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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몽이™ 님의 서재입니다.

이런 쓰레기 같은 고인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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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몽몽이™
작품등록일 :
2023.11.15 19:02
최근연재일 :
2024.04.05 19:05
연재수 :
145 회
조회수 :
25,492
추천수 :
313
글자수 :
835,086

작성
23.11.21 19:15
조회
742
추천
7
글자
13쪽

5

재밌게 봐주세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DUMMY

제2장




원래 인생은 뽀록이야


이 게임은 성인 게임이다. 사용하는 기기에 따라 시각과 청각 기능만 사용하며 게임을 즐길 수도 있지만, 좀 더 리얼한 플레이를 위해 전신 촉각슈트를 활용해 온몸으로 게임 속에서 느낄 수 있는 모든 감각을 즐기는 플레이도 가능하다.


다시 말하지만, 이 게임은 성인 게임이다. 성인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도 제공한다는 의미이다.


"자기야, 너무··· 앙··· 아······."


"가만히 있어봐. 음, 음······."


"누가 보면 어쩌려고··· 아······."


"헉헉··· 보긴 누가 본다고··· 흑, 그래? 이 겜이 성인용인 건··· 음, 이런 거··· 해도··· 음, 돼서 아냐?"


"그래도··· 음, 창피하잖아······."


"창피하긴··· 사랑해, 츄······!"


​"사랑해, 자기······. 자기? 자기! 자······!"


로그아웃이라도 한 것일까? 아니면 강제 종료라도 당한 것인가. 숲에서 애정행각을 벌이던 두 연인이 갑자기 사라졌다. 왜일까? 다행히도 우리의 궁금증을 해결해 주려는 듯 두 연인이 누워 있던 자리에는 땅 깊숙이 박혀 있는 검을 발견할 수 있다.


그렇다.


그들은 당한 것이다.


지존과 본좌는 초보마을을 떠나 낙양성을 향해 가는 중 숲 속에서 몹시 불건전하고 야한 짓거리를 하고 있던 두 남녀를 만나고 말았다. 성인게임이라는 게 다 그렇고 그런 거지.


하지만 제 버릇이 어디 가랴. 둘은 이를 갈며 검과 도를 뽑아 들뿐이었다. 하지만 용기가 있다고 모든 불의를 무찌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봐도 연애 중인 남과 여의 복장이 범상치 않았으니까. 그냥 겉보기에도 반짝이는 것이 비싸 보였다. 입고 있던 복장, 장소, 습도, 온도, 모든 게 그들이 뉴비가 아님을 가리키고 있었다.


즉 둘의 복장은 둘의 레벨이 최소한 지존과 본좌의 레벨보다 높다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그 비싼 옷이 속옷이라면 어떨까? 속옷이 비싸봤자 속옷이다. 방어력이 인정되는 겉옷이나 갑옷이 아니란 말이다. 야심한 밤에 방어력도 없는 속옷만 입고 있다가 무방비로 당하면 자신보다 레벨이 낮은 상대에게도 당할 수 있는 게 이 게임의 묘미 아니겠는가?


게다가 불의를 참지 못하는, 참지 못하고 불의를 저지르고 다니는 커플 사냥꾼들에게 눈앞에 잘 차려진 커플의 염장질은 참고 넘어갈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게다가 이들이 상대와 레벨 차이가 난다고 살생을 멈출 위인들은 아니지 않은가.


둘은 상대방이 한창 '방심' 중이라는 것과 한밤중이어서 시야에 한계가 생겼다는 것을 이용했다. 둘은 최대한 근처에 있는 나무까지 접근했다.


지존과 본좌의 두 눈이 마주쳤다. 본좌는 인벤토리에서 귀고리를 꺼내어 착용했다. 갑자기 평소의 5분의 1로 줄어든 본좌를 지존이 번쩍 들어 올린 후 나무 위로 살짝 던졌다.


