힌트로요. 사실 제가 말하는 것은 힌트가 아니어서... 남들이 알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요.”


꿀꺽. 

사랑에 빠져 나 정말 큰 거 말했다.

내가 널 이렇게나 생각해.

내 마음 알지?


미처 말을 다 끝마치지 못하고 한 줄기 이슬을 떨구는 점원. 지존을 향해 우수에 찬 눈길을 보내는 NPC에게, 지존은 차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난감하네.’


이익이 되니 유혹하기는 했는데, 이런 상항에서 어떻게 하면 NPC를 자연스럽게 떼어놓을 수 있을지 고민이 됐다. 그냥 떼어놓기만 하면 되는 것도 아니다. 호감도는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 잡템을 비싸게 사주지.


아아! 참으로 무서운 생각이 아닐 수 없다. 차갑다. 어찌 이렇게 잔인하게 순정을 짓밟을 수 있단 말인가! 그의 머릿속에는 오직 돈과 무공비급밖에 없단 말인가!


지존은 점원의 어깨를 살포시 감싸 안았다.


“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군요. 이 상황에서 제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하지만 당신의 마음을 알 수 있어요.”


그윽.

지그시.


“앞으로 3, 4개월 뒤! 꼭 그 무공을 손에 넣고야 말겠어요. 그리고 당신을 꼭 찾아오겠어요. 무공비급을 얻고 무수한 레벨업을 한 뒤 멋진 모습으로 당신 앞에 나타나겠어요.”


“아아, 당신은 지금도 멋져요.”


“당신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어요. 그 어떤 유저도 당신이 나에게 말해 준 그 비급을 얻지 못할 것입니다. 그 비급은··· 당신의 마음이니까.”


당신의 마음이니까. 당신의 마음이니까. 당신의 마음이니까······.


이 얼마나 느끼한 멘트인가! 하지만 NPC의 눈은 이미 맛이 갔다. 감동해서였을까? 그저 호감도 게이지에 숫자가 점점 올라가면서 사랑이 커질 뿐이다.


그러나

서로의 생각이 달랐으니······.


NPC : 아아, 고마우신 분··· 이분에게 나의 순정을······!


지존 : 아이씨, 짜증 나는 녀석이군. 돈 많이 주는 것만 아니었으면 이렇게까지는 안했을 텐데.


참으로 상반되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그저 마음을 빼앗긴 NPC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전할 뿐이다. 이 상황을 어찌 타개할꼬.


"저, 이것을 가져가세요. 상당히 먼 여행이 될 거예요. 그저 제 마음이라 생각하세요."


아이템이다.

그것도 고급이다.


“아니, 이건!”


대체 이게 어디서 났대? 

지존은 모든 능력치를 올려주는 도(刀) 한 자루를 받았다.


'아싸! 횡재닷!'


여기서 팔지도 않는 물건인데, 이게 어디서 튀어나왔지?

어디 상자 같은 곳에서 꺼낸 것 같지도 않다.

어디서 나온 무기인지 진짜 궁금했다.


하지만 궁금하다고 촐싹맞은 행동을 보일 수는 없는 법.

진중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게다가 한 번의 사양은 겸손이라 하지 않는가.


"아! 이런 것을! 받을 수 없어요. 난 그저 당신 마음만 있으면 되는걸요."


지존의 사양에 달아오른 건 NPC였다.


"아아, 아니에요. 이게 제 마음이에요. 이 도가 당신을 지켜주리라 믿어요."


지존은 속으로 씨익 웃었다.


'음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기분이 좋구나! 풍악을 울려라!'


하지만 내색하지 않고 진지하게 대했다.


"고마워요. 당신의 마음을 소중히 할게요. 조금만 기다려줘요. 내가 돌아올 때까지 어디 가지 말고 꼭 여기 있어야 해요."


"그럼요. 기다릴게요."


지존은 끝까지 아련함을 연기하며 가게 밖으로 나왔다.


상황은 종료됐다. 

이제 무공을 향한 여정이 시작되리라. 이제 무공비급만 얻으면 고수가 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 다시는 이딴 싸구려 잡화점 따위에는 들르지 않아도 될 것이다.


지존의 입가를 비죽이며 인상을 찌푸렸다.


“AI 학습 누가 시켰냐? NPC면 NPC답게 비밀을 지켜야지. 함부로 발설하다니.”


본좌가 다가왔다.


“후후, 그래도 무공비급의 비밀을 손쉽게 알아냈잖아. 고마워해야겠군. 그건 그렇고, 감히 비밀을 발설하다니. 자신을 만들어준 부모를 배신하고 사랑을 택한 건가? 바보 같군. 그냥 확, 운영자에게 불어버리고 포상금이나 타먹을까?”


지존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운영자에게 말했다간 비급이 사라질지도 몰라.”


“흠, 그렇군. 그럼 어쩌지?”


“잘 생각해 봐야겠군. 비급을 얻기 전까지는 일단 살려둘 필요가 있어. 그리고······.”


“그리고? 비급을 얻고 나서 제거하려고?”


무서운 소리를 이렇게 쉽게 해도 되는 걸까?

지존은 고민했다.


“비급을 얻은 뒤에··· 도 살려놔야겠군. 운영자에게 말했다간 무공비급까지 뺏어갈지도 모르니.”


본좌는 지존의 선택에 의문이 생겼다.


“흠, 그럼 어쩔 수 없군. 계속 살려놔야 하는 건가?”


지존의 고민을 본좌는 알기 때문일까. 그는 진실로 지존을 걱정해 주었다.


"뭐, 지존 네가 괜찮다면야. 여차하면 살수들에게 돈 몇 푼 쥐여주고 NPC 하나 죽여달라고 하지 뭘."


