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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몽이™ 님의 서재입니다.

이런 쓰레기 같은 고인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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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몽몽이™
작품등록일 :
2023.11.15 19:02
최근연재일 :
2024.04.05 19:05
연재수 :
145 회
조회수 :
25,486
추천수 :
313
글자수 :
835,086

작성
23.11.24 19:15
조회
597
추천
5
글자
12쪽

8

재밌게 봐주세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DUMMY



세상에는 불문율이라는 게 있다.

도의라는 것이 있고, 상식이라는 게 있다.

가능하다고 해도 저질러버리면 안 되는 짓이 있다는 말이다. 한데 게임이 상용화된 지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현재, 여태 아무도 시도한 적이 없는 짓을 감히 생각해 버린다는 것 자체가 저들의 사고방식이 결코 정상적이지는 않다는 의미일 것이다.


피를 끓어오르게 하는 행군이 끝난 것은 화려하게 치장된 건물 앞에서였다.


"자, 여깁니다. 낙양제일루! 게임이라서 맛을 잘 느낄 수는 없지만 단약에서 느껴지는 포도주스나 오렌지주스 맛보다는 훨씬 낫죠. 하하!"


"야··· 민수 너, 너무 무리하는 거 아냐? 아무리 순이 씨에게 잘 보이고 싶어도 그렇지.

희유··· 여기 가격이 얼만데······."


'가격이 비싸다고? 젠장, 안 돼! 돈이 떨어지면 우려먹을 수가 없잖아!'


머릿속에서 셈이 굴러가자 행동은 재빨리 구현되었다.


"맞아요. 여긴 너무 비싸 보여요. 좀 더 싼 곳으로 가는 것이 어떨까요?"


"맞아, 민수야. 나도 이런 데까지 들어가고 싶진 않아."


순이까지 만류를 하자 민수도 마음이 흔들렸나 보다.


"그···그럼 어쩔 수 없지. 난 정말 멋지게 대접하고 싶었는데······. 기다려, 순이야. 비록 지금은 돈이 별로 없어서 이런 곳에 들어가기가 힘들지만, 레벨이 조금만 더 높아지면 더 좋은 곳에 데려갈게."


"아아, 민수야······."


스르릉!




뽑히려는 검의 손잡이 끝을 지긋이 내리누르는 지존이었다.


"자, 여깁니다. 낙양제일루! 게임이라서 맛을 잘 느낄 수는 없지만 단약에서 느껴지는 포도주스나 오렌지주스 맛보다는 훨씬 낫죠. 하하!"


"야··· 민수 너, 너무 무리하는 거 아냐? 아무리 순이 씨에게 잘 보이고 싶어도 그렇지. 희유··· 여기 가격이 얼만데······."


'가격이 비싸다고? 젠장, 안 돼! 돈이 떨어지면 우려먹을 수가 없잖아!'


머릿속에서 셈이 굴러가자 행동은 재빨리 구현되었다.


"맞아요. 여긴 너무 비싸 보여요. 좀 더 싼 곳으로 가는 것이 어떨까요?"


"맞아, 민수야. 나도 이런 데까지 들어가고 싶진 않아."


순이까지 만류를 하자 민수도 마음이 흔들렸나 보다.


"그···그럼 어쩔 수 없지. 난 정말 멋지게 대접하고 싶었는데······. 기다려, 순이야. 비록 지금은 돈이 별로 없어서 이런 곳에 들어가기가 힘들지만, 레벨이 조금만 더 높아지면 더 좋은 곳에 데려갈게."


"아아, 민수야······."


스르릉!




뽑히려는 검의 손잡이 끝을 지긋이 내리누르는 지존이었다.

오늘따라 본좌를 막기 바쁜 지존이었다.


"무슨 소리지?"


"무슨 소리 났어?"


"아니, 칼 뽑는 소리 같은 게 뒤에서 들려와서······. 어우, 추워. 갑자기 왜 이러지?"


무슨 일일까. 이는 지존과 본좌의 귓속말을 들어보면 알 수 있으리라.


[참아라, 본좌! 여기까지 와서 대업을 물거품으로 만들 생각이냐!]


[놔! 놔! 나 말리지 마. 나 오늘 깽값 치를 거야!]


[참아, 참아! 나라고 참고 싶겠냐고! 기다리란 말이야! 평소엔 잘 참던 녀석이 왜 이래!]


[으으으윽···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참으란 거야! 저런 장면을 못 봤으면 몰라. 저런 장면을 정면에서 목격하고도 넌 참으란 말이 나와?]


[으으, 나도 역겹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 자신에게 화가 난다고. 하지만 참아야 해. 참으면 복이 온다! 아니면 나처럼 속으로 애국가라도 부르면서 버텨보든지!]


