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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몽이™ 님의 서재입니다.

이런 쓰레기 같은 고인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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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몽몽이™
작품등록일 :
2023.11.15 19:02
최근연재일 :
2024.04.05 19:05
연재수 :
145 회
조회수 :
25,485
추천수 :
313
글자수 :
835,086

작성
23.12.07 19:05
조회
380
추천
3
글자
12쪽

21

재밌게 봐주세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DUMMY

찾아간 곳은 아이스크림 가게였다. 아이스크림이라고 해도 일반 아이스크림이 아니다. 무려 백화점 지하1층의 아이스크림이다. 당연히 가격도 만만치 않았다.


"네, 무엇을 드릴까요?"


친절한 점원의 말에 작은 사내는 고심하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하얀색 아이스크림이 필요합니다. 음, 콘아이스크림이 좋겠군요."


"소프트콘으로요? 몇 개 드릴까요?"


잠시 멀리 걸어가는 육중한 전차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한 개 가지고는 턱도 없을 것 같았다. 예상외로 지출이 많을 듯싶다.


"음, 제일 큰 사이즈로 두 개 주세요. 부족할 것 같긴 하지만······."


작은 사내의 주문에 점원은 아이스크림을 뽑아주었다.


"네,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12000원입니다."


점원의 말에 두 사내는 순간 움찔했다.

 

“아이스크림 콘 하나에 6000원을 태워?”

 

“아, 이건 써야 해.”

 

워낙 공짜만 추구하다 보니 세상 물가가 어떻게 상승하는지에 대해 그다지 신경 쓰지 않은 그들이었다. 오랜만에 체감한 인플레이션에 충격을 받았다.


부들부들 손이 떨린다. 이성이 외친다. 이래서는 안 된다··· 이래서는 안 된다······. 하지만 복수에 대한 욕망이 너무나 강렬했다. 결국 카드를 꺼내고야 말았다.


예상 외의 지출이다.


“어쩐지 초딩들조차 돈을 많이 들고 다니더라니.”


어쩌면 판치기 판돈을 올려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거 모아놓은 템 좀 처분해야 하나?”


오랜만에 수익화 사업을 좀 해야 하나 고민까지 했다.


“여깄습니다.”


점원은 아이스크림 콘 두개를 건넸다.

 

"네, 네······."


기껏 돈 써서 받은게 코딱지 만한 작은 아이스크림 콘 2개라니. 6000원이 아니라 600원짜리도 이거보다는 클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둘은 목표물을 바라봤다.


잔뜩 얼굴을 찌푸린 둘은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들고 천천히 걸었다.


***


“아직도 못찾았나?”​


인이어로 소통하며 목표물을 찾기 위해 분주한 백화점 요원들.


“시식코너 위주로 살펴!”


“넵. 알겠습니다!”

 

네 명의 요원은 아직도 식품매장 한가운데서 사방을 둘러보며 목표들을 찾고 있는 듯했다. 그러던 그들의 움직임이 갑자기 멈췄다.


"앗! 저기!"


한 명이 외치자 나머지 세 명도 모두 한곳을 향해 시선을 집중했다.


"응? 아니, 저럴 수가!"


목표물을 발견했으나 믿을 수 없는 광경에 두 눈을 비비며 다시 확인했다.


“아니, 이, 이러면 안되는데...”


아무나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게 아니다.

블랙리스트가 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직원에게 함부로 대하며 난동을 부린다거나, 이용한 제품을 환불해달라고 악을 쓰는 경우라던가, 백화점의 수준에 맞지 않은 복장 및 행동으로 품위에 맞지 않는 고객이 온다던가.

아니면 이들처럼 돈 한 푼 쓰지 않으면서 매출을 축내는 경우다. 많은 사람이 식품 코너에서 무료시식코너를 즐긴다. 그런데 단 하나의 제품도 구매하지 않으면서 매번 배를 채울 정도로 먹고 가지는 않는다. 이 두 청년은 도를 지나쳤다.


그랬기에 블랙리스트에까지 올라간 것이다. 백화점의 매출에 도움이 1도 되지 않는 식충이들. 그렇기에 이들이 시식코너를 이용하는데 방해라도 할 셈으로 요원을 파견한 것이다.

 

그런데 왜?

손에 든 건 뭐야?


"아이스크림? 저것도 공짜로 나눠주나?"


그럴리가.

대답은 일행에게서 들려오지 않았다.


"당연히 사서 먹는 것 아닙니까? 백화점 직원 여러분, 이거 참 반갑습니다. 이렇게 만나게 되어 정말 영광이군요."


"헉!"


자신들을 아는 척하는 두 사내를 보며 네 명의 특수요원들은 헛바람을 들이킬 수 밖에 없었다. 자신들을 알아본다는 것은 무전취식 무마계획 역시 이미 들통났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두 사내는 그런 네 명을 향해 야릇한 미소를 지으면서 심리적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왜 그러시죠? 백화점 지하 1층 식품매장 담당 여러분? 뭐가 그리 놀라우신 거죠? 저희 주머니 속에 고객 건의함에 넣을 '경제적으로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고객에게 무례하게 대하는 기분 나쁜 네 명의 직원을 해고해 달라'는 내용의 항의 편지가 들어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시기 때문인가요?”


