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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몽이™ 님의 서재입니다.

이런 쓰레기 같은 고인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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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몽몽이™
작품등록일 :
2023.11.15 19:02
최근연재일 :
2024.04.05 19:05
연재수 :
145 회
조회수 :
25,461
추천수 :
313
글자수 :
835,086

작성
23.11.26 19:15
조회
576
추천
4
글자
12쪽

10

재밌게 봐주세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DUMMY

따라서 이렇게 계략을 써서 아이템을 구하면, 수중의 돈을 들이지 않으면서 상대방을 농락까지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입 몇 번 나불거리고 비싸게 지불해야만 살 수 있는 아이템을 구할 수 있으니, 이거야 말로 일석 이조, 일석 삼조 아니겠는가.


물론 답답할 땐 지르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이런 비정상적인 방식의 플레이가 아니면 즐길 수 없는 몸이 되어 버린 지 오래였다.


아이템은 소모재다. 아이템마다 재질이 다를뿐더러, 재질에 따라 내구도도 다르다. 내구도가 소모되면 수리도 불가능해 파기되어 버린다. 너무 허접한 아이템은 상위 사냥터에서는 전혀 효용이 없다. 상대의 방어력을 뚫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냥터가 바뀌면 아이템도 업그레이드를 시켜줘야 한다. 본좌와 지존은 그동안 초보 존에서 적(?)이나 몹이 떨구는 아이템을 주워 사용해 왔다. 그러나 초보존에서 떨어지는 아이템이 만족스러울 리 없다. 상점에서 구하든, 커스터마이징 된 무기를 현질 해서 구하든 해야 한다.


하지만 줍거나 스스로 사는 방법 외에 제3의 방법이 존재한다.


그건 바로 소매 넣기.


게임에 들어오는 뉴비의 이탈을 막고 게임에 흥미를 붙이기 위해 고인물들이 뉴비들에게 아이템과 노하우를 강제로 먹여주는 전통 관습이다.


그리고 지금의 경우에는, 이것은 일종의 강제 소매 넣기라 할 수 있다.


타고난 외모와 적절한 연기를 조합하면 호감 가는 뉴비로 보인다. 조금만 노력하면 이렇게 공짜로 얻을 수 있는 부분이 있으니, 이런 자괴감 느껴지는 행동조차도 일종의 퀘스트처럼 즐기게 된 그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에게 있어 물주라는 개념은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아닐 수 없었다. 상대를 희롱해 공짜로 얻어먹는 맛의 달콤함에 중독됐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상대는 일반적인 선량한 유저가 아니지 않은가. 본좌와 지존은 상대방에게 원한을 품고 있다. 이미 두 커플 사이에서 받은 막대한 양의 정신적 대미지로 분노조절장애 상태에 이를 정도였기 때문이다. 정신적 대미지를 보상받기 위해서라도, 커플들의 주머니에서 돈이 나가는 것을 직접 눈으로 봐야만 직성이 풀릴 것만 같았다.


물론 굳이 커플들이 돈을 내는데 점원을 구워삶은 것도 이러한 연고다. 아무리 사준다고 하더라도 비싼 물건들을 골라대면 사주는 사람의 마음이 바뀔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말짱 도루묵일 뿐이다.


그렇기에 그들에게 '돈이 나가도 상당한 이득을 본다'라는 경제 논리를 납득시켜 '이 정도면 아깝지가 않군' 하고 생각하도록 만들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본좌와 지존에 대한 지출을 아깝게 느낄지도 모른다. 본좌와 지존에게 줄 물건의 가격대가 낮아질지도 모른다.


그런 건 용납할 수 없다.


‘그게 얼마나 큰 손해야.’


‘우리 시간을 잡아먹은 값은 톡톡히 치러야 할 거다.’


여태 투자한 시간과 노력이 아까워서라도 중간에 그만둘 수 없다. 게다가 아는 사이로 친한 척하다가 나중에 뒷치기를 하면


‘짜릿하지.’


‘나중에 배신당했을 때 어떤 얼굴을 보여줄지 기대되는군.’


음흉하게 웃는 본좌와 지존이었다.


그런 그들 앞에서 아무것도 모른 채 해맑게 웃고만 있는 두 커플이 불쌍할 뿐이다.


“하하하하”


“호호호호”


인간은 한치의 미래도 보지 못하는 가련한 생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행복한 얼굴로 웃고 떠들 수 있는 거겠지.


자신들이 어떤 수렁에 발을 담갔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웃을 수 있는 거다.


‘지금 실컷 웃어둬라.’


​ ‘이제 곧이야. 곧.’


여섯 일행은 하하 호호 웃고 떠들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우려먹기는 충분히 우려먹었다. 새로운 무기도 생겼고 든든한 방어구도 챙겼다. NPC를 호구 잡고 신발이나 장갑, 모자 같은 보조장비도 장만했다. 서비스로 다량의 회복제도 충분히 마련했다. 몸도 마음도 든든해진 시간이었다.


