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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몽이™ 님의 서재입니다.

이런 쓰레기 같은 고인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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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몽몽이™
작품등록일 :
2023.11.15 19:02
최근연재일 :
2024.04.05 19:05
연재수 :
145 회
조회수 :
25,491
추천수 :
313
글자수 :
835,086

작성
23.12.05 19:05
조회
427
추천
3
글자
12쪽

19

재밌게 봐주세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DUMMY

"너, 도대체 폴른 엔젤을 어떻게 아는 거냐? 무슨 사이지?"


질문에 돌아온 것은 꼬맹이의 비웃음 뿐이었다.

건방진 눈초리로 악마를 바라보던 꼬마가 입을 열었다.


"후후, 폴른 엔젤은 나의 아버지시지. 난 아버지의 모든 것을 이어받은 폴른 엔젤 주니어라고 한다.“


그랬다. 이 꼬마는 또 다른 전설의 주니어였던 것이다. 전설의 dna와 전설의 기술을 물려받은 판치기 유망주였다.


“나루호도...”


네임리스 데빌은 인정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네임리스 데빌이여, 잘 부탁한다. 한 달에 한 번 내 용돈 주머니가 되어주셔야겠어. 후후."


기가 막히는 일이다. 폴른 엔젤. 그의 자식이라니. 폴른 엔젤 주니어, 판치기 메이저 리거라면 모두 다 아는 궁극의 전사! 그런 폴른 엔젤이 아들을 만들다니! 가정을 꾸렸다더니 언제 애를 이만큼 키웠단 말인가!

 

그리고 그의 모든 것을 전수했다니! 2대씩이나 판치기를 업으로 삼아 살아가겠다는 말인가! 아아, 참으로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제 판치기 계에 새로운 별이 떠오르는 것인가.


다시 꼬마의 입이 열렸다.


"오늘! 나의 메이저 데뷔전을 위해 네임리스 데빌을 제물로 삼으려 하는데··· 어때요? 괜찮겠어요? 후후."


“나를? 너의 제물로?”


꼬마의 말에 악마는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그는 차가운 눈으로 꼬마를 비웃었다.


“후후, 폴른 엔젤··· 그가 너 같은 녀석을 만들다니······. 그렇군. 그래서 여태껏 소식이 없었던 거였군.”


악마는 어깨를 으쓱였다.


“건방진 꼬마야, 날 너무 무시한다고 씽크 어바웃하지 않니? 나 네임리스 데빌이 겨우 폴른 엔젤 주니어의 제물 정도로밖에는 보이지 않니?”


자신을 무시하는 악마의 발언에 꼬마의 인상이 구겨졌다.


"그게 무슨 말이죠? 흥, 그런 식으로 말해도 소용없어요. 제가 그 정도 격장지계에 넘어가 무너지리라고 생각하나요? 우습군요. 난 폴른 엔젤의 후계자라고요!"


말을 마친 꼬마는 크게 기술명을 외치며 손을 내리찍었다.


"엔젤스 스마일!"


쾅!


도덕책에 강렬한 충격이 있고 난 뒤, 그 여파로 수많은 동전이 떠올랐고 서서히 낙하를 시도했다. 주니어는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악마 역시 갑자기 미소를 지었다.


"후후, 아직은 어리구나. 엔젤스 스마일은 아직 네가 사용하기에는 무리인 기술 같은데. 기본 기술조차도 제대로 익히지 못하다니······."


흠칫.


‘그걸 어떻게?’


악마의 말은 사실이었다. 사실, 그는 아직 아버지의 모든 것을 물려받지 못한 상태였다. 아직 몸이 무르익지 않은 초등학생의 신체였기 때문에, 고도의 피지컬을 요구하는 아버지의 기술을 완전히 습득하기에는 무리였다.


꼬마는 긴장했다. 그러나 도덕책의 동전들을 확인하고는 안도했다.

모든 동전은 넘어간 상태였다.


“훗. 보라고요. 전 이미 기술을 완벽하게 습득했어요.”


꼬마는 자신만만했지만, 악마는 여유로웠다.


"이번엔 성공했지만 너의 엔젤스 스마일은 매우 불안정하구나. 너의 아버지와는 비교가 안 돼. 넌 엔젤스 스마일을 사용할수록 네 아버지를 욕하는 것밖에는 안 돼."


악마의 조롱에 꼬마의 얼굴이 붉게 변했다.


"으윽! 나의 엔젤스 스마일을 욕하지 마! 나의 기술은 완벽하다. 더 이상의 조롱은 용납할 수 없어! 그것은 아버지를 욕하는 것이기도 하니까! 봐랏! 나의 엔젤스 스마일을!"


새로운 스테이지, 그리고 그다음 스테이지, 모두 원 빵이었다. 그러나 네임리스 데빌의 얼굴에 걸려있는 미소는 여전했다. 그도 그럴 게 게임이 진행될수록 소년이 점점 지쳐가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기 때문이다.


원빵을 쳐놓고는 지친 듯 헉헉대는 꼬마에게 악마는 조소를 퍼부었다.