“물론 뉴스 제보용 자료도 필요하니, 지금 이 상황을 녹음하는 것 정도는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항의 편찌 따위, 물론 반려될 것이다. 자신들은 명령을 받고 파견된 요원 아닌가. 

하지만 자신들의 존재를, 자신들의 행위를 외부에 퍼뜨린다면? 백화점 직원들이 쫓아다니며 시식코너에서 서비스 음식 몇개 먹는 것도 못 먹게 쫓아다니며 괴롭힌다는 걸 제보한다면?


악마다. 저렇게 잔인한 거짓말을. 하지만 네 명은 이미 몇몇 동료들이 컴플레인 쪽지에 '응징'당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쉽사리 대할 수가 없었다.


"무···무슨 말씀이신가요, 손님? 저희는 그저 고객 여러분의 편의를 위해 이렇게 서 있는 것뿐입니다."


그나마 재빨리 정신을 차린 한 직원의 말에 나머지 세 명은 연신 고개를 끄덕여댔다. 하지만 임기응변에는 한계가 있는 법.


"아, 그렇군요. 그런데 저기 저쪽에 있는 멀쩡한 안내 데스크는 놔두고 왜 백화점 직원 분들이 사복 차림으로 이렇게 서 있는 건가요? 아무래도, 제복도 제대로 차려입지 않고 근무 시간에 빈둥빈둥 놀러다니는 직원들이 매장 길목 한켠을 차지한 채 고객들의 쇼핑을 방해하고 있다는 내용도 추가해야겠군요!"


아뿔사.​

당했다. 어떻게 알고 있는걸까.

 

네 명의 직원은 그저 '헉!' 하는 신음과 함께 슬금슬금 물러나기 시작했다. 직원들의 물러나는 속도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였을까. 두 사내가 더 날카롭게 노려보자 직원들은 시선을 피하며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일단 방해물을 치우는 데 성공했다.


"휴··· 이제 일을 시작해야겠군. 방해자는 제거했고··· 이제 목표는?"


"저기 있다!"


손가락이 향하는 곳엔 정말로 어디에서나 눈에 두드러질 덩치의 아줌마가 매장 직원의 생명을 위협해 대며 흥정하고 있었다.


어딜 가나 저런 사람은 꼭 있다. 가격이 정해진 물건을, 그것도 백화점에서 깎아대려고 하는 사람들.


“호오. 정말 후안무치하군요.”


“보통 두꺼운 낯짝이 아니야.”


도저히 용서가 아니 된다. 정의로 가득 찬 마음으로 저 악당을 물리치기로 한 두 명의 용사는 검 대신에 달콤한 하얀색 바닐라 맛 소프트 콘 아이스크림이란 무기를 들고 돌진했다.


동시에!

이 때야!


더블!

크로스!


스윽··· 스으으으으윽!

문질문질.​

 

학익진.

학의 날개 모양으로 진을 짜 포위공격한다!

 

양쪽에서의 더블어택. 깔끔하다. 눈에 띄지는 않지만 나중에 느낄 수 있으리라. 하얀 조끼 털에 하얀 아이스크림이 묻었기에 티는 별로 나지 않는다.

 

하지만 기름기 가득한 유분 제품인 아이스크림이 털에 묻어 녹고, 굳게 되면 털은 사망처리된다.

빳빳이 굳어 수선하는 데 엄청 애를 먹으리라.


“좋았어!”


“완벽했어!”


완벽한 기습이었다. 상대는 공격을 눈치채지도 못했다. 당사자 뿐 아니라 주변 그 누구도 그들의 행적을 알아채지 못했다.


인간의 한계를 넘어 정신통령의 단계에 들어선 둘의 합격진이었다. 거미줄 같이 얽히고 섥힌 사람들의 시선 틈으로, 그리고 당사자의 감각을 피해 밍크 조끼에 맛있는 소프트콘 아이스크림을 먹여준 두 악마의 입가에 산뜻한 미소가 번졌다.


"그래! 이 맛이야!"


"아, 뿌듯해!"


"먹지 않아도 배부르군."


"하하! 정말인걸?"


둘의 발걸음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가벼웠다. 하늘로 날아오를 것만 같았다. 행복했다. 배를 채우지는 못했지만 위장의 허전함을 만족감이 대신 채웠다. 비록 3,000원을 쓰기는 했지만 정말 많은 돈을 땄고, 오래간만에 '뿌듯한 일'도 했다. 정말로 보람찬 하루다.


"이제 집에 가야지?"


"하하, 좋지. 게임이나 할까?"


"그럴까?"


"레벨업이나 하자고! 그리고 네 검 숙련도도 올려야 하고, 나도 쓸 만한 무공 하나 얻어야지."


"그래, 그래. 자! 그럼 집으로 렛츠 고!"