본좌는 원숭이띠였던가. 흡사 원숭이를 연상시키는 날쌘 몸놀림으로 두 연놈이 애정행각을 벌이는 곳 바로 위까지 기어 올라갔다.


본좌는 숨을 죽이고 기회를 엿보았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본좌는 아래를 향해 온 정신을 기울였다. 한 치의 오차도 나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일까. 본좌의 몸놀림은 몹시 신중했다. 나뭇가지 끝에 매달린 채 조용히 검을 세웠다. 그리고 이어지는 수직낙하! 전광석화와도 같은 날쌘 모습이었다.


그 누가 예상할 수 있으랴. 하늘에서 떨어지는 날카로운 검. 그리고 그 검에 몸을 싣고 무게를 더해 살상력을 증가시키는 본좌의 행동을. 이것은 한 폭의 그림이요 예술이리라. 포개져 있던 두 연인은 결국 한 큐에 꿰뚫리고 만 것이다. 남자와 여자가 겹쳐 있었던 덕분인지, 본좌는 수월하게 작업을 수행할 수 있었다.


남자의 등을 뚫고 들어간 검은 밑에 있던 여자까지도 꿰뚫어 버렸다. 애정행각을 벌이다 꼬치가 된 두 유저가 먼지로 화해 사라지는 것을 확인한 본좌는 몸을 일으키며 먼지를 털었다. 상당히 긴장하고 있었기 때문인지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은 상태였다.


"재수 없는 것들! 하려면 밖에서 할 것이지, 짜증 나게······!"


"됐어. 휴··· 혼자 짜증만 내지 말고 떨구고 간 아이템 중 필요한 거 있나 찾아봐."


"쳇, 알았어. 어디 보자······. 어? 야! 이것 좀 봐!"


"왜?"


"무공비급을 떨구고 가셨구먼. 우리 횡재한 것 같은데?"


무공비급! 무공비급을 얻으려면 서버 내에 존재하는 도장에 등록해서 어느 정도 퀘스트도 해결해야 하고 도장 주인 NPC에게 수련의 결과를 인정받아야 하기 때문에 구하기가 어려웠다.


게다가 무공비급은 익히려는 목적으로 스킬 창에 넣으면 찢어져서 사라져 버리기 때문에 이렇게 온전한 무공비급을 얻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연인 살해사건의 범인인 본좌와 지존은 어렵··· 쉽사리 획득하게 된 비급을 바라보며 가슴 깊이 감동을 받았다.


"흠, 어디 보자······. 검법이네. 독고9 검이라··· 독고9검?"


순간 둘의 눈이 마주쳤다.


"어디서 많이 들어보지 않았냐? 독고9검?"


"어디서 들었더라······? 아!"


순간 둘의 눈에 불이 들어왔다. 최상급 무공 중에 검법으로 분류된 무공! 이제 막 초보마을을 벗어나 사냥으로 열렙을 외치던 그들이 자신들에게 아니꼬운 모습을 보인 대가로 쓱싹한 상대에게서 튀어나온 무공은, 구하기가 매우, 매우, 매우 어려운 최상급 무공이었다.


"하, 하, 하! 횡재했다······."


정말로 횡재였다. 그러나 지존의 눈빛은 씁쓸함이란 오라를 방출하고 있었다.


"쳇, 검법이라······. 이건 본좌 네가 익혀라. 도법이나 나오지 하필이면 검법이······."


"흐흐, 저번에 네가 도법 배우고 싶다고 할 때 '그럼 내가 검을 배우지'라고 했던 것이 이렇게 복이 되어 돌아올 줄이야! 고맙다, 친구야. 흐흐, 네가 이 닭살 돋는 커플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이렇게 귀한 책을 얻진 못했을 거야."


정말로 기쁜 모양이다. 침을 질질 흘리며 욕망의 오라를 전신으로 발산하는 본좌의 모습에 친구인 지존마저도 살포시 충격을 받은 듯했다.


