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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몽이™ 님의 서재입니다.

이런 쓰레기 같은 고인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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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몽몽이™
작품등록일 :
2023.11.15 19:02
최근연재일 :
2024.04.05 19:05
연재수 :
145 회
조회수 :
25,475
추천수 :
313
글자수 :
835,086

작성
23.11.27 19:05
조회
539
추천
3
글자
13쪽

11

재밌게 봐주세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DUMMY

닭살 멘트에 속이 쓰리긴 하지만 이 정도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범위 낸다.

본좌와 지존이 속으로 토하고 있는 이 순간에도 철수와 영희 커플, 민수와 순이 커플은 서로의 눈을 그윽하게 바라보며 낯선 곳을 탐험하는 인플루언서 커플이 되는 단 꿈에 빠져 행복해하고 있었다.


더 보기 역겨웠다. 그래서 출발을 종용했다.


“음, 그럼 이제 출발할까요? 제가 안내하죠. 사이트에서 맵을 둘러봤는데 여기서 더 들어가면 경치가 좋은 곳이 있더라고요? 여기서 별로 멀지도 않아요.” 


그리고 지존은 잠시 이를 악물며 힘을 내 다음 멘트를 쳤다.


“게다가, 으으으··· 그 어떤 위험이 닥치더라도 서로를 향한 마음만 있다면··· 으으으··· 헤쳐나갈 수 있지 않겠어요?”


지존의 멘트는 사랑에 눈이 뒤집힌 4인방에게 러브러브 파워를 향상시키는 촉매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들떠서 벌써부터 사진을 캡쳐할 준비를 하던 일행들의 무거운 발걸음을 움직여 냈으니까.


다만 작용과 반작용이 이런 걸까. 지존은 스스로 내뱉은 말에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되었다.


“크윽...”


자괴감에, 수치심에 괴로워하는 게 본좌의 눈에 보였다.

본좌는 친구에게만 너무 큰 짐을 지우는 것 같아 본인도 거들었다.


본좌는 쐐기를 박기로 했다. 은근슬쩍 철수와 민수 쪽으로 가 둘의 귀에 악마의 속삭임을 들려주었다.


“만약 처음 가는 사냥터에서 위험해지면 남자 분들이 여자 분들을 등에 업은 채 뛰게 될 상황도 발생하지 않겠어요? 흔들다리 효과 아시죠? 위기를 겪으면서 심장이 뛰는 걸 설레서 심장이 뛰는 걸로 착각해서 사랑에 빠진다는 그 효과!”


“아! 알죠!”


“빠르게 도망가려면 남자분들이 여자친구를 업고 뛰는 게 빠르지 않겠어요? 알죠? 등에 닿는 스킨십. 흠흠.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아아! 그런 기발한!”

“오오!”


철수와 민수는 본좌의 아이디어에 감동하며 눈을 크게 떳다. 어쩌다 알게 된 뉴비가 실은 연애고수였다.


‘고맙습니다.’


‘이런 팁을! 땡큐 떙큐’


눈짓으로 고맙다는 표시를 하는 둘이었다.

둘의 눈빛을 받은 본좌는 남 모르게 씨익 하고 웃었다.


성공이다. 철수와 민수는 이제 누가 말려도 사지로 뛰어 들어갈 걸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미 눈이 돌아갔다. 누가봐도 정상인의 눈이 아니었다.


남자의 로망! 그것이다. 신체의 밀착! 바로 그것이다. 버츄얼이면 어떤가. 어차피 어느정도 감각 센서로 느껴질 건 느껴질 텐데. 이 게임이 괜히 19금 설정이 있는 게임이 아니란 말이다.


이미 각자의 연인을 향해 불타는 시선을 보내며 헤죽헤죽 웃고 있는 두 남자의 머릿 속에는 본좌와 지존이 낯선 곳으로 자신들을 데려간다는 것에 대한 일말의 의심조차 없는 상태였다.


"에잇! 죽어랏!"


검이 휘둘러지고 피가 솟구친다.


쿠오오오! 쿠궁······.


피가 묻은 검을 허공에 휘두르자 피가 비산한다.


"휴, 너무 어렵군요. 늑대보다 훨씬 힘들어요. 곰 스탯은 늑대와 비교할 수가 없네요."


"갈색곰만 네 마리째야, 네 마리째. 뭐, 경험치야 잘 올라가지만 한 대만 맞아도 피가 5분의 1, 아니 4분의 1씩 떨어지니··· 이거 좀 위험한걸?"


위험한 상황이었다. 몹이 강해져서가 아니다. 4인방의 의견이 점점 안전한 플레이를 하자는 쪽으로 모아지는 것이 위험한 것이다. 기껏 꼬셔서 데려왔는데 레벨의 벽을 느끼고는 현실감각을 찾아가는 모양이다.


안 된다. 이래서는 아니 된다. 좀 더 자극을 가할 필요가 있다.


"에이, 아직까지 잘 싸우시면서 뭘 그래요? 레벨업도 잘 되고 좋잖아요. 게다가 아이템 좀 보세요. 웅담이라고요, 웅담! 이게 얼마나 비싼 놈인지 아시죠? 게다가 이번 녀석은 '곰의 발톱'을 드랍했어요."