[애국가라··· 크윽, 좋다. 내가 지금 이 순간은 참아주겠다. 하지만 뜯어내기만 하면 바로 제거다. 가장 고통스럽게 해치워 버리겠다!]


[좋다. 나도 말리지 않겠다. 아니, 오히려 도와야지. 나도 지금 이 심정을 몇 곱절로 갚아주겠다!]


역시 '으르렁' 소리는 본좌가 화를 참지 못하고 칼을 뽑는 소리였다. 뛰어난 연기력으로 만인을 속이며 돌아다니는 그들이 화를 참지 못할 정도이니, 이 얼마나 느끼한 상황이 연출되었단 말인가.


하지만 역시 그들은 프로였다. 전설의 애국가까지 이용하면서 화를 참아내고 자신을 이겨내는 모습이란 한 폭의 장엄한 대서사시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결국 그들이 간 곳은 일반 식당이었다. 화려하진 않지만 깔끔한 곳이었다.


"하하, 그럼 여기서 먹죠. 어이, 점소이! 여기 주문받아!"


"네. 잠시만 기다리세요."


좋은 곳인가 보다. 손님이 꽤 많아 보였다. 하긴,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귀여운 장식품들이 곳곳에 있어 사람의 마음을 흡족하게 해주는 곳이었다.


"네, 오래 기다리셨죠? 점소이 왔습니다. 뭘 드시겠습니까? 저희 낙양커플반점은 유능한 NPC 주방장을 필두로 주로 자장면과 짬뽕 같은 인기 음식들을 팔고 있습니다. 특히 앉아 계신 분들은 아··· 한 쌍은 아니시군요, 아닌가? 동성 커플이신가요? 어쨌든, 커플이신 경우 30% 할인 이벤트를 하고 있습니다.”


커플 이벤트를 하는 식당이라니.

그래서 이곳으로 왔다는 건가? 본좌와 지존의 표정이 사뭇 어두워졌다.


“게다가 커플 전용 '러브러브자장면'과 '러브러브짬뽕 세트'를 주문하신 후 다른 분들 앞에서 사랑한다고 세 번 외치고 꼭 껴안은 다음 서로에게 먹여주는 커플에겐 추가 50% 할인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화를 참고 싶어도 참을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고 말았다. 화가 나서 눈에 간판이 안 들어온 것이 화근이었다. 커플반점이라니! 들어오지 않았으면 모르지만, 이곳이 커플 우대 식당이라는 소리는 지존과 본좌에게는 사형선고와 마찬가지였다. PK를 발동할 때다. 차라리 경비병에게 한번 죽고 말지 더 이상 살고 싶은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말, 릴, 거, 냐, 지, 존?]


[말, 리, 겠, 다.]


[왜냐! 경비병이 두려운 거냐! 경비병이 두려웠으면 애초에 PK를 하고 다니지도 않았다!]


[곰곰이 생각해 봤다. 철수, 영희, 민수··· 어디서 들어본 것 같지 않냐?]


[들어보다니, 무슨 소리야? 우리가 어디서 그들을······. 아!]


본좌는 화를 내는 도중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희미한 기억의 잔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제 기억나냐?]


[서··· 설마······?]


[네가 생각하는 설마가 내가 생각하는 그 설마라면 아마도 맞을 것이다.]


[늑대사냥 때 우리가 담가줬던 그놈들?]


[그래. 그때 철수란 놈은 죽어서 사라졌었고 민수와 영희라는 것들만 남아서 늑대를 잡고 있었지.]


[으으음, 그러면 그들이 눈치를 채고 복수를 하는 것일까?]


​ 생각을 해도 꼭 자기 같은 생각만 하는 본좌다.


[그건 아닌 것 같다. 아무도 우리를 모르는 눈치다. 운영자도 모르는 일을 저들이 어찌 알겠냐. 다만······.]


[다만?]


[어쩌다 보니··· 신이 주는 시련이 아닐까······. 난 지금 봉이라고 하는 거대한 영광의 빛을 쟁취하기 전에 겪어야 할 시련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너무나 많은 업이 쌓여 있기에 신이 그 업을 이 참에 씻으라고 내려준 시련, 고난이라고 생각한다.]


너무나 낙관적인, 아니, 모든 것을 초월한 듯한 지존의 발언에 본좌는 짜증이 치밀었다. 눈앞의 상황은 그냥 버려두기에는 너무나 바람직하지 못한 케이스의 해프닝이었다.


[넌 너무 낙관적이야! 이건 그저 아주 불결하고 역겹고 화가 나는 상황일 뿐이야. 우리가 재수가 없어서 이렇게 된 것뿐이라고.]


[하지만 성 안에서의 작업은 너무 위험하다. 그리고 지금의 상황은 놓치기 아까운 기회다. 차라리 나처럼 마음 편하게 가만히 있는 것이 낫다. 겪어야 할 시련이라고 생각하면 참는 데 쉬울 것이다.]