​ 하지만 대업을 위해 준비되지 않은 것이 있었다.


이곳은 성 안이다. 고로 경비병이 열나게 돌아다닌다. 아직 경비병들과 친분을 쌓아놓지 않았기에 함부로 살인을 저지를 수는 없는 노릇이다.


PK를 하고 경비병들에게 쫓기다가 죽기라도 하면 경험치 하락과 소유하고 있던 아이템의 일부를 떨구어야 하는 바람직하지 못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


게다가 단순한 PK행위로는 여태껏 참아왔던 닭살에 대한 복수로 충분하지 못했다. 보다 완벽하게 복수를 해야만 했다. 눈앞의 커플을 부숴버려야 했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이들을 갈라놓는 것이다!


게다가 친구 사이라고 생각되는 철수와 민수라는 자의 사이도 갈라놓는다면 금상첨화다. 이들에게 얽혀 있는 운명의 실타래를 잘라버려야만 속이 시원해질 것만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금 더, 아주 조금 더 준비해야 했다. 계획이 필요한 시점이다.


해가 뜨면서 아침이 시작됐다.


사냥이 시작되면 지존과 본좌의 본능 속에 자리 잡고 있는 야비한 맹수가 고개를 들고 울부짖을 것이다. 사냥을 가기 위해 성문을 나서는 여섯 명의 뒤로 길고 짙은 그림자가 깔리기 시작한다.


아침이었다.​



제4장



파국을 향하여



​정이 많은 것이 장점으로 꼽히는 사람은 우유부단한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정이 많다는 것이 장점이면서도 단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있다는 의미다.


자, 이 문제를 커플들에게 적용시켜 보자.


커플들의 특징이자 장점이라 할 수 있는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 아마도 서로에 대한 배려 또는 믿음, 사랑 따위가 있을 것이다. 장점이 때로는 단점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면? 두 사람을 커플로 이어주었던 배려와 믿음 등이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럼 어떻게 해야 장점을 단점이라고 생각하게 될까? 그건 연인 간의 믿음이라는 연결고리를 적절히 조종함으로써 얻어낼 수 있는 효과일 것이다.


믿음에 의심이란 악마가 침범하게 된다면 서로에 대한 배려나 사랑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게 된다. 즉 배려는 간섭으로, 관심은 집착이 돼버리는 것이다.


물론 이 논리가 순 억지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공식이 단순히 억지일까? 주변을 둘러보자. 왜 사랑하는 사람들이 깨질까?


'넌 너무 간섭이 지나쳐', '난 네 인형이 아니야' 등등의 낯 뜨거운 이별 대사들을 살펴볼 필요성이 느껴지지 않는가? 사랑하는데 왜 상대는 그것을 사랑이라 여기지 못하는가.


후후.


사냥이 계속될수록 지존과 본좌의 얼굴에 점점 미소가 어리기 시작했다.


“6명이서 치니까 금방 잡는데요?”


“너무 쉬운 거 같기도 하고.”


둘이서 만담으로 쿵작을 맞춘다.


레벨을 숨겼던 지존과 본좌가 레벨에 맞는 무기를 손에 쥐자 충분히 딜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사냥이 쉬워졌다.


​"그런 거 같기도 해요."


“우리 합이 잘 맞는 듯?”


​ 레벨만 숨겼나? 그들은 이런 류의 게임에 경험이 풍부하다. 지존 온라인만 처음 하는 것뿐이지, 비슷한 류의 게임들을 격파하며 고인물 소리를 듣던 작자들이다.


그런 양반들이 그간의 경험을 녹인 친절한 접대 플레이로 커플들의 수준에 맞춰 게임을 해주니 게임이 재미가 없을 수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갑자기 사냥 난도가 낮아져 더 강한 적을 잡아보고 싶은 호기가 불쑥 생겨난 것이었다.


지존과 본좌의 발언에 흥미를 느낀 일행은 함께 발걸음을 옮겼다. 더 깊은 곳으로, 더 먼 곳으로.


‘후후. 모든 것은.’


‘계획대로.’


이제 지존과 본좌의 작업이 시작되리라. 숲으로, 숲으로, 더욱더 깊은 곳으로 들어갈수록 인간의 믿음에 대한 처절한 시련이 시작되리라.


가장 야비하게, 가장 지독하게, 한 발짝, 한 발짝 음침한 음모가 진행될 것이다. 그리고 이 게임 속에서 커플 두 쌍이 사라질 것이다.


"음, 사냥 어디서 할까요? 조금 깊은 곳으로 가보지 않을래요?"


