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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몽이™ 님의 서재입니다.

이런 쓰레기 같은 고인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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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몽몽이™
작품등록일 :
2023.11.15 19:02
최근연재일 :
2024.04.05 19:05
연재수 :
145 회
조회수 :
25,489
추천수 :
313
글자수 :
835,086

작성
23.12.01 19:05
조회
488
추천
3
글자
12쪽

15

재밌게 봐주세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DUMMY

제5장


악마의 나들이 part 1-놈들의 일상




"음냐······."


"···나!"


"···나!" 


퍽퍽.


이게 무슨 소리일까. 이른 아침이라고 하기에는 한참 늦은 시간. 전날 커플 파괴 기념으로 기쁨의 자축 파티를 한 두 사내는 오후 1시라는, 일반인이라면 점심을 먹을까 생각하거나 이미 먹은 점심의 후유증으로 꾸벅꾸벅 졸 시간에 드디어 새로운 하루를 맞이하고 있었다.


"일어나라고!"


하지만 잠에 취한 친구는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항상 겪는 일이지만 이놈을 깨울 때는 일반적인 방법이 안 통해. 모처럼 기분이 좋아서 곱게 깨워주려고 했건만!’


독한 마음을 먹은 덩치가 산만 한 청년은 작은 체구의 사내의 귀에 고문을 시작했다.


빠드득··· 빠드득··· 빠드득······.


귓가에 대고 이를 갈았다.

이 가는 소리. 칠판 스크래치와 함께 양대 고막 파괴 기술로 불리는 마공을 시전하자 아직도 꿈속에서 헤매고 있던 작은 체구의 남자가 반응하기 시작했다.


"아아··· 아··· 조금만 더··· 아······."


이게 어찌 된 행동인가!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이 있는 법이다. 

귀에다 이 가는 소리를 들려주면 소름이 끼쳐 벌떡 일어나야 하는 것이 상식인데, 이 끔찍한 소음을 즐기는 듯한 태도란!


빠드득.


이번 건 깨우기 위한 이 갈기가 아니다. 원하는 반응이 나오지 않아 열받아서 이를 간 거뿐이다.


잠에서 우기 위한 방법이 조금 더 과격해졌다.


"아다다다다다다다다!"


일명 어깨 붙잡고 앞뒤로 마구 흔들기. 너무 격하게 하면 목이 부러질 수도 있지만, 알빠노.


과연, 효과가 있었다.


"으으으으으··· 일어났다. 일어났어! 으으으······."


뚜둑, 뚜둑.


목 관절을 혹사당한 작은 체구의 사내가 어딘가 불편한지 양손으로 머리를 잡고서 있는 힘껏 비틀었다.


우드드득.

그의 목에서 관절염 걸린 80대 할아버지의 몸에서나 날법한 소리가 새어 나왔다. 뿐만이 아니었다.


뚜둑, 뚜둑, 뚜두두두두둑, 뚜둑!


약간의 움직임. 그냥 걷기만 했는데도 온몸에서 요란한 소리가 난다.


“스읍! 하!”


신선한 공기가 코로 들어온다.


“좋은 아침! 잘 잤냐?”


"응, 잘 잤다. 어제 좋은 꿈도 꾸고. 어제 일은 아무리 생각해도 흡족하단 말씀이야."


"하하하! 하하!"


뚝뚝, 뚝.


웃을 때마다 턱관절에서 뭔가 부러지는 소리가 난다.

그 소리에 걱정이 되는지


"야, 야. 네 몸 좀 어떻게 해봐라. 나처럼 운동이라도 하라니까 그러네. 항상 앉아서 아무 일도 안 하고 빈둥대기만 하니까 몸에서 그런 소리가 나지!"


누구든 일어나자마자 핀잔부터 들으면 울컥하기 마련이다.