서서히 저물어가는 태양이 아름다운 노을을 만들고 있었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보람찬 하루를 보낸 그들의 뒤로 그림자가 길게 늘어나고 있었다. 



제6장


짝퉁과 진퉁의 차이



"흠··· 기분 좋은데?"


"언제 들어와도 기분이 좋아. 그러니 폐인이 생기는 거지. 현실로 나가봐야 별 볼 일 없으니까 여기 죽치고 앉아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거 아니겠어?"


님 팩폭 자제요.


"맞아, 맞아. 나도 여기 계속 있고 싶어진다니까. 그나마 자동 퇴출 장치가 아니면 여기 접속하고 있다가 굶어 죽기 십상이지."


님들 이야기잖아요.


"크크크, 그러고 보면 우리도 폐인이지. 항상 퇴출 경고음이 울리고 마지막 세 번째 경고음이 울리고 나서야 나가잖아."


자랑거리는 아니죠?


"하하하! 좋은데 어떡해? 실제보다 여기가 더 좋은데. 공해도 없지, 게임도 재밌지. 나쁜 건 없잖아?"


합리화하지 마세요.


"맞아. 자! 수다는 그만 떨고! 레벨업이나 하러 가자고!"


건강 생각하며 게임하세요.


"오케이! 고, 고!"


과도한 게임은... 아무튼 위험합니다.

이런 경고가 먹혔으면 폐인 고인물이 되지 않았겠지만.


두 악마는 서서히 사냥터로 발걸음을 옮겼다. 공짜로 얻은 아이템들에 기분이 좋은 것일까. 지존과 본좌는 손에 든 검과 도로 야생동물들을 학살하며 조금씩, 조금씩 사냥을 즐겨 갔다.


점점 쓰러져가는 동물들의 수가 늘어날 무렵 본좌의 눈에 파란색 점이 반짝거렸다.


-띠리링! 독고9검 2성을 성취하셨습니다.


이렇게 기쁠 수가.

우연히 얻은 독고9검이 서서히 발전해 나가고 있다. 막 멧돼지 한 마리를 쓰러뜨리는 본좌의 귀에 메시지가 들어오자, 본좌는 사냥을 멈추고선 스킬 창을 열었다.


독고9검 1성 : 기술-독고1검


독고9검 2성 : 기술-독고2검


"흠······."


본좌가 사냥을 멈추고 가만히 서 있자 지존이 본좌에게 물었다.


"왜? 무슨 일 있어?"


"아니, 독고9검 2성을 달성해서."


"진짜? 와··· 축하한다, 축하해. 대단한걸?"


지존의 축하에도 본좌의 표정은 밝아지지 않았다.


"글쎄··· 그다지 좋은 것 같지는 않아."


"응? 그게 무슨 말이야? 독고9검 2성이면 이제 기술도 더 생겼을 거 아냐?"


"그렇긴 하지만 이상해··· 이상해······. 원래 독고9검이 이런 독고9검이 아닌데 말이야."


본좌의 말에 지존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독고9검이 이런 독고9검이 아니라니, 무슨 소리인가?


"뭐가 말이야?"


"인터넷에 게재되어 있던 독고9검과 달라. 원래 독고9검과 초식이 다르다고. 게다가 1성 올릴 때마다 기술도 하나씩밖에 안 늘어. 너무 이상한걸."


본좌의 말에 지존의 두 눈이 커졌다.


“초식이 하나씩밖에 안 는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버그인가?”


본좌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의심에 가득 찬 눈초리로 자신의 스킬 창을 주시하였다.


“그런가? 나도 모르겠어. 혹시 버그는 아닐까? 일단 신고라도 해놔야겠어. 도대체 뭐가 뭔지 모르겠는걸.”


모를 땐 전문가 찬스지.

본좌는 본인의 무공이 이상하다며 버그 리폿을 보냈다.


운영자에게 메일을 보내고 나서 둘이 사냥에 열중해 있을 때 갑자기 그들을 찾아온 손님이 있었다.


하얀 수염에 하얀 머리카락, 하얀 옷을 입고 하얀색 지팡이를 들고 있는 괴인영. 옷 앞뒤 양옆에 검은색 글씨로 큼직하게 '운영자'라고 쓰여 있는 모습이, 영락없이 운영자였다.


"안녕하세요? 본좌님이시죠? 보내주신 메일을 받고 궁금증을 해소해 드리기 위해 나왔습니다."


자신을 운영자라고 소개한 사람을 본좌는 밝은 표정으로 맞이했다. 거의 보내자마자 온 수준이었다. 빠른 서비스에 만족스러웠다.


"아··· 빨리 나오셨군요. 그래, 결과는 어떤가요? 버그인가요?"


본좌의 질문에 운영자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닙니다. 그것도 엄연히 무공입니다. 다만······."


"다만······?"




예전에 작업한 글을 다듬어 리메이크 한 작품입니다. 리메이크라기 보다는 리부트에 가깝습니다. 워낙 오래된 글이라 기억하시는 분도 없을 것 같지만,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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