"후후, 너는 이제 끝났다. 너의 엔젤스 스마일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지. 너도 알고 있을 텐데? 이만 포기하시지, 그래?"


악마의 말에 꼬마는 이를 악물었다.


"으윽, 포기할 수 없다. 받아라! 엔젤스 스마일!"


꽝!


하나, 둘, 셋······. 동전이 하나씩, 하나씩 뒤집혔다. 원 빵인가! 아니다! 한 개가 넘어가지 않았다! 모두의 입에서 안타까운 한숨이 흘러나왔다.


"이···이런······!"


꼬마 역시 좌절감을 느낀 것일까. 악마의 입에 웃음이 걸렸다.


"후후, 내 말이 맞지, 꼬마? 엔젤스 스마일은 엄청난 팔 힘과 거대한 각이 필요한 기술······. 그런 기술을 너의 작은 체구가 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게다가 너의 엔젤스 스마일은 각도가 약간 잘못되어 있더군."


악마의 말에 꼬마는 경악했다.


"어···어떻게··· 엔젤스 스마일에 대해 알고 있는 거지?"


"잘 봐라, 꼬마!"


이제 턴은 악마에게 돌아왔다. 악마는 마지막 동전 하나를 손쉽게 뒤집어놓고선 새로운 판을 위해 손을 높이 들어 올렸다.


"보아라! 이것이야말로 원조 엔젤스 스마일이다! 나의 비기이기도 하지. 하압! 파이널 임팩트!"


콰앙!


수많은 판치기가 진행된 도덕책 표지다. 이미 탈탈 털릴 대로 털린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이만한 양의 먼지가 남아 있었단 말인가!

 

도덕책에서 갑자기 뿌연 먼지가 피어올랐다. 마치 원자폭탄이 터진 것처럼 버섯모양의 먼지구름이 피어올랐다. 그 엄청난 충격에 탁자까지 흔들거렸다.

 

“결과는?”


모두의 시선이 탁자 위로 모였다.

 

“원빵!”


모든 동전이 뒤집혀 있었다. 꼬마의 눈은 불신으로 가득했다. 악마는 꼬마를 보며 조소를 흘렸다.


"폴른 엔젤··· 후후, 너의 아버지이면서 내 대학 선배··· 그리고 결정적으로··· 내 제자이기도 하지. 엔젤스 스마일은 나의 비기 파이널 임팩트를 약하게 개조한 기술일 뿐이거든."


“그, 그런!”


경악이었다. 소년은 눈을 더 이상 커질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떠졌다.

소년의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마···말도 안 돼! 그럼 다···당신은 플래티······."


악마는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는 것이 꺼려지는지 꼬마의 말을 막았다.


"쉿, 꼬마! 거기까지만 해라. 난 알려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 참, 그리고 말이야··· 겨우 폴른 엔젤의 기술만을 다 익혔다고 해서 나에게 도전할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아. 너의 아버지 말고도 나에겐 두 명의 제자가 더 있거든. 각자에게 서로 다른 기술들을 전수해 주었지. 물론 나만의 비기는 알려주지 않았지만.


후후, 겨우 내 기술의 4분의 1도 안 되는 능력으로 섣부른 도전을 할 생각은 하지 말도록. 넌 그저 지갑이나 열고 나의 손을 기다리고 있으면 돼!"


꽝!


원 빵이었다. 하지만 엔젤스 스마일은 아니었다. 악마의 입에서 냉혹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이것은 엔젤스 모멘트!"


꽝!


역시 원 빵.


"이것은 엔젤스 스매시!"


꽝!


원 빵.


"이것은 엔젤스 크래시!"


꽝!


먼지가 거대한 버섯구름을 만들며 탁자 위를 초토화시켰다. 역시 원 빵이었다.


"이것은 엔젤 시리즈의 마지막 기술인 '헤븐즈 퓨어리'라고 하는 것이지. 너의 아버지조차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기술이지. 어때, 꼬마? 나를 상대할 자신이 남아 있나? 후후."


악마의 입에선 계속해서 기술명이 터져 나왔고 모든 동전이 원 빵으로 넘어갔다. 야차 시리즈··· 그의 제자 중의 한 명인 야차왕의 비전이 악마의 손에서 펼쳐졌다. 파리채 시리즈··· 그의 제자 중 파리마왕이란 자의 비전으로 불리던 기술이 쏟아져 나왔다.


"후후, 어떤가? 이것이 나의 나머지 기술들이지. 너의 아버지 기술은 이미 다 봤으니 이제 나의 비전들만 남은 것인가? 하지만 돈이 다 떨어진 너에게 나의 기술을 선보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겠군. 네가 졌다, 꼬마!"


소년의 얼굴은 구겨질 대로 구겨졌다.


“져, 졌다...”


이길 수 없었다. 상대는 실력이 없어서 초등학교 레벨에서 방황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의 실력은 전국 최강급 중 하나였다. 그런 자에게 도전한 자기 잘못이 컸다.


