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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이목소리 님의 서재입니다.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이세계 소환수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라이트노벨

냥이목소리
작품등록일 :
2020.05.30 18:26
최근연재일 :
2020.08.01 18:02
연재수 :
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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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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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글자수 :
350,8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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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20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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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알아가는 중 - 7

DUMMY

“하준 괜찮아? 다친 덴 없어?”


리아의 걱정을 들으면서 난 옷에 뭍은 먼지와 돌조각을 털어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다치지 않는 몸이니까, 걱정하지 마.”


다칠 수 없는 몸이라고 해야 맞는 건가?


근데 내 의지로도 다칠 수 있으니, 다치지 않는 것도 아닌가?


아 몰라. 신경 끄자.


“그렇구나······.”


놀랐냐면서 리아를 놀리면서 이야기하고 싶지만, 지금은 다른 문제의 해결이 시급하다.


“리아, 요코드 씨 어디 있어? 안내 해줘.”


“아, 응. 저기에 계셔.”


리아를 따라 요코드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할배의 최측근인 그녀라면 이 사태에 대해 설마 모르진 않겠지.


마치 재앙이 일어날 것을 알고 있기라도 한 듯한, 할배의 담담한 말투와 의미심장한 말.

전에 요코드가 말해준 저주의 존재.


만약 이 사태가 저주와 관련된 것이라면, 그녀는 분명히 알 것이다.


나와 리아가 이곳에 있는 이상, 더는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기에,

난 저 재앙을 한시라도 빨리 해결할 것이다.


······사실은 좀 다르지만.


“요코드 씨 하준을 대리고 왔어요.”


“아, 네. 저기, 할아버지께서는······.”


“할배는 괜찮으니까, 빠르고 간단한 질문만 하죠. 할배 정체가 뭐죠?”


난 단도직입적으로 질문을 시작했다.


요코드는 물론이고, 그 옆에 있던 와카드, 심지어 리아까지 나의 말에 전부 당황스러운 기색을 보였다.


“저기, 무슨 말씀을······.”


“이제 슬슬 말할 때도 된 것 같은데요? 저쪽 상황을 봐선, 이제 더 이상 입을 다물 이유는 없지 않나 싶은데.”


“······.”


앞에 있는 여성형 고블린은 입을 다물고, 시선을 내리깔았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천천히······.”


“지금 마물이 도시에서 깽판치고 있죠. 지금 그 도시에 할배가 있고요. 지금 천천히 설명할 시간이 있을까요?”


“······.”


그 옆에 있던 남성형 고블린도 입을 다물었다.


“하준, 사실은······.”


······리아는 내가 듣지 못한 할배의 정체를 설명해주었다.


“도사···라. 그런 직업도 있는 거였냐······.”


마법사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도사라니.


동서양이 섞인 판타지 세계였던 거냐.


뭐, 중세와 현대를 넘나들고, 사람과 거의 똑같이 생긴 고블린이 지하에 도시를 건설하고 사는 이세계인데.


이제 더 놀라는 게 이상한 수준이 된 것 같다.


미래를 내다보는 듯한 말과 행동.

한자를 말하는 듯한 영창.

산신령이 들고 다닐 것만 같은 나무지팡이.


할배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역시 마법사보단 도사가 딱 어울린다.


이건 할배가 어느 정도 마력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빠르게 넘어가도록 하고.


“저 마물은 어디서······ 아무래도 천장을 뚫고 내려온 거겠지?”


“응, 아까 굉음도 하늘이 갈라질 때 나던 소리였어.”


그렇군, 저 녀석이 나를 불안에 떨게 만든 주범이었구먼.


그리고 직접 보진 못했지만, 굉음을 내면서 천장에 금이 가는 것을 『하늘이 갈라지다』라는 표현한 모습이 상상된다.


저만한 크기의 구멍이 뚫렸으니, 갈라진 틈 사이로 균열이 비치는 모습이 공포의 대상이면서 장관일 듯하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재앙이 되었으니 입 밖으로 못 꺼내는 생각이다.


그런 건 이제 됐다.

마지막 궁금증을 풀고 싶다.


그건······.


“그럼, 왜 마물이 찾아온 거야?”


좀 나쁘게 말하자면······.


왜, 하필이면, 우리가 있는, 오늘 찾아온 건지 궁금하다.


우리는 이 지하도시에 온지 하루 밖에 지나지 않았다.


난 귀환해서 애매하지만, 리아와 세이트는 확실히 하루, 아니면 그보다 적은 시간을 이곳에 있었다.


그런데, 이건 타이밍이 너무 나쁜 거 아니냐고.


만약 우연이 아니라면, 떠오르는 가능성이 한 가지 떠오른다.


“혹시 저주가 발동된 건가?”


요코드에게서 들은 저주의 존재.


그때 당시 고블린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는 사실.


아직까지도 남아있는 두려움의 존재.


그런 존재가 지금 발동이 된 것이다.


“그건 아닐 거예요! 말도 안 됩니다! 저희는 도시를 유지시키면서 잘 살아가고 있었다고요! 이제 와서 저주가 발동된다니, 그건······. 여보?”