성과를 보여주자 살짝 흔들렸다.


"음, 나도 벌써 2업을 하긴 했지만. 역시 너무 위험한 듯해."


치잇.

본좌는 혀를 찼다.


‘좀 쉽게 넘어가지. 좀 더 강하게 밀어붙이자.’


본좌는 돌아가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는 두 명의 사내에게 달라붙어 소곤거리기 시작했다.


“조금만 더 가보자고요. 아직 그렇게까지 위험하진 않잖아요. 게다가··· 꿀꺽! 잘 들으세요. 이렇게 힘든 시련이 닥쳐야만 서로를 향한 마음이 더 굳게 맺어지지 않겠어요? 이건 기회라고요, 기회! 명심해요! 흔들다리 효과! 스킨십!”


반복학습으로 세뇌의 효과가 다시 끄집어내졌다.


“흔들다리 효과!”


“스킨십!”


특정 키워드에 반응하도록 가스라이팅을 하며 본좌는 영업을 이어나갔다.


“마침 저희를 만났기에 이런 기회가 생긴 것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언제 이렇게까지 나와보겠어요? 늑대만 잡아서 언제 레벨업 하려고요? 보세요. 이 넓은 필드에 우리뿐이라고요. 여기서는 다른 사람들하고 서로 먼저 잡겠다고 다툴 필요도 없어요.”


“하긴.”


“여긴 사람이 없네.”


본좌는 두 남자의 어깨를 토닥였다.


“주위를 둘러보세요. 조용하죠? 아무도 없는 곳에 위험한 상황에 처한 연인들이라······. 무언가 일어나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하지 않을까요? 저희는 적당한 곳에서 빠져드리죠.”


“앗!”


“뭐, 뭘 그렇게까지!”


본좌의 호의에 두 사람은 사냥을 이거나느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후후. 그러니 조금만 힘내세요. 뒤의 여자 분들도 '남자친구가 나를 위해 이렇게 힘든 싸움을 하는구나' 하고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어필할 기회라고요."


효과만점. 어느 정도 자신감을 회복했나 보다. 물론 본좌가 두 명의 남자를 상대할 동안 지존이 여자들을 구워삶았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지존이 한 말을 엿들어보자.


"정말 멋진 남친들을 두셨군요. 이렇게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여자친구를 위해 곰에게 달려들어 몸빵을 하는 모습이라니··· 휘유, 정말 복도 많으세요."


"하지만 우리 때문에 너무 위험한 거 같아요. 좀 더 안전한 곳으로 가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반격에 무너질 거라면 애초에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예? 무슨 말을 그렇게 하세요? 늑대 가지고 레벨업을 할 레벨은 이미 지났잖아요. 그리고 남자 분들이 왜 이렇게까지 무릴 하겠어요? 다 두 분을 위해서라고요, 두 분을요.”


지존은 여자들을 닥달했다.


“남자들의 노력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런 소리 못 할 겁니다. 암요, 그렇고말고요! 그런 말은 서로를 배려하고자 하는 연인의 믿음을 배신하는 행위라고요.”


안전하게 노는 것과 믿음이 무슨 상관이 있으랴마는, 앞에서부터 줄곧 믿음과 사랑에 눈이 뒤집힌 채 '아름다운 추억'을 찾아온 네 쌍의 바보들은 지존과 본좌의 말을 쉽게 인정하는 듯했다. 그리고 지존이 쐐기를 박았다.


"이런 기회는 찾기 어렵다는 거 아시죠? 남자친구가 자신을 위해 희생한다는 건 남자친구를 가진 모든 여성의 로망이라고요, 로망!"


역시나······.


"아아··· 로망!"


눈이 뒤집힌다. 이제 게임 끝이다. 본좌와 지존의 작업이 끝나자 네 명의 남녀는 서로의 연인을 향해 뜨거우면서도 느끼한 눈빛을 보내며 '아름다운 추억'을 향해 자신들을 불태우기 시작했다.


[끝이군. 바보들.]


[휴··· 그래도 이번엔 위험했어. 더 강하게 쐐기를 박아놓을 걸 그랬나봐.]


[아냐, 이 정도로도 충분해. 처음부터 너무 강하게 자극하면 내성생겨서 안돼.]


[음. 그건 그렇지.]


4인방이 들었다면 거품을 물고 노기충천할 소리를 귓말로 주고받는 둘이다


로망! 그것을 뛰어넘을 한 수가 남아 있단 말인가! 남자의 로망과 여자의 로망을 이용하는 것도 천인공노할 짓이건만 더 강한 한 수가 남아 있다니! 진정 무서운 소리가 아닐 수 없다.


"좋아! 힘내자고. 영희, 나만 따라와. 내가 오늘 한 10렙은 시켜줄 테니까!"


가슴을 탕탕 치며 호기롭게 외치는 멍청이에게 자극받았을까?


"흥, 네가 10렙을 시켜주면 난 순이 100렙을 시켜주지!"