[으으으, 네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나도 더 이상은······. 하지만··· 으으으··· 아니다, 참겠다. 앞으로의 대업을 위한 액땜이라고 생각하겠다.]


[잘 생각했다. 현명한 판단이다.]


이런 그들의 고충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들을 향한 커플들의 애정 행각은 더욱 거세지고 있었다.


"하하, 영희야. 우리 커플세트 시킬까? 50% 할인된다잖아."


"야, 밥값이 얼마나 한다고 그러냐? 창피하게······."


"무슨 소리야? 아껴야 잘살지. 게다가 조금이라도 아껴야 우리 영희하고 나하고 커플 반지 하나씩 좋은 걸로 뽑지. 흐흐!"


"어머, 얘도 참······!"


'뭣!'


그만해! 이 새끼들아! 솔로들 앞에서 무슨 짓이야!


봉으로 잡고 아이템 좀 뜯어먹겠다는 생각에 따라왔지만, 더 이상은 참기가 힘들었다. 참을 이유가 사라졌다. 돈을 안 쓰겠다니! 아끼겠다니! 뭔가 우려낼 건더기가 없는 속 빈 강정(진)에게 여태껏 인내심을 발휘하고 있었단 말인가!


​ "야, 야··· 그만해라. 앞에 지존님과 본좌님도 있는데 너무한 거 아냐? 누가 닭살커플 아니랄까 봐."


친구 커플들도 역했는지 말릴 정도였다.


'음, 참아야 하는 것인가. 으으······.'


본좌와 지존의 시름은 깊어만 갔다.


"이거 먹고 저랑 무기점 가실래요? 저 무기 바꾸러 갈 건데 제가 님들 것도 하나 사드릴게요."


“!!!”


“!!!”


깊은 시름하던 차에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끝나니.


공짜다. 돈이 없어서 공짜를 좋아하는 게 아니다. 자신들의 실체를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뭔가를 뜯어낼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기뻐서 공짜를 즐기는 거다.


축배를 들어라! 파티다!


말은 돌려했지만 지존과 본좌의 장비들은 그저 땅에 떨어져 있는 것을 슬쩍한 것들뿐이다. 중고 허접 상점템들이라는 거다. 쓰다가 날이 다 나가서 버린 것이나 남을 해치우고 약탈한 것들에 지나지 않았다.


즉, 그다지 좋지 않아 보이는 정도가 아니라 상당히 안 좋은 물건들이라는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무기가 바뀐다는 것은 직접적인 공격 대미지가 올라간다는 뜻. 사냥이 수월해져 레벨을 올리기가 편해진다는 말이기도 했다.


"저··· 정말요? 어우, 고마워서 어쩌나······."


​ 기쁜 와중에도 꼭 끼는 놈들이 있다.


​ "아우··· 우리 순이는 마음씨도 착해······! 쪽!"


"어우, 얘는······. 이러지 마. 부끄럽게······."


하마터면 또 검이 뽑힐 뻔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검은 출수되지 않았다. 이미 예상했는지 지존이 본좌의 검을 손으로 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진정한 친구끼리만 이해할 수 있는, 일종의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의 발로였다. 역지사지라고 했던가.


"그럼 전 방어구라도 사드리죠."


​이 땅의 여성들에게 찬양을! 순이가 말하자 영희도 인심을 쓰기로 했나 보다.


"오늘은 민수와 순이 커플탄생 기념일인 동시에 저하고 철수의 100일 기념일이거든요. 뭐, 저희가 사드린다고 자존심 상하시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그냥 100일 기념으로 좋은 일 하고 싶어서요."


"아··· 정말 축하드려요. 그리고 너무 고마워서,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지 모르겠네요."


​ 웃는 얼굴로 웃지 않았다. 시리다 못해 차가운 살기가 미소 끝에 머물렀다. 정말 대단한 인내심이다. 손을 검에 대고 부들부들 떨고 있는 와중에도, 본좌는 얼굴에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일일이 고마움을 표하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100일 기념일이네 하는 자축 자선 파티의 희생양이 되었다는 사실이 평생에 남을 치욕으로 가슴 깊이 자리 잡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눈앞의 저주받을 것들이 물주라는 사실이었다.


"어머, 벌써 나왔네."


​ "물론이죠. 저희 낙양반점은 신속함을 무기로 하고 있습죠. 참, 커플들이신 것 같은데, 안 하실 겁니까?"


​ '제발 살려주라······.'


​ '눈을 뽑고 귀를 찢으리라!'


​ "음, 한번 해볼까?"


이 세계는 본좌와 지존을 제외하고 따듯한 분홍빛이었다.




예전에 작업한 글을 다듬어 리메이크 한 작품입니다. 리메이크라기 보다는 리부트에 가깝습니다. 워낙 오래된 글이라 기억하시는 분도 없을 것 같지만,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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