"헉! 이놈아, 얼굴 표정 좀 고쳐라. 그게 뭐냐? 빨리 익히고 후딱 뜨자. 아까 그치들이 아이템 떨군 거 회수하러 사람 보내면 어떡해?"


이성을 잃고 있던 본좌는 지존의 정확한 상황 파악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맞아! 어서 튀자!"


본좌는 열심히 튀면서 비급을 스킬 창에 넣고 입력을 시켰다. 순간 비급이 찢어지면서 스킬 창에 무공이 입력되는 것이 보였다. 본좌는 자신의 스킬 창에 들어가는 무공을 보며 환희의 미소를 지었다.


"역시 우리는 운이 좋아. 여기서 이런 보물이 튀어나올 줄이야!"


본좌의 손에 들려 있던 무공비급이 사라지는 것을 본 지존은 본좌가 도망치는 와중에 무공을 익혔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지존은 본좌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감도는 것을 보자 가슴 깊숙한 흥분과 기쁨을 느꼈다.


"이제 더 재밌게 놀 수 있겠다."


"이제 레벨링이 한층 쉬워지겠어."


"앞으로 잘 부탁하네, 친구. 하하하하하하!"


초보마을에서 떠나 낙양이란 거대한 성읍으로 가는 길. 거기 두 명의 사내가 두 손을 꼭 쥐고서는 매우 매우 기쁜 듯한, 감동한 표정을 서로에게 보이며 뛰어가는 모습은 몹시 아름다웠다. 기쁜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달려가던 본좌는 자신의 스킬 창에 새겨진 독고9검을 바라보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독고9검은 정말 좋은 무공 같아. 이거 대미지가 확실히 늘어나겠어."


실제로 본좌의 두 눈에서는 우연히 터뜨린 잭팟에 대한 기쁨으로 광기가 솟구치고 있었다. 무과금으로 진행 중인 게임이다. 게다가 게임을 시작한 지 얼마나 됐다고 귀한 최상급까지 얻다니, 정말 운수 대통한 날이다.


"이제 사냥이 더욱 수월해지겠구나. 하하! 앞으로 레벨업은 문제가 없겠군. 숙련도나 올리러 가세, 친구여!"


"그래, 친구여!"


독고9검이란 최상급의 무공을 익혔다고는 하지만, 스킬이라는 게 그렇다. 아무리 좋은 스킬이어도 숙련도가 낮으면 효용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스킬 레벨이 낮으면 일반 공격보다 조금 더 나은 공격력에 마나만 잡아먹기 마련이다. 어쩌면 숙련도가 0인 독고9검보다는 꾸준히 익히고 있었던 태극권이 차라리 더 나은 효력을 발휘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검에 대한 숙련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도장에서 나무인형을 친다거나 해야 하지만 가입된 도장이 없는 그들에겐 불가능한 일이다. 그저 사냥을 통해 검을 꾸준히 사용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처음부터 검을 익히기 위한 방법으로는 약간 과격하기는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는 이상 어쩔 수 없는 법이다.


물론 이러한 사실을 본좌와 지존이 모를 리가 없다. 아니, 모른다면 오히려 이상한 것이리라. 그들은 항상 그들이 하는 게임이 어떤 게임인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가 등의 프로그램 부분부터 해서 게임의 세세한 규칙, 게임 약정까지 외우는 철두철미한 준비가 끝난 뒤에만 게임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지금 낙양성 근처의 숲에서 늑대와 멧돼지 등을 상대로 검법 연마를 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아직은 검법이라기보다는 검을 통한 매타작이라 하는 것이 정확할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하지만 본좌의 검을 향한 순수한 열정은 아름다웠다. 밤새 시야의 한계를 극복해 가며 주위의 몹들을 학살해 대던 본좌와 지존은 지평선 멀리 떠오르는 태양의 아름다운 자태를 감상하며 서로 마주 보았다.


"나 지금 무척 감동 먹고 있네, 친구."