와카드가 저주의 발동에 부정하고 있을 때, 요코드가 내 앞으로 천천히 걸어왔다.


“저주······ 발동됐어요.”


요코드의 말에 와카드는 눈이 커지면서, 말문이 막혀버렸다.


난 앞에 보이는 고블린의 복잡한 감정이 담긴 눈에 마지막 질문을 했다.


“그 이유는?”


“그건, 전부······. 전부 당신들 때문이잖아!”


눈에 담겨있는 감정이 폭발했다.


고막을 찌르는 날카로운 목소리가 크게 울렸고, 꽉 쥐어진 두 손에는 피가 흘렀다.


“전부 당신들 때문에, 이렇게 된 거 라고!”


“여보, 일단 진정해. 손에서 피가 너무 많이 나.”


“요코드 씨, 일단 회복을······.”


난 요코드의 손을 회복을 하려던 리아를 가로 막았다.


와카드도 그녀가 걱정되어 진정시키려 하지만, 분노로 인한 흥분으로 나와 본인 말고는, 아무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할아버지한테 전부 들었어. 저주는 우리가 알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라고. 이대로만 살면 되는 줄 알았는데, 불안함을 잊을 수 있었는데, 그런데 왜 당신들은 이곳에 떨어진 거냐고!”


요코드는 여태까지 쓰던 경어를 버리고, 억울함과 분노의 하소연을 늘어놓았다.


“지상에서 사람이 오면, 모두가 죽는다니······. 평생 생각할 일 없었어. 이런 일은 일어날 리가 없었다고!”


저주의 진짜 내용인 건가.


“도망치고 도망쳤는데, 버티고 버텼는데, 그런데, 왜 다시 우릴 찾아온 거냐고! 당신들만 없었으면, 당신들만 이곳으로 오지 않았으면, 전부 잘 됐을 건데. 어째서······. 어째서냐고!”


그녀의 감정이 계속해서 폭발한다.

지금 이곳에서 폭발한다.

폭발은 근처에 있다면, 당연히 보이고 들린다.

그렇기에 이목이 집중되고, 그렇기에 흥미를 끈다.


“······당신들 때문인 거야?”

“당신들 때문에 하늘이 무너진 거야?”

“마물이 떨어진 것도.”

“도시가 무너지는 것도.”

“너희들 때문에 저주가 발동된 거냐고!!”

“맞아! 전부 저것들 때문이야!”

“지상의 것들만 없었어도 이렇게 되지 않았을 거라고!”

“죽어! 목숨으로 되갚으라고!”


여기저기서 소리가 들려온다.


여기에 모든 고블린들이 수용되어 있었던 건가?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나도 감정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하고 있었던 거냐······.


처음으로 인식의 범위가 넓어져서, 주위를 둘러보던 중.


세이트가 누워있는 상태로 힘겹게 상체를 일으키려는 모습이 보였다.


할배의 마법이 아직도 영향을 주는 건가.


어쩐지, 리아 혼자 있는 게 위화감이 있었는데, 세이트가 제대로 못 움직이는 상태였던 거였군.


리아의 표정을 보아하니, 그녀도 저주의 정체를 깨달은 듯, 또 자책하는 표정이다.


아니면 그냥 착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는데, 이건 못 알아챌 수가 없다.


너무나도 익숙한 괴물이 아닌가.


불과 하루 전이다.


불과 하루 전에 헤어진 악연이 저주의 주인공으로 등장해 도시를, 그들의 삶의 터전을 파괴하고 있다.


이게 연관이 없을 리가 없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할 리가 없다.


리아······.


······자, 질문은 이제 종료.


아무 것도 얻어낸 게 없다.


그러므로 지금부터 얻으러 가야겠다.


이 이세계 여행의 목적.


······평화를.


“리아, 지금부터 아무 말도 하지 말아 줘.”


“응···?”


난 리아에게만 들릴 만큼 작게 말해, 리아의 행동을 차단해뒀다.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오히려, 이 모든 상황이 내게 있어서 좋게 돌아가고 있다.


솔직히, 이 모든 게 우연이어도 상관이 전혀 없다.


우리가 여기 있는 것하고, 저주하고도 아무 관련 없어도.


지금의 난 아무래도 상관없다.


모두 흥분 상태.


분노, 절실, 공포 등 어두워지고 있는 감정들의 지배하에 행동 중이다.


살짝만 건드려도, 쉽게 색이 바뀔 것만 같은, 그런 감정이다.


그렇기에 지금 상황에서 내 계획은 너무나도 대충이지만, 성공률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으하하하하하!”


일단 크게 웃는다.

미친 것처럼, 가장 크게 미쳐버린 것처럼.

웃지 않고서야, 살아갈 수 없는 것처럼.


나와 리아가 주목 받는 것이 아닌,

나만 주목 받는 것으로 상황을 바꾼다.


“하하, 이런 겁쟁이들을 봤나. 정말 하나같이 무섭지도 않아. 하하하하.”


“뭐라고?!”