음모는 가볍게 다가온다. 태양에서 나오는 눈부신 광채를 한껏 머금은 순수하고 맑아 보이는 눈동자에 살포시 웃음이 걸리며 순이와 영희라는 여성에게 질문을 던지자, 유혹이란 악마가 잠에서 깨어난다.


"음··· 깊이요? 하지만 위험하지 않을까요?"


남자 친구가 옆에 있다는 사실을 인식이나 하고 있을까? 살포시 얼굴을 붉히며 대답하는 순이의 말에는 상대에 대한 호감이 묻어나 있었다.


"저희야 강한 몹이 나와도 어느 정도 버티겠지만 두 분은······."


일정 이상의 호감은 상대에 대한 이유 없는 배려로 표현되는 법. 영희의 입에서 상대에 대한 배려 차원의 말이 나온 이상 방아쇠는 당겨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하, 걱정 마세요. 여차하면 도망가면 되죠. 게임 상에서 구현되는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씨 아닙니까? 게다가 아름다운 연인이 아직 아무도 밟아보지 않은 미지의 숲에 들어가 처음으로 발자국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매력적인 추억'이 되지 않을까요?"


상큼한 미소로 음흉한 속내를 감추며 '매력적인 추억'이란 단어로 유혹을 하는데 넘어가지 않을 커플이 있을까?


‘추억’이라는 말이 주는 마력에 넘어갔다. 상용화된 지가 언제 적인 게임인데, 아직까지도 초보 구간에 속하는 이곳에 유저들에게 짓밟히지 않은 곳이 어디 있다는 것일까.


또 있다고 하더라도 그런 곳을 어찌 지존과 본좌 따위의 뉴비가 알고 있다는 것일까? 조금만 머리를 굴려도 넘어가지 않을 사탕발림이지만, 사랑에 빠지면 멍청해지는 법이다.


인스타 감성 카페를 맛 때문에 가겠는가? 사진 찍으러 가는 거다. 사진은 왜 찍는가? 데이트하러 ‘이런 곳’까지 갔다는 추억을 자랑하기 위함이다.


효율적이지 않으면 어때? 상식적이지 않으면 어때? 사랑할 때는 다 그런 데 다니면서 둘만의 경험을 만들어 나가는 거다.


​ '후후, 어리석은 것들. 지옥을 보여주마!'


​ '흐흐흐, 이제 시작인가. 하여간 커플들이란. 흐흐.'


네 사람이 얼마나 한심해 보일까. 레벨은 낮아도-물론 이미 30이 훌쩍 넘어버린 그들이지만-민첩성만큼은 자신 있는 그들이었다. 그리고 이런 류의 게임에서 플레이어를 상대로 PK 하는 경험은 차고 넘치는 그들이었다.


긴장을 풀고 있을 때 푹찍 하면 되는 거다.


배신감에 신고하면 어떻게 하냐고? 도망은 어떻게 가냐고?


다 방법이 있다. 쌓인 노하우가 있다.


남들이 다 잡아놓은 몹에서 떨어지는 아이템을 먹고 튀던 그들 아닌가. 도주는 그들의 일상사다. 간혹 쫓아오는 유저도 있지만 순간순간의 현명한 판단 덕에 여태껏 한 번도 잡힌 적 없다.


"음, 추억이라. 좋은 추억을 만든다는데··· 욕심이 나는군요."


​ 악마의 속삭임에 철수와 민수도 넘어가는 것일까.


"하지만 너무 깊이 들어가면 위험할 텐데······."


역시 남자보단 여자가 더 이성적인 동물 이어서일까. 둘의 작전에 금 가는 소리를 하는 영희의 말에 지존과 본좌는 너스레를 떨며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안 돼! 여기서 밀릴 수는 없다!'


말마따나, 아니, 생각마따나 여기서 밀릴 수는 없다. 커플들이 합리적인 생각을 하기 전에, 대가리에 핀 꽃이 지기 전에 끌고 들어가야 한다.


"에이, 뭘 걱정하세요. 위험한 것은 오히려 레벨이 낮은 저희이지 님들이 아니잖아요. 조금 위험해도 남자 친구가 있는데 무슨 걱정인가요? 남친이 다 지켜줄 텐데 뭘 그리 걱정하세요? 설마 남자 친구를 믿지 못하는 건 아니겠죠?"


님 쫄?


희번덕. 찌릿.

자극에는 반응이 오는 법이다.


"아, 아니에요. 믿지 못한다니요. 우리 사이를 어떻게 보고 하시는 말씀이세요? 다 이겨낼 수 있어요!"


다행이다. 아직 대가리가 꽃밭이다.

둘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예전에 작업한 글을 다듬어 리메이크 한 작품입니다. 리메이크라기 보다는 리부트에 가깝습니다. 워낙 오래된 글이라 기억하시는 분도 없을 것 같지만,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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