"나도 그 감동 나눠먹고 있네, 친구."


성공하는 사람들은 미라클 모닝을 합니다.


밤새 사냥과 숙련도작을 하며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뭔가 벌써 성공한 기분이 드는 둘이었다.


초보마을에서 낙양이라 불리는 거대한 도시 쪽으로 가는 길가에 서서, 둘은 마주 서서 다정하게 손을 붙잡고는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동하면서 검만 계속 휘두르며 사냥을 하자 본좌의 독고9검 숙련도에 어느 정도 포인트가 쌓이기 시작했다. 아직 처음인지라 포인트가 높진 않았지만 제법 검법을 익힌 티가 나기 시작했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 했다. 시간 될 때마다 조금씩 노력하면 그게 쌓이고 쌓여 숙련도 만렙이 되어 떵떵거리며 돌아다닐 수 있는 기반이 생기는 거 아니겠는가.


나중에 고렙이 된다면 남의 몹을 스틸하고 실수인 척 사과하며 발뻄하는 귀찮은 짓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오히려 저렙들로부터 부러움의 시선을 받으며 돈을 펑펑 써대며 여유 있는 웰빙 라이프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둘은 즐거운 미래를 꿈꾸며 힘든 막일을 견뎌낼 수 있었다.


"자, 그럼 숙련도 올리러 가자! 고, 고!"


"고, 고!"


술집 주인을 상대로 한 철저히 가식적인 모습. 연인들의 사랑을 방해하는 행적들. 그다지 바람직하지 못한 정신세계의 소유자들이란 것이 사실로 밝혀진 두 청년. 이런 그들이 이렇게 환희에 찬 맑고 순수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니······. 그들의 기쁨이 어느 정도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였다.


사실 다른 유저들의 경우 친구 등을 통해 처음부터 어느 정도 도움을 받으며 쉽게 레벨업을 할 수 있는 반면, 지존과 본좌는 친구가 없다. 그래서 둘이서 남의 도움 없이 레벨을 올려야 했기 때문에 이런 행운은 그들에게 의미가 컸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무기 숙련도, 무공 숙련도를 올린다는 게 쉬울 리가 없다. 검이란 것은 도장 등에 가입해서 나무인형을 때리며 숙련도를 어느 정도 올린 뒤에야 사냥에 써먹을 수 있는 것인데, 어디에도 소속된 곳이 없는 그들은 오직 사냥을 통하는 방법밖엔 없었다. 그래서 이렇게 어렵게 처음부터 사냥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이제는 막일을 접을 때가 왔다. 해가 떴기 때문이다.


나무인형은 아니지만 더욱 훌륭한 샌드백들이 있지 않은가! 수많은 유저가 있는 곳! 수많은 동물들이 꿈틀거리며 생활하는 곳! 수많은 커플이 있는 곳! 게임 상의 필드는 그들에게 있어 연습실일 뿐이다. 한밤중에 나란히 앉아 있거나 성인이란 점을 내세워 나란히 포개져 있는 경우는 그들에게 있어 방심하고 있는 사냥감에 불과했다.


게다가 거의 죽어가던 동물들을 툭툭치고 가는 일에는 정말 이골이 날 정도로 전문가인 그들이기 때문에 해가 뜨는 필드는 정말로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이제 보이지도 않는 어둠 속에서 청각에 의존해 사냥감을 찾아가는 피곤한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됐다.


일찍 일어난 새가 벌레도 많이 잡는다고 했던가. 레벨업을 위해 해가 뜨자마자 몹들의 체력을 깎아나가는 수많은 유저들을 바라보며, 지존과 본좌의 얼굴에는 해맑은 미소가 걸렸다.





예전에 작업한 글을 다듬어 리메이크 한 작품입니다. 리메이크라기 보다는 리부트에 가깝습니다. 워낙 오래된 글이라 기억하시는 분도 없을 것 같지만,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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