"야! 내가 아무 일도 안 한다니! 온종일 단전호흡한다. 이러다 우화등선하겠어. 그리고 너 밥해 주지, 빨래해 주지, 돈 벌어오지. 내가 다 하는데 네가 나한테 그런 말 할 자격이 있냐?"


낭패다. 이렇게까지 운동의 범위와 행동의 범위를 넓게 잡아버릴 줄은 생각지 못한 것일까? 덩치 큰 사내는 그저 입술을 삐죽이 내밀며 툴툴거릴 수밖에 없었다.


물론 식사 준비라고 해봐야 항상 시켜 먹기만 할 뿐이라 핸드폰으로 주문하는 게 다다. 게다가 자기가 먹고 싶은 걸 시키기 위해 본인이 주문하는 거 아닌가.


"야! 항상 시켜 먹기만 하는 것이 무슨 식사 준비야, 식사 준비는! 너 오늘도 네가 먹고 싶은 거 먹을 거지?"


힐난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은 당당하다.


"그럼 안 시켜 먹을 거냐? 그럼 굶자고?"


음식을 직접 만든다는 개념은 없는 걸까? 자기 손으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데 극도로 거부감을 가지고 있기라도 한 걸까?


"야··· 그러지 말고 오늘은 좀 제대로 먹자. 참! 맞다! 오늘 그날이잖아!"


그날. 그들에게 있어 ‘그날’이라고 불릴만한 날은 몇 없다.


"어? 오늘이 벌써 그날이라고?"


"달력 좀 봐라. 오늘이네. 오늘. 매일 놀기만 하느라고 시간 가는 줄도 몰랐지?"


친구의 말에 작은 사내는 발끈했다.


"흥! 그러는 너는! 어제까지만 해도 부어라 마셔라 놀기만 해놓고는 나한테 무슨 소리야! 너도 지금 달력 보고 알게 된 거잖아!"


"어쨌든! 중요한 건 그게 아니잖아! 자, 자! 어서 준비하고 나가자고. 한 달 동안 방 안에서만 생활했더니 몸에 좀이 쑤신다."


"알았어, 알았어. 보채지 좀 마라. 준비는 하고 나가야 할 것 아냐!"


"오케이! 그럼 일단 씻고, 음··· 밥은 나가서 먹을까? 오랜만에 배 터지게 먹어보는 게 어때?"


"좋지! 하하, 그럼 오늘은 자장면과 짬뽕 말고 다른 걸로 먹자."


"하하! 좋아, 좋아."


자 나갈 준비 시작.

샤워하는데 5분이면 충분하지.

오늘 머리는 빗기 싫은데? 

그리고 옷 입기. 외출복이야 항상 정해져 있지. 그대로 입으면 된다. 티셔츠에 반바지. 양말. 샌들. 끝. 모든 복장 해결.

10분 후, 외출 준비 끝.


"음, 난 외출준비 끝!"


"나도 끝!"


두 청년이 항상 지내던 보금자리를 벗어나 현관문을 나섰을 때, 마침 엘리베이터가 둘이 사는 층에 서 있었다.


"오오! 운이 좋군."


"후후, 한판 거하게 딸 수 있겠어!"


운이 좋으면 한판 거하게 딸 수 있겠다니. 무슨 말일까? 도박이라도 하려는 걸까?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간 둘이, 살고 있는 아파트를 벗어나려는 순간, 뒤에서 둘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도 경비아저씨인 듯했다.


"거기 둘!"


둘은 자신들을 부르는 소리에 무심코 뒤를 돌아보았다.


"네? 저희요?"


성난 경비아저씨가 둘을 향해 삿대질하며 다가왔다.


"그래! 자네들 뭐 하는 사람들인가! 들어오는 거 못 봤는데! 어디서 나오는 거야? 이 아파트에는 무슨 일이지?"


이게 무슨 소린가. 두 사내는 당혹스럽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저희요? 여기 사는 사람들인데요?"


진실이 외면받는 안타까운 현실.