본좌의 말에 지존의 얼굴이 환해졌다.


"하하, 그럼 해결됐군. 이제 남은 일은 무공비급을 찾기 위한 여행뿐인가?"


본좌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래. 하지만 일단 레벨업을 더 해야겠어. 레벨이 너무 낮으면 이벤트 깨기 어려울 거 같아.”


지존은 본좌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흠, 그렇군. 그렇다면 일단 나는 도의 숙련도나 올려야겠군. 너도 독고9검을 더 연성하라고."


"후후, 물론이지."


레벨업을 하기 위해 성을 빠져나가는 그들의 뒤로 오후의 태양이 작열한다.

이제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 얼마 안 있으면 이벤트가 발생할 것이다. 용산이라는 곳도 찾아야 했다.


동굴이라고 했다. 용산도 찾아야 하고, 용산에 있는 동굴을 샅샅이 뒤져 어디서 비급이 나올지를 확실히 찍어두어야만 한다.


앞으로 매우 힘든 여정이 둘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제7장


악마, NPC 그리고 운영자




“하압!”


풀썩.


“뭐야, 댁은! 지금 내가 몹 몰고 있는 것 안 보여?”


“네? 몹몰이요? 저는 그저 뛰어가는 곰을 공격해서 잡았을 뿐인데요?”


“아이씨! 그러니까 내가 곰을 뛰게 했다 이거야! 아··· 정말 짜증나네······!”


성이 나서 폴짝 뛰는 유저. 하지만 상대는 뭐 어쩌라는 식으로 대응했다.


“저야 몰랐죠. 님이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그저 몹이 보이기에 잡은 것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죠. 설마 한 대 치고 몹몰이하는 중이었다고 해서 이게 님의 곰이라고 하지는 않겠죠?”


“이이··· 야! 스틸을 했다면 스틸을 했다고 말해! 어디서 발뺌이야!”


“발뺌이라뇨? 무슨 소릴 그렇게 하시죠? 지금은 밤이라고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곰을 다 잡고 나니까 나타나서는 왜 스틸하냐고 처음 보는 사람에게 말을 놓는 당신의 행동이야말로 어거지 아닌가요?”


“뭐야? 어거지? 너! 나이가 몇인데 나보고 말을 막 하는 거야? 내가 누군지 알아?”


“그러는 댁은 제가 누구인지 아시나요?”


“허허··· 이것 참 답답하네. 야! 네가 누군지 내가 어떻게 알아?”


상대의 말에 청년의 얼굴에 비릿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러니? 넌 내가 누군지 모르지?"


[캡처한 흔적 없음. 동영상 찍고 있는 흔적 없음. 내가 처리한다.]


[조심해.]


"그··· 러··· 니···? 이 자식 봐라! 너 나이가 몇인데 나한테··· 컥!"


풀썩.


아직 사라지지 않은 시체.

아이템을 드랍한 채 풀밭 위에 누워 있는 곰 옆으로 하나의 시체가 더 생겼다.


“바보 같은 놈. 내가 네가 누구인지 알면 죽이겠냐? 그리고 내가 누군지 모르면 그냥 끝까지 몰라라 크크크!”


답답해 죽겠지?

약올라 죽겠지?


지존이 몹을 사냥하던 중 다른 유저와 갈등이 생기자 멀리 있던 본좌가 슬며시 다가와서 유저를 쳤다. 얼마나 억울할까. 밤이어서 누군지 잘 보이지도 않지, 갑자기 당한 거라 캡처도 못 했지, 그저 외딴 산중에서 홀로 사냥하던 사냥꾼의 비애이리라.


“클클, 너무 그러지 마라. 어서 아이템이나 챙겨서 뜨자. 밤이어서 다른 사람들이 주위에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갈 길도 멀고, 만일이라는 게 있으니까.”


“그래, 어서 뜨자.”


곰에게서 나온 아이템 하나. 그리고 한밤중에 돌아다니다가 정체를 모른다는 말에 안심하고 죽여버린 떨거지 하나에게서 나온 아이템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발길을 서둘렀다. 


둘은 지금 낮이나 밤이나 쉴 새 없이 이동하는 중이다. 용산이라고 불리는 곳을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곳의 지리를 빨리 파악해야 했다. 그리고 이벤트에서 승리하기 위해 경쟁력을 올려야 했다. 시간을 아껴 최대한 빠르게 레벨업을 해야 했다.


밤이다. 시야가 극단적으로 줄어드는 야간이다. 

유저의 시야는 제한되고, 몹의 능력은 향상되는 디버프의 시간.


하지만 시야가 줄어드는 밤에도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둘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수없이 PK를 하는 동안 단련된 감각은 단순히 눈에만 의존하는 1차적인 수준을 뛰어넘을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밤이라는 시간대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 발견된 몹은, 유저들과 비교하면 더 나은 감각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이점을 살리지 못한 채 그들의 레벨업의 희생물이 될 수밖에 없었다.


더 향상된 능력의 몹은 더 많은 경험치를 준다.

그래서 그들은 밤 사냥을 더 즐기는 편이다.


"이거 정말 좋은데?"


지존이 막 갈색곰의 엉덩이와 엉덩이 사이의 계곡에 살포시 박아넣었던 도를 꺼내며 말했다.


"뭐가?"


지존의 도 옆으로 같이 넣었던 검을 꺼내며 본좌가 물었다.

잔인한 놈들! 




예전에 작업한 글을 다듬어 리메이크 한 작품입니다. 리메이크라기 보다는 리부트에 가깝습니다. 워낙 오래된 글이라 기억하시는 분도 없을 것 같지만,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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