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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몽이™ 님의 서재입니다.

이런 쓰레기 같은 고인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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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몽몽이™
작품등록일 :
2023.11.15 19:02
최근연재일 :
2024.04.05 19:05
연재수 :
145 회
조회수 :
25,481
추천수 :
313
글자수 :
835,086

작성
23.11.16 19:15
조회
2,079
추천
16
글자
9쪽

00

재밌게 봐주세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DUMMY

  [프롤로그]



  게임 역사에 깊은 인상을 남긴 사건이 몇 있어.


  E스포츠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별들의 전쟁의 황제께서 보여주셨던 3연벙 사건. 지금은 민속놀이가 된 그 게임을 아는 사람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충격적인 대결이었지. 야구로 치면 레전드 투수전으로 기록될 법한 심리전 가득한 경기였었어.


  한 온라인 게임의 유저가 대형 길드로부터 괴롭힘을 당하자 새롭게 시작해서 자신을 공격한 세력에 가입하여 밑바닥부터 시작해 관리자 권한을 만질 수 있는 자리까지 올라가는 노력을 했어,  그리고는 그 관리자 권한으로 세력을 공중 분해 시켜버린 일도 있었지.


  지금 이야기할 내용도 비슷한 이야기야. 다른 점이 있다면 이건 게임 내의 일부 세력을 날린 게 아니라 게임 자체를 날려버린 이야기야.


  그들. 아, 확실하지는 않지만 일단 그 사건의 범인을 한 명의 개인으로 보고 있지는 않아. 상식적으로 한두 명이 해낼 수 있는 스케일의 사건이 아니었거든.


  그 게임은 정말 많은 사람이 즐기던 모두의 게임이었지. 20년 이상 즐긴 사람도 있었어. 끝없는 신규 컨텐츠로 유입도 꾸준했고, 캐릭터 밸런스부터 디자인까지 빠지는 게 없는 명작 중의 명작이었지.


  사건은, 오랜 시간 이어져 왔던 세력전이 끝났을 무렵이었어. 마도사들을 주축으로 한 마탑 세력, 근민체 특화 땀냄새 가득한 야만왕국, 딜탱힐 다 되는 만능캐 가득한 신성 제국의 오랜 분쟁 끝에 신성 제국이 대륙을 점령하는 데 성공한 거야.


  당연히 난리가 났지. 20여 년만의 쾌거였는 걸. 신성제국 측에서 정말 엄청나게 성대한 축제를 준비했어. 몇 날 며칠이 이어지도록 축제가 벌어졌어. 순수하게 축제 이벤트를 즐기기 위해 가입한 사람들이 있을 정도였어.


  축제가 막바지로 흐를 무렵. 이상한 일이 일어났어. 축제를 즐기던 유저들이 어느 순간 픽픽 쓰러지기 시작한 거야. 저주였을까? 흑마법사들의 테러? 그럴 리가 없지. 축제의 장소는 신성 제국의 수도였거든. 이중 삼중이 뭐야. 몇 겹일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신성 방어가 작용하고 있는 곳이었다고. 주술도, 백마법도, 그 어떤 공격도 성공시킬 수 없었다고. 독? 신성 제국이야. 딜탱[힐] 가능한 성기사에 성직자 클래스가 한 가득인 곳이야. 독이든 저주든 애초에 피해를 입히기가 불가능한 곳이었다고.


  정말 나중에 밝혀진 일이지만, 요리사 클래스가 벌인 사건이었어. 그 것도 축제 전체에 음식을 공급할 수 있을 정도의 상위 등급 요리사. 그가 음식에 어떤 허브를 넣었다나 봐. 그 허브는 마법사나 연금술사들이 주로 사용하는 시약에 들어가는 재료였다고 해.


  불순한 에너지체에 달라붙어 에너지를 급속도로 빨아들여서 순수한 에너지 결정을 뽑아내는 데 쓰이는 재료지. 에너지 필터 역할을 하기 때문에 순수한 원소 에너지 추출하는 작업을 해야 하는 연금술에 필수 불가결하게 들어가는 재료로 쓰여. 쉽게 구할 수 있는 평범한 재료이기도 하고.


  범인은 그 허브를 요리 재료로 사용했어. 그 허브는 생존력이 강해서 약불에도 죽지 않고, 적당한 사이즈로 토막을 내도 죽지 않는다고 해. 애매하게 뜨거운 불로, 애매하게 적당한 사이즈로 토막낸 허브를 조리하자 허브는 완성된 요리 안에서도 죽지 않고 살아남았어.


  죽지 않은 작은 허브 조각들이 유저들의 몸 속에 들어가 안착하기까지 얼마 걸리지 않았어. 그것들은 사람들의 몸 속에 뿌리를 내렸지. 화상입고 상처입은 스스로의 몸을 치유하기 위해 캐릭터의 에너지를 빨아들였어. 처음에는 [상태이상:빈사]에 걸린 유저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지 몰랐어. 신성 제국의 수도였기에 그들은 높은 등급의 저주해제, 치료 스킬을 받을 수 있었지. 제공된 물약으로 부족해진 HP도 채웠어.


  물약으로 충전된 HP는 다시 몸 속에 뿌리내린 허브의 양분이 되었고, 힐링은 상처 입은 허브를 치료했어. 애초에 저주가 아니므로 저주 해제 스킬은 먹히지도 않았지.