경비아저씨는 둘의 말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


“거짓말! 누굴 속이려고 그래? 내가 이 아파트 경비 시작한 지 석 달이나 되었지만 한 번도 못 봤어! 어떻게 들어온 거지?”


이렇게 황당할 수가.


“하, 하! 겨우 3개월밖에 안 하셨으니까 저희를 잘 모르시는 모양인데요, 저, 희, 는, 요. 엄연히 이 아파트 거주자랍니다. 봐요, 여기 현관 카드키. 저기 13동 666호 살고 있어요.”


당당했던 아저씨의 표정에 낭패감이 어렸다.


“앗, 아앗.”


강남에서도 꽤 알아준다는 이 아파트의 경비원으로 입사할 당시, 이전에 있던 아파트의 두 배 월급을 준다는 흡족함에 지난 3개월 동안 정말 최선을 다해 일했다. 그가 지키는 동안 그 어떤 잡상인도 들어오지 못했고 도둑도 들지 않았다. 다 자신의 노력 덕분이라고 생각했다.


수많은 주민과 마주칠 때마다 친절히 인사했다. 입주민들 모두가 만족했다. 그 아저씨 일 참 잘해라고 할 때의 '그 아저씨'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고급 아파트인 이 곳 주민이라고는 볼 수 없는 허름한 모습으로 돌아다니는 두 청년이 보이는 게 아니겠는가. 용납할 수 없었다. 아파트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외부인이 단지 안을 돌아다니는 것을 막아야 했다. 그래서 당당하게 호통을 쳤다.


아뿔사. 그런데 그들이 내민 건 입주민만이 가질 수 있는 카드키. 이럴 수가! 입주민은 다 외웠다고 생각했는데, 도대체 어디서 나타난 녀석들이란 말인가!


만약 저들이 자신들을 잡상인 취급했다고, 덧붙여 입주민조차 알아보지 못하고 신원을 추궁했다고 떠벌리기라도 한다면? 자신의 공든 탑에 금이 가겠지. '그럼 이 참에 더 성실한 아저씨로 바꿀까요?'라는 소리가 나올지도 모른다.


‘제길! 킷사마!’


안 된다. 아니 된다. 그럴 수는 없다! 경비 생활을 여기서 마감할 수 없어! 이곳은 모든 경비원의 꿈의 직장이 아닌가!


퀄리티있는 워라밸을 보장하는 풍부한 월급과 노동을 줄여주는 자동화시설이 가득한 곳이다.


‘여길 어떻게 들어왔는데!’


문득 자기만 바라보며 웃고 있을 마누라와 토끼 같은 자식들이 떠오른다. 경비원 아저씨는 깊은 시름을 하며 눈을 감아버렸다.


"아, 그런가? 몰랐네. 이거 미안하구먼. 젊은이들 같은 사람은 내가 여태껏 못 봤거든. 그럼 어서들 가게나. 이거 실례했군."


그러니 피하자. 없었던 일처럼 굴자. 앞으로 조심하자.


"사람을 이렇게 마구 몰아세우시곤 실례했다면 다예요? 흥, 칫, 핏! 이번 반상회 때 안건 좀 올려야겠군!"


헉!

심장이 멎을 듯하다. 이 녀석! 약점을 정확하게 안다. 비록 모르고 한 실수라 하더라도 당하는 사람 입장에선 불쾌한 법. 게다가 이곳의 거주민들은 대부분 상류층인지라 자존심이 강했다. 저 청년이 정말로 반상회에 안건을 올린다면 큰일이다.


“아이고, 청년! 내가 미안하구먼. 뭘 그런 거 가지고 그러나. 사람이 그럴 수도 있지.”


그러니 그만합시다. 좋게 넘어갑시다.


아저씨의 표정을 보아하니 여기서 더 이야기 해봤자 의미가 없을 듯했다.


‘여기서 멈추자.’


‘오늘 갈 길이 멀어.’