"왜··· 왜··· 왜! 왜 초등학교 리그에서 활동하는 거죠! 당신 정도라면 백수 레벨에서 놀아도 되잖아요!"


철썩!


갑자기 악마의 손이 소년의 뺨을 때렸다. 소년은 놀라서 악마를 쳐다보았다.


"졌으면 졌다고 인정해라. 내가 여기서 왜 노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돈이 떨어졌으면 다음 달에 와라. 한심한 변명이라니. 지금 네 꼴을 봐라! 너의 행동은 메이저 리거의 후계자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아버지의 명예에 먹칠하지 마라!"


소년은 주저앉았다. 그리고 울기 시작했다. 아버지를 믿고 자만했던 자신이 부끄러웠다. 눈앞의 상대는 강했다. 아버지의 스승이라는 자다. 그런 자에게 도전했다가 당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었지만, 자존심이 산산이 무너진 것에 대해서는 화가 났다. 눈물은 계속 흘렀다.


"일어나라."


악마가 소년을 일으켜 세워주었다.


"넌 강했다. 너의 엔젤스 스마일이 깨진 것은 네가 아직 그것을 버텨낼 만한 힘이 없기 때문이지 네가 못나서가 아니다. 넌 내가 본 초등학생 중에서 최고의 플레이어다. 아직은 어리기에 기술을 쓰는 데 문제가 있지만 4~5년만 지나면 너도 상당한 레벨에 도달할 것이다. 너 자신을 믿어라. 그리고 열심히 수련해라! 5년 뒤! 플래티넘 스타디움에서 널 기다리겠다!"


소년은 고개를 들었다. 눈앞의 악마가 자신을 인정했다.


<플래티넘 스타디움!>


게다가 플래티넘 스타디움이라니! 그것은 판치기 계의 플레이어라면 꼭 참가해 보고 싶은 꿈의 스테이지다.

 

가수로 치면 돔 공연이라고나 할까? 전국구 최고의 승부사 열 명만이 참가할 수 있는 냉엄한 승부가 펼쳐지는 최종장이 열리는 곳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열리는 토너먼트. 토너먼트의 우승자는 세계선수권대회로 나가게 되는 영예까지 얻게 된다. 그런 꿈의 세계에서 자신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소년은 더 이상 울지 않았다. 더 이상 쓰러지지 않을 것이다. 아버지를 뛰어넘어 자신의 한계에 도전할 것이다. 그리고 5년 뒤! 악마를 만나기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소년은 일어섰다. 더 이상 소년은 교만하지 않았다. 패배를 겪은 후 성숙한 것일까? 악마는 소년에게 한 차례 미소를 지어준 후 거대한 덩치의 사내와 함께 밖으로 나갔다. 악마의 그림자가 오락실 백열등의 빛을 받아 길게 늘어졌다.


"괜찮겠어? 플래티넘 스타디움이라니··· 다시는 나가지 않기로 했잖아?"


큰 악마가 작은 악마에게 물었다.


"녀석은 더 성장할 거야. 난 글쎄······. 5년 뒤라. 5년 뒤의 녀석을 보고 싶군. 녀석은 강해질 거야. 그리고 나에게 도전하겠지. 하하하! 이런 승부욕은 오래간만이야, 정말이지 멋진 날이로군. 자! 가자! 오늘은 기분이 좋아. 하하하하하하하!"


오락실을 나선 두 악마는 커다란 건물로 들어갔다. 항상 해오던 수순인지 아무 말도 없이 둘의 행동은 한 방향으로 움직였다.



***



그들이 들어간 곳은 서점이었다. 이럴 수가! 그들에게 책을 볼 수 있는 지적 능력이 있었단 말인가! 책을 볼 정도로 교양이 있었단 말인가!


둘은 거대한 대형 서점의 입구로 들어선 뒤 왼쪽 구석으로 들어갔다. 역시나 그곳엔 '감사한 책'들이 있었다. 진정한 사내라면 진정으로 감사해야 할 책. 소년을 어른으로 만들어주는 '청소년 권장 금서(禁書)', 바로 그것이었다.


둘은 자라나는 새싹들로부터 책을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덧씌워진 비닐을 살포시 찢어냈다.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았다. 비닐을 찢으려면 보통 '지이익' 하는 소리가 들리게 마련. 하지만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았다.


스킬명 무음순살(無音順殺)!


어디를 어떻게 했는가! 아아, 놀랍도다. 한 달이 넘도록 자르지 않은 기다란 손톱! 그 손톱을 이빨로 살짝 깨물어 톱니 모양의 도구로 변화시킬 줄이야!


날카로운 칼날로 변한 손톱은 금서를 감싼 비닐을 무차별하게 찢어발겼다.

​이윽고 껍질을 벗어던진 책은 본연의 찬란한 모습을 드러냈다. 총천연색의 컬러풀한 여성들이 두 악마를 향해 배시시 웃고 있었다.




예전에 작업한 글을 다듬어 리메이크 한 작품입니다. 리메이크라기 보다는 리부트에 가깝습니다. 워낙 오래된 글이라 기억하시는 분도 없을 것 같지만,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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