  사람들이 쓰러지고 한참이 지나서야 원인을 알 수 있었어. 유저들의 몸 속에서 부터 구멍이라는 구멍으로 자라난 허브들이 튀어나왔거든. 신성 제국 전체가 난리가 났어. 애초에 축제에 참여한 인원이 워낙 많다보니 피해자도 많았어. 고렙이든 저렙이든 당하는 건 똑같았어. 신성력으로도 마법으로도 해결 방법이 나오지 않았어.


  그리고 그 때. 모두가 누워서 죽어가고 있을 때. 그들이 나타났어. 2인조 PK범들이었지. 정체를 알 수 없는 그들은 누워서 죽어가는 이들을 모조리 PK했어. PK당한 사람들의 아이템을 모조리 쓸어갔지. 고렙들도 저항할 수 없었어. 빈사 상태라 저항은커녕 손가락 하나 움직일 상황이 못됐었거든. 심지어 교황도 당했다고 해. 그리고 그 때 성전의 성물들은 물론 보물이 가득한 창고까지 다 털렸다더라고.


  운영진도 난리가 났지. 게이머들이 떼 죽음을 당했어. 성대하게 준비했던 축제 이벤트는 완전히 망했고 말이야. 그들은 게임을 관리하는 AI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어. 버그를 수정해서 유저들의 상태를 회복시키고자 했지.


  AI는 거부했어. 진짜야. AI 판단에, 그놈들의 방식은 버그를 이용한 게 아니라는 거야. 정당한 방식의 플레이였기 때문에 리셋 할 수 없다고 판단한 거지. 그렇기 때문에 게임에 수정할 내용이 없다고 했어.


  난리가 났지. 그들의 PK는 끊임없이 계속되었어. 그들의 만행을 깨달은 수많은 유저들도 이 사태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어. 나중에는 축제에 참여하지 않아 무사했던 유저들이 쑥대밭이 된 신성 제국의 수도로 들어와 약탈에 가담했어. 피해는 갈수록 커졌지. 게임 회사 건물에 불이 꺼질 새가 없었어. 모두가 야근을 거듭했지. 야근을 한다고 해서 뭔가 해결될 방법이 보이진 않았지만 말이야.


  경영진들은 결단을 내렸어. 롤백하기로. 서버의 시간을 돌리기로 한 거야. AI는 처음에 거부했어. 게임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롤백할 사유가 없다고. 하지만 게임 회사 본사 앞에 진을 치고 항의하는 수많은 게이머들과 메일과 전화 등을 통한 항의에 회사운영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어쩔 수 없었어.


  결국 롤백은 단행되었어. 축제 전 상황으로 돌아왔지. 하지만 상황은 재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았어. 이미 끔찍한 경험을 한 유저들은 게임사에 대한 항의를 멈추지 않았고, 게임을 접는 사람들까지 나왔어.


  PK를 통해 아이템을 획득했던 사람들은 자신이 획득한 아이템이 사라지자 화가 나서 항의했어. 나중에는 자신이 정당하게 PK통해 얻은 아이템이라며 회사측에서 가치를 보상해야한다고 소송까지 걸었지.


  아까 말했지? AI가 롤백 거부했다고. 정상적인 게임 운영 상태였다고. 버그 따위 없었다고. 그래서 게임회사는 재판에서 졌어. PK로 이득을 얻은 유저들은 정상 운영 중인 게임을 즐겼을 뿐이었다고. 게임사는 이래저래 손해가 컷지. 피해를 입은 유저는 기분 나빠서 떠나가고, 피해를 입힌, PK를 벌인 유저들에게는 현실적인 보상을 해야 했어.


  결국 게임 회사는 문을 닫았어. 게임이 가장 절정이었던 순간에 충격적인 결말을 맞이하고 말았지.

  그런데 말이야. 음식에 허브를 쓰고, 사람들을 PK한 놈들은 어떻게 됐을까? 양심에 가책이라도 받고 있을까? 아니, 도대체 그런 작전을 짠 놈들은 누굴까?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해낸 걸까? 도대체 그 작전으로 얼마나 벌었을까?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했어.


  특히 롤백이 시작되기 전 잔뜩 올라왔던 아이템 매물들. 판매는커녕 구경조차 하기 힘들었던 신성 제국의 성물 아이템들이 잔뜩 올라와 한동안 난리가 났었으니까. 매물로 나올 리가 없을 물건들이 경매에 나오자 경매 사이트 서버가 터질 정도였다고 해. 


  하지만 판매된 아이템을 샀음에도 회사에 의해 롤백이 발생하자 아이템을 구매한 사람들은 분노했어. 자신들은 정당하게 아이템을 구매했음에도 소유권을 인정해주지 않겠다는 게임사의 방침 때문이었지. 


  결국 게임 회사는 유저들과의 소송에서 패배했고, 아이템 하나를 놓고 이중 삼중으로 보상이 들어가야 했기에 게임회사의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었어. 판결을 내린 판사가 경매 사이트에 올라온 아이템을 구매했기 때문에 스스로 보상받기 위해 그런 엄청난 금액을 보상으로 인정한 것 아니냐는 썰도 올라왔을 정도니 말 다했지 뭐야.


  아무튼 게임은 망했고, 갈길 잃은 유저들은 허망한 마음을 채우기 위해 새로운 게임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어.


  물론 모두가 ‘허망한’ 마음으로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기 시작한 건 아니겠지.




예전에 작업한 글을 다듬어 리메이크 한 작품입니다. 리메이크라기 보다는 리부트에 가깝습니다. 워낙 오래된 글이라 기억하시는 분도 없을 것 같지만,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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