은근히 경쟁심리를 발동시키는 바보가 등장하자 상황은 안정 분위기에 느끼풍이 휘몰아치며 지존과 본좌의 생각대로 되어갔다.


그렇게 그들은 갈색곰의 영지를 천천히 관통하며 산속으로 깊이, 깊이, 더 깊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필드는 넓고, 몹은 많았다. 이제 갈색곰이 '형님!' 하고 외칠 분들이 나오더라도, 낭만에 대가리가 깨진 이들에게는 그저 로망을 쟁취하기 위한 제물로만 보일 것이다.


태양이 머리 위를 지나고 있다. 어두운 그림자는 더욱 길게 늘어져갔다.



  ***



"으으윽, 순이야! 어서 피해!"


"꺄아!"


손을 휘둘러 순이를 공격하려던 흑곰의 팔이 때마침 공격을 가하던 철수의 검에 잘려나갔다.


푸와아아악!


잘려나간 곰의 팔에서 피가 솟구치자 지존과 본좌가 양쪽에서 곰의 목을 노리고 검과 도의 날을 세웠다.


"우워어어어!"


괴성을 지르며 곰이 쓰러지자 민수가 순이에게 다가가서 일으켜 세운다.


"괜찮아? 어디 다친 곳은 없어? 여기 단약 먹어."


"난 괜찮아. 철수 씨가 때마침 구해 줬어. 고마워요, 철수 씨!"


"하하, 뭘요. 그것보다, 이번엔 참 위험했군요. 흑곰이라니, 휘유······."


순이가 고맙다고 하자 철수가 머쓱한 걸까? 어깨를 약간 으쓱거리며 바로 화제를 돌리자 순간 영희의 눈초리가 살짝 올라간 듯도 싶다. 아니, 올라갔다.


지존과 본좌는 네 명의 심리변화를 진지하게 고찰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을 유도한 것이 그들이 아니겠는가. 이제는 이대로 둬도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 만족할 수는 없다.


"정말 위험했군요, 순이 씨. 그런데 정말 너무하네요, 민수 씨. 어떻게 자기 여자친구인데 그렇게 가만히 있을 수가 있죠? 철수 씨를 봐요. 자기 여자친구도 아닌데 저렇게 몸을 날려 구하잖아요."


"아···아니에요. 난 곰의 뒤에 있어서 안 보였다고요. 보였다면 내가 구했겠죠. 곰이 너무 커서 곰 앞의 순이가 안 보였을 뿐이라고요."


당황한 것일까. 아마 당황했을 것이다. 자신의 여자친구를 구하지 못했으니 할말이 없겠지.


"에이! 그건 변명에 불과해요. 아까 영희 씨 위험할 땐 몸을 날려서 곰 팔을 막아내더구만······."


"맞아. 민수 씨는 자신의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분발할 필요가 있다고요. 철수 씨 좀 보세요. 자신의 여자와 그 외의 사람까지도 챙기는 배려··· 얼마나 멋있어요?"


지존과 본좌의 말에 민수도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할말은 없다. 이미 지난 일이고 자신은 기회를 놓쳤기에.


"히잉, 그런 게 아닌데······."


"하하, 이까짓 것 가지고 뭘 그래, 민수야? 다 끝났으면 됐지. 자! 그럼 다음 몹을 잡으러 모두 가자고요. 언제까지 여기서 쉬고 있을 겁니까? 렛츠 고!"


머리가 나쁜 것일까? 철수는 지존과 본좌가 한 말이 자신에 대한 칭찬이자 민수에 대한 책망이라고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민수는 영희를 돕고 철수는 순이를 돕고······. 이는 단순히 도왔다는 것으로 끝나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자신의 여인에게 책임감 없는 행위를 함으로써 '여자의 로망'을 깨뜨리는 일을 한 것이다.


게다가 자신의 남친이 다른 여자를 도와주고 자신은 버려두었다는 데서 오는 질투심, 그와 함께 이상하게 타고 흐르는 여자의 육감. 그리고 언제 강한 몹이 나타날지 모르는 긴장감이 어우러지자 영희의 머릿속에서는 잡다한 생각들이 떠오르며 철수와 자신의 미래에 대한 엉뚱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이제까지 잡은 흑곰이 두 마리다. 열 마리 이상의 갈색곰을 잡으며 경험치와 아이템도 충분히 획득했다. 물론 초보 유저로 여겨지는 지존과 본좌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으리라.


당연히 고렙이 초보에게 주는 인심으로 아이템의 상당 부분을 손쉽게 획득하며 레벨업을 하는 두 사람의 앞길에는, 서로에 대한 믿음의 고리에 스스로 흠집을 내는 네 명의 그것과는 다른, 밝은 빛만이 비출 뿐이다.


믿었던 사람에게 회의를 품고 사랑하던 사람을 의심하게 되고, 배려가 간섭이 되고 사랑이 구속이 되면, 그땐 정말로 진정한 파탄이리라.




예전에 작업한 글을 다듬어 리메이크 한 작품입니다. 리메이크라기 보다는 리부트에 가깝습니다. 워낙 오래된 글이라 기억하시는 분도 없을 것 같지만,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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