“죽어버려!”

“다 너 때문이라고!”


도발로 더욱 시선을 끌어 모은다.


이제 그들에게 리아는 안중에도 없다.


“도망치기나 하고, 하란 대로 하고, 마물이라는 명칭이 아까워.”


그들의 아프고, 괴로운 과거를 건드린다.


역겹고도 역겨운 짓이기에, 나에게 시선을 때는 이는 아무도 없다.


“뭐야? 마물이면 나 정도는 간단히 죽이려 해보라고, 머릿수는 많은데 아무도 덤비려고 하지를 않네. 재미없게스리.”


그들은 아무도 자신이 먼저 나서려고 하지 않고 있다.


이렇게나 인간다울 수 있는 마물이 있다니.


과연 이런 것들을 마물로 부르는 것이 정답인 거냐.


“겁쟁이들이야. 정말 겁쟁이들이야. 구제할 도리가 없어. 이렇게 나약해 빠졌으니, 도망치고 도망쳐서 얻은 결과가 이거야. 정말 웃긴 광경 아니야?”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 건데!! 당신이 우리에 대해 뭘 알기나 해?!”

“그곳으로 돌아가는 게 무섭단 말이야······. 그 사람들이 너무 무섭단 말이야······.”


“모두 당해서 돌아왔다고. 아니 돌아오는 게 기적이었어. 두 다리로 걷지도 못하고, 두 팔로 안아주지도 못하고, 침대에 있어도 편하지 못한 기분을 당신이 아냐고!”


요코드는 한껏 격양된 목소리로 내 말에 분노를 표출했다.


매서워진 눈매에 어울리지 않는 눈물이 쏟아지고 있다.


그녀에 눈에는 과거가 스쳐 보이는 듯, 그때의 절망적이던 장면이 회상되어 눈물을 조절할 수 없는 듯하다.


손과 발이 떨리고 있다.


터지기 일보 직전까지 화가 나서 일까.


아니, 이번엔 달라 보인다.


지금 그녀는 마치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눈에 보이는 과거에 의해, 그때의 공포가 다시 떠오른 것이다.


그녀의 말은 그때 당시의 그녀가 본 상황을 보여주는 듯했다.


사람들에 의해 마물인 고블린들은 토벌 당했다.


살아서 돌아올 가능성은 희박했지만, 그래도 기적적으로 살아 돌아온 자들이 있었다.


그래도 그들은 삶을 제대로 살 수 없을 정도의 부상을 가지고 돌아왔다.


그 모든 것을 지켜본 그녀가 가지고 있었을 고통이 얼마나 되는 지는, 나로선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그래서 도망치고 도망치고 또 도망쳐서 여기까지 온 것이다.


더 이상 도망칠 수도 없는 이곳, 이 상황으로······.


그렇다면, 이제 남아있는 선택지는 하나밖에 남지 않은 것 아닌가.


“맞서.”


“······뭐···?”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어봤잖아. 맞서. 이게 내 대답이야.”


작가의말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회차부터 하루에 하나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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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귀환 - 2 +1 20.07.25 31 1 15쪽
54 귀환 - 1 +1 20.07.18 38 1 14쪽
53 알고 있었던 이야기 - 5 +1 20.07.11 26 1 20쪽
52 알고 있었던 이야기 - 4 +1 20.07.04 26 1 11쪽
51 알고 있었던 이야기 - 3 +1 20.06.27 26 1 21쪽
50 알고 있었던 이야기 - 2 +1 20.06.26 23 1 17쪽
49 알고 있었던 이야기 - 1 +1 20.06.25 28 1 19쪽
48 알아가는 중 - 11 +1 20.06.24 20 1 15쪽
47 알아가는 중 - 10 +1 20.06.23 19 1 11쪽
46 알아가는 중 - 9 +1 20.06.22 27 1 16쪽
45 알아가는 중 - 8 +1 20.06.21 21 1 12쪽
» 알아가는 중 - 7 +1 20.06.20 24 1 11쪽
43 알아가는 중 - 6 +1 20.06.19 23 1 12쪽
42 알아가는 중 - 5 +1 20.06.19 18 1 19쪽
41 알아가는 중 - 4 +1 20.06.18 22 1 13쪽
40 알아가는 중 - 3 +1 20.06.18 22 1 12쪽
39 알아가는 중 - 2 +3 20.06.17 32 2 13쪽
38 알아가는 중 - 1 +1 20.06.17 21 1 18쪽
37 위화감 - 10 +2 20.06.16 27 3 12쪽
36 위화감 - 9 +1 20.06.16 23 2 12쪽
35 위화감 - 8 +1 20.06.15 18 2 12쪽
34 위화감 - 7 +1 20.06.15 18 1 18쪽
33 위화감 - 6 20.06.14 28 0 18쪽
32 위화감 - 5 +1 20.06.14 24 1 16쪽
31 위화감 - 4 +1 20.06.13 92 2 16쪽
30 위화감 - 3 +1 20.06.13 23 1 15쪽
29 위화감 - 2 +1 20.06.12 27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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