바쁜 하루다. 할 일이 많다. 게다가 모처럼 한 달 만에 기분 좋은 나들이를 나가는 길이 아닌가. 


“앞으로 조심해주세요.”


“가자. 서둘러야 해.”


거지 같은 몰골의 패션테러리스트 둘이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시간이 애매하다. 할 일이 많은 오늘이지만, 막상 지금이 점심시간이다.


"음, 어디부터 가지? 일단 밥부터 먹어볼까? 시간이 좀 지나서 줄지 모르겠지만 일단 가보는 것이 좋겠지?"


"음, 그러자. 일단 한번 가보자. 거기가 안 되면 다른 데라도 가야지 뭐."


둘의 발걸음이 향한 곳은 인근의 공원이었다.

구청에서 구민들의 편의를 위해 지어준 이 공원은 항상 사람들로 붐빈다.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를 즐기려는 사람, 연인과 데이트를 즐기려는 사람, 시원한 바람을 쐬며 산책하는 사람들로 가득한 곳이다.


그런데 이 시간에는 특정한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몰려든다.


불쑥. 불쑥. 어슬렁. 어슬렁. 시간에 맞춰 일렬종대로 줄서기 시작하는 사람들. 그렇다. 노숙자들이다. 점심시간이 되면 노숙자들이 모여든다.


왜? 봉사단체에서 노숙자들을 위해 식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선착순으로 줄만 잘 서면 배가 터지도록 먹을 수 있다.


그렇다. 이곳이다!  점심··· 아니, 아침, 아니 아무튼 첫 끼를 해결하기 위해 공원으로 온 이유!


아아! 이들의 치졸함이란! 공짜 점심을 위해 일부러 허름한 옷을 입고 외출했다는 말인가!


줄에 서 있는 둘은 주변과 동화되어 전혀 위화감을 느낄 수 없을 정도다. 가끔 젊은 녀석들이 왜 여기 있어? 라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사람도 있었지만


‘무시해. 무시!’


‘난 아무 생각도 없다.’


멍한 눈빛으로 의심의 시선을 이 악물고 무시한 채 배식을 기다릴 뿐이다. 이상한 건 주변의 반응이다. 이들에 대해 잘 알고 있기라도 한 듯, 주변 사람들은 둘을 힐끔 보고는 피하거나 신경 쓰지 않기 위해 노력하기까지 했다.


둘을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짓는 사람들도 있기는 했으나, 아마도 이 구역에 처음 온 사람이거나, 이 생활에 있어 초보들이리라. 베테랑 노숙자라면 누구나 그들을 알고 있을 것이다. 둘에게 접근하면 안 된다는 것을.


그런데 그때! 어느 순간이었다.

베테랑틱한 노숙자들 사이에서 동요가 일어났다. 둘이 오랜만에 공원을 방문했다는 걸 발견한 어떤 패거리였다. 


“아, 악마다! 악마가 왔다!”


“아앗! 오, 오늘 왔다고?”


“마, 맙소사! 모두 판 접어!”


둘을 발견한 패거리는 얼굴이 희게 변하며 허둥대기 시작했다.

노숙자들 사이에서 일명 '악마'라 불리는 자들이 나타났음이 퍼지며 공원의 분위기가 차갑게 식었다. 다들 눈에 살의가 번득이기 시작한다. 전투 모드에 돌입했다.


덜덜.

노숙자 박씨는 알고 있었다.

한 달에 한 번씩 오는 두 청년이 어떤 자들인지를.


아쿠마다!


"악마다! 악마다!"


노숙자 박 씨는 사방을 향해 외치고 다녔다.




예전에 작업한 글을 다듬어 리메이크 한 작품입니다. 리메이크라기 보다는 리부트에 가깝습니다. 워낙 오래된 글이라 기억하시는 분도 없을 것 같지만,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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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7 23.12.03 454 3 12쪽
17 16 23.12.02 471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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